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오브 서바이버-879화 미리보기

갓 오브 서바이버-879화 (790/2,000)

34권 35권

황금의 절대자가 이를 갈면서 하는 말에 재미있다는 듯이 검편(劍蝙)이 대답을 했다.

황금이 유일하게 이성을 잃는 부분이 절대계와 비교되거나 연관될 경우였다.

그 외에는 거의 감정의 변화가 없으니 언제나 이때가 가장 재미있는 순간이었다.

오랜 삶의 신선한 자극을 피할 이유는 없었다.

“그거야 모두 일원(一圓)이 멋대로 날뛴 덕이 아닌가?

우리는 개인의 원한이고 별 관계도 없으니 어느 정도 분풀이 하다가 말겠지 하면서 방치했고 말이야.

그 다음에 일원(一圓)이 복수를 겸한 혁명을 하다가 창조주님의 대리자인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까지 전부 날려버리는 바람에 분노를 사서 이 꼴이지.

하지만 설마 창조주가 자신이 만든 세계를 방치할지 누가 알았겠나?

세계가 갈수록 약해지는 덕분에 현상유지라도 하려고 모두 지배자가 아닌 사업가가 되어버렸군.

덕분에 주우주에서 온 창조신이 푸는 정기덕분에 호황과 기회가 왔다고 좋아해야하는 우리 꼴이 정말 웃기는군.”

불에다가 기름을 퍼붓는 검편(劍蝙)의 말에 다른 이계 십중심들은 모두 못 말리겠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황금의 절대자가 바라는 해답을 얻었다는 듯이 바로 반응했다.

“으득-! 바로 그거야.

그렇게 생각해야 해.

그러니 저 놈을 그냥 두면 안 돼!

당장 처분해버리자고-!”

“어허-! 참게-!

그래 보았자 흘러간 과거는 돌아오지 않네.”

흥분해서 당장이라도 정신을 잃은 일원(一圓)을 끝장을 낼 기세인 황금의 절대자를 달래는 대신(大神)이었다.

십중심이 될 정도의 재능이 있는 존재는 너무나 귀했기에 어떤 실수를 해도 처분해서는 안 되었다.

없애고 바로 채울 수 있는 존재가 아닌 것이다.

‘현재 낙후된 현세계의 상황으로 일원(一圓)의 공석이 발생되면 언제 채워질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점점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있는 상황이로군.

해답 없이 끝없이 반복되는 남의 탓만 하는 이런 상황에 이제 진절머리가 날 지경이야.

하지만 꾹 참아야 한다.’

최강의 불변(不變)의 권능으로서 가장 강력한 황금의 절대자가 이러니 자신까지 흔들리면 당장 십중심의 연합이 무너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갈수록 지배권의 이양을 받을 시기도 멀어지기에 아무리 힘들어도 지금 연합을 지켜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항상 이렇게 대책 없이 싸우니 진리님을 볼 면목이 없는데 완전히 흩어지는 사태만은 피해야만 한다.

그래도 지금은 엄청난 호황이라서 서로 여유가 생겼으니 다행이로군.

아니면 벌써 피를 보았겠지.’

서로 살기 퍽퍽했던 과거라면 벌써 전투에 돌입하고도 남았는데 다행히 지금은 말로 싸우고 끝내고 있었다.

좋은 경기에 분위기가 약간의 개선은 되었으니 다행이라고 자위하는 대신(大神)이었다.

그 때 차원창세신 코아는 소용돌이 은하, 아니 보물고의 바닥의 중앙에 도착했다.

거기에는 아주 뜻밖의 광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전혀 의외로 맨 밑바닥에 반구형의 정기수액도 정기구슬도 없는 안전지대가 설치되어 있다.

비록 경사가 안쪽으로 조금씩 기울여졌지만 모두 평평한 바닥이었는데 거기만 구멍이 뚫려있는 것이다.

‘이건? 구멍?

함정은 아닌가?’

바닥의 구멍 속에 들어가 보니 호흡도 안정적으로 되고 너무 강해서 독에 가깝던 강력한 정기도 정제가 된 듯이 엄청난 정기의 보급이 이루어진다.

덕분에 몸 전체가 활기가 넘치고 녹아내리던 피부도 순식간에 회복이 되었다.

