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875화 (786/2,000)

34권 35권

자연스럽게 신체를 움직여서 정기구슬이 별처럼 모여서 만들어진 은하의 중앙으로 몸을 날린다.

그러자 흑염의 육체가 확보한 공간이 무너지면서 몸으로 밀려드는 정기구슬이었지만 바로 튕겨 내버린다.

거듭되는 몸이 녹아나는 상황 속에 살아남아서 본색을 드러낸 흑염의 신체 앞에 처음에 견디기도 힘겨웠던 가공할만한 압력과 용해력조차 무의미해진 것이다.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없어도 알 수 있다.

모든 해답이 저 중앙에 있다.’

“크아아아아아아-!”

수액을 차고 정기구슬을 밀면서 전진하는 속도가 가속될수록 그것은 수영이 아니었다.

수액과 정기구슬을 차고 날아가는 상황이 되어서 정기구슬 속을 갈라갔다.

그 모습은 바로 은하를 흐르는 별이었다.

보물고 바닥의 소용돌이 은하의 중심으로 갈수록 확신은 커져갔기에 더욱 속도를 빠르게 했다.

과과과과과꽈꽈꽈-!

그 속도는 까마득하게 높은 위치에 수면 위가 절반으로 갈라질 정도였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의미로 보물고가 뒤흔드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녹발독후(綠髮毒后) 수월(水月)은 정말 오래간만에 방문한 귀한 손님을 맞게 되었다.

일단은 같은 세력에 속한 여왕이고 초면이니 당연히 환영을 해야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기뢰 밭을 관통해서 은밀 기능을 완전히 풀고 모습을 드러낸 대함대를 보고서 할 말을 잃었다.

“이건 도대체가?”

함대의 여왕이 장미 우주수를 보호하고 둘러싼 기뢰 밭을 말 그대로 물량으로 밀어붙여 돌파해낸 대함대를 이끌고 공격준비를 마치고 있는 것이다.

‘확인해 보니 아주 수준 높은 전투함들이라서 공간권능이 포함된 기뢰라도 한 대에 수십 개가 달라 붙여야 폭파가 가능하다.

하지만 워낙 기뢰들의 수가 많으니 이렇게 쉽게 돌파될 리가 없어야 하는데?’

그런데 상대는 기뢰들의 숫자보다 더 많은 전투함대를 동원해서 강행 돌파를 해버렸다.

무수한 피해를 감수하면서 말이다.

‘저 함대도 엄청난 손해를 보았다.

그러면 물러나야 했는데 끝까지 밀고 들어왔어.

그리고 저 함대의 숫자는 또 뭐야?

기뢰보다 함대가 더 많잖아?

어디서 이런 대함대가 나왔지?’

그 다음에 이런 대치상태이다.

같은 여왕의 방문을 본래는 아주 반겨야 하겠지만 이러면 절대 그럴 상황은 절대로 아니었다.

자신의 영역에 무력시위이고 상대 함대가 공간 기뢰에 입은 막대한 피해도 이미 복구가 끝나가고 있었으니 한 치의 방심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전투함대가 마치 세포처럼 복구되고 더구나 증가하고 있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그렇게 파괴된 함대가 이미 자체수복을 완료하고 존재감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설마 저 함대 전부가 함대의 여왕의 기계신체는 아니겠지?

이게 함대의 여왕의 힘인가?

그럼 기계의 여왕과는 전혀 다른 유형의 기계신체를 가진 초월자다.’

이미 그가 준 극비 자료를 가지고 있어서 여왕들의 능력에 대해서 전부 알고 있지만 막상 직접 보니 이걸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감이 안 잡혔다.

‘수를 짐작할 수 없고 거기다 자체 복구와 진화기능까지 가진 엄청난 대함대를 이끌고 수족처럼 다룬다.

이걸 어떻게 대응해야 하지?’

단신으로 권능을 써서 침투해온 초월총수와는 전혀 다른 유형의 강자였다.

하지만 자신의 영역 안이라면 해결방안이 있기에 이런 무례에 대해 엄중하게 항의해야 했다.

“아주 무례하군요.

실연의 상처(失戀의 傷處) 에메랄드.

함대의 여왕인 당신은 가장 어려울 때 세력을 떠나더니 이제는 적이 되기로 한 것인가요?”

