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뛰어난 미녀들을 규칙을 어기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영원한 젊음을 주어 첩으로 삼았다.
그러면 가족의 정이나 사랑으로 얽혀있는 강력한 존재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사랑하는 애인이나 딸이 초월자란 지배층 정원의 박제된 화초중의 하나가 되어서 스스로 무너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참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지배층인 초월자들의 고위존재들이니 무사했지 아니면 벌써 거의 뒈졌을 것이야.’
그래도 그녀들이 초월자로서 승승장구하면 참겠는데 단지 영원한 젊음만을 얻어서 욕망의 대상이 되어버린 끔찍한 상황이었다.
더구나 지성체 영혼의 한계까지 잘 아는 이상 그녀들을 어떻게든 해방시키거나 복수를 노리고 이를 갈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 강자들이 얼마나 될지 상상도 하기 싫을 정도였다.
‘으-! 아마도 초월자들의 지배가 흔들리면 여기저기서 안보이던 칼이 날아와서 박힐 것이다.
여기도 집안 단속부터 하지 않으면 큰 일 나겠다.
감정에 충실하다고 하더니 욕망에만 충실한 초월자 놈들.
이성보다 감정이 중요하다고 착한 척하더니 이런 일을 싸질러 놔?
이걸 어떻게 풀지?
하여튼 어딜 가나 욕망이 문제야.
일단 이것부터 최우선으로 처리한다.’
생각을 정리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단호하게 입장을 정리했다.
“초월자들은 여기저기 반반한 지성체 여성들에게 불완전한 불노불사를 미끼로 수천 단위로 첩으로 삼으면서 끝까지 책임을 지지 않았다.
이렇게 직위와 권능과 정기를 남용하는데 무슨 지배층인가?
거기에 육성을 잘 하지 못하면 행성을 먹는 괴물이 되는 반 초월자를 혼자서 일만 단위로 싸지르고 나 몰랄라라 하는 초월적으로 발기 찬 놈까지 있다.
이런데 뭐가 악이 아니지?
정의와 선만을 추구하는 용자동맹(勇者同盟)의 정의의 심판을 받아도 싸다.
그런데 자신들이 악이 되었다는 사실을 도저히 못 믿겠다고?”
그 말에 나이스는 정보담당자로서 부정을 했다.
아무리 고위 초월자라고 해도 가진 정기와 신체의 한계가 있는데 그 정도의 엄청난 수의 첩과 반 초월자들을 만들고 유지할 수 없었다.
“첩만 일천 명이라니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일단 몸이 못 견디지 않습니까?”
첩으로 삼은 여성의 불노불사를 유지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상위 존재인 정신체가 주기적으로 정(情)을 나누어 주고 육체를 조정하는 것이다.
‘성마법(性魔法) 또는 음양조화(陰陽調和)라고도 불리는 이 방법조차 한계가 있어서 그렇게 많이 사용하지는 못한다.
아무리 그 짓이 좋아도 그렇게 단련을 할 리가 없지 않는가?’
지배자급 초월자가 전력으로 그 짓만 해도 일백 명의 유지가 한계인데 일천 명이라니 비상식적이었다.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의 코웃음소리가 울렸다.
“큭큭-! 여기 증거가 있다.
어떤 충격에도 무너지지 않게 철저하게 단련된 이 성기가 증거다.”
다시 파멸유혼검이 내려쳐진다.
물론 목표는 거품을 물고 기절한 일천 명의 첩을 두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같은 반초월자 일만 명을 자녀로 둔 초월적으로 발기 찬 초월자의 사타구니였다.
퍼어어어어어억-! 투깡-!
충격과 함께 천장까지 튕기면서 비명을 지른다.
이번 공격은 지배자급 초월자라도 머리에 맞으면 박살이 날 정도의 위력이었기 때문에 반응과 비명이 더 화끈했다.
“꽤에에에에에엑-!”
‘헐? 정말 끄떡없어?’
나이스가 보니 정말 죽을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맞았는데 사타구니가 멀쩡했다.
어떻게 단련해야 저렇게 될 수 있을지 의문이 갈 정도의 강도였다.
“지금 내 공격을 맞고 신체가 박살나지 않고 무사할 존재는 초월자 중에는 없다.
젠장 맞을 놈! 저런 재능을 가지고 단련한 곳이 하필 거기야.
정말 욕망에 충실하구나.
이러니 초월자들이 창조주님에게 버림을 받지.”
“…….”
이렇게 확실한 증거 앞에 할 말이 없었다.
분명 어지간한 신기조차 분쇄할 정도의 충격량을 남성에게 가장 약한 부위로 받아낸 것이다.
‘어느 정도의 고련을 성기에 해야 저게 가능하지?’
대충 계산한 나이스는 할 말을 잃었다.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노력과 시간, 정기가 필요한 성기 단련이었다.