허나 경계심은 끝없이 높아져만 갔다.

이 따위 함정과 제약이 첩첩히 쌓인 보물고를 만들어 놓은 은하유성(銀河流星) 아이언이 휴식처를 만들어 놓을 리가 없는 것이다.

“....... 이 자식이 또 무슨 고생을 시키려고 이렇게 준비를 해놓았지?”

바닥을 보니 발이 놓여야 할 곳이 여기라는 듯이 발바닥 모양이 음각으로 파여져 있었다.

그리고 위를 쳐다보니 처음 보는 재질의 금속 기둥이 마치 떨어질 준비를 하듯이 준비되어 있었다.

구멍과 딱 맞아떨어지는 안전지대를 보고 대충 어떤 구조인지 짐작이 되자 저절로 헛웃음이 나왔다.

“허허허? 이 놈 보게.

아예 시도자를 분쇄해서 죽이려고 작정을 했네.”

예상을 해보면 발자국이 새겨진 위치에 발을 놓는 순간 머리 위의 금속 기둥이 떨어진다.

그걸 받아내지 못하면 당연히 끝장이었다.

그런데 저 금속 기둥은 이 수액바다와 정기구슬 전부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었다.

측정조차 곤란한 무게를 권능도 없이 신체의 힘으로 버티지 못하면 그대로 납작해지는 것이다.

또한 그걸로 끝날 것 같지는 않았다.

‘아마도 시도하는 동시에 안전지대는 해제되고 다시 독액처럼 몸을 녹이는 수액바다가 밀려들겠지.

그럼 기껏 적응이 된 흑염의 신체도 위험할지 몰라.

더구나 저런 무게를 가진 금속 기둥에 박살나서 눌려진 상태라면 재생이나 복구는 꿈도 못 꾼다.

이 신체를 포기해야 해.’

흑염의 신체도 어디까지나 지금 상태에 적응이 된 것이지 저 정도의 무게를 감당하면서까지 버티어 줄지는 아무도 몰랐다.

문제는 더 있었다.

‘여기는 권능사용이 불가능하잖아?

이 신체가 죽으면 새로운 몸을 만들 수가 없다.

더구나 저 뒷문은 알몸인 신체만으로 통과가 가능하고 신령은 통과 안 시켜.

잘못하면 여기에서 영원히 떠나지 못하는 유령신세가 된다.’

그리고 그런 위험을 감수해서 무엇을 얻을지 전혀 몰랐다.

‘이걸 버티면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열쇠를 얻는가?

아니면 보물고가 열리는가?

이 미친 자식은 도대체 이걸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왜 설명 한 줄 하나 없어?’

광활한 이 수액바다와 정기구슬의 무게를 가늠할 수 없다.

주우주 최고의 연산력을 가진 자신조차 파악 못할 무게라면 흑염의 육체조차 견딜지 자신이 없었다.

더구나 신령이 갇히게 되니 정문이 열리지 않으면 자칫하면 영원히 보물고 안의 유령이 될지도 몰랐다.

‘금속 기둥을 들고서 버티기만 하면 되나?

아니면 그 이상을 해야 하나?

보상이 무엇인지 알 수 없고 어떻게 하면 합격인지도 모른다.’

아무런 보상이나 확신 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싶으면 스스로 치명적인 함정 속으로 걸어 들어오라고 강요당하는 상황이었다.

저절로 욕설이 나왔다.

“이 빌어먹을 미친 자식-! 처음부터 보물고를 열거나 열쇠를 찾게 할 생각조차 없었어.

시도하는 놈들을 전부 죽일 생각이야.”

물론 시도하지 않아도 된다.

한 달 동안 투자해서 실연의 상처 에메랄드의 열쇠를 천운으로 찾아내었다.

다른 여왕의 열쇠들도 그렇게 하면 얻을 수는 있어 보였다.

‘하지만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세상과 타협을 하는 순간 거기서 발전은 끝이었다.

발전을 멈춘 존재에게 누구도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하물며 저런 여왕들을 준비해서 자신조차 감당하기 힘든 영역까지 만든 존재를 능가하지 못한다면 열쇠를 얻어도 아무 의미가 없었다.

