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870화 (781/2,000)

34권 35권

가늘게 황금연기를 내품으면서 생각을 멈춘 차원창세신 코아는 안내받은 주신전의 영광의 자리에 앉아 한 달 동안 밀린 초월총수로서 업무를 시작했다.

바로 옆에서 장미 우주수 드라이어드 여왕이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지만 거칠 것이 없었다.

초월총수로서 통합신계를 연결하자 역시 산더미처럼 쌓인 보고서가 기다리고 있었다.

순식간에 결재하면서 내용을 정리한다.

“이계 차원주신성 일 호점의 개장 준비는 양호하게 추진하고 있군.

코로나가 아주 잘해주고 있어.”

일이 쌓여만 가는데 언제 돌아오시냐고 투정이 섞인 질문도 많이 섞여있었다.

하지만 코로나의 기본적인 능력이 워낙 뛰어나니 통합신계의 운용은 차질이 없었다.

반 초월자들의 군대도 워낙 코로나의 높은 무력과 아크람의 많은 자식들로 인하여 별 잡음 없이 서열이 정리되어 정예로 준비되고 있었다.

훈련결과를 종합하여 결재를 올린 아크람의 보고서에는 자신감이 넘쳐났다.

“반 초월자들의 군대의 종합훈련 완료?

개장식에 맞추어서 주신성의 괴수신들을 상대로 위력시험이라?

이미 이계 주신성의 괴수신들과 실전 예비훈련도 성공적으로 마쳤다면 상관없겠지. 승인.”

초월총수로서 거침없이 승인도장을 찍어가면서 서류를 줄여갔다.

그렇게 승인을 할 때마다 주신전이 울리고 있었다.

쿠쿠쿵-!

직접 처리도 아니고 단지 중계만 하고 있는데도 규모와 능력 만이라면 이계 최고 수준인 녹발독후(綠髮毒后) 수월(水月)의 주신전이 진동할 정도로 빠르고 강력한 권능이었다.

‘세상에? 이런 연산력이 있다니?’

자신의 주신전이 임시사용자인 초월총수의 연산력을 따라가지 못해 전력구동인 상태를 보면서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는 마지막에 놓인 총수파가 올린 개장식 계획표를 보면서 가늘게 혀를 찼다.

용자동맹을 손봐주려고 계획한 일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쯧-! 용자왕(勇者王)과 성공왕(成功王)의 친선대결?

이걸 깜박할 뻔 했군.

쿡쿡쿡-! 이계에서 태어난 용자들의 동맹이라고 긴장했는데 최강이라는 사자왕(獅子王)이 너무 허접해서 낙심했었지.

내가 직접 상대할 필요도 없으나 내 지옥군단을 쓸어버린 대가를 치르게 해주어야 하겠지.

열려라. 차원의 문.”

가볍게 차원의 권능으로 사백구십구 주우주의 차원신계로 가는 문을 열었다.

더욱 완벽해진 차원권능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마치 방문을 여는 수준의 작은 소음만 보이면서 세계의 벽을 연다.

스르르르르르륵-!

커다란 원 형태로 열린 차원의 문 너머로 차원 창조신성을 배경으로 광활한 면적을 자랑하는 신계가 보인다.

그리고 상공에서 위성크기의 원통형의 구조물을 통째로 찍어내듯이 창조하고 있는 거대한 금속여신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들이 제조하는 물건의 상태를 보고 살짝 놀랐다.

‘벌써 이계 최종병기 아르카디아 시스템 삼호기가 완공되었군.

처음에는 일 년 이상 걸리더니 이제 한 달 정도면 완성인가?

무척 빠르다.’

그리고 완공되어 보이는 아르카디아 삼호기 뒤로 원통형의 거대 구조물이 끝없이 늘어져 있었다.

거기에 비슷한 모습의 수십 명의 금속여신들이 달라붙어 있으니 마치 공장의 대량생산과정처럼 보였다.

‘기계로 늘린 분신체들로 제작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였군.

아주 열심히 하고 있어.’

자신의 차원권능을 느꼈는지 작업을 멈춘 금속기계여신들을 쳐다보면서 신력을 담아서 외쳤다.

수액 바다에 녹은 피부와 근육은 이미 거의 재생이 완료되고 황금연기로 뒤덮인 상태였다.

“기계 여주신들은 어디 있느냐?”

그 부름에 차원의 문 바로 앞의 우주공간에 투명한 우주수 수액 속에 떠 있는 아름다운 여신들의 얼굴들이 나타났다.

황금연기에 뒤덮였지만 신계주신의 신력파장과 차원권능까지 확인한 세 자매는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면서 인사를 올렸다.