덕분에 주변의 고위 초월자들도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저 죽일 놈! 저 공격을 맞고도 형태를 유지하다니?”
“우리의 연속공격도 버티었지?”
“정말 지독하게 단련했어.”
“어떻게 저게 가능하지?”
“재주도 좋구나.
일족도 없이 일천 명의 첩과 일만 명이 넘는 자식들을 어떻게 먹여 살리고 있나?”
“분명 저거 첩들을 등쳐먹으면서 기둥서방 노릇을 하고 있을 거야.
반드시 잘라버려야 해.”
아주 부러워하면서 다른 쪽으로 화를 내는 지배자급 초월자였다.
그리고 이제는 드디어 내구 한계에 봉착했는지 퉁퉁 부어오른 사타구니를 양손으로 붙잡고 엉엉 우는 유력 용의자를 떨떠름하게 쳐다보았다.
밖에서 일천이 넘는 첩과 일만의 반 초월자란 소리를 듣고 정보담당자로서 커다란 충격을 먹었다.
‘사……, 사실이구나.
첩이 일천?
이게 외부로 새어나가는 날이면……, 으윽-!’
첩을 두는 일은 이미 알게 모르게 다들 하는 짓이라서 넘어가고 단지 과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부패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져 있었다.
이걸 다른 지성체나 정신체들이 알면 어떤 악 소문이 날지 골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색신으로 유명했던 신족 중에서 누구도 이정도로 화려하게 놀아났던 존재는 없었다.
그나마 가진 도덕성도 몰락이다.
이건 지금 지지 세력에게 배신당했다고 날뛸 상황이 아니다.’
오랜 지배와 방종으로 쌓아온 악업이 고름처럼 모여 있다가 총수가 된 차원창세신 코아의 개혁으로 터져 나오는 순간이었다.
잘못 건드려서 여기저기서 고름이 터졌다가는 잘못하면 빈사상태로 쓰러지는 수가 있었다.
결국 한발 물러나서 물었다.
“……어떻게 할까요?”
“뭘 어째?
정의(正義)의 용자동맹이 초월자들이 악(惡)라고 하잖아?
악(惡)이 선(善)을 치면 세계의 법칙이 참 가만 있겠다.
제압해도 반작용으로 피해가 더 크다.
일단 내버려두고 더 이상 악화를 막는다.”
그리고 정식 명령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초월자의 총수로서 처음 하는 일이 첩과 사생아와 같은 반 초월자의 처우개선이니 어이가 없다고 혀를 차면서 말이다.
‘쯧-! 어쩔 수 없군.
썩어도 너무 썩어서 도려내지도 못해.
다 발효시켜야해.’
그리고 순식간에 적어 간 명령은 간단했다.
“모든 초월자들은 주신성 거주민을 뽑는 공정한 시험을 위해 지금 당장 지성체와의 접촉을 끊고 각각의 본성으로 복귀하라.
그리고 데리고 있는 지성체는 첩이든 부하든 신분과 상관없이 모든 존재를 등록하고 남이 보기에 부끄럽지 않게 대우하라.
아직 초월자로 승급되지 못한 첩은 본인들의 의사를 묻고 행성 복귀를 원한다면 적절한 보상을 지불하고 돌려보낸다.
이제 단 한 명이라도 첩을 강제로 데리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대상자의 재산은 모두 몰수하고 즉결 처형한다.”
“!”
“!”
지성체의 접촉금지와 첩의 해방과 처우개선, 반 초월자의 공식인정이었다.
심상치 않은 조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던 초월자들이 당황하는 사이, 전혀 거침없는 명령이 떨어진다.
“보상에 필요한 비용과 장소는 내가 지불하고 제공하겠으니 앞으로 지성체와 개인적인 직접 접촉은 절대 금지한다.
철저하게 공적으로 집단이 모인 상태에서만 접촉하라.
또한 반 초월자들은 전원 초월자의 일부로서 인정한다.
지성체들의 시험을 하기 전에 이 일부터 시작한다.
반 초월자의 신원회복이 최우선이다.
이 내용을 공고로 붙여서 전파하고 바로 시행하도록 해라.”
여기에 커다란 양피지를 아공간에서 꺼내서 바로 몇 줄을 적고 초월자들에게 넘겼다.
스스스스슥-!
지배자급 초월자들이 보니 간단한 공고내용이지만 심각한 수준이었다.
“총수님! 이건?”
“이러시면 안 됩니다.”
내용을 읽어보고 여파를 짐작한 초월자들이 반대를 했지만 차원창세신 코아는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이계에 와서 항상 느꼈지만 여유를 부렸다가는 자신까지 같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이었다.
‘지금 느긋하게 처리할 수 없다.
잘못했다가는 정확한 수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정의라는 명분까지 갖춘 용자동맹이라는 기계덩어리와 융합한 정신체들과 대 전쟁을 치를 판이다.’
자신이 초월자 측에 있는 이상 당연히 질리는 없지만 더 이상 이계의 전력을 약화시켜서는 안 되었다.
