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874화 (785/2,000)

34권 35권

교사인 그녀도 남을 생각할 여유가 전혀 없었다.

교육신들도 만점 혹은 하나의 실수까지는 용서해 주지만 둘 이상 끝나면 바로 해직이고 강제 입대였기 때문이었다.

상황만 다르지 지금 학생들과 별 다를 바가 없는 상황이었다.

‘학생들과 똑같은 시험을 본다고 하니 자신은 있어.

하지만 혹시 모르니 학습을 해야 해.’

정말 자신이 없는 교사들은 학원이라도 다녀야 할 상황이고 이미 등록한 교사도 많았다.

반대를 하려는 시도도 있지만 학교장도 시험 본다는데 버틸 명분은 없는 것이다.

그렇게 교사들이 일방적인 통보를 끝내고 떠나 아무런 절차도 없이 방학을 맞은 학생들은 누구도 좋아하지 못했다.

선뜻 자리를 떠나지도 못했다.

당장 집에 들어가면 장기휴가를 받아서 기다리고 있는 부모들의 걱정과 성화에 기가 질린 탓이었다.

직장에서 돌아와서 몇 시간도 벅찬데 이주일이라니 감당이 될지 의문이었다.

“........ 차라리 무관심이 낫겠다.”

방학이라니 총학생회장도 대책이 없었다.

그리고 학생신분인 자신들이 반 정부활동의 용의자라고 이런 조치를 해버린 창조신장의 생각을 읽어보면 무서울 지경이었다.

‘걸려도 설마 아직 어린 자신들을 어떻게 하겠냐고 했는데 이렇게 나올 줄이야.’

아직 미성년이란 입장으로 낙관적으로 움직였던 총학생회장의 입장으로서 치명타였다.

그러나 이 일은 시작이었고 충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위원회의 오전 회의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교육담당 주신이 제출한 서류가 전 처부를 뒤흔들었다.

서류제목만을 보고 미친 듯이 반대하는 소리가 울렸다.

“초신양성계획(超神養成計劃)의 재추진이라고-!”

“또 이 무슨 미친 짓을-!”

교육부와 일을 꾸몄던 군부담당 주신조차 입을 딱 벌릴 일이었다.

과거 하극상을 일으켜 신족세력의 절반을 날려버린 초신(超神)들이었다.

결과적으로 신족을 무너트린 초월자들의 혁명에 가장 지대한 공을 세운 그들을 다시 기른다는 계획은 안 되는 일이었다.

허나 유지의 영웅신(維持의 英雄神) 비슈누는 이상할 정도로 단호하게 거부의견을 쳐냈다.

“초신(超神)이 영웅신(英雄神)보다 더 강한가?

왜 두려워하는가?

나를 믿지 못하는가?”

“.........”

물론 초신(超神)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영웅신(英雄神) 이하였다.

강력한 영웅신(英雄神)이 부 창조신장으로 있는데 초신(超神)이 두렵다고 말하면 그건 상위자에 대한 모독이었다.

‘상대도 되지는 않지.’

‘과거에도 영웅신(英雄神)만 보면 초신(超神)들이 반드시 도망갔으니 말이야.’

더구나 이제까지 합리적인 일처리만 하던 부 창조신장님의 어조도 강경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협박까지 나온다.

“창조신장님이 계시면 아직 기르지도 않은 초신(超神)들을 두려워하는 지금의 너희들을 보고 어떻게 할 것 같은가?

아니 신족의 전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계획을 단점 때문에 폐기 했다고 하면 모두가 무사할 것 같은가?”

“..........”

그 말에 모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그렇지 않아도 주우주에 비해 무능하다고 자신들을 못 마땅하게 여기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 전부 숙청당하고도 남았다.

다급하게 최전선에 있는 창조신님들에게 긴급연락을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초신(超神)을 양성한다고?”

“또 그 사고뭉치 놈들을 말이냐?”

회의 중인 연락책으로부터 다급한 긴급 보고를 들은 최전선에서 적 창조신과 매일 사투 중인 창조신들도 처음에는 난색을 표시했다.

허나 곧 말이 바뀌었다.

“위험하기는 하지만 지금 우리가 그런 걸 가릴 때냐?”

“제 사군 시위(示威)의 훈련은 도대체 언제 끝나는가?”

