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너무 강한 덕에 차원창세신 코아가 다른 길을 선택할 경우 운명의 대적자로 낙인찍힌 이후로 참으로 마음고생이 심해졌다.
임무 수행을 완벽하게 하고 그 이상의 성과를 내지 않으면 당장 버림받고 처분당할 상황이었다.
아무리 자신이 강하다고 해도 자신이 받은 후한 조건이면 하겠다는 강자는 찾으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극도로 조심하면서 일을 추진해야 하는데 이 철없는 가족들은 벌써 권력의 단물을 찾으려 하고 있었다.
‘주변에서 벼락출세했다고 시기하면 어떻게든 허점을 찾으려고 하는 이때 이게 무슨 멍청한 말인지?’
정말 한심하다고 생각하는데 충격적인 말이 들려왔다.
“그거야 후궁인 네가 총수님께 부탁하면 들어주실 거다.
오늘 밤에 네가 모시면서 부탁을 해보렴.”
“그렇습니다. 자고로 남자는 여자의 베갯머리 송사에 약합니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통합 신계 하나 정도는 주실 총수님이라니까요.
해보세요.”
“........”
더 대화를 했다가는 폭발을 할 상황이었다.
철없는 가족의 말을 무시하면서 결재서류를 처리하던 코로나의 눈이 하나의 서류에 못 박혀서 커졌다.
‘제 육군 위세(第 六軍 威勢), 담당 초월자 후궁 선발계획.’
자신이 후궁이 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또 다른 후궁을 뽑는다는 뜻이다.
반 초월자인 자신이 초월자의 군세를 지휘하는데 제한이 있다는 명분이었고 실제로 그러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자신에게 이렇게 대놓고 다른 후궁을 선발한다고 계획을 올리다니 이런 도발도 없었다.
“이이이이-! 역시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허나 반대할 수도 없었다.
제 육군 위세의 구성원으로 올라온 존재들은 자신조차 대부분 이름을 알 정도로 명망이 있고 강력했으나 조직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추락한 존재들이었던 것이다.
이들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큰 논란이 일 정도였다.
‘아무리 추락했어도 일족의 차세대 주자라고 떠받음을 당했던 이들이다.
내가 아무리 강해도 반 초월자에게 통제를 허용할 리는 없어.’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화를 꾹 참고 생각하는데 옆에서 뇌관을 터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가족들은 같이 살아야지.”
“무슨 가족들이요-!
일만 일 천명 이상이 무슨 대가족이예요?”
그리고 아크람 가문의 영광과 개인의 부귀를 위해 열심히 설득하던 세 명은 붉은 태양이 폭발하는 환상을 보았다.
퍼퍼퍼어어어억-! 투가가가가강-!
총수실의 문이 박살나고 세 명의 인영이 비명도 못 지르고 저 멀리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통합신계에서도 특히 거대한 개인선전, 후궁전의 마당에 떨어진다.
그 뒤로 무시무시한 코로나의 신언이 주변을 울렸다.
“당장 모두 나가서 자숙해-!
아버지를 제외한 아크람 가문의 일원은 전원 후궁전에서 가문과 반 초월자 군세의 사열을 준비하라.
내 허락과 부름 없이는 다신 주신전 주변에 얼쩡거리지도 마-!
초월총수의 후궁이자 아크람 일족의 가주로서 명령한다.”
그래도 가진 권력은 잘 사용하는 코로나였다.
그리고 초월자 후궁선발계획을 다시 보고 분함으로 손을 덜덜 떨면서 결재한다.
그러면서도 이를 부드득 갈았다.
“으득-! 내가 가만히 있을 줄 알아?
그리고 이런 기준이면 안 될 것 같은데.........”
뭔가 이러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에 결재를 마치면서 후궁선발계획에 한 가지 내용을 추가했다.
‘초월자 후궁은 코로나 코아 아크람과 동등하게 싸울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돌아온 결재 문서를 보고 아크람 가문이 너무 잘 나가니 재를 뿌릴 심사로 올렸던 총수파들의 안색이 팍팍 썩어 들어갔다.
아주 정확하게 급소를 반격당한 것이다.
“.........”
“.........”
“.........”
