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843화 (754/2,000)

34권 35권

그 말 그대로였다.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님 휘하의 지배자급 초월자들에게도 쉽게 지지 않으리라고 자신했던 정예 병력들이 아직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고 있었다.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진 적을 전면에서만 찾고만 있는 상황이었다.

‘힘, 아니 속도가 너무 달라.’

신격도 신체능력도 호위병들과 비교할 수 없이 적이 높으니 상대 자체가 안 된다.

그럼 자신이 어떻게든 해야 했는데 우주수의 지원으로 강화되어 신기조차 통하지 않는 몸이 마치 연약한 어린아이의 피부 같았다.

피는 나지 않지만 손가락들이 내장 전부에 파고들어서 핵을 봉쇄하고 있는데 권능은 고사하고 손가락 하나 움직일 방법이 없었다.

장미 우주수의 정기를 상복하여 신체능력은 여왕들 중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너무나 극심한 차이였다.

‘꼼짝도 하지 않는다.

강....... 강해.

지금까지 놀이였어.’

그리고 그제야 자신들의 소중한 여왕이 침입자에게 제압당한 사실을 깨달은 여왕 친위대의 드라이어드들이 경악하면서 외쳤다.

“뒤다-!”

“여왕님이 잡혔다!”

“구해라-!”

어떻게 자신들의 방어선이 돌파했는지 보지도 못했지만 바로 뒤로 돌아서서 구하기 위해서 달려든다.

또 다시 시작되는 공세에 코아의 눈썹이 하늘로 치솟았다.

가진 권능에 비해 공세 전환이 아주 난잡했던 것이다.

‘이들은 가진 권능이나 신체능력은 굉장히 높다.

집단 아니 군대로서 훈련된다면 나조차 쉽지 않을 정도이다.

그런데 훈련부족으로 잘 써먹지 못하는 한심한 몰골이로군.’

지금은 싸우고 있는 적이지만 그래도 초월자인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의 세력이 확실한 이상 초월자 전력에 속한다.

그럼 억지를 쓰면 초월총수인 자신의 부하이기도 한데 참으로 실망스러웠다.

교육이 필요했다.

“너희들은 합공의 정의를 모르는구나.

아니 나 정도 강자와 집단으로 싸워본 적이 없어.

이 점들을 반성하도록 해라.

일단 경험부족-!”

아마도 보물고를 여는데 가장 중요한 여왕을 확보한 이상 거칠 것이 없었다.

그대로 흑염의 권능을 동원하여 신체능력을 극한까지 상승시키고 오른발로 전면을 차버린다.

투하하하하하하하-!

우주수로 이루어진 바닥이 뒤집히고 검은 불길의 투기가 발의 궤적에 따라서 땅에서 하늘로 일어난다.

그리고 검은 불의 벽이 되어서 친위군을 쓸어버렸다.

과과과과과과과과광-!

일부러 열기를 제거하고 위력도 줄였기에 재로 변하거나 먼지로 박살나지는 않았지만 전면의 정예들이 남김없이 피를 토하면서 날아가기 충분한 위력이었다.

아니 이 정도 위력의 공격을 받아본 적도 없다는 표현이 정확했다.

구가가가가가가강-!

“아아아아아.

최후의 저지선이나 다름없던 호위 병력들이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날아가서 벽에 박히는 꼴을 본 여왕 드라이어드는 눈을 꽉 감으면 신음했다.

수로 밀어붙여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상대라는 사실을 절감한 것이다.

외부에는 아직도 수많은 드라이어드들이 있지만 자신들이 이렇게 당할 정도면 아무 쓸모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피해만 늘어날 뿐이었다.

‘끝장이다.

보물고를 절대로 강제로 열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물러나기만을 바래야 하겠어.’

호위병들까지 싹 쓸어버리고 이제 더 이상 주변에 병력이 없음을 확인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여왕의 배를 잡고 하늘 위로 들어 올린 채로 그대로 보물고의 문으로 향했다.

그리고 조금 놀랐다.

두 동강을 낼 생각은 없지만 확실하게 의식을 잃게 할 생각이었는데 멀쩡하게 깨어있는 것이다.

‘주우주 중급 주신은 절대로 견딜 수 없는 공격이었다.

우주수 드라이어드이고 우주수 안이라서 아주 잘 버티는데?

