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851화 (762/2,000)

34권 35권

어떤 전력을 동원해도 마신황제를 쓰러트릴 수가 없다고 판단이 되자 이제까지 뒤에서만 암약하던 그가 무슨 일인지 이를 갈면서 직접 나섰다.

그리고 전투 중 기회를 보다가 끝장을 낸 것이다.

일원(一圓)만 신경을 쓰던 마신황제를 공격하여 쓰러트렸지만 발악과 같은 반격에 휘말려 허무한 미소를 지으면서 같이 사라지던 그의 모습을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아파왔다.

당장 직접 확인하고 싶지만 오래기간 가짜만 보아왔기에 더욱 신중해야했다.

“이번에는 정말 확실하니?”

“허계에서 온 진리의 대리라는 창조신이 이번에 초월총수가 되었는데 얼굴이 공개되었어요.

그런데 얼굴이 똑같아요.”

“허계?

그래 그걸 생각 못했구나.”

허계의 존재였다면 그 오랜 시간을 환생체라도 찾기 위해서 현세계를 이 잡듯이 뒤져도 찾지 못한 설명이 충분히 되었다.

더구나 초월총수라는 높은 직위를 가진 존재라면 결코 가짜로 용모를 바꿀 리가 없었다.

“천년의 지배(千年의 支配) 프롬님은 확실하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저도 동의하고요.

이걸 보세요.”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허공에 떠오른 흑금발의 미소년 즉 차원창세신 코아를 본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잠시 말을 잃었다.

자신이 잃었던 미래가 생생한 현실로 거기 있었던 것이다.

한참을 휘장 너머로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곧 고개를 저었다.

“하아아. 아니구나.

이번에도 아닌 것 같아.

이 모습이 꾸민 가짜는 아니겠지만 동일한 존재도 아니야.”

그 말에 청춘의 환상 크롬은 놀랐다.

분명 똑같은 얼굴인데 부정을 하는 것이다.

“예? 얼굴은 똑같은데요.”

“마신황제와 그가 같이 소멸한 뒤로 벌써 오백억년이 흘렀지.

아무리 성장에 시간이 걸리는 신족이라고 해도 성년이 아닌 노년이 되고 자멸을 선택하고도 남을 긴 기간이구나.

흑금발은 희귀하지만 정신체가 작정하고 만들려고 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리고 얼굴이나 신체는 신력과 권능이 높을수록 이상적으로 변해가기에 같을 수 있단다.

무엇보다도.......”

휘장 너머에서 손을 뻗어서 사진을 잡아간다.

그리고 아련한 얼굴로 사진을 쳐다보았다.

그의 아기부터 청년이 된 당시의 모습을 전부 기억하고 있는 자신이었다.

결코 틀릴 리가 없었다.

“소멸된 당시보다 지금 보습이 너무 어려.

신체가 소멸되어 신령만이 남아 다시 재생되어도 그 당시의 신체나이에서 시작하지.

그보다 더 어려질 수는 없단다.”

“.........”

분명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기에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도 침묵했다.

그를 가장 잘 아는 것은 삭월(朔月)의 시즈지였기에 그녀가 아니라면 아닌 것이다.

“초월총수가 그일 가능성을 전혀 없나요?”

그 말에 잠시 골똘하게 생각하던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답을 했다.

마신황제를 분명 일방적으로 쓰러트렸는데 같이 소멸되었다.

그런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겪고 무수한 가능성을 찾는 와중에 나온 한 가지 가정이었다.

‘강력한 상위의 존재가 어떤 목적으로 시간을 되돌려서 신령을 보내었다.

그리고 임무 완료가 되니 바로 회수한 것이다.’

시간을 거슬러서 과거로 신령을 보낸다.

지배자급 초월자라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일이년도 아니고 자그마치 오백억년이다.

측정할 수 없는 힘을 가진 진리와 비견될 정도의 강력한 존재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 정도의 과거로 창조신의 신령을 보내는 것은 창조주도 불가능해.

시간과 공간의 개념 자체를 획득해야 가능한 권능이다.’

더구나 먼 과거 시간의 질서를 흩트리면 반드시 따라오는 막대한 부담과 혼란을 생각하면 일반적인 정신체는 불가능하고 영원체나 가능했다.

그러나 이런 미친 짓을 창조주나 영원체가 할 리가 없었다.

“영혼과 신령의 나이는 결코 변하지 않는단다.

누군가가 그의 신령을 오백억년 뒤로 보내고 다시 지금으로 원상 복귀시켰다면 가능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금 현세계의 망해가는 상황을 보면 그럴 이유가 전혀 없었다.

현세계 전부를 가진다고 해도 시간에 그 정도 개입하는데 들어가는 막대한 권능과 부담을 계산하면 손해일 정도였다.

아니 그 정도로 강대한 힘을 가진 영원체라면 현세계에 개입할 필요가 없었다.

‘그럴 필요가 없다.

최소한 상식과 이성이 있다면 무슨 이유가 있어도 그렇게 할리가 없어.’

영원체라면 차라리 자신의 세계를 하나 새로 만드는 것이 편할 정도이니 말이다.

“이건 그가 아니야.”

그렇게 단정하듯 대답을 하자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포기하지 않고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동안 신령을 봉인하고 재생하느라 성숙이 멈추었을 수도 있지 않나요?”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오백억년동안 치유를 할 정도의 부상을 입고 무사할 리가 없었다.

그 정도의 타격이면 당장 말소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최후까지 포기 못하는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에게 살짝 웃으면서 대답했다.

