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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882화 (793/2,000)

34권 35권

그래도 반말은 할 수 없는지 존댓말이 반이 섞인 대답에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르는 천년의 지배(千年의 支配) 프롬이었다.

약간의 문제만 있어도 사정 봐주지 않고 엉덩이를 때리는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 있을 때는 꼼짝도 하지 못하다가 저렇게 막 나오자 기가 막힐 뿐이었다.

당장 발작하려는데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날선 음성이 가로막았다.

“그만! 여왕의 복장 문제는 나중에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다.

지금은 초월총수의 문제가 심각하다.

보물고 아니 신체 강화실 안의 상황은 아직도 변함이 없는가?

강화실이 활성화되었으니 직접 접속이 가능하다.

확인하라.

장미 우주수의 여왕. 녹발독후(綠髮毒后) 수월(水月)이여.”

그 말에 다급하게 신계에 접속하여 보물고를 다시 확인했다.

그런데 이제까지 완전 먹통이던 보물고 현황판이 활성화되어 있고 수많은 숫자가 떠올라서 내부 상황을 알린다.

“아? 말씀대로 내부 상황을 이제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보물고 현황의 중심에 양손을 하늘 위로 치켜든 인체의 모습이 그려져 있고 옆에는 숫자들이 어지럽게 올라간다.

“일강 성공, 이강 성공, 삼강 성공, 사강 성공, 오강 시도 중.”

그리고 옆에는 빨간 빛으로 생명력이라고 표시되어있고 빠르게 줄었다가 느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었다.

“신체 생명력이 오할, 육할, 다시 사할?

왜 생명력이 이렇게 변화가 심하지?”

여기에 머리 위에 강화 성공률이라고 적힌 숫자도 마구 요동치면서 정신없이 등락을 거듭한다.

그런 현상을 보면서 무슨 상황인지 아는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나직한 감탄사를 터트렸다.

“호오? 벌써 오강이라?

벌써 신체능력과 물리권능의 오할이 증가했다는 뜻이군,

저 독액과 무게를 견디고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거기까지 도달했단 말이지?

과거와는 천지차이로구나.”

과거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은 저 강화실을 만들고 여왕들의 보조와 철저하게 농도를 맞춘 정기수액 속에서 수련을 했다.

그렇게 안전장치를 갖추고 했는데도 몇 번이나 죽을 위기를 겪었고 옆에서 바라보는 심정도 조마조마 했다.

‘그런데 지금 초월총수인 그 아이는 아무런 도움도 받지 않고 최악의 상황에서 홀로 올라서고 있다.

더 이상 여왕들의 도움이 필요가 없나?

감탄만이 나올 뿐이구나.’

그러나 옆의 천년의 지배(千年의 支配) 프롬은 오강의 신체강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말에 안색이 더욱 창백해지면서 매달리듯이 말했다.

“아아! 당장 멈추어야 해요.

저러다가 강화가 완료되면 어떻게 될지 아시지 않나요?”

과거의 경험을 보면 신체강화 십강이 완료되면 신체능력과 물리권능이 두 배로 늘어난다.

여기서 문제는 강화대상이 이미 초월자로서 최고 수준이었던 신체와 물리권능을 가진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었다는 점이다.

더 이상 오르지 않을 정도로 극도로 높은 능력수치가 두 배가 되어버리니 다른 초월자들이 어쩔 수가 없는 절대강자가 되었다.

‘강화실은 한계에 도달한 신체능력을 목숨을 담보로 강제로 두 배로 끌어올린다.

그럼 신체능력을 기반으로 하는 초월자들은 절대로 이길 수가 없어.

우리 여왕들도 예외가 아니지.’

기계주신성의 알현실의 정문에 앉아서 담담하게 가장 믿을 수 있는 아군인 후궁이 되어달라고 요청하던 초월총수의 모습이 생각났다.

