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844화 (755/2,000)

34권 35권

너무 정확한 지적에 할 말을 잃은 우주수 드루이어드 여왕이었다.

‘힘만이 아니야.

거침없는 언동과 예측 못할 행동으로 가장 빠른 정확한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어디서 이런 존재가 튀어나왔지?’

덕분에 지금도 증식하고 있는 수십만 그루의 장미 우주수와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우주수 드루이어드들을 다스리는 고귀한 여왕인 자신이 정신이 멍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쳐들어와서 경계 병력을 다 쓰러트리고 보물고를 털려하면서 이제는 당당하게 뒷문까지 요구하니 기가 막혔다.

허나 다음 말에 눈빛이 바뀔 수밖에 없다.

“뒷문의 대가는 자유 어때?

아까 들어올 때 살짝 의지를 읽어보니까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고 외치던데?”

“.........”

이번에는 자신이 도저히 믿지 못할 이야기였다.

우주수 드라이어드로 재창조된 자신들이 다시 본래의 종족으로 돌아가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포도를 발효시켜 만든 와인을 다시 포도로 되돌리는 난이도다.

아니 조리가 끝난 음식을 다시 재료로 되돌리는 수준이지.’

허나 설명은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

“우주수의 드라이어드인 너희들의 분석도 끝났어.

구조나 약점이 같더군.

자신의 나무가 말라버리거나 베어 넘어졌을 때고 자신의 나무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버리면 역시 목숨을 유지할 수 없다.

그러면 쉽다.

우주수와 연결을 끊고서 자유롭게 살게 해주지.”

“.........”

그러면 우주수의 밀림에서 벗어나서 과거처럼 현세계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다.

약속은 더없이 달콤하나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었다.

그런 우주수 드라이어드 여왕의 의도를 읽었는지 나직하게 웃으면서 말한다.

“후후후후후. 도저히 못 믿겠는가?

하긴 이계의 창조력 수준이면 꿈과 같은 일이겠군.

내 소개부터 해야겠군.

나는 이계 진리대리 회색현재 차원창세신(異界 眞理代理 灰色現在 次元創世神) 코아이다,

그런 나에게 본래의 종족으로 되돌리는 권능의 창조 정도는 조금 귀찮은 일에 불과하다.

진리님의 이름으로 서약도 해 주마,”

“!!!”

장미 우주수 밀림 안에서만 생활하지만 허계의 창조주 진리의 무서움을 모르는 존재는 여기에도 없었다.

우주수 드라이어드 여왕조차 처음부터 드라이어드가 아니고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의 영역을 정찰하러 왔다가 잡혀서 강제로 전환당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 뒤로 장미 우주수의 정기 속에서 시간을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오랜 시간을 영역과 보물고를 수호하면서 우주수를 키워왔다.

‘하지만 이상하게 이성을 제압하지 않았어.’

그래서 모두들 또렷하게 기억하는 우주수 밀림 밖의 자유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아무리 살기 좋은 낙원이고 자치권을 가졌다고 해도 장미 우주수에 묶여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것이다.

자유는 우주수 드라이어드들의 공통된 바람이기도 했다.

‘진리의 이름을 걸었으니 거짓은 아니다.

거래를 해야 하나?

보아하니 거절하면 강제로 열어버릴 기세다.

이 지역 전부가 우주수의 폭발로 날아가도 자신만은 무사할 자신이 있다는 뜻이겠지.’

자아가 살아있는 수없는 드라이어드들의 여왕으로 살면서 상대방이 어떤 존재인지 확인하는 안목은 확실하게 키웠다.

이 침입자의 황금빛 구름 속에서도 번득이는 황금안의 광기를 보면 목적을 이루는데 희생을 두려워하는 존재가 결코 아니었다.

그리고 이런 행동역시 이해가 불가능했다.

“흐음. 빛의 창조신장으로서 가혹한 현실에 대한 경고를 깜박할 뻔 했군.

너희들 여기를 나가면 모두 바로 거지가 되거나 노예가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세계에 정기를 뺏기고 말라비틀어져서 대부분 거의 소멸되겠지.”

“뭐?”

안전하게 보물을 차지할 뒷문을 알려주면 자유를 주겠다면서 거래를 제안하더니 갑자기 다음에는 거지가 되고 소멸한다고 말한다.

거래를 하자는 것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었다.

“후후후후후. 비유하자면 애완동물이 야생에 풀려나가면 얼마나 버틸까?

대부분 며칠 내에 굶어죽거나 바로 잡아먹히는 것이 당연하잖아?”

사실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파악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이어지는 말은 지극히 현실적인 충고였다.

“자유에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원칙은 어디이든 당연한 것 아닌가?

애완동물을 가둔 철창은 보호하는 울타리도 된다.

그런데 사육당하기 싫고 억지로 일하기도 싫다고 자유를 찾아 뛰쳐나가면 이제 알아서 살아야지만 그게 쉽나?

바로 먹이를 노리는 굶주린 맹수들에게 잡아먹히지.

너희들이 강하니 조금은 버티겠지만 바로 여기저기서 어떻게든 하려고 달려들 것이다.

우주수라는 보물까지 가졌으니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지.”

“........”

그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황금빛 연기구름을 쳐다보았다.

우주수와 일체화된 자신의 권능으로도 윤곽만 보이지 표정은 확인할 수 없지만 하는 말은 진심이었다.

“너희들을 가두고 관리자로서 사육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 장미 우주수의 밀림은 희박한 정기밀도로 거지같은 이계와는 완전히 다른 풍요로운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여기만은 주우주를 능가할 정도이다.

