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857화 (768/2,000)

34권 35권

그 말에 이제까지 어떤 표정 변화 없이 안내를 하던 빛의 시녀의 몸이 흔들렸다.

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황금연기에 휩싸인 모습을 쳐다보았다.

복도 경호 병력들도 난동을 부리면서 궁정에 쳐들어온 존재가 초월총수 차원창세신(超越總帥 次元創世神) 코아라고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은하 유성(銀河 流星) 아이언이라고 처음 보는 기계 꽃이 인식하자 혼란의 도가니였다.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황당한 호칭보다 더 기분 나쁜 권능의 이름에 흥분 중이었다.

‘은하유성(銀河 流星) 아이언?

이 웃기는 이름은 또 뭐야?

그리고 자폐(自閉)?

내가 구현한 나만의 세계가 자폐(自閉)라고?

또 그 썩을 놈의 판단이냐?’

이미 이득을 위해 이름까지 영구 봉인한 자신이었기에 남이 부르는 호칭 따위는 별 상관없었다.

그러나 자신이 주우주 오리진에 도달한 차원권능으로 만든 위대한 세계가 자폐(自閉)라는 평가를 받자 화가 또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다음 말에 정신이 확 돌아왔다.

우우우우웅-!

해바라기 기계 꽃들이 일제히 진동하면서 충격적인 음성을 토해낸다.

“삐-! 기계 차원이동 항성계 요새(機械 次元移動 恒星系 要塞) 골드 로즈의 신계주신 권한 획득을 위해 본인 확인 질문에 들어갑니다.

아주 신중하게 대답해주십시오.

한번이라도 실수하실 경우 모든 시험자격이 취소되고 다시 시도할 수 없습니다.”

“내가 은하유성(銀河流星)인지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해봐라.”

갑자기 장미 우주수 밀림에다가 주신성에 버금가는 기계행성까지 포함된 항성계의 신계주신의 시험이라는데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런데 이 말에 당황한 것은 빛의 시녀와 경호 병력들이었다.

‘기계 본성의 신계주신은 당연히 삭월(朔月)의 시즈지님이다.’

‘그리고 겨우 기계 꽃이 신계주신의 시험을 주관하다니 말도 안 되는 진행이다.’

그러나 ‘삐!’란 기계들이 말할 때 반드시 붙이게 되어있는 효과음을 붙였지만 이제까지의 조잡한 기계 꽃과는 달리 너무나 자연스럽게 생장한 해바라기 기계 꽃들은 심상치 않았다.

고위 초월자인 자신들이 기계음성에서 은은한 위압감까지 느낄 정도였다.

돌아가는 사정을 어느 정도 아는 빛의 시녀는 더욱 다급했다.

‘기계 주신성의 총괄자아가 움직였다.

초월 총수님이 정말 은하 유성(銀河流星) 아이언님이라면 이대로 신계주신의 자리가 넘어간다.’

지금은 본인이어서는 곤란했다.

이미 삭월(朔月)의 시즈지와 여왕들의 지휘 하에 안정을 찾고 발전 해온 세력에 폭풍이 몰려오는 일이었다.

또한 아직 제정신임을 확인하지 못한 이상 그래서는 안 되었다.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알현부터 먼저 하셔야 합니다.

너도 멈춰-!

이건 월권(越權)이다.”

기계에 기반 된 존재라면 반드시 붙이게 되어 있는 신호음조차 무시하고 다급하게 빛의 시녀가 말렸지만 기계 해바라기 아니 기계 주신성의 총괄자아의 시험은 바로 시작되었다.

“삐-! 은하유성(銀河 流星) 아이언님에 관련된 사항은 모든 기준에서 벗어납니다.

외부에서 오랜 기간 타인과 접촉을 해온 당신과 달리 오로지 신계의 관리만 해온 저의 판단이 더욱 정확합니다.

그럼 신계주신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일 더하기 일은 얼마입니까?”

“둘.”

반사적으로 바로 대답한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그리고 대답하고서 인상을 구겼다.

‘장난하나?

당연히 둘이잖아?

