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884화 (795/2,000)

34권 35권

바닥에서 솟아올라 발을 묶은 고리가 무슨 재질인지 흑염 신체의 힘으로도 꼼짝도 하지 않는다.

덕분에 꼼짝없이 봉쇄된 하체와 회전하면서 내려오는 드릴을 보면서 왜 여기에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 여왕들의 열쇠를 던져 넣었는지 깨달았다.

‘여왕들을 얻으려면 반드시 열쇠를 찾게 만들었다.

그러면 도전자는 체면으로도 거부할 수가 없지.

억지로 시도하면 독액에 녹아버리던가 나처럼 견딘다고 해도 여기서 끝장이다.’

이것은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 장기간 부재중에 자신의 여왕과 세력을 빼앗으러 오는 강력한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한 장치였다.

‘흑염의 신체조차 갈아버릴 위력의 함정이다.

권능도 사용할 수 없고 연속된 신체강화에 지친 상태로는 누구도 버틸 수 없다.

그리고 방어를 관통하는데 특화되어 있는 드릴이라니?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 설마 이놈이 이계 일원(一圓)을 이걸로 노렸는가?’

떠오르는 생각은 많았으나 이미 드릴의 회전하는 날이 지척이었다.

정수리부터 그대로 관통당해서 갈기갈기 찢겨서 육편이 될 위기였다.

찌르르르르르르-!

뇌리를 관통하는 최고의 위기감 속에서 본능은 살길을 찾아서 육체가 움직인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죽지 않는 마도신의 입은 욕설과 영창을 동시에 내뱉었다.

“이 미친놈이 그렇게 여왕들과 세력이 아까우면 차라리 부재를 하지 말던가?

모든 경쟁자를 여왕들과 세력을 미끼로 한 함정에 빠뜨려서 죽일 셈이냐?

반드시 죽여 버리겠다―!

1성에 폭음(爆音)-! 2성에 뇌음(雷音)-! 3성에 멸음(滅音)-! 4성에 무음(無音)이다.

그 앞에 적은 없다.

울려라-! 흑염 뇌음(雷音)-!”

보물고 안에는 권능의 발동이 막혀있다.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체에서 흑염 권능이 내는 벼락이 내리는 소리가 울린다.

신체의 근육이 단숨에 치유되면서 수축과 팽창을 반복한다.

꽈르르르르르르릉-!

신체와 완벽하게 융합한 흑염의 권능은 본래 권능이 아니었다.

영원체들조차 격멸(擊滅)했던 일대 흑염의 절대자가 보였던 최강의 투기와 살기였다.

그리고 이대 흑염의 절대자가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확립시킨 흑염의 권능이 신체를 조작하는 오의가 되어 작렬한다.

흑염은 본래 권능이 아니라 투기를 사용한 오의였기에 가능한 기예였다.

그렇게 제대로 모습을 드러낸 위력은 진정한 절대의 무력이었다.

투가가가강-! 가가가가가가각-!

잠시나만 신체를 구속했던 고리가 수수깡처럼 날려지고 양손은 드릴의 날 끝을 잡어서 멈춘다.

그것은 수액바다 속인데도 무수한 불꽃이 튈 정도로 장렬한 충돌이었다.

그러나 드릴은 한 치의 밀림도 없이 점점 하강하고 있었다.

보물고 안에서는 그래도 나름 회심의 수단으로 생각했던 차원창세신 코아의 눈은 당황으로 물들었다.

‘이런-! 또 안 돼?

이럴 수는 없다.

물리력으로는 흑염의 육체를 이길 수 있는 존재는 없다!

그런데? 왜?

윽-! 그건가?’

흑염의 절대자는 반신이며 초월자였고 자신은 창조신이었다.

직접 가호를 받는다고 해도 오리진인 흑염의 절대자처럼 반신이면서 초월자가 아닌 이상 그 위력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구나 이 보물고는 흑염의 절대자 이대의 오리진 가호조차 막는다.

온전하게 발휘할 수 있는 힘이 미세하게 부족해-!’

그리고 창조신은 신체보다 권능이 더 강했다.

현실을 마음대로 강화하는 권능을 사용하여 행성조차 재창조하는 존재가 바로 창조신이었다.

그렇게 권능이 강한 대신 신체의 힘은 역시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초월자 출신이나 결국은 창조신이다.

그리고 이 금속 기둥은 도대체 어떤 재질을 사용하고 무게를 더했는지 모르지만 도저히 부술 수가 없다.

내 물리력만으로 이걸 부술 수가 없다.

창조신인 내가 이걸 부수려면 권능-!