“우리가 언제까지 최전선에서 굴러야 네 놈들 속이 시원하겠냐?”

문제가 많지만 초신(超神)들은 자신들이 전선에서 빠져도 될 정도의 막강한 전력이 될 것이 분명했기에 모른척하기로 한 것이다.

더구나 창조신장으로 저렇게 성질 더럽고 강력한 차원창세신 코아가 있는 이상 과거와는 상황이 달랏다.

초신들이 집단으로 덤벼도 바로 뿌리를 뽑힐 것이 알기에 오히려 찬성 쪽이었다.

유지의 영웅신(維持의 英雄神) 비슈누는 마지막으로 명분을 이야기하고 승인도장을 찍었다.

“결정적으로 지금 제 사군 시위(示威)와 제 오군 위세(威勢)의 고위간부가 부족하다.

또한 새로운 신족의 군대는 반역자들의 토벌이 아닌 현세계의 지배권 회복을 목표로 해야 한다.

위대하신 창조신장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대리로서 초인양성계획의 실행을 승인하겠다.

또한 일의 중요성을 생각하여 창조신장님께 위험요소를 보고하고 추가조치를 받겠으니 더 이상 반대하지 말라.

그래도 반대하는 주신은 지금 정확하게 입장을 밝혀라.”

“........ 핫.”

그제야 납득하는 위원회의 주신들이었다.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들조차 막지 못한 창조신장님을 초신들이 이겨낼 리가 만무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유지의 영웅신(維持의 英雄神) 비슈누는 초인양성계획에 승인도장을 찍으면서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드디어 이 계획까지 나왔구나.

하긴 성과를 원한다면 교육부에서 초신 외에는 대안이 없지.’

과거 초신(超神)들은 환수신(幻獸神)들에 의해 분명 모두 토벌되었다.

하지만 오랜 토벌기간 중 초신(超神)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제외였었다.

너무나 커다란 세력의 차이와 거의 천적과 같은 환수신(幻獸神)들의 등장에 패배를 직감한 초신(超神)들이 신족 연명부에 기재되지 않은 아이들을 필사적으로 빼돌린 것이다.

그렇게 빼돌려진 초신(超神)의 아이들은 지극히 은밀한 곳에서 성장했고 결국 일족까지 되었다.

허나 초월자들의 지배와 반역자들의 일족이란 멍에 때문에 나설 수 없는 신분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초신(超神)들 사이에서 태어난 존재였던 것이다.

그런데 심상치 않은 발전을 거듭하던 신계에서 드디어 초신(超神)을 다시 만들자는 계획이 나왔으니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

숨어 살 수밖에 없는 초신 일족의 한과 제한이 풀리는가?’

진정한 강자는 갑자기 완성되지 않는다.

수많은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대를 이어가면서 축적해낸 경험과 필요했다.

그런 일반적인 상식에서 제외된 초신일족(超神一族) 중에도 갑자기 튀어나온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는 특별할 정도로 강했다.

인재를 찾는 창조신장에게 일족의 운명을 맡긴 전권 특사로 보낼 정도로 말이다.

‘갑자기 부 창조신장을 맡아서 당황했지만 임무는 성공이상으로 완수한 셈이다.’

초신양성계획(超神養成計劃)은 창조신장님의 승인과 검토가 남아있지만 강함을 추구하는 성향으로 보아서는 당연히 통과될 상황이었다.

그래도 너무 큰 건이라서 시행 전에 보고를 해야 했다.

“신계 자아. 창조신장님께 긴급 연락을 해라.”

“불가능합니다.

완전히 다른 차원에 계신 것으로 추정됩니다.”

“뭐?”

아주 작은 불만이 느껴지는 신계 자아의 목소리가 울린다.

“권능연락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들어가신다고 통보가 왔습니다.

그래서 신족이 무너질 정도의 전쟁이나 위기상황이 아니면 전부 알아서 하시랍니다.

필요하신 정기는 여기 맡겨두셨습니다.”

좌르르르르르르-!

또 탁자 위에 정기구슬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정기를 줄 테니 전부 알아서 하라고 하니 정말 할 말이 없는 조치였다.

“........”

“........”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와 위원회의 주신들은 처음에 보았던 것보다 더 많은 정기구슬인데 이제 감동보다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이미 평생 써도 못 쓸 만큼 챙겼다.’

‘으-! 이제 처부가 돌아가는 것이 감당이 안 돼.

