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850화 (761/2,000)

34권 35권

폭발단계에 들어간 기뢰 꽃들의 해제는 자신들은 불가능했기에 혼란 상태가 왔지만 누구도 복도에서 도망치지 않고 방어막을 강화했다.

자신들은 삭월(朔月)의 시즈지님을 지키는 최후의 방어선이라는 자부심이 목숨의 위협보다 더욱 컸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다이어트에 관한 문제로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공개적으로 발언까지 나오자 불편한 기색을 숨길지 않는 청춘의 환상 크롬이었다.

“........”

물론 자신은 살아남을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변화된 몸무게를 사전 통보하지 않아 잘못하면 삭월(朔月)의 시즈지님의 경호병들이 자폭당할 위기였으니 뭐라고 하지도 못했다.

‘정말 그가 만든 방어체계의 효과는 확실한데 항상 이런 문제를 일으켜.

그렇다고 바꾸자니 본성 전부의 방어체계를 손을 봐야하니 그럴 수도 없어.

그는 항상 이런 식이야.’

지금은 여기 없는 누군가에 대한 작은 한탄을 하면서 폭발하려는 기뢰 꽃을 바라보았다.

몸무게에서 이상을 발견하고 폭발준비단계로 가는 주변의 기뢰 꽃들을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무지개색의 눈빛을 빛내면서 그대로 권능영역에 넣어버렸다.

‘나의 기계와 신체를 동시에 조절하는 권능은 기계 꽃의 인공 자아가 견딜 수는 없다.’

아무리 지성 수준이 높아도 결국 인공자아였다.

간단하게 접속해서 내부정보를 조정하면 끝이었다.

무지갯빛이 기계 꽃들을 덮치자 경비병들의 안색은 더욱 하얗게 변했다.

기뢰 꽃에 이 정도 권능의 파동이 접촉해 오면 무조건 폭발하게 되어있었다.

‘죽었다.’

‘폭발한다.’

확-! 삐리리리리리리리-!

그런데 전혀 폭발하지 않는다.

아니 모든 꽃들이 무지개 색으로 점멸을 하더니 본래의 빛으로 돌아왔다.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 기계 꽃들의 저장매체의 기록에 개입하여 전부 바꾸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다시 재판정의 결과가 울린다.

“삐-! 몸무게와 체형 일치함.”

본인 확인 완료.

어서 오십시오. 청춘의 여왕(靑春의 女王) 크롬님.”

기계는 바로 변화된 자료를 근거로 최종판단을 내놓았다.

몸무게 증가를 파악을 못해 한 번에 쓸려 버릴 위기였던 한 경비 여초월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졸지에 전멸할 위기였던 경호 병력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이면서 사과했다.

“미안해요.

다음에는 사전에 통지하겠어요.”

허나 몸무게 파악을 하지 못한 경비병들의 책임이 더 컸다.

그러니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에게 책임을 물을 일도 아니고 그런 직위를 가진 존재도 없었다.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의 휘하에서 최고의 권능과 권력을 자랑하는 세 명의 여왕 중의 하나인 것이다.

어느새 달려 나온 복도 경비 책임자도 다급하게 고개를 숙였다.

“아닙니다.

여왕님의 급격한 체중 변화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하고 기준을 조정하지 못한 저희의 잘못입니다.”

“아무래도 그 기억은 지워야 하겠군요.”

파아아아아-!

그 말과 함께 하는데 복도 전부에 무지개색의 빛이 가득 찼다.

“........”

“........”

모든 경비 여초월자들의 눈빛이 무지개 색으로 빛나고 그대로 본래의 경호체계로 돌아간다.

기계로 이루어진 기뢰 꽃들도 마찬가지로 천장에 다시 붙어서 아무 일도 없는 것으로 보였다.

멍한 표정으로 변한 경비 여초월자들이 양옆으로 서있는 복도에는 청춘의 환상 크롬의 발자국 소리만이 울렸다.

신체와 기계를 가리지 않고 기억에 관여하여 삭제하고 조정한다.

그것이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의 주요 권능이었다.

초월자들의 권능 중 가장 두려움을 받고 있는 정식계열의 최고봉 중 하나였다.

또각-! 또각-!

그리고 문도 없이 황금장미가 커다랗게 조각된 알현실 입구에 도착하여 가볍게 심호흡을 하고서 안으로 들어선다.

들어서자마자 아주 반갑게 반기는 존재들이 있었다.

우우우우우우웅-!

강력한 투기를 품어내는 지배자급 여초월자들이었다.

경비 여초월자들과는 격이 다른 강함을 풍기면서 광활한 알현실의 끝에 있는 커다란 침대 크기의 영광의 의자를 지키고 있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노려보고 있었다.

‘이미 복도에서 벌어진 일을 보았군.

아무리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서지만 보안장치와 경호 병력들을 마음대로 조작했으니 이런 분위기는 당연해.’

경비병과 기계 꽃들의 기억을 조작해서 너무 쉽게 통과해버렸으니 경호를 맞고 있는 이들의 입장으로서는 이렇게 수치스러울 수가 없었다.

덕분에 전부 모여서 비상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알현실의 분위기는 살벌하기 짝이 없었다.

아니 그렇게 무력하게 뚫린 보안체계의 부실함에 분노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

허나 무표정한 표정으로 그들을 지나쳐서 영광의 의자에 가까이 가는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었다.

‘실수에 대한 사과는 이미 끝났고 자신의 직위는 이들보다 한참 위다.’

지휘 계열이 다르다고 해도 서열 삼위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다.

강행수단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행위가 합리적이라는 점에서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했기에 당당한 것이다.

