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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파의 표정을 아주 밝았다.
아주 환하게 드러낸 악덕으로 설 곳이 없어진 그들을 중히 쓰는 상대는 아이러니하게도 차원창세신 코아 밖에 없었다.
여기에 능력만을 감안하는 기준 위에서 실적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과거보다 오히려 더욱 큰 발언권을 획득하고 있었다.
의외로 총수파라는 입장이 굉장히 유리했던 것이다.
끝없는 부를 가지고 계시니 협조도 필요 없었다.
“이번 일로 위치가 드러난 용자왕들을 초월자의 혈맹으로서 주신성 개장의 명목으로 여기로 초대하라.
일단 최후까지 대화를 시도한다.”
“총수님. 그들이 오겠습니까?”
이미 초월자들은 용자동맹이 돌아섰음을 거의 다 안다.
더구나 용자동맹은 악독한 지성체들을 정리하던 차원창세신 코아의 직속부하인 부활악당과 지옥군단을 기습해서 전멸시켰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다.
‘용자동맹이 정체를 밝히지는 않았다.
지옥군단도 전부 부활을 완료해서 정기 외에 큰 피해는 없지만 전면전의 선포로도 충분한 사건이다.’
그러니 당연히 죽을 장소나 다름없는 이 통합신계에 용자동맹이 올 리가 없었다.
하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지극히 냉정하게 말했다.
“이 정도 문제나 마찰은 지배 중의 일상이다.
안전은 진리의 이름을 걸고 보장하겠다고 전해라.”
“핫-!”
10억의 지옥군단이 전멸되면서 부활에 막대한 정기가 소모되었는데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여기에 진리의 가호를 받은 존재가 진리의 이름을 건다.
이 정도로 신뢰가 되는 말은 없었다.
힘차게 대답하고 흩어지는 유력 용의자 아닌 이제 온건파와 강경파에 추가된 총수파를 보면서 나직하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제길! 차라리 처음에 오자마자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전부 쓸어버릴 것을 잘 못했어.
사업 좀 해보려 하다가 이게 무슨 꼴인가?
하지만 이미 차원일족의 사업방식을 결정한 이상 물러서지 않는다.
그러나 멸망시키기에는 충분하나 다스리기에는 정보가 너무 부족해.
신계 자아. 아직도 이계의 정보가 통합되지 않았는가?”
구우우우우웅-!
그 말에 마도 두뇌로 만들어진 신계 자아가 응답한다.
“현재 분석 완료된 이계 지도를 보이겠습니다.”
위이이이이이이이잉-!
허공에 띄워진 공 형태로 표현된 이계는 대부분이 암흑으로 싸여있었다.
확실하게 보이는 곳은 공을 관통한 검은 선의 주변과 공의 끝부분만이 환하게 밝혀져 있고 상세한 자료를 보고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거의 흐린 밤하늘의 별처럼 점점이 빛이 보이고 나머지는 미지였다.
통신은 가능하지만 초장거리 공간이동이 안 되어 관리가 불가능한 무법지대의 공간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런 미지 속에 용자동맹이 몸을 숨기고 지배층인 초월자들에게 이빨을 드러내고 있었다.
“현재까지는 일만 분의 일 정도가 파악되었습니다.
현 지역을 중심으로는 지역우주단위로 파악 완료되었습니다.
그리고 생사의 일방통행 주변도 분석 완료되었습니다.
하나 그 이상은 신계주신님의 차원권능 영역 밖이라서 이 이상의 파악은 무리입니다.
지배자급 초월자들이 보고한 자료들의 종합을 해도 진위파악에 시간이 필요합니다.”
통합신계의 자아의 답변에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음소리가 총수실을 울린다.
“으으으음-! 주우주라면 항성계, 아니 행성단위로 모두 파악이 되어있는데 여기는 각자의 거점 주변 외에는 아무것도 몰라.
이러고도 지배층이라니 정말 답답해서 미치겠군.”
처음에는 이계의 종합적인 지도조차 각 계파의 분열과 다툼으로 없었다.
겨우 일 년 만에 이계의 일만 분의 일을 완전분석하고 공간이동까지 가능하게 한 차원창세신 코아의 권능은 초월자들이 보기에는 실로 기적과 같았다.
‘초월자들이 직접 관리하는 대부분의 행성 위치를 파악했고 초장거리 공간이동도 바로 눈앞이다.’
그러나 거꾸로 말하면 초월자 거주지역외의 대부분의 지역은 미분석이고 지배에서 벗어나 멋대로 운영되고 있다는 말과 똑같았다.
‘거주지 지역 외에는 행성을 파괴하는 지성체들이 날뛰어도 잘 모른다.
정의를 외치는 건달들이 지배층을 공격해도 처리를 할 수 없다.