그런 보물들을 가지고 있는데 겨우 너희들의 힘만으로 지킨다?

절대로 견딜 도리가 없다.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도 공개를 하지 않고 이렇게 철저하게 비밀을 지키는 이유를 모르겠나?

설탕이 땅에 놓여 있으면 개미떼는 반드시 끼기 마련이다.

설마 나 혼자 처 들어 와도 막지 못한 주제에 이계 전부가 공격해 온다고 해도 자신이 있다는 말은 하지 않겠지?”

그리고 가볍게 발을 굴러서 우주수를 흔들고 보물고의 문에 충격을 가한다.

둥-! 우우웅-!

보물고의 문이 앞과 뒤로 흔들거려 여왕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으나 보물고의 문은 반응하지 않았다.

문에 걸려있는 보안장치는 외부에서 가해지는 직접 자극에는 민감하나 이런 간접적인 자극에는 둔감했기 때문이다.

‘문에만 대부분의 감지장치가 있고 다른 곳은 거의 없다.

문에 직접 접촉이나 압력만 아니라면 자폭장치는 발동되지는 않는다.

아마도 태양과 달의 통제에 모든 권능이 집중되기 때문이겠지.

그래서 이런 간접 충격으로는 어지간해서는 융합하여 폭발하지는 않는다.

그럼 잘 하면 가능하겠군.

접촉하지 않고도 방범장치를 해체할 방법을 찾았으니 시험을 해야 했다.’

그러나 자신이 생각하는 방법은 지극히 위험했다.

잘못하면 지역우주 이상이 송두리째 소멸된 위험이 있기에 뒷문의 요구를 멈추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었다,

정밀조사결과 문 너머로 느껴지는 정기의 수준은 거의 절대계에 도달해 있었다.

‘놀라운 정기의 강도다.

이러면 납득이 간다.

이계에 십삼 써클이 있는 이유가 말이야.

그리고 정말 궁금하구나.

정기만으로 이렇게까지 보안을 지킬 이유가 없다.

그 외에 무엇이 있기에 이렇게 엄중하게 봉인하였는지 정말 궁금하군.’

이 정도 봉인과 방범장치에 들어가는 비용과 수고는 헤아릴 수 없이 높다.

예상되는 정기보다 방범장치의 가치가 더 높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으니 숨겨진 보물의 가치를 짐작할 만 했다.

‘우주수 드라이어드에게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 권능을 준다고 해도 그건 아주 작은 대가에 불과할 것이다.’

그리고 큰 대가도 아니었다.

이들이 자유를 찾고 독립을 한다고 해도 결코 좋은 미래는 오지 않는다.

마치 온실 속에서 자란 화초와도 같아서 여기서는 강건해 보이지만 외부의 희박한 정기밀도에 견디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 세계나 다른 세력들이 정기와 생명력이 넘치는 이들을 흡수하려 할 것이 보였다.

현실은 원래 그렇게 잔혹했다.

‘침입자는 남성은 죽이고 여성은 드라이어드로 삼는다.

가혹하지만 정답이다.’

이런 완전한 비밀유지와 황금장미의 기뢰 밭, 초월자 중 일원 다음이라는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의 보호가 아니었으면 이 우주수의 밀림과 우주수 드라이어드들은 이미 갈가리 찢겨서 사라졌을 운명이었다.

이들이 본래의 종족의 돌아가 자유를 찾은 뒤 올 최후를 예상하면서 경고한다.

“자유의 또 다른 이름은 고난이다.

극소수의 강하고 현명한 자만이 제대로 즐거움을 누린다.

그러나 약하고 어리석은 대부분의 존재들은 바로 죽는 거야.”

용병신 시절에 괴롭고 힘든 기억을 떠올리면서 진심으로 충고한다.

보호해줄 만한 세력이 없기에 아무리 강해도 혼자인 이상 제 몫을 찾아먹기는 고사하고 여기저기 이용당해 치여서 목숨 유지조차 힘든 세월이었다.

신계에 들어가서 인정받기 위해서 수많은 고난을 인내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내가 보기에 너희들은 오히려 여기 있는 것이 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빛의 창조신이기에 선택의 자유를 주었다.

어찌하겠느냐?

뒷문을 알려주고 자유를 얻겠는가?

아니면........”

“.........”

양손을 하나씩 아래와 위로 뻗어서 태양과 달의 통제력에 개입을 시작한다.

보물고를 강제로 열면 모든 우주수가 폭발하는 기폭이 되는 중심지가 바로 여기 있는 태양과 달이었기 때문이었다.

‘이곳의 태양과 달이 융합하여 폭발하면 모든 우주수가 연달아서 폭발하는 구조다.

물론 이런 해결방법은 너무 쉬우니 다른 폭발 구조가 또 있기는 하겠지.

그러나 이걸 막기만 하면 어느 정도 지체는 된다.’

물론 이런 지독한 방범시스템을 만든 존재라면 보물고를 지키기 위해 무슨 수단을 겹겹이 세워놓았겠지만 이러면 최소한 자신의 몸을 보호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보물고의 보물들을 몽땅 털고도 몸을 뺄 수 있다.’

하지만 원래 목적인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의 후궁 등용을 잊지 않았다.

더구나 도적도 아니고 이계의 지배자인 초월총수인 이상 어디까지나 보물은 부수입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아직도 고민하고 있는 우주수 드라이어드 여왕에게 최후의 경고를 한다.

“나의 모험에 동참하겠는가?

참고로 나를 제외하면 몰살이 예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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