그 말에 대함대가 포진한 우주공간에 거대한 화면이 나타나서 망토가 달린 검은 전투복에 망사로 얼굴로 가린 여인의 모습이 나타나났다.

당연히 실연의 상처(失戀의 傷處) 에메랄드였다.

시간이 부족하여 현세계 태양들 전부에 배치된 함대 중에서 이 주변의 극히 일부만 집결시켰지만 더 이상은 못 참고 강습한 것이다.

“네가 그가 마지막에 진화시킨 장미 우수수 드라이어들의 여왕인가?

정기가 거의 사라진 현세계에서도 자랄 수 있게 우주수를 품종개량하고 이렇게 늘리다니?

이제는 너무 강해서 세계에 쓸 수도 없는 정기를 이렇게 많이 만들어서 어디에 쓰려고?

더구나 포로에게 여왕의 직위를 주고 일족까지 만들게 하다니 그는 여전히 불필요한 짓만 하는군.”

“.........”

저절로 손에 힘이 들어가서 떨리는 말투였다.

부르르르-!

포로에서 여왕이 된 존재는 당연히 바로 자신이었다.

그리고 장미 우주수 드라이어드 일족 전부를 완전히 무시하는 발언이었다.

특히 이미 얼마 전에 초월총수에게 힘없이 무너졌던 전적이 있었기에 바로 눈빛이 변했다.

파직!

특히 같은 여왕에게 반말을 듣자 이제 살기까지 어리는 녹발독후(綠髮毒后) 수월(水月)이었다.

우주수 드라이어드들이 포로에서 시작된 것은 맞지만 그 이후부터는 온전하게 일족으로서 성립되었다.

그리고 세력의 정기 보급원으로서 가장 핵심적인 기둥이었다.

‘감히-! 감히-! 가장 세력이 힘들 때 성질을 못 참고 뛰쳐나간 문제아 주제에 세력을 먹여 살린 나를 이렇게 무시해?’

제멋대로 세력을 떠나서 가끔 얼굴만 내밀고 어떤 기여도 하지 않는 쓸모없는 여왕 따위에게 무시당할 입장이 아니었다.

더구나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내게 여왕의 직위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복수만을 원할 뿐이다.

그는 어디 있지?

역시 보물고 안이겠지?

안내해라.”

자신의 영역에서 완전히 아랫사람 취급하는 말투에 결국 폭발했다.

“으득-! 겨우 그런 이유로 내 영역을 이렇게 만들었다는 말인가?

네가 여왕이라면 보물고에 들어갈 권리가 있다.

그러니 말 몇 마디만 하면 안내해줄 것인데도 말이지?”

녹발독후(綠髮毒后) 수월(水月)의 생명력이 넘치는 녹색의 머리카락이 더욱 진하게 물들었다.

우주수 잎으로 만들어진 옷에서는 손만 대도 녹색의 물기가 품어져 나오고 신체 역시 지극히 위험한 진한 향기를 내품는다.

그와 동시에 심상치 않게 올라가는 녹발독후(綠髮毒后) 수월(水月)의 존재감에 실연의 상처(失戀의 傷處) 에메랄드도 표정이 변할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변했다.

이건 현재 나 이상의 존재감이다.’

아무런 전투력이 없어보이던 생명력만 넘치던 우수수 드라이어드 여왕이었는데 살의를 품자 마치 존재가 바뀐 것처럼 위험도가 급격히 올라가고 있었다.

‘단순히 우주수를 기르는 드라이어드가 아니었나?

역시 그가 만든 최후의 여왕인가?’

그가 장미 우수수의 품종개량과 우주수 드라이어드 변환 장치를 만들면서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생각이 났다.

‘저 여왕을 만들기 위해서 엄청난 정기와 권능을 소모했지.

거의 탈진했다는 기억이 난다.’

그렇게 강력한 창조력을 보이던 그가 저 여왕의 진화를 마무리하자마자 쓰러졌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여왕들만을 데리고 몇 달을 쉬어야 할 정도였다.

‘신체를 유지하기 벅찰 정도로 막대한 창조력을 소모했다.

그런 최악의 몸 상태에서 마신황제와 싸웠다.

무모했지.’

그래도 그의 공멸은 믿지 않지만 치명타를 입은 것이 분명했기에 찾아서 복수하기 위해 바로 떠난 자신이었다.