이런 해충과 같은 거지 떼들이 수억 단위로 돌아다닌다.
그런 존재를 극선이라고 칭송까지 하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지성체와 정신체들이 이계의 수준인가?”
화르르르르-!
지옥군단이 전멸하면서 피해복구에 들어간 정기를 생각만 해도 속에서 불꽃이 타오를 지경이었다.
힘으로는 결코 밀리지 않는 부활군단이 당한 이유는 오직 하나 정보의 부재였다.
‘그리고 그 정보 부재는 바로 나에게서 비롯되었다.
이계의 지성체 상대로는 하위신 급의 악령들이 십억이면 압도적인 전력이라 생각하고 방치했지.’
황금착각과 근원도 같은 이유였다.
지성체를 얕보고 지형과 적을 상관하지 않고 대군을 몰아넣다가 돌발적인 적의 출현에 당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미지의 전장에 전력을 밀어 넣어 희생을 키울 수 없어서 주우주로 사업 핑계로 물러나게 했지만 역시 대책이 없었다.
‘십억이 넘는 지옥군단조차 순간적으로 몰살시키고 황금착각과 근원이 달려오기 전에 빠져나갔다.
이런 용자동맹을 막기 위해서는 이계 전체에 공간이동이 가능해야 해.
최종적으로 신령진화의 힘을 빼앗아야 한다.
역시 대부분의 지성체들에게 영원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용자동맹의 신령진화는 철저한 보안으로 누구도 정체를 알지 못했다.
가장 광대한 권능영역을 자랑하는 차원권능조차 현재는 이 주변의 지역우주와 코아로 만든 생사의 일방통행의 주변이 한계였다.
용자동맹을 현 지배체계를 유지하고 박멸하려면 이계 전부를 파악하고 모든 정보와 초장거리 이동까지 통제하려면 특별한 권능, 아니 시스템이 필요했다.
이미 절대계는 그런 것이 있었다.
‘정보행성 이데아.’
주우주 100배 규모의 절대계만이 아니라 1,000개의 주우주까지 정보와 초장거리 공간이동까지 가능하게 하는 위대한 회색 절대자의 상징이었다.
어떤 장소라도 순식간에 십중심이라는 최대 전력이 투입 가능하니 진리님에게 어떤 반대세력도 존재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였다.
그것이 필요했고 이미 미래에게 주문도 했으나 언제 완성될지 아무도 몰랐다.
아니 지금 미친 회색이라고 불리면서 회색영역을 송두리째 갈아엎는 꼴로 보아서는 가능할지도 의문이었다.
“이건 미래의 나만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다.
그런데 믿을 수가 있어야지?
지금이라도 옥석을 상관하지 않고 전부 쓸어버릴까?
하지만 겨우 이런 일로 차원일족의 독점사업을 날려야 하나?
으으으. 아까운데.”
당장이라도 처음 계획대로 날려버리고 새로 시작할지 아니면 계속 차원일족의 신규 사업을 추진할지 고민을 하고 있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목적이 많아지고 바라는 것이 늘어날수록 삶이 힘들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대한 보상이 보이니 포기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쿠우우우응-!
그런데 문제가 또 벌어졌다.
감히 차원주신성을 노리고 몰려왔던 일만 행성의 연합함대가 드디어 도착한 것이다.
그러나 백만 척이 넘는 대함대가 손상을 각오하고 결사적으로 회군을 한 덕에 이미 너덜너덜한 상태였다.
거의 전투불능이 된 모습을 확인한 초월자들은 바로 보고를 총수에게 했다.
“지성체들의 연합함대가 추적해왔습니다.
무리한 공간이동으로 파손이 심합니다.
전투태세로 들어갔으나 실제 전력은 절반 이하로 추정됩니다.
어떻게 할까요?”
지금 용자동맹이 얽혀있어서 복잡한 상황이란 것을 알기 때문에 보고는 조심스러웠다.
역시 총수에게서 조금 곤란한 명령이 떨어졌다.
“지금 지성체 따위는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모두 죽여……, 아니 아르카나 시스템의 부포로 엔진만 쏴 버려라.
용자동맹과 대화 소재로 쓴다.”
“핫-!”
그렇게 아르카나 시스템 2호기.
이계에서 가장 두려움을 샀던 최종병기가 그 위용을 드러내었다.
투하하하하하하하핫-!
위성크기의 포대에서 우주공간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신력포가 발사되고 그 끝이 무수하게 갈라지면서 우주함대를 덮친다.
파파파파파파파파파팟-!
일순 우주공간에 수많은 폭발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파괴의 충격이 휘몰아쳤다.
그 파괴의 대상은 당연히 우주함대였고 모든 전투함이 일제히 엔진부분을 파괴당했다.
함대가 대응을 할 여력을 주지 않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신력의 공격이었다.