기초 능력이 이렇게 높고 수도 많으니 철저하게 훈련을 받으면 정말 만만치 않겠어.

아니 큰 전력이 되려나?

이거 미묘하군.’

아직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가 후궁이 되는 것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흑염의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알려온다.

하지만 이렇게 본인의 영역을 뒤집어 놓는 적대행위가 그녀를 후궁으로 삼는데 무슨 도움이 되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일단은 따라주고 있었다.

왜냐하면 아무런 세력이 없고 아주 곤란한 상황이었던 코로나처럼 운이 좋게 후궁으로 얻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은 이제 확실히 자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삭월의 시즈지는 혁명 당시에도 일원 다음으로 인망과 능력이 있었다.

아무리 은거해서 영향력이 줄었다고 하지만 그 밑으로 집결한 지배자급 여초월자도 엄청나다.

이건 쉽지 않다.’

더구나 이런 우주수의 밀림까지 가졌으니 정기가 부족할 리가 없다.

지금 이계에서 가진 모든 것을 제시해도 통할지 의문이 가는 강하고 부유한 상대였다.

‘하지만 지금 나는 성장기였기에 반려는 둘 수 없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해결방법이 없군.’

반려는 직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

그런데 성장기가 끝나지 않고서 반려를 들이고 직계를 만들면 완벽하게 성장하고 나서보다 타격이 더욱 크다.

그러니 후궁만 가능한데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는 선물을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 간곡히 설득해도 불가능할 정도로 수준 높은 상대였다.

‘나는 답이 없으니 흑염의 권능이 이끄는 대로 따라 간다.’

하지만 이런 깽판을 치고 보물고를 털라고 이끈다.

아무리 보아도 후궁 권유가 아니라 전면전을 하자고 시비를 거는 모양이니 혹시라도 이만오천 분의 일의 오류가 아닐까 지금도 두근두근한 심정이었다.

‘젠장! 정말 이래도 되나?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올지도 모를 미래로 직접 확인할까?

아니야.

이번에는 내가 직접 나서는 바람에 너무 분기가 많아서 오히려 혼란만 생겨.’

본인의 마음의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상황은 바뀐다.

그리고 본인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강대한 힘을 가진 존재라면 미래를 보는 행위 자체로 결과가 요동칠 수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흑염의 권능의 특성으로 보면 주변에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흑염의 권능은 자기애(自己愛) 그 자체다.

나 혼자만 모든 이익을 독식하고 주변은 손해만 보게 한다.

단기적으로 큰 이익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매장이지.’

현자의 정점인 회색의 자리가 자신의 것이라고 확신하고 인정받았던 과거의 흑염의 절대자라면 이런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

전투 외에는 끝까지 ‘언제나 동전의 앞면’을 잘 믿지도 의지도 하지 않던 이대 흑염의 절대자의 고뇌를 알 것 같았다.

그런 고민 속에서 마침내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의 보물창고의 정문에 도착했다.

접근해 와서 자세히 보니 하얀 우주수의 벽에 전체적으로 황금으로 만들어진 문이 세워져있었다.

그리고 문 가운데에 분홍빛의 굵은 선 가운데에 원형의 문이 나있었다.

전혀 보물고로 보이지 않는 문이었다.

“응? 뭐야? 여기?”

그러나 보물고가 확실했다.

척 보기에도 엄청나게 엄중한 봉인으로 꽉 닫힌 문인데도 안에서 무시무시한 정기와 신력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풍기는 정기의 압박이 틈새로 새어나온 정도인데도 어마어마하다.’

감각으로는 주우주 지옥에서 거둔 정기보다 더욱 강력한 순도가 느껴졌다.

거의 이써클 아래 수준인 이계에서 있을 수 없는 수준의 정기였다.

“주우주를 능가하는 정기의 순도라?

이거 대박인가?”

차원창세신 코아는 조심스럽게 문에 접근하여 조사했다.

그때마다 여왕의 얼굴이 하얗게 변하는 것을 보니 절대로 평범한 보물창고가 아니었다.

‘역시 뭔가 있다.

하긴 지금까지의 악질적인 방어체계로 보아서 절대로 쉽게 내줄 리가 없다.

함정 아니면 자폭 장치가 있을 것이다.

빨리 실토하라고 살짝 만져볼까?”

스으으으으-!

