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846화 (757/2,000)

34권 35권

당연히 들어가 보았다.

그리고 쌓여있는 엄청난 수의 정기를 보고서 넋을 잃었다.

'놀라고 아까웠지만 그대로 돌아 나올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들어가는 뒷문의 상태가........'

과거를 잠시 생생했다가 은은한 노기가 섞인 말투에 혹시라도 마음이 바뀔까봐서 재빨리 대답을 하는 우주수 드라이이드 여왕이었다.

‘여기서 조금만 성질을 건들면 폭발할 것 같다.’

이런 강자는 속일 수도 없으니 있는 그대로 설명을 해야 했다.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님이 직접 만드신 것으로 추정되는 정기구슬입니다.

제가 직접 가서 보았는데 진주 크기 정도의 작은 빛의 구슬과 같은 형태인데도 엄청난 정기와 권능을 가졌습니다.

그것들을 우주수의 열매를 농축시킨 바다와 같은 수량의 액체 속에 담가 강화시키고 있었습니다.”

“호오? 정기구슬인가?

혹시 이런 종류인가?”

차원창세신 코아가 아공간에서 끄집어낸 정기 구슬 하나를 보여주자 우주수 드라이이도 여왕의 표정이 확 변했다.

‘풍기는 분위기가 아주 비슷하지만 많이 다르네.’

겨우 정기구슬이면서 똑바로 보기 힘들 정도로 강한 정기를 가진 점은 맞았다.

하지만 종류가 틀렸다.

적당히 익은 우주수의 열매를 가공해서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님 휘하의 정신체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자신들의 주된 역할이니 바로 알 수 있었다.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님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정기구슬은 정기보다 생명력이 강하다.

내가 직접 정제하고 농축한 우주수의 정기를 훨씬 능가할 정도이니 말이야.’

우주수의 정기나 생명력은 확실히 강하지만 정신체나 지성체가 흡수하려면 많은 절차와 가공이 필요했다.

살아있는 생명체에서 추출한 정기를 그냥 먹으면 큰 부작용이 있는 것이다.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님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정기구슬은 나조차 먹으면 바로 터져나갈 정도로 생명력이 강했다.

이건 달라.’

이 침입자가 꺼내 보인 정기구슬은 하위의 정신체가 그냥 먹어도 될 정도로 너무나 순수했다.

‘생명체의 정기는 바로 흡수할 수 없다.

가장 순수하다던 우주수의 정기도 드라이어드인 우리조차 직접 흡수가 힘이 들 정도다.

그래서 씨앗을 제외한 열매의 일부만을 먹어서 안전할 정도인데 이건 완벽하게 가공된 정기야.

바로 전부 흡수될 정도의 순도라니?

이렇게 작은 부피로 이런 엄청난 양을 가공한 것이지?

방법을 반드시 알고 싶어.’

우주수의 정기를 이 정도의 순도까지 가공할 수 있다면 영역 내에서 자신들의 위치는 독보적이 될 수 있었다.

그런 욕망으로 우주수 드라이어드 여왕의 눈빛이 차원권능으로 정제한 정기구슬에만 못 박혀서 초롱초롱해지자 나직하게 다시 물었다.

“같은가?”

“비슷하지만 아닙니다.

이건 순수한 영혼에서 뽑아내어 정기가 더욱 강한 것 같은데 저 안의 정기구슬은 육체에서 뽑아내어 만드신 듯 생명력이 더욱 강했습니다.”

그 말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자신의 정기구슬은 지옥의 영혼에서 뽑아낸 정기를 차원공통원소를 동원해서 완벽하게 순수하게 만든 것이다.

영혼을 정제해서 만든 정기구슬이기에 권능을 키우는데 더없이 좋지만 생명력은 거의 없어서 신체를 강화하는 효과는 당연히 떨어졌다.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는 어떤 방법으로 생명력을 강화한 높은 순도의 정기구슬을 이렇게 대량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어떤 방법을 썼지?

일단 정기보다 생명력이 더 강한 정기구슬은 살아있는 육체에서 직접 추출하는 방식으로 밖에 만들지 못해.’

