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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813화 (724/2,000)

34권 35권

단숨에 최고의 지배층 위치에 설 수 있는 이런 기회를 거부할 어떤 고위 여성 초월자라도 거의 없었다.

단지 첩이나 후궁이나 거의 똑같다고 생각하면서 인식이 굉장히 좋지 않았다.

강할수록 자존심도 강하니 결코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일에는 노회한 자신들이 나설 때였다.

‘내가 상황을 잘 설명하면 될 일이니 설득해 보아야 하겠다.’

‘이런 최고수준의 권력을 사용할 수 있는 자리를 남의 일족에게 넘겨줄 수 없지.’

그런데 이런 기회를 왜 반 초월자에게만 준다고 못을 박았는지 이해를 못했다.

신족에서도 창조신장에게 덤빈 선신과 자신들의 직계들에게서 후궁을 뽑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의아하게 생각을 했다.

“신족에서도 반역하는 자들에게서 후궁을 하나 뽑으셨다고 하더니 반 초월자들에게서 그러시는군.”

“도대체 무슨 생각이신지?”

“일단 이 부끄러운 첩과 숨겨둔 자식들 문제부터 풀자고.”

“악을 심판하는 용자동맹이 적이라니?

이게 무슨 날벼락에 수치인가?”

“그럼 이걸 그대로 전파해도 됩니까?”

“해야 하겠지.”

“아니 최대한 빨리 해야 한다.”

정보담당 나이스도 이것이 너무 과격한 조치였지만 적극 찬성 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지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총수의 이런 과격한 조치가 이해가 갈 정도로 상황이 급했다.

‘초월자들의 수없이 불어난 첩의 문제와 종말의 위험성이 있는 반 초월자들의 심각성은 일반적인 정신체나 지성체들이 정말 참기 힘들 정도다.

지배층의 도덕성에는 치명적이야.

증거가 넘칠 것이니 어디 가서 변명도 못하겠군.’

더구나 드러난 적의 정체는 용자동맹이었다.

모든 정신체와 지성체가 적극 지지하는 구원자들의 모임이었다.

이런 세력을 반역자로 취급하기에는 너무 위험했다.

더구나 이런 큰일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으니 정보 담당자로서의 자부심까지 흔들렸다.

‘용자동맹은 가진 힘이나 성격을 보면 절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아니 싸우면 악으로 낙인이 찍힌다.

압도적인 전력차이를 보여서 싸울 의지를 꺾어야만 해.

그러려면 갑자기 드러난 반 초월자란 위협을 제거하고 초월자의 힘으로 삼아야 한다.’

만만치 않은 적의 명분과 적의를 흐리기 위해서도 공론화되면 끝장이 날 반 초월자와 첩 문제는 반드시 조치해야만 했다.

‘반 초월자들의 부모들이 초월자이니 그럴 리는 없지만 용자동맹과 붙는다면 끔찍한 사태다.’

‘그러나 모든 반 초월자들을 다스리는 지배자급 초월자가 총수님의 후궁이면 이걸 어떻게 견제하지?’

만만치 않은 권력의 경쟁자를 늘리는 일은 성질이 나는 일이기에 끌고 나온 유력 용의자들을 모두 한차례씩 추가로 밟았다.

“아오-! 빡쳐-!

네놈들 때문에 우리까지 이게 무슨 수치야?”

곽곽-! 과곽-! 퍼퍽-!

가만히 있다가 그렇게나 아끼던 첩들을 내놓아야할 지배자급 초월자들 입장으로서는 화가 나서 쓴물이 올라올 지경이었다.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고 무리를 해서 얻은 미녀들인데 이렇게 아쉬울 수가 없었다.

첩이 더 이상의 관계를 원하지 않으면 당장 돌려보내라고 하니 한바탕 홍역을 치를 판이었다.

체면문제보다 지금까지 잘 숨겨왔는데 반려나 직계가 사실을 알면 자신을 가만둘 리가 없었다.

팍-! 팍-! 곽-!

‘그 아이의 실망한 얼굴을 어찌 보지?’