‘평범한 방법으로는 십삼 써클의 삭월(朔月)의 시즈지를 후궁으로 얻기는 불가능하다.

최소한 은하유성(銀河流星) 아이언이 만든 모든 제약과 방해를 극복해야 가능성이 있다.’

도전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였다.

“........”

결국 차원창세신 코아는 한쪽 무릎을 꿇고서 음각된 발자국을 어루만졌다.

자세히 분석을 시도하고 나자 저절로 놀람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으음-! 조각이 아니었군.

엄청난 무게로 인하여 바닥이 패인 것이었어.

그러면.........”

금속 기둥의 반반한 면에도 자국이 있었다.

시력을 집중해서 보니 활짝 펴진 양 손바닥 자국이었다.

허공으로 뛰어올라서 자세히 살펴보니 역시 똑같이 가공할만한 무게로 눌려서 저절로 생긴 것이었다.

‘똑같은 자리에 난 손바닥 자국이지만 더 자세히 보니 한두 번이 아닌 수없이 반복된 흔적이다.’

마치 눈앞에서 영화를 보듯이 장면이 그려졌다.

도망치거나 피할 곳도 없는 금속구멍의 바닥에서 양손을 하늘 위로 들어 올리고 대기 중인 은하유성(銀河流星) 아이언에게 측량할 수 없는 무게의 금속 기둥이 내려쳐진다.

뼈가 금이 가고 근육이 파열되는 상황에서 그 당시에는 몸을 녹이지 않을 정도로 적당한 농도였던 우주수 수액이 급속하게 회복시킨다.

그렇게 안전지대의 정체를 깨달았다.

“이건 어떤 권능의 수련 기구이구나.

은하유성(銀河流星)의 고유권능인가?”

아까 장미 우주수 드라이어드 여왕의 주신전에 앉았을 때 어느 정도 얻어낸 그에 대한 기밀정보를 다시 상기했다.

은하유성(銀河流星)은 아이언이 싸우는 모습이 무수한 은하를 가르는 별과 같다고 붙여진 이름이었다.

빛에 감싸여 돌진하는 그 앞에서 모든 적들은 빛나는 별이 되어 사라졌다고 한다.

‘은하유성(銀河流星) 아이언.

뛰어난 지혜와 지식만이 아니라 기존의 상식을 초월하는 신체능력까지 갖추었던 최고의 초월자.

자신의 의지로 삭월(朔月)의 시즈지에게 이 세력의 주도권을 양도하고서 세계를 위해 헌신하던 영웅.

허나 뒤에서는 세력의 부흥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던 간웅(奸雄)이자 패웅(覇雄)이었다.

최고의 영웅이었지만 최악의 악당가?

그 정도의 힘을 쌓기 위해서 노력했던 흔적이 여긴가?’

조심스럽게 바닥의 발자국을 어루만졌다.

‘여기서 얼마나 피를 토하면서 수련을 했는지 처절하게 느껴져 온다.’

조금만 금속 기둥을 지탱하는 힘의 배분을 실수하거나 무게를 견디지 못하면 바로 끝장이었다.

그걸 감수하면서 힘을 추구했던 존재가 단순한 표리부동한 간웅일리는 없었다.

‘이렇게 만들어낸 권능은 어떠했을까?

어떤 신체도 재생 불가능하게 압착되는 위기를 감수하면서 만들어낸 권능은 정말 눈부셨을 것이다.’

직접 보지 않았어도 선명하게 수많은 적의 공격을 홀로 감수하면서 관통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 지도 이미 깨달았다.

‘떨어지는 금속 기둥을 받아내고 그대로 튕겨내면 되는 것이다.’

창조신이 도달한 자신조차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오의로 적의 공격을 받아내고 바로 공격하는 반격기의 정점인 불가해의 팔시조(不可解의 八時調)와는 전혀 다른 권능이었다.

누구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끝없는 인내와 단련으로 만들어내는 노력의 결정체와 같은 권능이었다.

“너는 목숨만 걸은 것이 아니야.

강해지지 못하면 아예 사라질 각오로 노력했구나.

자신이 그러했으니 여왕과 세력을 이어 받고 싶으면 그 이상의 위험과 능력을 감수하라 이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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