그것도 십삼 써클을 능가하는 위력을 가진 절대 권능이 필요하다.’

결론은 나왔지만 권능발현이 막힌 보물고 안에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물론 자신에게 이써클 상위의 상대조차 타도할 수 있는 절대 권능이 있기는 있었다.

허나 이미 수없이 확인해 본 바로는 보물고 안에서 어떤 권능을 쓸 수 없다는 사실은 확실했다.

‘마치 상위의 존재의 개인 신전에 들어온 것처럼 상위의 권능이 하위의 권능을 무효화 시키고 있다.

흑염 권능조차 권능이 아닌 투기로 만들어진 오의 형태가 되어서야 발현이 되었다.

이 보물고는 분명 십삼 써클 이상의 존재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

그럼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권능봉인을 걸고 있나?’

자신이 알현실에 들어갔음에도 하얀 휘장에 무방비하게 비스듬히 누워있던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모습이 생각났다.

누운 자세는 싸우기 불리한 자세인데 영광의 의자에서 일어나지 않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이유가 있었다.

‘십삼 써클? 아니 기계 주신성의 도움을 받으면 분명 십사 써클 이상이었다.

그런 강대한 존재가 만든 권능제어를 어떻게 뚫지?

아-!’

섬광과 같은 깨달음이 떠올랐다.

흑염의 권능을 투기의 오의로 바뀌어서 발현시킬 수 있던 기반이 무엇인지 생각난 것이다.

‘나는 흑염 일족이 아니라 마도신(魔道神)이다.’

원래 마도신(魔道神)은 이런 강력한 제약을 해제하는 것이 전문이다.

마도신(魔道神)의 주우주 오리진인 자신이 권능이 안 통한다고 여기서 이렇게 힘자랑하고 있을 이유가 전혀 없었다.

자신의 어리석음에 머리부터 시작해서 몸 전체에 구멍이 뚫릴 위기인데도 웃음이 터져 나왔다.

“푸-! 푸하하하하하-! 이런 멍청한-! 내가 도대체 뭐하고 있었던 것이지?

흑염의 권능에 잠식되어서 멍청해졌군.

아니 강대한 힘에 취했는가?”

권능의 사용금지란 보물고의 현실을 신력과 마력을 도구로 하여 강화하고 왜곡하여 부정하면 끝이었다.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강대한 힘에 대한 현실부정을 통한 극복.’

그것이 본래 마도신의 존재의미였다.

주우주 마도신(魔道神)의 오리진인 자신은 혼자라면 어떤 권능이든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

지금 이계의 수준보다 주우주가 훨씬 상위이기 때문이었다.

‘상위의 써클이 만든 보물고에 걸린 권능사용 금지 전체는 해제할 수 없다.

허나 마도신의 오리진이 된 지금 나만의 예외라면 가능하다.

내가 사용하는 권능을 권능이란 현실을 부정하면 끝이다.’

각 계열의 정점에 있는 십중심들의 권능을 부정하여 사용하는 것은 당연히 무리이지만 가능한 절대권능이 하나 있었다.

신력과 마력을 도구로 사용하는 거의 마도신 전용의 절대 권능이었다.

‘마침 자세도 딱 좋군.’

“나는 현실부정(現實否定)의 마도신이며 오리진-!

내가 사용하는 권능이 권능이라는 현실을 부정한다.”

그 순간 머리에는 열두 겹의 마력의 원이 생겨나고 등에는 스물여섯 쌍의 빛의 날개가 활짝 펼쳐졌다.

마신왕과 창조신의 경지에 동시에 도달한 위대한 마도신이라는 증거였다.

권능의 현실강화와 마력의 현실왜곡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신체능력이 급상승한다.

우우우우웅-! 화아아아아-! 기기기기기기긱-!

아래와 위에서 가중된 손아귀의 힘에 더 이상 드릴은 내려오지 않았다.

아니 양손의 압력에 회전이 서서히 멈추어 갔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지 않고서 드릴을 붙잡은 오른손에 신력, 왼손에 마력을 있는 대로 때려 부으면서 영창을 시작한다.

더 이상 이런 웃기는 시험을 받아들일 생각 자체가 사라진 것이다.

“뭔지 모르겠지만 이걸 견딜 수 있다면 버티어봐라.

이것이 주우주 최강의 절대권능이다.

에고 아유타(Ego Aayuta)-!”

팔로 전해진 마력과 신력이 드릴에서 충돌하고 융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없이 강렬한 빛이 뿌려졌다.

화아아아아아아아-!