육체에서 생명력 아니 수명을 정기와 함께 직접 뽑아내는 방식이다.

그러나 저 정도로 생명력이 넘치는 정기구슬을 제조를 하려면 반드시 지성체의 희생이 필요하기에 회피하는 방법이다.

지성체의 신뢰를 잃는 황금알을 낳는 오리의 배를 갈라버리는 어리석음이기도 했다.

‘그 외에 살아있는 신체에서 확실하게 정기의 순도와 양을 높이는 방법은 하나다.’

신체와 영혼이 붕괴할 정도까지 최대한 고통과 절망을 부여하여 일순간에 정기를 뽑아내는 아주 악독한 방식이었다.

‘그런 방식이 귀찮으면 신체까지 통째로 먹기도 한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 종족은 어느 세계에서든 있고 악명이 높았다.

아니 모든 지성체와 정신체들의 숙적이었다.

‘악마족(惡魔族)’

대신족(代神族)과 대항하기 위해 신족과 동맹을 맺은 창조주님의 힘이자 처벌부대인 마신족(魔神族)이 아니다.

정기를 끝없이 갈망하며 세계를 떠돌면서 행성을 습격하여 정기만이 아니라 지성체들의 영혼과 육체까지 먹어치우는 타락한 정신체들이었다.

‘악마족(惡魔族)들은 육체와 함께 영혼을 통째로 흡수한다.

이 방식은 굉장히 불순물이 높지만 마치 커다란 먹이를 통째로 먹고 서서히 소화시키는 뱀의 방식이지.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고 상대적으로 많은 정기를 얻는다는 큰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엄청난 단점도 있었다.

아무리 하등해도 지성체의 육체와 영혼에 남아있는 악의는 상당한 수준이다.

‘정신적으로 보면 순간에 집착하는 지성체들의 저열한 욕망은 영원을 사는 정신체들에게는 지독한 독극물이다.

그걸 마구 먹어대니 아무리 수준 높은 정신체라고 해도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욕망의 근원인 육체를 죽이고 영혼만을 뽑아내어서 지옥과 천국의 과정을 거쳐서 정기를 완벽하게 정화해야 아무 이상 없이 흡수가 가능했다.

그 과정 중에 대부분의 생명력과 소수의 정기가 유실되지만 극독을 없애는 과정이라면 납득할만한 정도였다.

‘그러나 이렇게 정기가 미약하고 물질문명이 발달하여 지성체의 생명력만 강화된 이계라면 사정이 다르다.

죽음 뒤에서 영혼에서 정기를 축출하는 것보다 신체에서 뽑아내는 것이 양이나 질적으로 우수하겠지.

정신이상이 될지 모른다는 단점도 언제 죽을지도 모르니 무시해도 되겠군.

그나저나 이런 방식이 횡행하면 마신족이 아니라 저열한 악마족들이 압도적으로 많겠군.’

아무리 강대한 마신이라도 이런 식으로 정제가 안 된 정기만을 먹으면 결국 미쳐 날뛰는 파괴신이 되어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설사 이성을 유지해도 지성체들에게서 초월자들도 많이 생기고 다른 정신체들에게 본질적인 혐오감을 사서 나중에 공공의 적이 되어 말살되었다.’

더구나 전투력 향상을 위해 본능에 충실하게 창조되어서 가장 악마족이 되기 쉬운 마신족이다.

신족조차 못 버틸 이런 척박한 환경에 있으니 멀쩡하기를 바라면 욕심이었다.

‘집단의 잘못은 결국 대표의 잘못이 된다.

나는 진리님의 이계 마신황제(異界 魔神皇帝)이기도 하니 고민이 되는군.’

흑마도사 시절에 가장 강하다고 종주가 되었다.

그리고 부정의 카르마에 처절하게 당해보았으니 절대 지배자인 마신황제로서 평판의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결국 결정을 내렸다.

‘제정신인 마신들이 거의 없겠군.

마신족은 아직 필요가 없어서 내버려두었는데 집결시켜야 하겠어.

식인종의 추장이라는 오명을 쓸 수 없지.’