지배자급 초월자들의 딸을 아무리 뒤져도 코로나 코아 아크람의 괴물과 같은 무력에 견줄 존재는 없었다.
그렇다고 통쾌하게 한방 먹였다고 좋아하고 있을 상대에게 다시 결재해 달라고 사정할 생각은 없었다.
‘자신과 대등하지 않은 상대를 같은 위치로 인정할 수 없다 인가?’
‘이런 식의 명확한 도발은 처음 당하는군.’
‘하지만 총수의 자리에 앉아도 이상이 없을 정도로 무섭게 강하기는 해.’
‘그만큼 힘이 강하니 중도가 없다.’
‘견제할 후궁이 확실히 필요하다.’
숨겨진 비밀전력 초월자로 이루어진 제 육군 위세는 반 초월자들과는 다르게 총수파의 얼굴이 될 수 있었다.
사고를 친 과거야 총수님이 정기로 보상해주시면 반발이 적어질 것이니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런데 이런 곤란한 조건을 내놓아서 후궁선발을 방해하다니 왜 총수가 또 다른 후궁을 원했는지 알 수 있는 사태였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도발에 좋은 대응방안이 없었다.
지배자급 초월자를 애 취급할 정도의 강자가 또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막 총수파에 가입하여 아무런 말 없이 상황만 보던 과거 강경파 초월자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있기는 하지.”
그 말에 다른 과거 강경파 초월자들도 침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있군.”
“확실히 대등하겠어.”
다른 과거 강경파 초월자들이 동의했다.
그제야 누구를 말하는지 깨달은 다른 총수파들은 이마를 딱 치면서 외쳤다.
“맞아. 그녀가 있군.”
“아직 미혼도 확실하겠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아이들만 판단하다가 가장 강력한 여성 초월자를 제외시킨 것이다.
상대는 일원과 결혼을 시키자는 이야기까지 정식으로 돌았던 강력한 여성 초월자였다.
일원이 개인의 사정은 혁명을 끝내고 나서의 일이라고 정중하게 거절을 했고 그런 소문이 돈 이후로 독신으로 은거하듯이 살아온 그녀이다.
하지만 그 이후로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으니 그녀도 분명 아직 미혼이었다.
“하지만 정말 할 건가?”
“잘못하면 일원 측과 정말 원수가 될지도 몰라.”
혁명을 끝내면 초월자들의 대표가 될 일원의 반려로서 만장일치로 내정까지 되었던 그녀였다.
그런 그녀를 총수의 후궁으로 뽑는다면 이건 보통의 사태가 아니었다.
허나 막 총수파가 된 강경파 초월자들은 단호했다.
이미 돌아올 수 없는 선택을 한 이상 일원을 지지하는 세력을 뿌리 뽑아야 했다.
“우리는 후궁이 되면 얻는 조건과 계약서, 후궁 선발대회의 초대장만을 보낸다.”
“선택은 그녀가 할 것이다.”
“하지만........”
잘 드러나지 않지만 그녀도 거대한 일족을 가진 지배자급 초월자이다.
일족을 가지면 항상 정기 부족으로 인하여 고생을 했기 때문에 총수의 제안을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나오기만 하면 후궁선발은 확정이기도 했다.
“그럼 일원을 추종하는 강경파들이 또 난리를 칠 것인데?”
“아니 그녀가 반려도 아닌 후궁이 될 리가 없다.”
이런 예측을 못 할 존재는 여기 없었다.
허나 코로나가 만든 불가능에 가까운 제한요소에 모두의 눈동자에 은은하게 황금빛이 어리면서 극복의 의지만을 불태웠다.
그것이 평상시라면 상상도 못 할 결론을 끌어낸다.
“결정했다.”
“총수님께 그녀의 존재를 보고 드리고 후궁의 조건을 다시 조정하게 건의 드린다.”
그렇게 결정을 했지만, 모두의 안색이 창백하게 굳어간다.
새로 생긴 가장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
상대는 여성 지배자급 초월자 중에서 가장 강대한 존재다.
가진 일족도 최대급이었고 휘하에 지배자급 초월자도 무수했다.
상대가 워낙 높고 일의 중요성을 보아서는 사신의 형태로서 직접 전달해야 했다.
“직접 가서 전해야 하겠지?”
“누가 가지?”