“저희를 부르셨습니까?

위대한 차원신계의 신계주신이시여.”

“삼호기는 완성되었는가?”

역시 급한 성격대로 본론을 꺼내자 간단하게 성과를 보고 했다.

“지시하신 대로 이계 아르카나 시스템의 삼호기의 제조를 완료했습니다.

사호기도 바로 마무리에 들어가겠습니다.

대량생산 공정도 완성했으니 이대로라면 한 달에 한 대의 생산속도를 보일 수 있습니다.

더욱 기간 단축을 원하신다면 신계에서 추가자원을 받아야 합니다.”

차원창세신 코아와 기계 여주신들이 나누는 대화를 들으면서 상황을 주시하던 장미 우주수 드라이어드 여왕은 너무나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

과거 신족의 전성기에 이름을 떨쳤던 최종병기 아르카나 시스템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위력은 너무나 강했지만 막대한 건조비용과 운용할 전력이 없어서 전성기 시절의 신족조차 한 대밖에 못 만들었다는 최종병기다.

그걸 한 달에 한 대씩 만든다고?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차원창세신 코아는 더욱 개량되어서 완성된 아르카나 시스템 삼호기의 위용과 생산체계를 보고 아주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아공간에서 굉장히 두툼한 문서철들 기계 여주신들에게 넘겼다.

“아주 수고했다.

생산속도는 지금상태로만 유지하고 품질에 유의하라.

그리고 이걸 가장 우선으로 제조해서 나에게 보내다오.”

“알겠습니다.”

기계 여주신들이 우수수 수액 너머로 차원이동해온 문서철들을 받아들고 빠르게 내용을 파악해갔다.

나름대로 복잡한 기계설계도였지만 기계문명의 총화인 기계인류를 통한 기계제국을 만들어 창조신까지 노리던 그녀들의 손바닥 안이었다.

바로 정체를 파악했다.

‘거인형 기계인형의 설계도로구나.’

‘마도 기계신(魔道 機械神)인가요?’

마도 기계신(魔道 機械神)은 자신들이 만든 기계제국이 총력을 기우려 만들어낸 기계수(機械獸)들과 치열하게 경합을 펼치고 있는 신계주신의 신도들이 운용하는 특이한 기계신이었다.

‘신령의 영역까지 도달한 인공자아와 탑승자인 초월자가 서로 합심은 하지 않고 서로 주도권을 경합하여 출력을 급상승시키는 방식의 기계신이었지.’

지극히 불안정하지만 가끔씩 보이는 비정상적인 위력과 급속한 발달에는 놀라고 있었다.

그러나 이건 개념이 틀렸다.

인공지능 자체가 없이 오로지 조종사의 의지로 작동하는 기계몸체였다.

‘마도 기계신(魔道 機械神)은 아니다.

신령이 소올 스톤이라는 현자의 돌에 빙의되어서 조종을 하는 방식의 기계인형이구나.’

‘왜 기계 몸 전체에 빙의되지 않고 핵에만 빙의를 해요?

반응속도가 느려져서 버린 아주 구식 조종방식이잖아요?’

검사가 일정이상의 수련을 통해 금속인 검과 의지를 하나로 만들어 수족처럼 다룰 수 있다면 신검합일(身劍合一)이라 부른다.

그러나 단지 검만을 휘두른다면 일반인과 거의 다를 바가 없었다.

그래서 피가 흐르는 육체가 아닌 금속의 몸을 택한 신들도 조종이 아닌 기계신체와 완전 동화되는 기신일체(機神一體)를 기본으로 했다.

‘기계 주신인 우리들이라면 신체를 구현해서 조종해도 위성크기의 기계신체까지 진짜 기계신체처럼 운용이 가능하지.’

‘우리 방식의 장점은 기계신체가 가진 물리력에 신체의 권능까지 병행하여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인데 이건 아니야.

권능을 동력원으로 활용하고 있구나.’

‘그럼 이 기계인형을 제대로 쓰려면 강력한 신령이 필요해요.’

‘그런 강력한 신령에게 왜 신체를 주지 않고 이렇게 혹사를 시킬까요?’

‘그 정도 수준의 신령에게는 이런 기계 몸보다 신체를 주는 것이 몇 배 더 강하지 않을까요?’

의문이 많았으니 연구 의욕이 마구 샘솟았다.

기계 여주신인 자신들은 권능도 다른 주신에게 지지 않을 정도이지만 역시 기계신체가 가진 전투력이 주력이고 신격까지 좌우했다.

그래서 이런 새로운 방식의 기계신체를 보면 흥분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신령이 머물 수 있는 소올 스톤이라?