문틈으로 느껴지는 정기의 양은 어마어마했지만 이제 좋게만 느껴지지가 않았다.

막대한 희생으로 얻은 보물은 반드시 그만큼의 대가를 요구했다.

남을 희생시켜 얻은 피에 물든 돈은 소유주의 목숨을 요구하는 식이다.

‘지성체들에게 생명력과 함께 정기를 강제로 축출했다면 엄청난 문제다.

이런 대량이라면 아마도 어마어마한 생명체가 희생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초월자들에게 일원다음으로 존경받는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가 이런 짓을 한다?

사실이라면 큰일이로군.’

그렇지 않아도 이계를 이 꼴로 운영한 죄로 초월자들의 평판은 지금 바닥이었다.

여기에 자신이 터트리기는 했지만 분별없이 늘린 첩과 위험한 사생아인 반 초월자 자녀들 때문에 한바탕 홍역을 치룬 직후이기도 했다.

‘여성 초월자 중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존재가 악마족처럼 살아있는 지성체에게서 정기를 강제 축출했다면 엄청난 사태다.’

모든 지성체가 공포에 젖고 정신체들이 발깍 뒤집혀서 규탄할 일이었다.

잘못하면 과거 이계 신족처럼 저항세력이 결성되어 혁명을 당할지도 몰랐다.

“용자동맹이 문제가 아니다.

초월총수로서 반드시 확인해 보아야겠군.

앞장서라.”

“예? 제....... 제가요?”

그 말에 우주수 드라이어드 여왕은 아주 황당하다는 얼굴을 했다.

보물고 뒷문을 통과하려면 알몸으로 기어서 들어가라는 경고문대로 나체가 되지 않으면 뒷문의 입구는 열리지 않았다.

더구나 혹시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모든 우주수가 해와 달의 융합으로 대폭발하니 자신도 그렇게 했다,

‘여성들만 있을 때는 옷을 벗어도 큰 문제가 없지만 지금은 달라.’

눈앞에 있는 침입자는 남성이었고 그것도 강력하기 짝이 없는 강자였다.

알몸으로 앞장서서 기어가다가 뒤에서 무슨 짓을 당할지 몰랐다.

‘물론 대항책은 있지만 그래도 여왕인 내가 침입자에게 알몸을 보일 수는 없지.’

그렇게 우주수 드라이어드 여왕이 망설임과 거부하려는 생각을 하자 차원창세신 코아의 분위기가 일변하는 것까지는 미처 보지 못했다.

그리고 대가를 바로 치렀다.

철썩-!

여왕은 갑자기 엉덩이에서 찰진 소리가 울리면서 화끈한 느낌이 뇌리에 직격했다.

생소하기 짝이 없는 고통에 여성스런 비명이 저절로 나왔다.

“까아아-!”

다급하게 엉덩이를 보니 그 부위의 우주수의 잎사귀가 정확하게 손자국 모양으로 뚫려있고 거기에는 아직도 손만 하나 공간에서 나와서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연속적으로 엉덩이를 때려간다.

찰싹-! 찰싹-!

처음보다 약해졌지만 눈물이 나올 정도로 매운 화끈한 공격이었다.

더구나 엉덩이의 드레스부위만 부서져서 거기만 알몸이 된 상황이었다.

부드럽게 애무만 해도 아까울 정도로 탐스럽기 짝이 없는 엉덩이인데도 사정없이 손자국들이 새겨지고 있었다.

“꺅-! 꺅-!”

아무리 피하거나 막으려고 해도 맨 엉덩이에 내려치는 손바닥의 공격을 피할 도리가 없었다.

비록 불법 침입하다가 발각되어 강제적으로 우주수 드라이어드가 되었지만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님에게까지 존중받는 여왕으로 살아오면서 이런 난폭한 체험은 처음이었다.

그 자리에 선 자리에서 차원권능으로 손만 이동하여 엉덩이를 난타하는 차원창세신 코아는 노기를 숨기 않고 말했다.

“나 혼자 가라고?

너희들이 뒤에서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우주수 드라이어드들의 오리진인 너 만한 인질이 어디 있다고?

더 혼나기 전에 당장 앞장서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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