또각-! 또각-!

못 마땅한 기색이 역력한 그들을 가로질러서 영광의 의자에 가자 반투명한 흰 휘장으로 가려진 영광의 의자에 가까이 간다.

이제 신기를 뽑아들 정도로 기세가 높아지는 지배자급 여초월자들의 귀에 낭랑한 목소리가 울렸다.

“사고를 막아준 청춘의 여왕(靑春의 女王)에게 무슨 실례인가?

개인적으로 보고할 사항이 있다고 하니 이만 물러들 가거라.”

어떤 강압적인 의도가 없는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운 말투였다.

그러나 지배자급 여초월자들은 다급하게 고개를 숙이면서 일제히 알현실을 물러나간다.

그런 여초월자들을 보면서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휴우,”

알현실의 영광의 자리에 접근하는 순간부터 자신조차 숨이 막힐 것 같은 권능과 신력의 압력이 밀려왔던 것이다.

단지 존재감으로도 이런데 투기라도 발산되면 지배자급 초월자라도 버티기 힘들 정도였다.

우우우우우우우웅-!

그리고 반투명한 휘장 너머로 영광의 의자를 침대로 삼아서 엎드린 자세로 누워있는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님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았다.

비록 휘장 너머이지만 여성인 자신이 봐도 매혹될만한 여체였다.

‘세상에........’

침상에 엎드려 있는데도 반구형 가슴의 윤곽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팽팽하게 유지하고 있고 가느다란 허리의 곡선은 탄식이 나올 정도였다.

더구나 탄력이 넘쳐서 완벽하게 솟아오른 엉덩이와 그 밑으로 길게 뻗어서 이상적인 각선미를 보이는 다리는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조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저절로 감탄이 나올 지경이다.

“하아아. 정말 여전하세요,

아니 갈수록 더 아름다워지시는군요.

정말 부러워요.”

지배자급 여초월자들 사이에서도 도대체 어떻게 저런 기적과 같은 몸매가 가능한지 논란이 될 정도로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진심이 가득 찬사에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도 기분 좋게 웃으면서 말했다.

“호호호호호. 원래 이런 몸이라는 걸 알고 있지 않니?

그리고 마음대로 신체를 조정할 수 있는 너라면 나를 부러워 할 이유가 전혀 없지.

몸매 관리 상담을 하러온 것은 아니겠고 갑자기 무슨 일이니?

갑자기 신체의 체중이 늘다니 무슨 신경을 쓰는 일이 생긴 모양이구나.”

“아주 좋으면서도 골치 아픈 일이예요.”

뭔가 전부를 가진 자의 오만 같지만 자신이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말도 진실이었기에 용건을 꺼냈다.

영광의 의자 아니 침대 옆에 의자를 만들어서 편하게 앉고 말을 꺼냈다.

비록 반투명한 휘장 너머지만 오랜 인연으로 서로 허물없이 대화하는 두 여성이었다.

“이번에는 그를 정말 찾은 것 같아요.”

“정말? 또 가짜나 비슷한 존재가 아닐까?”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는 잠시 과거의 생각에 잠겼다.

자신들이 누군가를 절실하게 찾는다는 사실은 이미 비밀이 아니었다.

일원과 결혼논란이 파기된 후 은거를 한 자신의 행동은 초월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었는데도 그렇게 열심히 찾았으니 말이다.

‘바로 찾기 위해서 용모파기도 뿌렸다.

그래서 가짜도 무수하게 접했지.’

용모만 같이 해서 무조건 찾아오는 불한당들을 만나는 것은 지난한 일이었지만 반드시 찾아야 했다.

혁명 도중에 자신들은 결코 잃어서는 안 되는 미래를 보장하는 존재를 마신황제에게 상실했기 때문이다.

신족과의 혁명 마지막에 창조주가 분노하여 전력을 기우려서 만들고 출동시킨 마신황제의 무력과 마력은 십중심인 일원(一圓)조차 막기 힘들 지경이었다.

‘마신황제와 능력은 대등했지만 일원이 방어력에만 치우친 문제가 너무 컸어.’

일원(一圓)이 절대기 파이로 마신황제의 공격을 막을 수 있어도 거기가 한계였다.

마신황제를 쓰러트릴만한 공격을 할 여유가 없었고 그 당시의 지배자급 초월자들도 그럴 수 있는 강자가 전혀 없었다.

‘더구나 마신황제는 신족처럼 현세계의 보전을 생각하지 않았어.’

창조주의 분노를 상징하듯이 앞 뒤 가리지 않고 반역자들과 동조한 세계까지 전부 파괴하겠다고 마구 날뛰니 더욱 문제였다.

‘광대한 세력을 가졌던 신족보다 단 한명의 마신황제가 더욱 위협이 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신족을 끝장내는 것을 미루고 전력을 기울인 치열한 혈투를 벌이면서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일원과 마신황제의 전투로 세계가 붕괴되는 대혼란 속에 살아남은 신족들은 진리의 영역으로 도망쳤고 진리가 그들을 가호함으로써 혁명은 끝없이 계속되었다.

‘신족 외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었지만 진리의 인정을 받은 존재를 동원하는 방법도 있었다.

허나 일원이 거부했지.’

일원은 십중심이었기에 진리의 의사에 반대하는 행동은 도저히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니 현세계의 몰락 앞에 다른 십중심들의 견제가 시작되었기에 그럴 여유도 없었다.

봉쇄가 한계였다.

‘그렇게 혁명은 미완으로 끝났고 마신황제와의 최종 결전 중에서 우리들은 미래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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