그렇게 이계에서 처음으로 절대계에 절대권능으로 등록된 주우주 최강의 신마합동 절명기(神魔合同 絶命技) 에고 아유타(Ego Aayuta)가 작렬했다.

일순간 화면 주변을 꽉 채우던 수액과 정기구슬이 사라지고 귀가 멀 것 같은 커다란 폭음이 울렸다.

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광-!

보물고의 수액바다가 통째로 뒤집히는 순간이었다.

보물고의 바닥이 일순간에 공터가 될 정도로 강대한 파괴력이 발현되어 모두 하늘로 날려져 버린다.

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

엄청난 충격파와 함께 수액바다와 정기구슬들이 송두리째 폭발에 휘말려서 하늘 높이 치솟았다.

신력과 마력이 융합하여 품어내는 절대적인 위력 앞에 이제까지 어떠한 흠집도 없던 금속 기둥까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그리고 보물고조차 송두리째 무너질 기세로 뒤흔들리고 있었다.

가가가가가가강-! 구우우우우우웅-!

화면으로 에고 아유타(Ego Aayuta)가 발휘한 충격적인 광경을 보는 여왕들은 충격에 빠졌다.

저 금속기둥과 보물고의 구조물을 만든 특수재료를 누구에게 막대한 대가를 주고 사들였는지 잘 알기 때문이었다.

황금의 절대자만이 만들 수 있는 특수 강화금속을 대량으로 구입하고 축조했다.

작동이나 변형이 필요한 물건은 가공 자체가 불가능해서 직접 제작을 의뢰할 수밖에 없었다.

‘금속 기둥 망치와 금속 바닥 모루는 모두 황금의 절대자가 직접 만든 것이다.’

‘절대의 불변성을 가진 황금의 권능이 담긴 구조체를 파괴했다-!’

보물고는 완공 후에 황금의 절대자가 보강까지 해주었다.

그때는 일원(一圓)이 황금과 사이가 좋았던 시절이었기에 중계를 부탁해서 황금의 불변을 완전하게 구현한 구조물인 것이다.

즉 방금 금속기둥이 파괴되었다는 사실은 황금의 절대자의 불변성이 파괴된 것이다.

‘황금의 절대자의 불변이 깨어졌다-!’

‘말도 안 돼-!

십사 써클의 황금의 권능을 겨우 십이 써클인 초월총수가 부순단 말인가?’

‘아이언도 수없는 강화시도 끝에 겨우 자국만 남겼는데?’

‘그리고 보물고 안에서 권능을 사용했어.’

‘어떻게 했지?

삭월(朔月)의 시즈지님은 여전히 영광의 자리에 앉아서 보물고의 권능봉인을 강화하고 계시는데?’

기계 주신성을 핵으로 하여 방대한 영역에 만들어진 기계 차원이동 항성계 요새(機械 次元移動 恒星系 要塞) 골드 로즈였다.

장미 우주수 밀림까지 포함한 사상 유례가 없는 규모의 항성계 요새는 신계주신을 이 써클 이상 상승시키고 최대 십사 써클에 도달시킨다.

십삼 써클인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영광의 자리에 있으면 십사 서클의 최상위에 위치시키는 것이다.

‘이 힘은 각 분야의 여왕들까지 합세하면 분명 이계 십중심들보다 우위에 있다.’

현세계의 재패조차 바라볼 수 있는 권능이었다.

그런데 십이 써클에 불과한 초월총수에 의해 십사 써클의 삭월(朔月)의 시즈지님이 발동한 권능 봉인이 돌파를 당한 것이다.

‘십이 써클이 십사 써클의 권능제약을 무효화시켰어?’

‘이게 가능한 일인가?’

‘허계 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지?

‘절대계가 지나치게 우월할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하위에 부속된 주우주의 창조신이 이 정도라니 믿기지가 않았다.’

갈수록 정기가 약해지는 현세계에서 세력 약화를 막기 위한 독립영역의 구성을 위해 은거를 했었다.

하지만 외부의 정보파악을 늦추지 않았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

“..........”

“..........”

“..........”

“..........”

여왕들이 말없이 각자의 기준과 지식으로 지금 사태가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분석하고 있는데 화면에서 세 개의 빛이 반짝였다.

번쩍-! 번쩍-! 번쩍-!

저 빛들이 무엇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금속기둥과 같은 모양의 작은 열쇠를 보면서 여왕들의 얼굴이 다른 의미로 확 변했다.

“여왕의 열쇠다!”

“열쇠가 금속 기둥망치 안에 있었다고?”

“그럴 리가?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 분명 우리 앞에서 열쇠 다섯 개를 수액바다 안에 한꺼번에 던져 넣었는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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