“으아아아아아아-!”
“뭐냐? 뭐가?”
지성체들의 당황한 비명이 터져 나온다.
이미 일 년 동안 아르카나 시스템을 정밀 분석한 초월자들은 완벽하게 기능을 다루었다.
백만 척의 함대의 엔진만을 노린 기적과 같은 정밀포격이지만 초월적인 감각과 권능을 가졌기에 너무나 쉬웠다.
그렇게 이계의 함대가 완전 무력화되자 상황을 파악하는 초월자들의 손길과 보고는 바빠졌다.
총수의 명령대로 엔진만 제압했지만 유폭이 발생하여 침몰한 전함이 발생한 것이다.
총수의 성향으로 보아서는 시급히 개선해야 할 상황이었다.
“적 함대의 모든 주 엔진을 파괴하였습니다.
유폭으로 일천 대 가량이 파괴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백만 척 중에서 일천 척 정도가 엔진폭파와 관련되어 반파되었지만 운이 없는 것이다.
완벽한 사격이나 다름없기에 만족하고 치하했다.
“그 정도 오차는 상관없다.
포격을 주관한 초월자들을 표창하겠으니 다음 지배자급 회의 때 참석시키도록 하라.”
“핫-! 감사합니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포격을 한 초월자들이 환호를 지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화면을 주시했다.
치치치치치치치칙-! 파가가가가-!
백만 척이 넘던 대함대의 위용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지금은 살아남기 위해 발악하는 난파선들의 무리였다.
사라진 엔진을 대체해서 보조엔진을 가동하여 구조 활동을 벌이고 수리하려는 모습은 보이지만 더 이상의 전투는 불가능했다.
일반적인 생물체는 견딜 수 없는 우주공간에서 지성체들의 활동은 지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각 본성의 지원이 없으면 대부분 이곳이 무덤이 될 것이다.
“흠. 저 정도가 지성체들의 한계이겠지.
그리고 이게 아르카나 시스템의 진정한 위력인가?
항성계 규모를 초정밀 타격하고 제압까지 가능한 최종병기라?
이계에서는 쓸 만하군.”
그 말에 탁자에 앉아 대기하고 있던 총수파가 된 유력 용의자들은 할 말을 잃었다.
적어도 일만 명 이상의 초월자를 투입해야 제압가능한 지성체의 우주함대가 일격에 무너졌는데 이런 평가라니 너무 박했다.
삐이이걱-!
그런데 누군가 자신감 있게 총수실의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말한다.
“이건 엄청 대단한 겁니다. 총수님.
용자동맹도 결국 물질에 기반 하기 때문에 아르카나 시스템의 정밀 신력포 포격을 견딜 수 없습니다.
저 꼴을 보면 감히 싸울 생각도 하지 못할 것입니다.”
초월적인 발기와 임신능력을 보여서 초월자들의 체면과 위신, 도덕까지 똥통에 처넣어준 유력 용의자였다.
거의 같은 죄목으로 어쩔 수 없이 총수파가 되어버린 유력 용의자들조차 눈살을 찌푸리고 따돌릴 지경인데 천연덕스럽게 웃는 얼굴로 들어온 것이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질문이 울렸다.
“자신하던 딸은 어떻게 하고 너 혼자 왔느냐?”
“푸후후후후후-! 조금 말 안 듣는 동생들을 교육 중입니다.
제 자식들을 모두 이끌고 여기로 올 것입니다.
일단 보시죠.”
척-!
차원창세신 코아의 물음에 가장 가까운 자리의 의자를 하나 꺼내 앉고 하나의 화면을 띄운다.
앉은 자리가 의외로 총수의 바로 옆 자리였다.
물론 권력자와 가까울수록 직위는 당연히 높다.
다른 총수파들이 감히 라는 표정을 짓는 것을 깔끔히 무시하고 동영상을 재생한다.
삐이이이이이-!
그리고 드러난 화면은 놀라왔다.
어딘가의 행성에 새까맣게 그을린 남녀가 수없이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다.
“으으으으으.”
“아아아아아.”
모두 맞은 듯 신체 일부에 확연한 주먹자국이 딱 찍혀있었다.
그리고 양 손에 완전히 그을린 남녀 한 명씩을 멱살을 잡고 들어 올리는 푸른 머리의 여성이 확대되어 보였다.
황금의 투구와 착용하고 얇은 황금갑옷을 입은 파란 머리의 미소녀였다.
화면을 정면으로 바라본 파란머리의 미소녀는 잔뜩 화를 내면서 외쳤다.
“그거 안 치워요!
이게 무슨 좋은 일이라고 찍고 있어요,”
“하지만 딸아-! 총수님에게 너의 멋진 모습을 보여야 후궁이 되기 편하단……, 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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