‘그렇다고 첩이 아까워서 돌려보내지 못했다가는 차원창세신 코아님에게 수치스런 이유로 재산몰수와 즉결처형을 당할 판이다.’

이미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지시에 따르지 않은 신족이 당하고 있는 상황을 잘 알고 있으니 덤빌 수도 없었다.

아니 지금 밟고 있는 색마 같은 놈들과 같은 취급을 당할까봐서 두렵기까지 했다.

“네놈들이 아랫도리를 잘 못 놀린 덕분에 이게 무슨 꼴이냐?”

“뭐든 적당히 하란 말이다.

적당히-!”

첩이나 반 초월자 문제는 지배자급 초월자인 자신들도 완전한 무죄가 아니지만 이렇게 엉망으로 놀지는 않았다.

유력 용의자들도 지은 죄가 있고 이걸로 넘어간다고 하니 입을 꽉 다물고 맞고만 있지만 불만이 있었다.

‘네놈들도 첩과 반 초월자 자식들이 있잖아?’

‘우리가 모를지 알아?’

‘왜 우리만 가지고 그래?’

오백억 년이란 장시간을 감정적인 초월자들이 고정적으로 헐렁하게 지배하고 덕분에 망해가다 보니 어디서나 썩은내가 진동을 하는 이계였다.

들키지 않은 지배자급 초월자들이라고 무죄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지은 죄가 있어서 지배자급 초월자들에게 맞고 있던 유력 용의자들도 구타가 끝날 기미가 없고 총수실이 조용하자 결국 폭발했다.

“그만 해라.”

“많이 맞았다.”

“더 이상 총수님이 문제 삼지 않는다고 하지 않아?”

유력 용의자들의 직위나 능력은 결코 지배자급 초월자보다 모자라지 않았다.

단지 늘어난 집안 식구를 건사 하느라 세력을 잘 만들지 못한 탓이었다.

그리고 반 초월자들이 총수에 의해 인정된 이상 그런 부족함도 끝이었다.

단숨에 수십 명의 고위 초월자급의 능력자를 얻는다.

거기에 가장 믿을 수 있는 혈족으로 거느리는 것이다.

물론 총수님이 직접 세력으로 삼으신다고 하시니 함부로 할 수 없지만 그런 자식들은 분명 큰 전력이었다.

더 이상 기죽을 이유도 없는 것이다.

“네놈들도 첩이 있잖아?

내가 이름까지 전부 불러줄까?”

“총수님께 너희들도 많다고 전부 일러버린다.”

서로 깨끗하지 않은 주제에 이제 그만 추궁하라는 말에 분기탱천하는 지배자급 초월자였다.

더구나 큰 죄를 용서를 받았다고 이제 총수님이라고 부르면서 자꾸 이러면 같이 죽자고 협박까지 하자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이 자식들이-!”

당장이라도 전투태세로 벌이려는데 총수실 안에서 차원창세신 코아의 분노의 책상 던지기가 시전 되었다.

꽈꽝-! 꽈드드드드득-!

“우가가가가가-!”

총수실의 문을 박살내고 날아온 탁자가 유력 용의자를 깔아뭉개면서 바닥을 갈아버렸다.

그리고 통합신계 아르카나 시스템 2호기가 뒤흔들리는 고함이 뒤따른다.

“다 똥 묻은 것 이미 알아-!”

정말 어쩔 수 없이 봐준다는 어조가 강렬했다.

숨이 막힐 것 같은 투기와 살기가 검은 불꽃이 되어서 총수실에서 타올랐다.

“그래서 모두 죽여주랴?

그럼 얼마나 남을까?

누가 이계를 부흥시킬 것이냐?

싹 쓸어버리고 나 혼자서?

계속 이 꼴이면 차라리 그게 낫겠다.”

“!!!”

“!!!”

화아아아아아아악-!

신령조차 태울 것 같은 열기 속에서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력이 담긴 명령이 다시 떨어졌다.

“당장 가서 집안단속이나 해.

자신의 아랫도리 하나 관리 못하는 지배층이라니?

이러다가 지성체를 시험하기 전에 우리부터 심판당하겠다.

