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838화 (749/2,000)

34권 35권

평상시에는 굉장히 온화한 지도자이지만 적이나 지시를 따르지 않는 무능한 부하들에게는 무섭기 짝이 없는 자신들의 여왕을 떠올리면서 고민을 하는 전투함대의 지휘관들이었다.

특이한 점은 각 전투함에 한명의 여성 지휘관외에는 아무도 없고 원형에 팔만 달린 기계들만 돌아다닌다는 점이었다.

마치 그들을 통제하는 역할만 수행하는 것 같았다.

“인공지능의 판단도 동일해.

다만 강력한 창조력이 여기서 발현되었다는 점이 의심스럽다.”

“창조력으로 뭘 만들었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여성 지휘관들은 황금장미의 기뢰 밭을 쳐다보았다.

말도 안 돼지만 섬뜩한 예감이 스친 것이다.

“설마 여기를 돌파하려고 하는 신기나 기계의 창조는 아니겠지?”

“그럴 리가?”

“신청만 하면 들여보내주는데 뭐 하러 이런 우주 기뢰 밭을 위험을 감수하고 강행 돌파해?”

“그리고 불가능해.

본성지역을 둘러싸고 항성계 규모로 무작위 살포된 기뢰 밭이다.

외부의 기폭 해제장치도 없다.

설치한 우리조차 아무런 피해 없이 돌파할 수 없어.”

전투함의 인공지능도 적이 기뢰 밭으로 침투가 아니라 적이 물러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여기서 적이 강력한 창조력을 발휘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지성체인 자신들이 전투함대의 지휘관이 된 이유를 상기하고 의심을 더욱 키웠다.

“우리들은 기계가 판단할 수 없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존재한다.

쳔년의 지배(千年의 支配) 프롬님께 상황을 즉각 보고하고 대기한다.”

“동의한다.”

“동의.”

그렇게 전투함대가 강력한 지배자급 초월자의 침입 우려를 보고했을 때 황금장미의 우주기뢰로 인하여 본성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관문혹성에도 큰 소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초월자들의 각 거점에 위치한 대사관 정보원들로부터 들어온 긴급연락 때문이었다.

사안은 초월총수의 긴급 방문이었다.

“이게 무슨 소리냐?”

“현세계 끝에 있는 초월 총수가 여기를 목표로 단신으로 초공간이동하고 있다니?

“여기를 왜 오지?”

“그리고 이미 최 인접 거점까지 통과했다고?”

“무슨 수로 초장거리 공간이동의 불안정성을 제거하고 이런 속도가 가능해?”

“그보다 현재 예상 위치는?”

“확인불가라고?”

“가장 근사치로 대답하라.”

관문행성을 총괄하는 총 상황실에서는 기계의 화면을 보면서 파란 금속성의 제복을 입은 수백 명의 여성 고위 지휘관들이 질문을 해일처럼 입력된다.

그리고 기계의 인공자아는 충실하게 그 대답을 토해냈다.

하지만 지극히 실망스런 결과만 나온다.

“자료 부족.”

“목적 불명.”

“이동방법 확인 불가.”“현재위치 예상 불가.”

일제히 토해낸 인공자아의 대답에 고위 지휘관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기계의 인공자아는 입력되어 있는 수치 내에서 가장 빠르게 결과를 내나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지금처럼 대처가 불가능했다.

고차원적인 인공자아도 준비된 자료가 없다면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기계의 결론을 포기하고 지성체의 예감에 근거한 모호한 보고를 올린다.

“초월 총수의 성격과 정확한 능력치가 아직 입력되어있지 않아 확실한 결과를 낼 수 없습니다.

참모부의 예상의견은 현재까지의 초월총수의 과격한 성향으로 보아서는 결코 호의의 방문은 아니며 상당히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미 증명된 차원권능의 기동성으로 보아서는 이미 도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다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바로 변환준비를 실시해야 합니다.”

참모부의 최종 보고를 받는 여성은 상황실을 떠받드는 기둥처럼 거대한 황금 왕좌에 앉아서 파란 머리칼에도 황금왕관을 쓴 천년의 지배(千年의 支配) 프롬이었다.

무능을 질책하는 냉혹한 여왕의 말투가 상황실을 울렸다.

“모두 예상에 추측이라니 정말 가치가 없구나.”

그 말에 상황실의 모든 참모들이 고개를 숙였다.

현세계에서 최대한 정보를 모아서 기계에 입력하고 있지만 이계의 통신망으로는 무리였다.

그리고 초월총수의 차원권능에 의해 만들어진 초장거리 공간이동만도 불안정하고 보안 때문에 사용이 꺼려지는 이상 명확한 한계가 있었다.

“정확한 사실의 확인 없이 변환은 허락할 수 없다.

최대한 정보를 모아라.”

정확한 증거도 없는 추측만으로 조치할 수 없다.

지극히 상식적인 결론이었지만 참모들은 불안의 기색을 숨길 수 없었다.

강자는 느낄 수 없는 지성체로부터 시작된 초월자로서 약자의 위기 감각이 일제히 경고를 울리고 있던 것이다.

삐이이이이익-!

그리고 그걸 증명하듯이 순찰 중인 우주함대의 경고음이 울린다.

순찰함대로부터 기뢰 밭에서 발생한 현상의 보고와 조사한 자료가 전달된다.

‘적이 공간이동으로 접근하여 우주기뢰가 발동되었으나 피해는 전무.

강력한 창조력을 발동하였고 철수흔적 없음.

침투 가능성 있음.’

믿을 수 없지만 우주 기뢰 밭으로 침투가 의심이 된다는 보고였다.