손을 떼고 싶을 지경이야.’

그만 퇴직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발전 중인 신계의 지금 위치에서 내려올 수는 없었다.

‘남들은 이렇게 앞서 가는데 멈추면 다시는 따라잡을 수 없다.’

‘이미 날아가는 화살에 탄 입장이다.’

그러나 갈수록 사태가 커져만 가니 두려움도 증폭되어 갔다.

이렇게 마구 지원을 해주었는데 성과를 못 보이면 그 더러운 성격으로 어떻게 나올지 예측이 안 되기 때문이었다.

그런 두려움의 대상인 차원창세신 코아는 수액바다에 뛰어들어 정기구슬 바닥을 통째로 뒤집고 있었다.

구르르르르르르르르릉-!

수액바다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강하게 뛰어들어 단숨에 바닥에 닿는다.

그러자 바로 온몸이 화끈거리고 피부가 녹아내린다.

그걸 재빨리 수복하며 이를 갈면서 다짐하고 맹세한다.

‘크아아아-! 두고 보자-!

이 지긋지긋한 것들아.

내가 포기할 것 같으냐?

반드시 열쇠를 전부 가지고 나가서 몽땅 후궁으로 삼아주마.’

이미 상식과 예의범절을 준수해야 한다는 생각은 거의 사라진지 오래였다.

결코 물러나지 않겠다는 오기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변을 깨달았다.

한 달 동안 끝없이 자신을 괴롭히며 몸 전부를 용해시킨 수액이 피부만 녹일 뿐 근육 안으로 침투를 못하고 있었다.

‘귀에 파고들어서 고막을 녹이고 뇌까지 녹일 정도였는데 몸 안으로는 침투를 못하고 있다.’

원인은 바로 알았다.

가장 약한 부위 중 하나인 고막이 수액의 압력과 용해력을 견디고 있었다.

슬쩍 눈을 뜨자 몸 전체를 엄청난 무게로 억누르고 있는 정기구슬들이 보인다.

화끈-!

눈동자에 수액이 당장 녹일 기세로 달려들었지만 화상을 입은 것처럼 화끈거릴 뿐 버티어내고 있었다.

‘고막도 눈동자도 녹지 않는다?

설마 흑염권능이 없어도 흑염신체가 반응하고 있는가?’

그러했다.

전신을 으깰 정도로 눌러오는 정기구슬의 압력에 대해서도 몸의 근육들이 제멋대로 약동하면서 밀어내고 있었다.

구구구구구-! 따따따따따땅-!

신체에 닿는 정기구슬들을 근육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면서 절묘하게 모두 튕겨내고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자신의 의사와는 전혀 별개로 손에 뻗으면 닿을 정도이지만 공 형태의 공간을 정기구슬 속에서 확보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멍해졌다.

‘육체가 스스로 살 길을 찾기 위해서 신체를 강화하고 영역을 만들었다.’

창조신의 신체조차 녹여버리는 수액바다와 정기구슬의 압력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 치던 상황인데 신체가 알아서 전부 해결한 것이다.

‘이것이 흑염의 신체가 가진 진정한 힘.

어떤 이성이나 지식보다 더욱 우월한 절대계 최강의 신체가 가진 본능인가?’

그리고 수액바다 속에서 해방된 눈과 귀는 전혀 다른 광경을 보여주었다.

어둠 속에서 어떻게든 열쇠를 찾기 위해서 최대한 가동시켜 발전시킨 감각이 초월적으로 발현되었다.

우우우우우웅-!

아무런 권능의 힘이 없어도 뻗어 나오는 찬란한 황금빛의 눈빛이 수액의 바다를 가로지르고 정기구슬을 관통하면서 끝없이 나아간다.

그것은 현실을 강화하는 권능이나 왜곡하는 마력의 힘이 아닌 육체가 가진 순수한 잠재력이었다.

‘이제까지 짐작으로만 짐작하던 광활한 보물고의 구조가 마치 지도를 보듯이 느껴진다.’

보물고의 바닥은 소용돌이가 치는 모양이었고 그 위로 정기구슬이 쌓아올려져 있었다.

수액 속이지만 입이 저절로 열려지면서 큰 목소리를 내뱉었다.

뽀르르르르르-!

“소용돌이의 은하(銀河)인가?

그럼 중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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