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816화 (727/2,000)

34권 35권

차원창세신 코아가 연신 감탄을 하면서 호기심을 보이자 때는 이때라고 생각해서 조건을 제안했다.

“그런 아이에게 반려도 아닌 후궁이 되라고 하면 피식 웃고 무시할 것입니다.

아마 말을 꺼낸 저도 날려버릴 것입니다.

그러니 후궁에게 어떤 권리와 의무를 주실지 확실하게 계약서를 써주십시오.”

어찌 보면 말로는 도저히 못 믿겠으니 서면으로 약속해달라는 괘씸한 요구였다.

하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두말 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바로 후궁에 대한 계약서류를 작성했다.

슥슥-! 스스슷-!

감정을 배재된 것 같은 신속한 조치에 내심 섬뜩했으나 허공으로 날아오는 확약서를 소중하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반려와 거의 같은 권한을 주는 후궁의 내용을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추가로 말한다.

“그리고 그 아이의 어미가 워낙 평범해서 초월자가 될 가능성이 없습니다.

시간봉인을 걸고 딸이 지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미가 초월자가 된다는 확신만 있다면 반드시 나설 것입니다.

해주실 수 있는지요?”

“……지성체를 초월자로 만들어 달라?”

그 말에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잠시 생각하고 답변을 주었다.

“흠-! 평범한 지성체를 초월자로 변화시켜달라고?

영혼의 격만 높여서 반 신령(半 神靈)으로 만든 천족이 아니라 육체까지 초월자로 변화시켜야 한다?

쯧-! 그게 어디 쉬운 일이더냐?

지성체의 신체와 육체를 본인의 속성이나 성질과 관계없이 정신체 이상으로 강제 진화시키는 초월적인 창조이다.

특히 지성체나 정신체의 강제 진화는 창조력 중에서도 최고 난이도에 속한다.

이계 십중심에 대수(大手)가 없다면 창조신장인 나 밖에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역시 가능하시군요―!”

저절로 감격의 외침이 터져 나왔다.

평생 아내를 초월자로 만들 방법을 찾아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다가 이 꼴이 된 자신이었다.

‘하지만 본인이 초월자가 될 정도의 재능이 없다면 불가능하다는 결론만 나왔다.’

남은 방법은 평범한 지성체도 쉽게 초월자가 되는 방법을 찾는 것이지만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본인의 재능과 환경, 거기에 운까지 있어야만 초월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아니면 최상위의 창조력을 가진 창조신이 존재 자체를 전부 재창조해야 했다.’

그러나 혁명으로 강력한 창조력을 가진 신족 전부가 적이 되어버렸으니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아주 약간의 친분이 남아있던 창조신들에게 간절하게 부탁을 해도 모두 고개를 흔들고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창조주의 대리인인 창조신장이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일원에게 토벌당한 이후였다.

그리고 가상 분석결과도 회의적이었지.

하나 역시 총수님의 창조력은 과거의 창조신장조차 아득하게 뛰어넘고 있다.’

역시 진리님의 창조신장 답게 바로 가능하다는 답이 나오니 기쁨을 참을 수가 없는 것이다.

‘사랑하는 내 딸아.

드디어 방법을 찾았다.

결코 나는 바람만 피운 것이 아니다.’

첩과 반 초월자 자식들을 이렇게 늘일 생각은 당연히 없었다.

처음에는 정말 아내를 초월자로 만들어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순수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추진하다 보니 목적과 수단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사태는 커져만 갔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마음 깊은 곳에 아주 조금 남아있던 죄책감이 씻은 듯이 사라지고 있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유력 용의자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똑똑하게 다시 확인해주었다.

“대상의 존재와 법칙 자체를 바꾸어야 하기에 나조차 많은 정기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말썽이 심할 것이 분명한 반 초월자들을 나대신 이상 없이 다스릴 수 있는 후궁에게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지.

또?”

“제 고자도 치료를 해주십시오!

그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제 딸아이를 데려오겠습니다.”

