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873화 (784/2,000)

34권 35권

다시 확인했지만 무슨 수를 써도 꼼짝도 하지 않던 봉인이 개방될 준비를 마쳤다.

한참을 몸 깊숙이 전달된 열쇠의 반응 신호를 분석하며 생각에 빠졌던 실연의 상처(失戀의 傷處) 에메랄드는 결론을 내렸다.

“내 열쇠가 보물고에서 드디어 꺼내졌구나.

그리고 열쇠가 개방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을 보니 드디어 돌아왔어.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

그래-! 그대 같은 최고의 악당이 겨우 급조된 마신황제(魔神皇帝)따위에게 소멸될 리가 없지.”

갑자기 열쇠의 신호가 끊어졌지만 위치는 이미 상세한 파악이 끝났다.

혁명을 이끈 일원조차 도저히 열 수 없어서 포기하고 물러간 장미 우주수 밀림의 보물고였다.

‘의심할 여지도 없다.’

술잔을 내려놓고 탁자 위에 놓여 있던 보라색 술이 가찬 술병을 움켜쥐고 그대로 입에 물었다.

그리고 하늘 위로 들이켜서 음미하며 조금씩 마시던 술을 단번에 목에 털어 넣었다.

딱-! 꿀꺽-! 꿀꺽-! 좌아아아아-!

탁자에 놓여있던 술병 전부를 그렇게 비운다.

오래전부터 준비된 검은 전투복과 망토를 다시 입었다.

검은 색의 여왕의 왕관까지 쓴 실연의 상처(失戀의 傷處) 에메랄드의 기세가 완전히 달라졌다.

한 없이 슬퍼보이던 얼굴과 퇴폐적인 분위기가 완전히 사라지고 지극히 차가운 살기만 흐른다.

“이제 그 사람에 대한 애도(哀悼)는 완전히 끝이다.

이제 복수만이 남았다.

그대 때문에 사라지지도 못하고 오백억년을 하루처럼 이 순간을 기다렸다.

전 함대 기동.”

검은 눈동자에서는 분노의 불꽃만이 타오르면서 전면을 주시한다.

그러자 별이 가득 찬 우주처럼 보이던 암흑공간이 일변했다.

수많은 현황판들이 빛을 내면서 통제하는 존재를 알린다.

암흑 속에 별만이 가득 찬 것으로 보이던 이 공간은 대륙처럼 광활한 함대의 지휘부였던 것이다.

파아아-! 파아아아아악-!

어느 정도의 숫자인지 모르게 지평선까지 이어지는 함대에 대한 자료를 남김없이 파악한 실연의 상처(失戀의 傷處) 에메랄드는 명령을 내렸다.

“전 함대 출전하라!

삭월(朔月)의 시즈지님의 기계 주신성으로 향한다.

전속 항진.”

거대한 전함들이 공간 이동하는 진동이 은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항성 속에 은밀하게 숨어있던 거대 전투함들의 무리가 일제히 태양 속에서 모습을 드러나고 장거리 공간이동을 반복하여 집결하기 시작했다.

구구구구구구구궁-!

그런데 이런 현상은 이게 전부의 태양 속에서 시작되었다.

이런 식으로 동시에 움직여도 대부분의 지성체와 정신체가 눈치를 채지 못할 정도로 은밀성이 강화된 전투함대들이었다.

자신들의 여왕의 명령으로 기척과 존재를 완전히 숨기고 투명해진 함체들이 현세계의 중앙을 향해 공간이동을 실시하는 보고가 끝없이 울린다.

그 모든 것을 처리하고 함대를 지휘하는 여왕의 눈은 분노로 물들어있었다.

우우우우우우웅-!

이미 계측한계를 넘어선 숫자의 대함대가 기계주신성에 집결을 시작한다.

실연의 상처(失戀의 傷處) 에메랄드는 갑자기 사라진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을 찾아서 복수하기 위해서 현세계를 샅샅이 뒤졌다.

그래도 찾지를 못하자 오백억년동안의 세월동안 이계 전부의 태양에 전투함대를 직접 제작하고 배치시켜놓았던 것이다.

그리고 현세계 전부에 배치된 함대 전체가 그녀의 신격이었고 신체였다.

구구구구구구궁-!