알현실에 준비된 함정을 알아챘는지는 모르지만 상위의 십삼 써클을 가진 자신이 지극한 위험을 느낄 정도의 강자였다.

아니 살기와 투기를 일으키지 않아서 정확한 측정은 곤란했지만 실제로 싸우면 어떻게 될지 몰랐다.

‘전력을 다해도 아마 아주 어렵게 이겼겠지.

쫓아내는 것이 한계일 것이야.

그런데 저 초월총수가 두 배로 강화되면 큰일이야.

나도 당할 수가 없을지도 몰라.’

더구나 힘이 약하다고 판단을 한 모양인지 바로 협상을 하고 물러나서 다음 기회를 노리는 성향이었다.

강화실에서 나와 자신을 제압할 자신이 있으면 어떻게 나올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나는 기계 주신성을 떠나면 안 된다.

그리고 천년의 지배(千年의 支配) 프롬은 인공지능 기뢰 밭을 돌파할 수 없어.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그 아이의 편이 될 수 있으니 보내서는 안 된다.

녹발독후(綠髮毒后) 수월이 없으면 강화실이 된 보물고가 안정성을 잃고 폭발할지 몰라.

그렇다고 전쟁이 아니면 앞뒤를 가리지 않고 감정적인 실연의 상처(失戀의 傷處) 에메랄드를 보물고 안에 넣으면 분명 일을 벌일 것이다.

함부로 여왕을 움직이면 오히려 화를 자초하는 격이니 이걸 어쩌지?’

현세계에서 총 전력으로 따지면 더없이 강력한 여왕들이 집결했는데 워낙 장단점이 뚜렷하니 누굴 보내야 할지 당장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런데 보물고가 심상치 않은 굉음을 낸다.

아니 색깔부터 녹색에서 새빨간 적색으로 변했다.

구우우우우웅-!

이제 공개적으로 강화실의 현황판이 떠올랐다.

허공에 그려진 강화현황을 가장 빠르게 파악하는 녹발독후(綠髮毒后) 수월(水月)의 음성이 급박하게 울렸다.

“오강 성공! 이제 육강 시도 중,

그런데 생명력이 칠할?

아니 팔할입니다.

생명력의 최대치가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강화성공 확률도 기본 오할에서 급속하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 말에 다른 여왕들의 얼굴이 급변했다.

강화단계가 올라갈수록 망치인 금속 기둥에 실리는 무게는 급증한다.

당연히 성공률과 생명력이 급속히 낮아지기에 과거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은 일강이라도 하고 나면 탈진해서 장기간 쉬어야만 한다.

그런데 단숨에 육강까지 신체강화를 마치고 나서도 생명력이 줄기는 고사하고 증가하다니 있을 수 없는 사태였다.

잠시 충격에 휩싸인 여왕들이었는데 가장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다시 지시를 했다.

“내부 상황을 직접 확인하라.

신체강화 오강 이상은 굉장히 위험하니 내부를 비추는 비상회선이 가동되었을 것이다.”

“예.”

과연 그러했다.

이제까지 활성화되지 않은 모든 기능들이 되살아나서 보물고 가장 중앙 밑바닥 강화모루를 비춘다.

금속 기둥이 내품는 열기로 용암처럼 끓어오르는 수액바다 속에서 팔을 위로 올려 버티고 있는 초월총수가 보인다.

그런데 오른팔 하나로 금속 기둥을 버티어내고 있었다.

“허어!”

“윽-!”

“아아-!”

“.......”

저기 실린 무게와 위력이 어느 정도 아는 여왕들은 경악성을 질렀다.

물론 한 팔로 버티고 있는 초월총수도 무사하지는 않았다.

다시 충격을 받은 몸에서 피가 홍건하게 품어져 나오고 여기저기 균열이 가고 있었다.

하지만 왼팔로 상처를 문지를 때마다 순식간에 재생이 되어간다.