그리고 이계 전부를 지배하는 초월자들의 총수로서 기존의 혈맹의 배반을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
‘용자동맹이 문제를 제시할 부분을 모두 수정해야만 했다.
정말 뭐 하나 쉽게 넘어가는 부분이 없어.’
가장 큰 위험은 바로 반 초월자들의 반역이었다.
그들을 달래서 어떻게든 초월자 세력으로 포함시켜야 했다.
“위험하다고 보기만 하면 죽이려고 달려들던 초월자들이다.
비록 부모가 초월자라고 해도 그 두려움과 증오는 잘 사라지지 않지.
그런 상황에서 반 초월자들이 자발적으로 나와 초월자 세력에 등록하게 할 다른 방법이 있으면 말해봐라?”
“……알겠습니다.
그럼 여성 초월자들에게서도 희망자를 받으시는 것이 어떨까요?”
하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약자에게나 기회를 주는 것이지 강자들에게 필요 없다.
강자는 이겨서 영광을 쟁취해야 한다.
이번에 나로 인해서 밝혀진 모든 일은 이 공고로 마무리 짓는다.
이제 더 이상 조사도 징계도 없다.
그만 나가보고 차질 없이 준비를 해라.”
“예. 알겠습니다.”
우르르 몰려나가는 온건파 지배자급 초월자들의 손에 들린 차원창세신 코아가 적어서 넘겨준 양피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주신성 관리를 위한 반 초월자 고용 및 후궁 모집.
이계 차원주신성 1호점의 관리와 초월자들의 전력보강을 위해서 반 초월자들을 모집합니다.
이번에 모인 반 초월자 중 가장 뛰어난 남성에게는 지배자급 초월자의 대우를 약속합니다.
또한 주신성 내의 관리와 모든 반초월자에 대한 통제 권리까지 부여합니다.’
초월자 총수가 완전하게 반 초월자들의 존재를 허용하는 공고였다.
물론 여기까지는 전부 이해할 수 있었다.
일단 반 초월자들은 세력을 확실히 불릴 수 있는 특성이 있으니 방대한 행성표면을 가진 주신성을 관리하기에 최상이었다.
여기에 우주와 행성에서 강하고 수련을 거쳐서 초월자만 되면 아무 문제가 없었다.
‘물론 신체가 정신을 지배하는 종말이 오면 행성을 먹는 위성 크기의 큰머리 괴물이 된다.’
하지만 정기가 강력한 주신성에서 상주한다면 초월자가 될 확률이 획기적으로 오를 것이니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더구나 행성을 공깃돌처럼 다루는 총수에게 반 초월자의 종말체는 우스울 뿐이었다.
‘분명 전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숨겨두기만 했던 반 초월자 자식들이 양지로 나오는 길이다.’
이런 복합적인 이익이 있으니 반대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다음이 문제였다.
‘최고의 반초월자 여성에게는 초월자 총수이신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후궁이 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합니다.
후궁이 되신 반초월자 여성은 모든 반초월자들의 입장을 대변하여 총수님에게 건의하고 조치할 수 있습니다.
후궁을 원하지 않으시면 반 초월자의 통제권한과 주신성의 관리 권리를 절반으로 나누어 받습니다.
초월자들의 남성과 여성의 통제권한을 둘이서 나누어 행사 하게 됩니다.
이번의 모집 기한은 주신성의 조율이 끝나고 고위 생명체의 조성이 시작될 때입니다.
반 초월자들에게 주어진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하세요.’
초월자의 총수가 내린 공문인데 뭔가 광고 문구 같았다.
그리고 최고의 여성 반 초월자이면 후궁이 되게 해주겠다는 조항도 이상했다.
반려라면 모를까 자원하는 여성 반 초월자가 있을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해보면 소름이 끼치는 내용과 권리였다.
‘상상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재력과 힘을 가진 차원창세신 코아님은 현재 신족의 절대독재자인 창조신장이며 초월자들의 총수시다.’
‘그리고 지금 총수님께는 반려가 없으시지.’
‘그런 존재의 후궁이 된다는 의미는 말 그대로 현세계 최고의 지배층에 바로 포함된다는 뜻이다.’
더구나 분명 아무런 권리나 자격이 없는 첩이 아닌 후궁이라고 했다.
정식 반려가 없으시니 반려처럼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가질 수 있었다.
‘후궁을 반려와 거의 비슷한 대우를 한다는 뜻인가?’
‘이번 반 초월자 후궁은 반 초월자들의 의사를 총수에게 대변하고 지시를 시행한다고 했다.
‘수십만 명이 넘을 반 초월자들의 통제권한과 생사여탈권을 움켜쥔다.’
‘후궁만 되면 총수의 권한을 일부분 행사하고 수십만 명이 될지 모르는 반 초월자들의 지배자가 된다.’
‘이건 엄청난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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