현자의 돌에 주신의 신령이 담길 수 있게 개조하고 출력까지 보조한다면 거의 주신급까지 위력을 올릴 수 있을지도 몰라요.’

‘신계의 기능도 일부 구현되어 있으니 그렇기는 하네요.’

갈수록 기계문명을 주력으로 하는 기계 여주신 다운 비상한 분석력이 빛을 발한다.

‘위력에 비해 간단한 구조의 기계신체이군요.

대량생산은 쉽겠어요.’

‘신체에 동화되지 않고 조종만 한다면 통각단절로 전투지속력이나 신속한 복구에 장점은 있어 보이는데요.’

‘그리고 일반적인 재료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범용성은 굉장히 높게 평가가 돼요.’

‘그럼 신계에서 보조용으로 쓰이는 거대인형병기군대의 기본형으로 판단되는데 이걸 뭐 하러 쓰시려고 만드시지?’

‘위력만이라면 기계수(機械獸)나 기계 마도신(機械 魔道神)이 더 강해 보이는데요?’

‘초월자 출신의 하급신들에게 지급하고 기계신의 군대를 만드실 모양이구나.’

잠시 논란은 있었지만 앞으로 차원신계에서 사용할 기계신 군대 제식병기의 기본형 정도로 판단되었다.

그리고 대량 양산이 가능한지 판단도 바로 끝났다.

기계인형의 신체가 물질문명치고는 아주 높은 수준이지만 자신들의 허용범위였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소올 스톤’이라는 신령이 빙의되어 조종과 보조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특이한 현자의 돌이 문제였다.

허나 자신들과 차원신계의 지원이라면 대량생산에 아무런 문제점이 판단이 서자 공손하게 다시 대답을 했다.

“바로 대량제작도 가능합니다.

시제품을 완성시키고 뭐라고 이름을 붙일까요?”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지극히 믿음직스런 대답에 만족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성공왕(成功王) 코아라고 할까?

시제품은 내가 쓸 것이니 한 대가 완성되면 바로 보고해라.”

그 말에 기계 여주신들의 표정이 확 변했다.

자신들의 신계 주신은 창조신장님께 상급 창조신으로 정식으로 인정받은 강대한 존재였다.

‘상급 창조신의 신령을 담을만한 물질은 일반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만능이자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기적의 물질로 불리는 현자의 돌이라고 해도 무리였다.

“직접 빙의하신단 말씀이십니까?

소올 스톤의 재료는 현자의 돌입니다.

저희가 파악하기에는 현자의 돌로 만들어진 소올 스톤은 일반 주신이상의 신령은 무리입니다.

그 이상의 신력이나 신격은 전부 동력으로 돌려서 겨우 견디는 구조입니다.

상급 창조신이신 신계주신님의 신령을 버틸 수 없습니다.”

그 말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용자동맹의 사자왕의 존재감에 비해 빈약한 상태를 생각했다.

‘기계신체와 합체할수록 신력을 빼앗기는 구조였던가?

하긴 이계에서 최강의 용자치고는 너무 약했지.

존재감으로는 적어도 주우주 주신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말이야.’

소올 스톤과 용자동맹을 만든 이계의 창조신이 무슨 생각인지는 손에 잡혔다.

일단 현자의 돌이 가진 강도의 한계도 있고 너무 강력해진 도구를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불안정한 감정을 가진 존재에게 거대한 힘은 위험해.

이제는 아주 동감이다.’

지극히 감정적인 초월자들이 지배층으로 군림한 이계의 몰골을 보니 생각이 바뀌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납득을 하면서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그러겠지.

어차피 이계의 창조신이 창조한 허접한 물건이 나를 담을 수 있을 리가 없지.”

한계를 바로 인정하면서 이마에 붙어있는 신령연옥(神靈煉獄) 아니 창조신의 보석에 오른손을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 전력으로 차원공통원소를 동원해서 창조력을 발동시켰다.

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

신족의 눈조차 잠시 멀게 할 정도로 강렬한 창조력이 담긴 황금빛이 폭발하듯이 빛나면서 응축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찬란한 황금빛이 빛나는 보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강력한 창조신만이 만들 수 있는 광대한 용량을 자랑하는 창조신의 보석이었다.

번쩍-!

과거 의뢰의 대가로 진멸(殄滅)에게 받았던 창조신의 보석보다 더 나은 수준을 노리고 완성시킨 차원창세신 코아는 정밀조사하면서 가느다란 만족의 미소를 지으면서 웃었다.

‘좋군. 아니 완벽해!

처음 만든 창조신의 보석인데 내가 보아도 기가 막힐 정도의 완성도다.

이계 창조신장이 된 지금 나의 창조력은 더없이 완전무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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