더구나 독으로서 신체를 녹여야할 수액조차 아무런 작용을 하지 않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몸에 급속히 흡수되어 신체회복을 돕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금속 기둥이 다시 굉음을 내면서 올라가고 수액도 빠졌다.

구르르르르르르릉-! 뽀르르르르-!

수액이 빠져서 다시 자유롭게 호흡이 가능해진 입에서 커다란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푸후후후후-! 신체능력의 한계치를 뛰어넘는 수련이었던가?

절대계 최강의 흑염 육체를 단련하는 수련 장치로 아주 쓸 만하군.

덕분에 흑염의 절대자의 가호가 필요 없을 정도로 신체능력이 올라갔다.

나의 근력과 재생력은 결국 이곳을 이겨냈다.

이제 얼마든지 쳐보아라.”

마치 도발을 알아들었는지 금속 기둥이 전보다 더한 위력과 열기를 내포하고서 내려쳐진다.

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꽈꽝-! 우드드드드드드득-!

금속 기둥을 이번에는 왼손으로 받아내었다.

또 다시 신체의 왼쪽 근육이 파열되고 뼈가 어긋나는 소리가 들렸지만 다시 오른손이 상처부위를 스치자 바로 회복이 된다.

신체 전부에 타격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오른쪽 부위에 집중시키고 다른 부위로 회복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거듭되는 타격에 재생력이 아슬아슬해서 한 고육지책이었는데 잘 통하고 있었다.

“크크큭-! 할만 해.

흑염 바람성의 영원의 심판, 마도신의 오리진님의 바람가 훈련과 진리님의 분노 앞에서도 살아나온 나다.

겨우 이계 따위의 시험에 내가 굴복할 것 같으냐?”

몸을 녹이는 농도를 가진 수액이 다시 쏟아져 나왔지만 더 이상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솨아아아아아아-!

생명력이 농축되어 몸을 녹였지만 그 이상의 생명력을 가진 육체에는 더 이상 영향을 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아니 오히려 수액을 반기면서 고개를 숙여서 먹고 있었다.

목이 타들어가는 느낌이지만 몸을 회복시킬 정기가 더 급했다.

꿀꺽-! 꿀꺽-!

“클클클클클-! 이제는 이 망할 수액도 견딜만하군 그래.

톡 쏘는 탄산음료정도인가?

먹을 만 해.”

방금 금속 기둥을 받으면서 입었던 부상이 전부 회복되는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검은 투기가 일렁거리면서 더욱 강력한 힘을 가진 근육으로 재생되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이 고생을 했으니 삭월(朔月)의 시즈지 하나로는 수지가 맞지 않아.

반드시 여왕 전부를 후궁으로 삼아서 신계로 끌고 가주지.

강제로라도 말이야.”

뽀르르르르-!

그렇게 말하면서 수액바다에 완전히 잠기는 초월총수의 검은 불길이 일렁거리는 금색의 눈동자를 보자 모든 여왕들은 소름이 오싹 밀려왔다.

오싹-! 와싹-!

특히 강제로 그에 의해 여왕이 되어서 끌려 다닌 천년의 지배(千年의 支配) 프롬과 실연의 상처(失戀의 傷處) 에메랄드는 거의 패닉상태였다.

당장이라도 화면에서 뛰쳐나와서 과거처럼 정신 차리라고 자신의 엉덩이를 때리면서 능욕을 할 것 같았다.

크게 벌어진 입에서는 당장 비명이라도 터져 나올 지경이었지만 다른 여왕들이 있으니 꾹 참은 신음이 새어나왔다.

“아-!”

“학-!”

과거에 여기저기 끌고 다니면서 고귀한 여왕답게 일하라고 강제로 너무 힘든 업무를 떠넘기는 모습도 떠올랐다.

허나 그녀들과 달리 원해서 여왕이 된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기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훗-! 원래대로 잘 성장하고 있네요.

그것도 우리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말이에요.

이제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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