신체의 근육을 움직이듯이 모든 은밀 전투함대의 지휘권을 행사하는 실연의 상처(失戀의 傷處) 에메랄드는 스물여섯 쌍의 찬란한 빛의 날개까지 등에서 솟아나게 했다.

창조신의 신격조차 드러낸 그녀의 눈에서 드디어 때가 왔다는 희열이 섞인 분노의 불길이 타올랐다.

“이번에는 내가 추적자다.

내 열쇠를 가지고 현세계에 있는 이상 함대의 추적에서 벗어날 수 없다.

어디든지 쫓아가서 반드시 죽여 버리겠다.”

언제인가 돌아오면 바로 결판을 내기 위해 오백억년을 심혈을 기우려서 만들었다.

그리고 각 태양 안에서 추가로 자체제작하고 강화하여 자신조차 파악하기 힘든 은밀 전투함대였다.

실연의 상처 에메랄드는 바로 이 모든 함대의 여왕이었으며 현세계 전부가 그녀의 세력권이었고 손바닥 안이었다.

이런 광대한 전투함대를 상태로는 아무리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라도 죽음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있을 수 없다는 결론이 이미 오래전에 나와 있는 상태였다.

그렇게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영역으로 실연의 상처 에메랄드의 은밀 전투함대가 신계에도 아주 작은 변화가 추진 중이었다.

지극히 창백한 표정이 된 어린 교사여신 하나가 자신의 사랑스런 학생들의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결국 말을 꺼냈다.

“여....... 여러분.

좋은 소식 하나와 아주 나쁜 소식들이 있는데 무엇보다 듣고 싶어요?”

그 말에 학생들의 표정이 확 변했다.

나름대로 부모로부터 들은 정보가 있으니 위원회에서 학교에 어떤 명령이 내려올지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자보와 불법 유인물을 뿌리는 세력이 학생들로 의심이 가서 전원 징계처리?’

‘편하게 가르치는 것은 끝이라면서 방학 자율학습과 시험평가로 전환을 해?’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야?’

말도 안 되는 교육변화에 당장 반발하려고 했지만 고위직의 부모님들에게 정말 모처럼 두들겨 맞았다.

부모들도 이미 통보를 받았는지 필사적이었다.

‘넌 방학이 아니라 집에서 집중학습이다.’

‘우리도 휴가를 받았으니 수준을 파악해 보자.’

‘이미 우수한 가정교사들은 준비했으니 죽을 각오로 공부할 준비나 해.’

위원회에 직위를 가진 부모님들은 이제야 제대로 돌아간다고 오히려 기뻐하고 있었다.

그래도 상황판단이 안 되면 닥치고 가만히 있으라는데 정말 할 말이 없었다.

‘너희들의 시대가 왔다.’

‘무능하면 바로 지옥이다.’

또한 교실 한쪽에서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하고 있는 평범한 학생이 한명 있었다.

“..........”

정체를 철저히 숨기고 평범한 학생을 연기하고 있지만 그 정체는 신계 본성의 모든 학교 학생들의 총학생회장이었다.

물론 학교에서 임명한 학생회장이 아닌 자체적으로 선출된 가장 강력한 학생들의 두목인 것이다.

그리고 야간학습으로 야간통금에서 학생들은 자유롭고 경계를 덜 받는다는 장점을 이용해서 조용한 정부의 반대 활동을 주관했던 존재이기도 했다.

‘진짜로 하는구나.’

일억 학생의 음지의 대표라는 자신의 직위를 양지로 이끌기 위해서 노력을 하다가 신계가 갑자기 절대적인 독재자를 자처하는 진리대리(眞理代理)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에 의해 점령당한 것을 보았다.

그 후의 혼란을 보고 단숨에 일어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엄청난 착각이었다.

‘야간 자율학습을 막기 위해 방학학습으로 바꿔?

뭐 이런 황당한 조치가 다 있어?

시키는 창조신장이나 실제로 하는 위원회나 전부 미친 것 아니야?

이제 어쩌지?’

고위 정신체가 쉽게 미칠 리는 없다.

하지만 학생들에 대한 정밀조사나 의심이 가면 연행하는 정도로 생각하고 다음 절차를 준비했는데 모두 허사가 되어버린 상황이었다.