어라?

신계 주신이면 아닌가?

어떤 당연한 문제도 깊게 생각하면 무수한 정답이 나온다.’

빛의 시녀와 경호 병력들은 황당해서 딱딱하게 굳었다.

비록 수확의 대부분을 강제로 보물고에 뺏기지만 존재 자체로 어마어마한 가치가 있는 장미 우주수 밀림이었다.

그리고 오백억년이란 기간 동안 발전시켜온 항성계를 다스리는 신계주신을 결정하는 질문으로는 너무나 어이없이 쉬운 것이다.

주변의 초월자들도 일단 사태는 잘 모르겠지만 고위 초월자임만큼 나름대로 대답이 떠올랐다.

이 신계 아니 항성계 전부를 다스리는 신계주신을 결정하는 질문이니 관심이 없을 수 없었다.

그래서 각자 순식간에 대답을 떠올렸다.

‘하나 더하기 하나가 둘이란 어린아이도 맞출 대답이 정답일리가 없다.’

‘부피로 치면 하나의 부피와 하나의 부피를 합쳐도 큰 하나다.’

'두개의 집단이 합치면 하나의 집단이 된다.’

‘철학적으로 보면 몇 만 명이 같은 이념과 생각을 한다면 그들은 관념적으로는 그들은 하나다.’

‘집단을 하나로 보는가?

아니면 무수한 개인을 전부 인정하는가?

여기에 이 질문의 핵심이 담겨있다.’

당장 떠오르는 답은 둘 중 하나였다.

하나 아니면 둘 이상 이었다.

그러나 그것 또한 오래기간 경호병으로 살았지만 아직도 실체를 모를 정도로 너무나 막대한 가치를 가진 이곳의 신계주신을 상징하는 대답으로 틀렸다.

가장 높은 경지를 가진 경호 병력의 책임자인 지배자급 여초월자가 자신도 모르게 이런 저런 조건과 사유를 거쳐서 해답을 대놓았다.

신계주신을 결정하는 일 더하기 일의 질문은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이 대답밖에 없었다.

“하나에 하나를 더하는 간단한 현상이라도 누가 주관하는 점에서 달라진다.

더없이 강대한 존재라면 얼마든지 다양한 대답과 결과를 낼 수 있다.

신계주신은 가장 위에 있는 존재다.

그러니 신계주신에게 하나 더하니 하나는 무한대다.”

그 말에 해바라기 기계 꽃들이 일제히 그 방향으로 돌려졌다.

그리고 그 상태 그대로 질문의 대답을 다시 확인한다.

“삐-!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님에게 대답을 수정하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라고 정말 결정 하시겠습니까?”

차원창세신 코아는 잠시 생각했다.

자신이 생각해도 분명 저 쪽이 더 그럴듯한 대답으로 보였지만 고칠 생각은 없었다.

아니 이 따위 대답을 다시 해야 하는 이 상황이 지극히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둘.”

차원창세신 코아의 대답에 바닥에 났던 모든 기계 해바라기들이 합창하듯이 일제히 울린다.

“삐-! 디시 확인........”

“삐-! 다시 확인........”

하나의 의지를 가진 존재가 여러 개의 입으로 말하듯이 복도를 울리자 결국 폭발했다.

신계주신을 이 따위 질문으로 결정하는 일부터가 잘못되어있던 것이다.

“시끄럽다.

내가 하나 더하기 하나가 둘이라고 정했다.

인정할 수 없다면 사라져라.

쯧-!”

그렇게 차원창세신 코아가 혀를 차는 소리가 울린 순간 복도바닥에 가득 깔렸던 기계 해바라기들이 일제히 폭발했다.

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순간적으로 복도를 가로지르면서 자신의 앞에 있던 해바라기를 제외한 전부를 발로 밟아버리고 흑염의 불길로 재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이계는 정말 꽤나 귀찮군.”

그리고 유일하게 남겨놓은 바로 앞에 있던 해바라기를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신계주신을 결정한다고 질문하는 방식자체가 틀렸다.

