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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혼자만이라도 강행돌파를 할까 생각을 했지만 역시 무리였다.
기뢰지역을 파괴하면서 통과하면 아무리 자신이라도 상당한 부상을 입게 되는데 그 상태로 초월총수라고 불리는 강자인 그를 상대할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 도와주면 아무 손상 없이 돌파할 수 있는데 황금열차를 고치는데 협조했지만 이 이상은 사양하겠다면서 물러섰다.
그리고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바쁘게 외부와 연락하고 전력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니 더 이상 강요를 할 수 없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에 의해서 자신의 신체가 바뀌면서 관계가 모호해졌지만 딸이나 다름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어떤 기준으로 판단을 하고 움직이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다만 그 결과가 나쁘지 않고 아니 자신보다 더욱 좋으니 신뢰는 하고 있지만 역시 이럴 때는 초조하기 짝이 없었다.
“적에게는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이 아닌 마성(魔性)의 여자라고 했던가?
확실하게 입장을 정해주면 정말 좋을 것인데 그 아이의 본성이 원래 그러니 어쩔 수가 없군.”
지금 상황은 나쁘지 않았다.
본래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에게 만들어져 절대적인 아군인 본성의 총괄자아가 신계주신의 시험을 끝내고 다시 침묵에 들어섰다.
“왜 과거와 대답을 다르게 했지?
아니 시험 자체를 파괴한 이유가 도대체 뭐냐?
아니 이제 상관없다.
기계 주신성의 총괄 자아가 그대를 인정해도 우리들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끝이다.”
이미 신계주신이나 다름없는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확실하게 그의 복귀를 반대했다.
자신이야 당장 끝장을 보려는 입장이니 그럼 여왕 다섯 명 중 벌써 두 명의 여왕이 적대로 돌아선 것이다.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 너의 복귀를 찬성하더라도 장미 우주수 여왕인 녹발독후(綠髮毒后) 수월(水月)이나 방랑 중인 실연의 상처(失戀의 傷處) 에메랄드 한명만 끌어들이면 끝이다.”
죽은 연인을 잊지 못한 채로 강제로 그의 여왕이 된 실연의 상처(失戀의 傷處) 에메랄드는 자신 이상으로 그를 증오했다.
그가 신계주신으로 있을 때는 감히 대항을 못했지만 마신황제와 같이 소멸되자 바로 떠나버린 사실이 그 사실이 증명했다.
이제 언제나 그에게 찬성하던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반대로 돌아선 이상 과거 세력을 뒤에서 좌지우지했던 숨겨진 신계주신의 위치로 돌아올 방법은 없었다.
“우리에게 다수결의 거부권을 준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오호호호호호-!”
그렇게 이상한 인간의 감정이 들어가서 멍청한 인공지능 기뢰 꽃들에 대한 분노를 풀고 있는데 갑자기 환청처럼 과거의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쯧-! 은하는 여왕을 맡을만한 인재가 더 필요하다.
그런 인재가 죽어서 사라진 자에 대한 사랑으로 정처 없이 떠돌다 죽겠다고?
저 위에서 쳐다보면 선과 악이 무의미한 것처럼 사랑과 증오도 의미가 없어.
너의 과거 육체의 딸들은 정말 쓸데없는데 무한한 가능성을 낭비하는군.
그러나 다른 후보자도 없으니 이러면 어쩔 수 없지.
또 내가 직접 나서야 하겠군.’
과거에 실연의 상처(失戀의 傷處) 에메랄드가 여왕의 자리를 거절했다고 말하자 자신을 능욕하듯이 거칠게 안으면서 하던 이야기였다.
그 뒤 그는 은하를 횡단하는 추격전 끝에 그녀를 강제로 끌고 왔다.
그 와중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절망에 빠진 자신과 비슷한 얼굴을 보면 알 수 있었다.
거기까지 과거의 환청 아니 기억을 되살린 천년의 지배(千年의 支配) 프롬은 이를 부드득 갈면서 외쳤다.
“이이이이익-! 이 색마(色魔)! 절대로 용서 못한다!
결국 그 아이까지 건들다니-!”