그리고 교사여신에게서 나오는 통보를 듣고 점점 공황 상태가 될 지경이었다.

“일단 한 달 동안 방학이에요.

부모님들도 모두 이주간의 휴가를 받으실 것이니까 서로 좋은 대화와 시간을 나누세요.”

유일한 좋은 소식에 대부분의 학생들의 얼굴이 팍 구겨졌다.

혹시 반 신계활동에 참가하지 않았느냐고 추궁을 안 당한 학생이 없었던 것이다.

평상시에 관심이 없던 부모들조차 반 신계활동을 하는 자녀가 있으면 전 재산의 절반을 벌금으로 압수한다고 하니 난리가 났다.

‘퇴근만 하면 붙잡고 놔주지를 않아.’

‘집 밖에서도 계속 집중 감시당하는 중입니다.’

밀착 감시를 이 주일을 당하게 되었으니 저항운동을 안했던 학생이나 했던 학생이나 표정이 좋을 리가 없었다.

지긋지긋하게 밤늦게까지 공부하던 야간학습이 없어지고 방학까지 했지만 이어지는 다음 말에 더욱 암울해졌다.

“나쁜 소식은 개학과 동시에 숙제로 주어진 영역에 대한 시험을 보게 됩니다.

모든 학생의 수준 평가가 이루어지고 정확한 등수가 신계 주요 매체에 전부 계시될 것입니다.

우수자와 저조자에 대한 인터뷰도 예정되어 있으니 정말 열심히 하셔야 해요.

강제로 하게 되어있으니 잘못하면 평생의 한이 될 사태가 벌어질지 몰라요.”

“!!!”

그 말에 학생들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부모에게 들어서 설마 했는데 정말 신계 전부에 개인성적을 뿌려버릴 생각을 확인하니 더 이상 화를 낼 기력이 없었다.

그런데 성적이 낮은 학생보다 높은 학생들의 얼굴은 정말 파랗게 질린 상태였다.

학교에서 일등이지만 본성의 전 학교를 종합하면 몇 등이 될지 감이 안 잡힌 것이다.

‘이제 학교 안의 등수가 문제가 아니야.’

‘으으-! 신계 전 학생을 이길 생각을 해야 하나?’

그러나 다음에 이어지는 말에 화색이 조금 돌아왔다.

“이제 우수자 일할은 무조건 월반이 돼요.

지금 학년에서 잘한다고 방심하면 큰 일 나요.”

교사여신의 걱정이 넘치는 말이지만 우등생에게는 오히려 호재였다.

이미 학교과정은 선행학습과 가정교습으로 끝마쳤기에 더 이상 배울 것도 없었다.

이미 완전히 학습한 과정을 일반 학생들에게 맞추어 준다고 시간만 끌고 있는 상황에 짜증이 났는데 정당하게 앞서 나갈 제도가 마련된 것이다.

‘그건 좋은 일입니다.’

‘빨리 학교에서 벗어나야 해.’

‘잘못해서 일등을 못하면 아버지에게 끝장이다.’

집안에서는 빨리 학업을 마치고 나와서 도우라고 난리가 난 상황이었다.

창조신장님이 위원회에 뿌리는 정기를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사업 확장 중이어서 한명의 손이라도 아쉬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차마 말을 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흐느낌까지 섞인 통보가 이어졌다.

“흐으-! 저조자 일할은 무조건 강등이고 삼회 이상 낙제되면 절대로 안 돼요.

더 이상 학교에서의 배움이 소용이 없다고 판단되어 군대에 바로 입대하게 됩니다.

부디 그런 상황에 처하지 않게 열심히 하세요.”

“..........”

학업 저조자는 퇴학도 아니고 군대로 바로 끌고 간다니 학생들은 더 이상 놀랄 힘도 없었다.

무덤과 같은 침묵 속에서 마지막 말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오늘부터 방학입니다.

개학식은 정확히 한 달 뒤이고 숙제영역은 지금 학년의 전 과정입니다.

부디 힘을 내서 준비들을 잘 하세요.”

한 달의 방학동안 아직 절반도 배우지 못한 학년과정 전부를 자율 학습시켜 평가하겠다는 뜻이었다.

학생들의 절망서린 표정을 못 보겠다는 듯이 인사도 받지 않고 서둘러 교실을 나서는 교사여신이었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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