진심어린 절규였다.

그리고 대답은 헛웃음이었다.

“허허허허허-! 이 발칙한 놈 보게.

너 그게 원래의 진짜 목적이지?

딸 이야기도 과장이지?”

“아닙니다―! 제가 살아야 설득을 하지 않습니까?

또한 첩과 반초월자 문제에서 저만큼 정통한 전문가도 없습니다.

맡겨만 주시면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게 깔끔하게 처리하겠습니다.”

총수에게 어떻게든 쓸모를 인정받지 못하면 고자로서 첩들에게 죽을 판이니 이것저것 가릴 상황이 아니었다.

“푸하하하하하하-!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문제인 너를 초월자들의 첩과 반초월자 문제를 담당할 책임자로 임명을 해달라는 소리냐?

크하하하하-! 이 발칙한 놈이 나를 웃기는구나.”

차원창세신 코아의 웃음소리가 총수실을 쩌렁쩌렁 우리고 한순간 목검의 환영이 가득 채웠다.

투하하하하하-! 파가가가가가-!

언제 발출했는지 자신의 몸 주변에 빼곡하게 박혀들은 목검들을 보니 등에서 식은땀과 신음이 흘러나왔다.

지금까지 무적이던 자신의 사타구니를 박살내던 목검의 그 충격적인 고통은 잊을 수가 없는 것이다.

“…….”

목검의 밭에 묻히기 직전이라 바짝 얼은 고자가 된 유력 용의자의 귀로 천둥과 같은 목소리가 울린다.

“좋아-! 네가 그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라는 말은 사실이다.

지배자급 초월자들은 초월자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해야 하니 쉽게 죽여서는 곤란하지.

네 딸이 후궁이 되어 반 초월자들을 이상 없이 다스리면 고자를 치료해주마.

수백만이 넘을 반 초월자들을 완벽하게 다스릴 진정한 강자를 얻을 수 있다면 그 정도는 얼마든지 해주겠다.

하나 더 이상 초월자들에게 첩이 더 늘어나거나 반 초월자가 증가하면 잘게 썰어 주리라.”

“핫-! 명심하겠습니다.”

털 끝 하나의 틈도 없이 몸 주변을 빼곡하게 메우고 박혀있는 목검들 사이로 큰 소리로 맹세하는 유력 용의자였다.

그리고 경고는 이어진다.

“그리고 만에 하나 네 딸을 데려오지 못하거나 너의 장담대로 강하지 못해 후궁이 되지 못한다면 각오해라.

이계를 지배하는 초월자들의 총수인 나를 초월자가 기만한 죄는 죽음으로도 용서하지 않는다.

고자에 사지불만족으로 영원히 살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믿어주십시오. 총수님-!”

유력 용의자의 열정적인 대응에 약간 묘한 느낌을 받은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아무리 권력이 막강해도 후궁은 반려에 비해 손색이 많다.

그런데 딸을 후궁으로 바치겠다는 의미인데도 아주 당당하기 짝이 없었다.

아니 아버지가 후궁으로 만들겠다고 자청해서 오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어라?

원래 이런 건가?’

하지만 지금 상황은 급했다.

이것저것 남의 시선까지 배려하면서 추진하기에는 초월자들의 사정도 아주 좋지 않았다.

“뭔가 조금 이상하지만 성과만 좋으면 아무 상관없다.

당장 네 딸에게 가봐.

그리고 네 자식들은 이번에 무조건 전부 참석시켜.

용자연맹의 수장과 다른 동맹들을 차원주신성 1호점의 개장을 명분으로 정식으로 초대할 생각이니 그들에게 보여줄 더욱 많은 정예전력이 필요하다.

네 기억대로 주신 수준의 반 초월자가 일만 명이면 충분하겠지.”

“옛-!”

힘차게 대답하는 고자가 된 유력 용의자를 보는 차원창세신의 시선은 아주 깊게 가라앉았다.