그리고 이번 결정과 공지를 거부하거나 시비를 가리려는 초월자는 모두 차원주신성 이계 1호점의 거름으로 삼는다.”

“!”

무슨 말인지 몰라 잠시 멍해진 지배자급 초월자들에게 뭔가 한이 맺힌 음성이 들려왔다.

“무능한 주제에 사고치고 거기에 거슬리기까지 하는 놈들은 산채로 묻어버리겠다.”

“옛-! 총수님!”

후다다다다다닥-!

당장이라도 생매장을 시킬 기세에 온건파 초월자들과 유력 용의자들은 모두 허둥지둥 도망치듯이 떠나갔다.

돌아보거나 멈추면 검은 불길의 해일에 휘말려 재가 될 것만 같은 공포감이 밀려왔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안주하지 않는 폭주’라는 신성의 본질을 잠시 본 것 같았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창조신장으로 신족 본성에 있는 동안 신족이 완전히 뒤집혀졌다지?’

‘신족들의 심정을 알 것 같다.’

‘빨리 처리하자고.’

‘제길-! 이놈들이 말을 잘 들어야 할 것인데?’

‘거부하다가 묻히든 말든 알게 뭐냐?

일단 우리부터 살자.’

초 지급으로 반 초월자에 대한 모집과 지성체에게 완전히 손을 떼라는 내용, 첩에 관련된 지침이 퍼진 것은 순식간이었다.

갑자기 떨어진 총수의 명령은 초월자 집단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반 초월자들을 숨겨서 키우던 초월자들은 반색을 하면서 반겼으나 첩을 돌려보내라는 말은 반감을 샀다.

더구나 지성체와 모든 사적 접촉을 금지하다는 일방적인 명령은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항의를 하자 온건파 지배자급 초월자들이 간단하게 일축했다.

‘총수님의 정식 명령이다.

차원주신성의 거름이 되고 싶다면 마음대로 해라.’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계에 와서 벌인 신족 학살과 전투, 위협을 모르는 초월자는 없었다.

더구나 그렇게나 강력했던 일원까지 추방시켰다는 사실을 알기에 결국 눈물을 머금고 조치하는 초월자들이었다.

더구나 일천이 넘는 첩과 일만이 넘는 반 초월자를 가진 고위 초월자가 있다는 말에 강경파 초월자들도 어쩔 수 없이 따랐다.

잘못하면 같은 취급을 당할 위험이 컸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어떤 미친놈이 그런 미친 짓을 한 거야?’

‘잡아서 반드시 족쳐야 해.’

그렇게 이번 사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초월적인 발기능력을 가진 고위 초월자는 지금 열심히 빌고 있는 상황이었다.

바다처럼 푸른 긴 머리에 태양이 타오르는 빨간 눈동자를 한 여성의 앞에 무릎을 꿇고 계속 애원을 하고 있었다.

“애야-! 제발 이 불쌍한 아비를 그만 용서하고 말을 좀 들어다오.”

스르르르르-! 화르르르륵-!

오밀조밀한 이목구미로 아직 완전한 성인이 아닌 미소녀로 보이는 여성의 부드럽게 일렁이는 파란 긴 머리가 하늘로 치솟는다.

눈동자에서 뜨거운 불길이 쏟아져 나오고 양 주먹에서도 화염을 이글거리게 하면서 감정을 표출한 여성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으으으으윽-! 더 이상 가까이 오면 날려버릴 거예요.

불결하니까 그만하고 떠나세요.”

목소리조차 아직 가느다란 미성이라서 성장 중인 정신체로 보였다.

화아아아아아아-!

그러나 꽉 말아 쥔 양 주먹에서 이글거리는 화염이 손 전체까지 타오르자 그걸 보는 유력 용의자는 소름이 오싹 밀려왔다.

저기에 닿기만 하면 지배자급 초월자인 자신이라도 당장에 재로 변할 것 같았다.

‘꿀꺽-! 역시 안 봐주는군.

물러날까?

아니야-! 절대로 안 돼.

날 구해줄만한 자식은 이 아이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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