덕분에 우주수 드라이어 여왕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전에 떠나서 그 이후는 아무것도 몰랐다.

실제로 본 실력을 내려는 모습을 보니 이건 정말 여왕이었다.

‘허나 어차피 만들어진 존재이다.

여왕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처음 보았을 때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느껴지는 감각은 자신과 대등이상이었다.

결국 조금 말을 바꾸었다.

“너보다 나의 여왕 서열이 위다.

내 명령에 따라라.”

이미 공간 기뢰 밭을 지나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함대였다.

그와 만나서 결판을 내기 전에 함대의 전력을 더 깎을 수 없어서 한발 물러선 제안이었다.

‘잠시후면 복구가 완료된다.

하지만 지금 다시 전투를 벌이면 더 큰 피해를 입어서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늦은 감이 있었다.

녹발독후(綠髮毒后) 수월(水月)은 고개를 숙인 사죄를 받기 전까지는 절대로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방금 여왕으로서 입장을 이미 거부하지 않았는가?”

더구나 여기는 정기를 만들어 공급하는 세력의 생명줄이다.

방어선까지 엉망으로 만들다니 너는 여왕으로서 자각도 자격도 없다.”

여왕의 분노에 다른 드라이어드들의 눈빛도 살기로 물들었다.

그리고 장미 우주수들도 변화를 시작했다.

푸른색의 잎들이 은색으로 변화하면서 우주수 전부를 장갑처럼 덮어간다.

줄기의 가시들은 마치 포대처럼 길어지고 우주수 영역 전부가 녹색의 안개로 뒤덮여간다.

초월총수가 워낙 신속하고 은밀하게 침투해서 미처 발동시키지 못한 최종방어태세였다.

‘이렇게 되면 한동안 정기 수확을 못한다.

삭월(朔月)의 시즈지님의 허락 없이 하면 안 되지만 어쩔 수 없다.’

같은 여왕에게 무시당하면 일족 전체가 위험하니 참아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

“나의 영역에서 나를 화나게 했으니 너도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어주지.

너를 무릎 꿇려서 데려가서 사태를 설명한다면 삭월(朔月)의 시즈지님은 용서하실 것이다.”

완전히 요새화된 장미 우주수에서 세차게 품어진 녹색의 안개가 대함대를 덮쳤다.

푸하하하하-! 치이이이이이이-!

그러자 녹색의 안개와 접촉한 전투함에서 바로 연기가 치솟으면서 외부 장갑이 녹아내린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무리 호전적인 실연의 상처(失戀의 傷處) 에메랄드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우주수에서 금속을 부식하는 독(毒)이라고?

겨우 그런 걸로 태양 속에서 무방비로 있어도 아무런 영향이 없는 내 전투함대의 장갑을 녹여?

아니 그 전에 함대를 보호하는 공간결계를 어떻게 돌파하고?

믿을 수 없지만 모든 계기와 측정 장치가 위험을 알린다.

분석결과는 이 영역을 자욱하게 채운 녹색안개의 정체가 공간마저 녹이는 초월적인 독의 일종으로 보고하고 있었다.

어지간한 권능은 통하지도 않는 공간결계와 전투함대의 장갑이 겨우 액체에 관통 당하다니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실제로 지금 상당수의 함대가 녹아내려서 전투불능에 빠지고 있었다.

‘독이 공간마저 녹여서 잠식한다고?

우주수의 수액을 권능으로 변화시켰다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지만 이렇게 대량으로 만들어서 뿌려?

이게 가능한 일인가?’

장미 우주수 드라이어드 여왕 수월(水月)이 가진 녹발독후(綠髮毒后)이라는 초월자의 호칭이 가진 의미를 이제야 어느 정도 깨닫게 된 이상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러면 우주수 밀림은 그녀 말대로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그리고 나와 아주 상성이 좋지 않아.’

장미 우수수 드라이어드 여왕이 뿌린 독액 안개는 함대의 복구까지 무력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의 파괴력보다 우월한 수와 회복력을 가진 함대로 승부하는 자신에게 난적이었다.

그러나 그와 결판을 내겠다고 달려와서 겨우 그에 의해 만들어진 여왕을 못 이겨서 물러나다니 그럴 수는 없었다.

“좋아. 여왕으로 인정하지.

그리고 내가 위라는 사실을 힘으로 깨닫게 해주지.”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