혁명을 끝낸 일원의 반려가 아니더라도 이미 현세계 정신체 여성의 최고라고 불려도 전혀 이상이 없을 만한 고귀하고 강한 존재였다.
그런 고귀한 강자에게 후궁의 자리를 권해다가는 자세한 설명을 하기도 전에 분노한 그녀들의 부하 손에 목이 달아날 확률이 가장 컸다.
최대급의 세력까지 가진 그녀를 건들면 아무리 총수파에 지배자급 초월자라고 해도 무사하기는 극히 힘들었다.
그런데 의외의 장소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내가 가지.”
양쪽 눈에 검은 멍이 선명한 아크람이 문을 열고 들어선다.
그리고 빈자리에 털썩 앉아서 품에서 달걀 같은 흰 물체를 꺼내서 눈 위를 문지르면서 말했다.
슥-! 슥-!
방금 딸에게 맞은 자리였다.
처음 일격을 용케 피했더니 두 발이 동시에 날아와서 눈에 도장을 찍어버린 것이다.
정말 인정사정없었다.
“총수님께 그녀를 제 육군 위세를 맡을 초월자 후궁으로 선출하기로 했다고 보고하고 후궁 계약서까지 가지고 가겠다.
아무리 힘들어도 한번 한 일을 두 번 못할까?”
그 말에 다른 총수파 초월자들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일천의 첩을 둔 덕에 남성의 공분을 사고 여성들의 공공의 적이 된 아크람 이었다.
결혼한 여성 초월자들의 분노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인데 그녀에게 가서 후궁이 되라고 말을 하면 바로 죽임을 당할 확률이 높았다.
“아크람? 네가 간다고?”
“죽는다. 너.”
총수파들이 죽음을 단정 지었지만 아크람은 태연하게 말했다.
“개인이 아닌 총수님의 후궁 아버지로 간다.
그럼 총수의 장인이니 그녀나 부하들도 날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 바로 총수님과 바로 전쟁이니까 말이야.
문제아들만 모인 제 육군 위세를 통제할 만한 여성 초월자는 그녀밖에 없기도 해.
아직 더 세력을 늘려야할 총수님과 총수파를 위해서는 그녀가 꼭 필요하다.
뭐 멍석말이나 심한 꼴을 당할 확률이 크지만 내가 가장 살아 돌아올 확률과 성공 가능성이 커.”
“........”
잘못하면 죽을 곳이지만 총수님과 총수파를 위해서 희생을 하겠다는 말이었다.
총수파들이 할 말을 잃고 가만히 아크람을 쳐다보았다.
이제 후궁이 되어 막대한 권력을 얻은 딸의 뒤에서 편히 살면 되는데 끝까지 위험을 감수하는 모습은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그러나 아크람은 눈가를 계속 정기 덩어리인 흰 돌로 문질렀다.
눈에 멍이 든 이런 꼴로 사신으로 갈 수는 없는 것이다.
“아오. 쓰라려.
정기를 아무리 퍼부어도 잘 안 지워지네.
내 딸이지만 어떻게든 권능인지 맞으면 재생을 해도 잘 낫지가 않아.”
눈가를 끝없이 문지르면서 멍을 지우려는 모습이 웃기기도 했지만 확고한 의지가 느껴졌다.
그리고 총수의 장인이라는 위치는 정말 써먹기가 아주 좋았다.
총수파 답게 위험을 감수하고 나선 대가를 주어야 했다.
“이제 감시자와 암살자들은 물러나도록 하마.”
“그러니 꼭 성공시키고 살아 돌아와라.”
“!!!”
그 말에 정기 덩어리로 눈을 문지르면서 멍을 지우던 아크람의 행동이 딱 멈추었다.
딸에게 지참금으로 받은 정기를 넘겨주자마자 주변에서 살기를 뿌리던 암살자들은 딸의 손에 의해 완전히 지워졌다.
가지고 있던 자료로 모든 지배자급 초월자들의 첩과 반 초월자 자식들까지 총수에게 보고를 끝내자 주변을 맨 들던 감시자들도 없어졌다.
그런데 더욱 은밀하고 위협적인 살기를 품은 새로운 놈들이 따라다닌다.
‘첩과 반 초월자 연명부까지 총수님에 보고를 드린 이상 나에게는 더 이상 용무가 없다.