“호호. 하지만 그때보다 지금이 더 어린데?”

“하지만 만나는 보실 것이지요?”

“그래야지.

어차피 만나면 바로 알게 되니까.”

이제까지 왔었던 가짜들이나 비슷했던 존재들의 행동을 생각하면서 의미 있는 웃음을 지은 두 사람이었다.

“후후-! 거의 같은 얼굴로 그와는 전혀 동떨어진 행동을 보는 것도 나름 즐거움이지.”

“호호-! 그러게요.

초월총수도 그럴까요?”

초월총수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려졌지만 일원을 외계로 추방하고 총수 자리를 샀다는 등의 대부분 믿지 못할 정도로 파격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자신들도 한방 먹은 상황이었다.

더구나 지금 초월총수는 무슨 이유인지 장미 우주수 육성장에 잠입하여 우주수 드라이어 여왕까지 끌고서 보물고의 뒷문으로 돌입한 상태였다.

“초월총수가 지금 여기 와있으니까 금방 알게 되겠지.

그런데 왜 직접 왔지?

그 정도 직위이니 용건이 있으면 사자를 보내면 될 것인데?”

초월자들의 총수라면 자신들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장미 우주수 밀림을 파악하려는 첩자라면 절대로 무사히 돌려보내지 않겠지만 초월자들의 총수를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오랜 침묵에서 깨어난 창조주님의 인정까지 받았으니 잘 달래서 입막음을 하고 보내야할 상황이야.’

우주수의 밀림은 확실히 엄청난 정기를 생산했지만 대부분의 정기열매가 보물고에 강제 저장된다.

보물고에 들어갈 수 없는 규격이외의 정기열매로 생활하고 있는 자신들이기에 외부까지 도울 여력은 없는 것이다.

‘다행히 엄청난 부자라고 소문이 났으니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겠지.

들어줄 수 있는 요구를 하기를 바라야만 하겠군.’

그런 고민을 하는 삭월(朔月)의 시즈지에게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 장난스런 말투로 말한다.

“새로 생긴 총수파들이 보낸 정보인데 언니를 후궁으로 삼으려고 왔데요.”

“........”

그 말에 너무 기가 막혀 잠시 숨조차 쉬지 않는 삭월(朔月)의 시즈지였다.

아무리 초월총수라지만 다짜고짜 초월자 세력 중 가장 강대한 자신을 후궁으로 삼겠다니 황당한 일이었다.

‘그런 이유로 왔다고?

그런데 왜 황금장미 우주 기뢰 밭을 강행돌파하고 우주수 드라이어드들의 방어를 왜 무력화 했지?’

여기에 우주수 드라이어드 여왕까지 강제로 보물고 뒷문으로 끌고 갔으니 어처구니가 없는 행동이었다.

우주수 밀림의 소란을 눈치를 채고 어떤 강자가 전면전을 선포하러 온 것이 아닌 가해서 비상을 걸고 상황을 주시하던 자신이 바보스러울 정도였다.

“옆 거점에서는 언니만이 아니라 여왕들 전부를 후궁으로 데려간다고 초장거리 공간이동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데요.

이러면 어때요?

정말 그가 아닐까요?”

“......... 조금 의심스럽구나.”

그렇게 말하면서 뒷문 통로로 통과 중인 초월 총수와 우주수 드라이어드 여왕을 권능으로 찾았다.

보물고 내부에서는 막대한 우주수의 정기와 자신의 영향으로 모든 권능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자신은 예외였다.

이 영역의 모든 것은 그가 자신을 위해 만들어준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보물고 내부의 물건들은 나조차 가지고 나올 수 없어.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는 어떤 예외도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이 조직의 기초이자 기본이 된다고 주장하던 그 다운 일이지,’

우주수 드라이어드 퀸은 우주수의 정령이기에 보물고 내부라도 어느 정도 권능을 발휘할 수 있어서 바로 연결이 되었다.

그런데 연결되자마자 비명서린 애원이 들려왔다.

아무래도 보물고 내부라서 영상은 안 되고 음성만 들린다.

“시즈님? 도....... 도와주세요.

제발 빨리 도와주세요.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어요.

꺅-! 까아아아악-!”

그래서 상황을 알 수 없지만 정식 호칭도 아닌 단 둘이 있을 때만 부르는 애칭을 부를 정도로 다급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찰싹-! 찰싹-!

초월총수로 보이는 음성도 우주수 드라이어드 여왕의 신체와 접촉상태인지 들려오고 있었다.

“흑염의 신체에는 내가 아무것도 안 통한다고 했지.

한번 용서해 주었더니 또 그 잘난 머리카락을 가지고 장난을 쳐-!

이번에는 아예 꽁꽁 묶어서 끌고 가주마.

일단 엉덩이부터 다시 내밀어.

뜨거운 맛을 보여주마.”

“꺄아아아아아아아-! 또? 그....... 그것만은 싫어요.

아아아아앙-! 지금 통신 중.......아흑-!”

생명의 위협, 아니 정조의 위협을 느끼게 하는 다급한 신음과 비명이었다.

그리고 더 이상 통신을 연결한 수 없는지 저 쪽에서 끊어졌다.

뚝-!

영역에서 세 명 밖에 없는 귀중한 여왕이 위험한데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표정은 정말 묘했다.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기쁜 기색을 보이면서 웃었다.

“호호-! 혼자서 보물고로 정면 돌파가 가능한 드높은 경지에 있을 수 없는 저 어처구니가 없는 행동.

그가 분명해요.

어떠세요? 언니?”

“........ 그런 것도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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