더구나 흔적만 남았지만 발동된 창조력의 수준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높았다.

잔류 창조력의 수치만으로도 이제까지 계측된 어떤 신족의 창조신보다 수십 배였다.

“과거 창조신장을 능가하는 창조력!

역시 초월총수인가?”

천년의 지배(千年의 支配) 프롬의 차가운 얼굴에서 드디어 표정이 생겼다.

진리의 대리로 온지 겨우 일 년 만에 인정받지 못하지만 지배층인 초월자의 총수가 되고 벌여온 각종 일은 요주의였다.

수없는 가정과 예측이 머릿속에서 떠오른다.

‘가진 권능과 창조력, 그리고 정기의 한계는 짐작조차 할 수 없다고 확인되었지.

신성조차 진리에게 안주하지 않는 폭주로 받았다고 했다.

그런 존재가 과연 기뢰 밭이라고 물러날지 의문이다.

아니 분명 강해돌파를 할 것이고 소문대로라면 통과가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왜 외부와 거의 접촉을 하지 않는 우리를 노리고 왔지?

여성 초월자들을 너무 많이 받아들였나?

아니 초월총수가 확실한가?

십중심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허나 엄청난 창조력이나 이런 허를 찌르는 것 같은 과격한 방식으로 보아 침투자는 분명 진리의 창조신장이기도 한 초월총수였다.

그리고 지금 기뢰 밭을 그 가공할만한 차원권능과 창조력으로 강행돌파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렇게 신속하게 결정을 내렸지만 조금 의외의 명령을 내렸다.

“전군 비상.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에게 돌파예상지점을 통보해라.

변환은 그녀의 판단에 맡긴다.”

“알겠습니다.”

이럴 방법 밖에 없었다.

외부의 방어는 자신이 내부의 방어는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에게 맡겨져 있었다.

그리고 황금장미의 기뢰 밭은 철저한 방어를 위해서 원래부터 아군조차 해제방법이 없었다.

황금장미의 기뢰 밭은 기계와 지성체의 수없는 자아들이 돌파방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확인이 안 되었다.

‘절대적인 방어수단이었는데 일단 뚫리니 어찌할 수 없는 구멍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방어벽의 내부에서 막아야만 했다.

변환을 실시하면 너무 많은 정기와 자원이 소모되었다.

‘어떻게 모든 물질, 권능과 공간이동을 탐지하는 황금장미 기뢰의 신관을 무시하고 돌파하고 있는지 모르겠군.

하지만 절대 무사히 돌아갈 수 없다.’

어떻게 이렇게 쉽게 돌파방법을 찾아냈는지 모르지만 일단 들어온 이상 나갈 수는 없었다.

대책도 충실랬다.

기계는 정확하게 측정된 자료와 합리성만을 인정하고 대응역시 규칙적이었다.

규칙적이란 말은 파악하기 쉽고 대응하기 편하다는 뜻도 되었다.

그 단점을 노린 예측을 불허하는 존재에게 말 그대로 혼이 나갈 정도로 탈탈 털리고 나서 지성체와 초월자들을 기계 위에 두어서 보완을 거듭한 체계였다.

‘자동으로 반응하여 폭발하는 우주기뢰만이 우리의 방어체계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우리는 이미 이런 경우를 경험하고 극복했다.

초월총수.’

당시에 당한 생각만 해도 심장에서 불이 날 정도로 분노가 샘솟는 천년의 지배 프롬이지만 그립기도 했다.

그 이후로 아무런 자극도 없는 생활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청춘의 환상 크롬도 같았다.

침투 사실이나 위치도 확인 안 되고 있지만 초월총수로 의심되는 적이 침투해온다는 통보에 내부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보였다.

‘잘해 보거라.’

신족을 물리치고 난 이후에 얼마만의 긴장되는 적인지 모르기에 기뻐하는 것이 보일 지경이었다.

그리고 긴급하게 초월총수의 정보를 종합했다.

다행히 차원주신성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해서 많은 정보가 축적되어 있었다.

더구나 아주 중요한 정보까지 파악되었다.

‘용자동맹의 사자왕과 거리를 거닐면서 공개된 얼굴사진이 있다.’

‘그런데 정말 맞나?’

참모들은 들려온 소문에 초월총수가 흉악한 살기와 투기를 가진 위성 크기의 거신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보고만 있어도 몽롱해질 정도로 아름다운 흑금발에 황금안을 가진 미소년이라서 의심스러웠지만 신력파동의 일치로 확실하다는 통보였기에 망설임이 없었다.

“이번에 지급으로 보고된 초월총수의 얼굴입니다.”

참모부가 중요성에 비해 외의로 너무 쉽게 확보한 사진을 화면에 올렸다.

한창 화재가 된 초월총수의 맨 얼굴이 이런 미소년이니 전 정신체들에게 화제가 되어서 쫙 뿌려진 것이다.

그런데 그 사진을 본 천년의 지배 프롬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셨다.

아니 권태롭게 팔걸이에 올려져있던 팔이 힘이 빠져서 그대로 축 늘어질 정도였다.

툭-!

“........"

한참을 초월총수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상의 속의 가슴 사이에 숨겨놓은 커다란 원형의 황금 펜던트를 꺼내서 열었다.

그 속에 뜬 입체사진을 한참을 쳐다보다가 초월총수의 얼굴사진을 보았다.

결국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신음하듯이 혼잣말을 했다.

“이........ 이 괘심한 놈이 초월총수였구나-!

더구나 허계의 창조신이었어.

그러니 아무리 현세계를 뒤져도 없었지.

허나 드디어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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