감정적으로 날 죽이기에는 총수의 장인이니 후환이 두려우니 없어야 할 것인데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후궁전 안이나 주신전이 아니라면 통합신계 어디라도 쫓아다니고 작심해서 탐색해도 한 명도 위치를 찾아낼 수 없다.
아무리 추적을 피하려 해도 도저히 떨어뜨릴 수가 없다.
그럼 하나하나가 최소한 지배자급 초월자들과 동급이란 뜻인데 수십 명이 어디든 따라다닌다.
가끔 여성 초월자들과 대화를 하면 경고하는 식으로 살기까지 쏘아대니 겁이 날 지경이었다.
‘이놈들은 도대체 뭐야?
최소한 암살자나 추적자들의 종주 급이다.
대가만 맞으면 지배자급 초월자들도 암살하고 다닌다는 음지의 강자들-!
그런데 엄청난 대가가 아니면 안 움직인다던데 왜 이렇게 많이 나를 쫓아다녀?
정기도 없는 나에게 무슨 볼일이 있다고?
아니 그보다 내 목이 언제부터 이렇게 가치가 높았지?’
어떤 놈들이 이렇게 비싼 놈들을 많이 고용할 수 있나 했더니 총수 덕에 정기가 넘치는 총수파인 것이다.
다시 생각해보니 지금은 죽여 보았자 분풀이 밖에 안 되는 자신을 감시한다고 이렇게 정기를 물 쓰듯이 쓸 만한 세력은 확실히 총수파 밖에 없었다.
그동안 암살자와 추적자 종주들의 감시에 마음고생이 극심해서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아크람은 욕설을 내뱉으면서 외쳤다.
“아오-! 시바-! 너희들이었어?
같은 총수파이면서 날 감시하고 죽이려고 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그 말에 다른 총수파들이 더욱 화를 내면서 탁자를 주먹으로 내려치면서 일제히 외쳤다.
꽝-! 꽝-! 꽝-!
탁자가 박살 나서 허공에 치솟는다.
그동안 꼭 하고 싶던 말이 쏟아져 나왔다.
“왜 우리가 너를 죽일 기회만 노리는지 정말 몰라?”
“당연히 총수님과 총수파를 위해서 널 죽여야지!”
“너 때문에 우리까지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어.”
살기조차 내비치는 총수파들의 기세에 주춤거리는 아크람이었다.
이제 열아홉 명이 되었으니 혼자서는 당해낼 방법이 없었다.
죽이지는 않겠지만 잘못하면 도망도 가지 못하고 몰매를 맞을 수가 있었다.
그렇다고 물러날 수는 없기에 마주 소리를 쳤다.
자신만 첩 문제가 공개된 것이 아니다.
같은 처지가 아홉 명이나 더 있었다.
“이 자식들아-!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우린 똑같은 처지잖아?”
모두의 알 권리 운운했다가 반드시 숨겨야 할 비리가 전부 까발려진 다른 아홉 명의 초월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였지만 천연덕스런 대답이 들려왔다.
“아니-! 네가 워낙 화려하게 저질러서 조금만 벌인 우리는 관심도 없고 잘 모르더군.”
“그리고 우리 정도야 다들 했잖아?”“네 첩 명부를 보니 더 심한 놈들도 많더라.”
“자기들도 그러면서 총수님께 용서받고 총수파까지 된 우리를 누가 감히 비난해?
총수님에게 죽으려고?”“어?”
맞는 말이었다.
일천 명의 첩이라는 숫자가 너무 크니 일백 명 미만의 첩을 둔 다른 총수파들은 묻혀버렸다.
그리고 대부분의 초월자들이 다 첩을 두고 있으니 서로 쉬쉬하면서 모른 척 넘어가는 상황이었다.
즉 지금 모든 정신체들에게 정보가 공개되었지만 숫자가 적은 다른 아홉 명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고 자신에게만 비난의 화살이 몰린 것이다.
‘어라? 이거 설마?
내가 희생양?’
지금 갑자기 깨달은 사실에 당황한 아크람에게 결정타 같은 말들이 터져 나왔다.
“이제 너만 죽으면 돼.”“그럼 우리 총수파는 완전무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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