진정한 신계주신은 결코 부하들의 시험과 평가로 결정되지 않는다.

스스로 싸워 이겨서 쟁취하는 것이다.

나라면 지금의 신계주신과 신계를 상대로 단독으로 돌파하고 이겨야만 신계주신으로 임명한다고 정했을 것이다.

그런데 겨우 이런 장난 같은 질문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너는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란 존재와 나를 잘못 인식한 것 같군.”

“..........삐!”

스르르르르르르-!

그 말에는 반응하지 않고 기계 해바라기는 간단한 신호음만 내고 그대로 다시 바닥으로 스며들듯이 사라졌다.

신계주신을 결정하는 ‘하나 더하기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자신의 ‘둘’이라는 대답이 합격인지 불합격인지 모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미 관심이 없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단지 해바라기 기계 꽃의 반응으로는 가장 근사치에 다다른 대답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정답인지 못 들어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경호책임자인 여초월자에게 한마디 해주었다.

“네 대답은 그럴 듯하다.

대부분의 경우에 정답이겠지.

하지만 가장 위에 올라선 상위자일수록 알기 쉽고 명쾌해야 한다.

오해라거나 곡해하지 못할 판단과 해결책을 하위자들에게 내려주어야 한다.

그런 기준에서 권력의 정점이라면 일 더하기 일은 무조건 둘이다.

그 외의 해답은 맞기는 하지.

하지만 모두 자신의 마음에만 담는다.

대부분의 하위자가 납득할 수 없는 대답을 외부로 표현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 말과 함께 바로 앞에 있는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알현실을 그대로 손으로 밀어서 열어젖혔다.

‘쓸데없는데 시간을 보냈다.’

구구구구구구구궁-!

닫힌 문을 강제로 열면서 궁전 전체가 흔들렸지만 상관없었다.

이제야 무엇이 이곳의 문제인지를 깨달은 것이다.

‘무진장한 정기를 제공하는 장미 우주수의 밀림과 수없는 지배자급 초월자들, 여기에 주신성 크기의 거대 요새까지 있는 항성계와 세력이다.

더구나 내 차원권능의 탐지기능에 의하면 지금의 나조차 만만치 않은 존재가 여기에 세 명 이상이나 있다.

그럼 이렇게 쉽게 무너질 수가 없어.

그렇다면 구심점이 되는 존재가 없다는 뜻이야.

즉 완벽한 신계주신이 없다.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여기의 신계주신이 아닌가?

아마도 신계주신대리 정도인가?

본래의 신계주신은 아마도 방금 나온 은하유성(銀河遊星) 아이언인가 뭔가 하는 놈이겠군.

마신황제에게 당했다고 하니 그 이후로 공석 중인가?’

이제까지 얻은 정보의 종합과 정황으로는 확실해 보였다.

그리고 그 모든 대답은 바로 이 안에 있었다.

파사사사사사사-! 과과과과과과과-+!

알현실의 문을 강제로 열어젖히고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일백 명이 넘는 지배자급 여초월자들이 완전무장을 하고 신기를 빼어들었다.

위원회의 창조신들보다 더 강해보이는 지배자급 여초월자들이 일백 명이 넘었고 지금도 계속 증원 중이지 늘어나고 있었다.

‘어디서 전력이 쏟아지는지 끝도 없이 늘어나고 있다.

이 안에 있는 전력만으로도 지금의 이계 신족과 결판을 낼 수 있다.’

그리고 알현실의 끝에 있는 하얀 휘장으로 가려진 커다란 침대모양의 영광의 의자에 시선을 보냈다.

영광의 의자 바로 옆의 의자에 앉아서 자신에게 부드러운 시선을 보내는 검은 옷과 모자를 쓴 금발미녀의 존재감을 보고 감탄했다.

‘호오? 대단하군.

주우주 기준으로도 완벽한 십이 써클이다.’

그리고 옆의 영광의 의자를 쳐다보고 신음하듯이 말했다.

창조신인 자신을 능가하는 신격과 존재감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십삼 써클의 신격!

정말 이계에 실존하고 있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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