그리고 아주 나직하게 경고했다.

“잘 해라.

네 거기를 잘라서 박제하자고 외치는 초월자들이 부지기수라는 점은 항상 잊지 마라.

그리고 그 여론을 막아주고 있는 것이 나라는 사실도 말이다.”

“!!!”

그런 경고까지 받았으니 여기저기 부리나케 연락하여 자식들을 차 주신성에 집결시키고 딸에게 달려와서 끈질기게 애원했다.

덕분에 이렇게 성공직전이었다.

아니 원래 무력이 강해 화끈한 성격이지만 착한 딸이었기에 믿고 있었다.

“……가볼게요.”

결국 떨어진 딸의 승낙에 환호하고 싶을 지경이었다.

‘됐다!

난 고자가 아니야-!

아니 살았다.’

살벌하기 짝이 없는 총수님에게 어쩔 수 없이 딸을 후궁으로 밀어 넣고 있어서 약간 마음에 걸리는 점만 제외하면 최고였다.

아니 자신의 영광의 시대가 열리고 있었다.

‘나도 살고 네 어미도 살고 너도 출세하는 길이다.

그리고 나는 원래이상의 위치로 돌아가고 말이야.’

딸과 일만이 넘는 주신급의 반 초월자 자녀들이 힘을 함하면 엄청난 전력이었다.

종말을 맞으면 행성을 먹는 머리통 괴물이 된다는 불안으로 인하여 숨겨놓기만 했지만 여러 개의 일족과도 맞먹었다.

‘이 힘으로 과거에 현세계의 패권을 쥐는 상상을 할 정도였지.

전력 확보를 목적으로 나처럼 반 초월자 자녀를 늘려가는 지배자급 초월자들도 상당히 많았다.

그들은 나처럼 일만 명까지는 가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일백 명은 넘겼었지?

그 놈들부터 싹 걷어낸다.’

초월자 사이에서는 초월자 자녀가 생기기 힘들지만 지성체 여성을 임신시키면 거의 대부분 반 초월자가 나온다.

그래서 지배자급 초월자들은 첩을 무작정 늘리면 엄청난 욕을 먹을 줄은 알고 있었지만 만약을 위한 전력 확보를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반 초월자들이 수련이 부족하면 종말을 맞는 것은 이미 알고 있기에 통제를 확실히 하면서 숨겨온 것이다.

‘어느 세상의 권력자들처럼 초월자들도 야망과 숨겨진 전력이 많다.

누구보다 강해서 덤빌 엄두가 나지 않던 일원이 중재하지 않았다면 지배자급 초월자들 사이에서도 벌써 큰 사단이 났을 것이다.

그나저나 총수님이 설마 이런 사실을 전부 알고 계신 것은 아니겠지?

그 퍼스널 히스토리 라는 마도 때문에 배신을 할 엄두가 나지 않는군.’

반 초월자 자식들에게 독립된 주신성을 안겨주기 위해 움직였던 유력 용의자들 10명은 모두 지금은 총수파였다.

아르카나 시스템 2호기 통합신계에 상주하면서 신계관리주신으로서 차원창세신 코아님에게 필사적인 충성을 바치고 있는 실정이었다.

다른 지배자급 초월자에게 숨겨놓은 사실이 다 까발려진 결과 봉인직전이라서 매달리는 그들에게 차원창세신 코아는 이렇게 말하면서 받아들였다.

“상급자는 하급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줄 수 있고 공적에 따라 더 줄 수 있다.

그리고 하급자에 대해 전부를 알고 있다.

맨 바닥으로 떨어진 하급자는 상급자의 대우에 목이 매달려 있는 상황이니 이렇게 믿음이 가는 상급자와 하급자의 관계도 드물지.

과거의 감정은 현재의 이익으로 잊어라.”

“핫-! 총수.”

그 이후 대우는 지극히 만족스러웠기에 불만은 전혀 없었다.

‘정말 부자 밑에서 일하는 것이 이렇게 좋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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