흥분한 그녀의 몸에서 스파크가 일면서 공간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경계태세 중인 인공지능 기뢰 꽃을 자극하기 충분한 수준이었다.
파지지지지지직-!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안정될 인공지능 기뢰 밭을 빨리 돌파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려서 따라온 부하들의 표정이 창백해졌다.
또 위험상황이었다.
‘역시 곱게 넘어가기는 힘들다.’
‘여왕님이 왜 저러시지?’
언제나 냉정하고 합리적인 자신들의 여왕이 초월총수의 사진을 본 이후로 너무나 감정적으로 변해서 바짝 긴장한 채로 있던 부하들은 다급하게 외쳤다.
“물러선다.”
“기뢰 꽃들이 적대반응으로 돌아섰다.”
황금열차를 막아선 인공지능 기뢰 꽃들이 급증한 신력에 드디어 트집 잡을 건수를 발견한 듯이 몰려오고 있었다.
열을 받은 상태라면 적과 아군도 구부하지 않는 이 현상은 누군가의 과격한 인간의 감정을 도입한 부작용이었다.
또 목숨이 갈려나갈 위기에 부하들은 이를 갈면서 다급하게 추진부로 몰려가서 긴급하강지시를 내렸다.
“당장 열차를 되돌려라.
여기는 위험하다.”
“삐-! 알겠습니다.”
허무하게 본성으로 다시 되돌아가는 황금열차였다.
그리고 오래 동안 아무런 변동이 없던 감정이 마구 요동치니 어찌할 바를 모르는 천년의 지배(千年의 支配) 프롬의 난동은 기계 주신성 안에서도 한참 이어졌다.
꽈과과과과꽝-!
겨우 제작한 황금열차가 박살나는 소란을 보다 못한 삭월(朔月)의 시즈지에게 결국 소환을 당해서 훈계를 당했다.
“기계를 지배하는 여왕으로서 품위를 지킬 생각은 전혀 없나요?
감정을 누르지 못하고 기계 주신성의 수많은 부하들 앞에서 이게 무슨 추태예요.”
“죄송해요.
자제하겠습니다.”
여왕들의 사이는 상호존중이지만 삭월(朔月)의 시즈지와 천년의 지배(千年의 支配) 프롬은 여황과 여왕처럼 차이가 컸다.
더구나 모처럼 그의 반대로 돌아선 이상 비위를 거스를 수가 없어서 다소곳하게 사죄를 하는 천년의 지배(千年의 支配) 프롬의 모습을 보고 의미 모를 미소를 지은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었다.
그 미소를 보던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한숨을 쉬면서 물었다.
“하아. 너는 또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니?
아무리 좋은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납득이 가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단다.”
“예. 걱정하지 마세요.”
천년의 지배(千年의 支配) 크롬이 대답은 공손하게 했지만 그와 함께 몰래 기계제국을 붕괴시킨 과거의 전적을 보면 결코 믿을 만하지 않았다.
초월총수가 된 그에게 기계 주신성이 봉쇄된 상태에서 여왕이 세 명이나 한 장소에 모여 있으니 문제가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삭월(朔月)의 시즈지였다.
더구나 기계 주신성을 온통 헤집고 떠난 초월총수의 움직임도 너무나 신경 쓰였다.
‘통행은 불가능하지만 외부와의 연락은 이상 없이 된다.
장미 우주수 밀림의 여왕인 녹발독후(綠髮毒后) 수월(水月)의 말에 의하면 그 아이가 바로 보물고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고 했지.
설마 그 지독한 수액바다 속으로 들어갈 생각은 아니겠지?’
초기에는 비할 수 없는 강력한 생명력을 보충해주는 축복의 바다였으나 오랜 세월 농축되어서 우주수 드라이어드가 아니면 잠시도 견딜 수 없는 독액이 되어버린 곳이었다.
그렇게 될 것을 알면서 십삼 써클인 자신의 신체조차 녹여버리는 그 속에 열쇠를 던져 넣은 그 아이의 속셈을 도저히 알 수는 없었다.
그리고 보물고 안에 들어가서 한 달 동안이나 소식이 없는 그 아이로 짐작되는 초월총수의 안위도 문제였다.