문에 손을 대려고 하자마자 아니나 다를까 비명과 같은 경고성이 울린다.

“멈춰라-!

허락 없이 만져서는 안 된다.

강제로 문을 열려고 하면 모든 우주수의 태양과 달이 동시 융합해서 폭발하게 만드는 방범 장치란 말이다.

문이 파괴되는 순간 이 지역 전부가 동시 폭발하여 날아가게 되어있다.

이걸 정식으로 열 수 있는 존재는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님 밖에 없다.

다른 여왕들은 그 분의 허락과 정해진 시간대가 아니면 불가능해.”

영창 중에 허를 찔려서 아무것도 못하고 차원창세신 코아의 오른손에 배를 잡혀 하늘로 들린 한심한 몰골이지만 필사적이었다.

그녀도 겉은 멀쩡했지만 속은 흑염의 권능에 당한 충격으로 꼼짝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도 이제 말을 멀쩡하게 할 정도로 회복했다.

‘거의 사백구십구 주우주 중급 주신 정도로 강력한 드라이어드 여왕이 애원이기에 신빙성은 있다.’

여왕의 경고에 이제야 왜 우주수 드라이어드들이 그렇게 끈질기게 저항했는지 알 것 같았다.

보물고의 문이 열리면 삶의 근원인 모든 우주주가 자폭하게 되고 그럼 멸족이니 당연히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내 말을 진실이다.

그러니 제발 믿어다오.”

자신의 말을 불신하고 강제로 열게 되면 모든 우주수가 자폭되어서 멸족이기에 어떻게든 설득을 하려했지만 가망성이 적은 이야기였다.

‘그런 저지선을 뚫고 여기까지 온 강자가 순순히 물러날 리가 없다.’

아무리 보물고가 중요하다고 해도 이렇게 귀중한 우주수들을 전부 날려버리는 방범장치를 달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알겠다.”

“아?”

그런데 침입자는 자신의 말을 쉽게 믿고서 문을 만지려던 손을 치웠다.

너무 쉬운 납득에 우주수 드라이어드 퀸은 멍하게 차원창세신 코아를 쳐다보았다.

아니 황금빛 연기에 가려서 윤곽뿐이었지만 아주 담담하게 말했다.

“강제로 빼앗길 바에는 전부 없애 버린다.

여기를 만든 존재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과거 힘이 부족해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을 치던 나라면 그렇게 하고도 남는다.

지금 생각해보니 참으로 부끄러운 과거의 추억이로군.

뭐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후우우우우-!”

언제 꺼내들었는지 기다란 담뱃대를 물고서 다시 황금연기를 내품는다.

그리고 그 연기는 보물고의 분홍빛 원형 문을 파고들어서 더욱 자세한 조사를 돕는다.

조사할수록 놀랄 일만 있었다.

“허어? 정말로 해놨네.

보물창고 안에 여러 가지 함정은 기본이기는 한데 침입을 당하면 이 지역우주 전부를 날려버려?

귀중한 우주수 밀림이나 주변에 살고 있는 세력은 무시하고?

남의 손에 들어가면 전부 필요 없다 이거지?

맞는 판단이기는 한데 도대체 어떤 미친놈이 이렇게 만들었나?

허가된 사용자를 제외하면 만지기만 해도 터져?

이건 과거의 나보다 더 하잖아?”

아무리 보아도 과거의 자신보다 더욱 철저하고 치밀했다.

다시 조사해 보니 힘으로 열면 되기는 된다.

허나 그 순간 모든 우주수의 태양과 달이 융합하여 전멸세계보다 더 광대한 지역을 소멸시키게 되어있었다.

이걸 단지 접촉만으로 발동시킨 제작자의 광기어린 독심과 능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을 지경이었다.

허나 포기하지는 않았다.

“뒷문은 없나?”

“?”

“오백억년이상 보물고를 관리했다면 어떻게든 이 자살폭탄 같은 보물고를 해제할 방법을 찾았겠지?

아니면 강제로 문을 열어도 폭발을 억제하는 방법을 연구했던가?

그렇지 않으면 대기하고 있는 전력을 전부 희생시키는 한이 있어도 나의 접근을 시키지 않았겠지?

즉 나와 협상 가능한 강제돌파가 불가능한 정문이 아닌 다른 길을 알고 있다는 뜻이지 않나?”

“.........”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