‘무작정 들어갔다가 신체가 녹아서 신령만 꼼짝 못하고 있으면 큰일이다.’
하얀 휘장 너머로 수심에 잠긴 것이 분명한 삭월의 시즈지의 신력파동을 느끼면서 청춘의 환상(청춘의 환상) 크롬이 미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걱정 되세요?
제가 가볼까요?”“.......”
모든 기계와 인간의 사고를 조정하는 그녀의 권능이라면 충분히 분에 못 이겨 미쳐 날뛰는 인공지능 기뢰 꽃밭이라도 통과가 가능했다.
하지만 보물고의 뒷문 출입조건이 문제였다.
‘그 안에 들어가려면 실오라기 하나도 입지 않은 알몸이어야 하지.
그럼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몰라.
아마도 녹발독후(綠髮毒后) 수월(水月)처럼 당하겠지.
아니 그 아이로 확신하고 있으니 바로 유혹할지도 몰라.’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이미 그 아이와 어떤 관계인지 알고는 있었지만 또 다시 허락하기에는 망설여졌다.
그 당시에도 자신을 포함한 지극히 복잡한 여성관계로 인하여 골치가 아팠는데 또 그런 난장판을 만들 수가 없는 것이다.
이것이 신계주신으로 돌아오는 것을 허락할 수 없는 주원인이기도 했다.
한편 차원창세신 코아가 들어간 보물고 안에서는 끝없는 진동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구르르르르르르르릉-!
한 달 동안 끝없이 울려진 굉음에 안절부절 못 하고 대기한 장미 우주수 드라이어드 여왕 녹발독후(綠髮毒后) 수월(水月)이었다.
“이....... 이게 무슨 일이야?
공간이 독립된 보물고 안의 진동이 밖으로 전달되다니?
도대체 초월총수는 안에서 무슨 일을 벌이고 있지?”
잘못하면 장미 우주수 밀림이 송두리째 날아갈 수 있는 폭탄인 보물고에서 발생한 이상 현상이었다.
책임자이니 당연히 득달같이 달려와서 사태만 주시하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서 직접 볼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앞장서서 안내하면서 제압을 노렸다가 당했던 기억으로 망설이는 중이었다.
결국 보물고 뒷문에서 대기만을 하고 있는데 연속되어 울리던 진동과 굉음이 멈추었다.
그리고 한참 후에 보물고의 뒷문이 자연스럽게 열리면서 한명이 걸어 나온다.
초월총수가 분명한데 온 몸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툭툭-! 부스스스스-!
뚝뚝 떨어지는 액체에서 느껴지는 터무니없이 진한 우주수 수액의 향기에 녹발독후(綠髮毒后) 수월(水月)은 바로 사태를 짐작했다.
‘정말 우주수 수액 바다에 들어가서 열쇠를 찾았다-!
이제까지의 굉음이 정기구슬을 헤집는 소리였어?
그러나 한 달 이상이나 어떻게 버틸 수가 있지?’
그리고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초월총수의 모습을 보고서 경악의 신음을 질렀다.
“헉-!”
흑금발을 가진 절세의 미소년의 모습은 없어지고 피부와 머리카락이 전부 녹아서 사라지고 피가 뚝뚝 덜어지는 시뻘건 근육만이 보이는 끔찍한 혈인(血人)이었다.
부스스스스-! 파르르르르ㅡ!
눈동자조차 완전히 녹아버렸는지 이제 재생 중이었다.
그런데 입술이 녹아 떨어져서 하얀 이빨만이 보이는 입은 쉼 없이 득의의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큭큭큭-!”
반짝-!
악 다문 이빨 사이에는 황금으로 만들어진 열쇠 하나가 물려서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재생이 끝나 다시 돌아온 황금빛 눈동자가 열쇠를 주시했다.
근육 일부조차 녹아내린 손을 느리게 뻗어서 입에서 열쇠를 옮겨 쥐고서 하늘 높이 치켜들었다.
그리고 목청이 떨어져라 웃어 젖혔다.
“크하하하하하하하-! 드디어 얻었노라.
모두들 보아라!
나는 십중심(十中心)인 이계 일원(異界 一圓)보다 우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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