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자신도 모르게 존댓말을 하면서 대답한 아주 미남에 품위 있는 모습을 한 유력 용의자였다.
수준도 지배자급 초월자와 동등했다.
그러나 감히 일어서지 못하고 고위 초월자의 체면도 버리고 무릎으로 앞으로 걸어갔다.
주춤-! 주춤-!
‘설마? 설마? 그렇게나 정신방어를 걸어두었는데?
아니 내가 그런 존재인줄은 아무도 모르는데?’
그러나 저런 상소리를 하면서 부르니 지금 머리를 들 때가 아니었다.
‘만약 퍼스널 히스토리라는 마도가 설명대로라면 철저하게 숨겨왔던 용서 못할 죄가 밝혀진 것이다.’
기가 팍 죽어서 불안에 빠진 얼굴이지만 지극히 잘 생기고 품위가 넘치는 초월자에게 어이없는 미소를 지으면서 손가락을 하나 움직이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거기가 어느 정도이기에 이런 짓을 할 수 있는지 보자.”
퍼어어어어억-!
남자의 사타구니 가장 중요한 곳에 파멸유혼검이 그대로 내려 꽂혔다.
그것은 이제까지 가장 커다란 타격 음이었다.
“꽤애애애애애액-!”
피는 나지 않지만 모든 성기 구조가 붕괴되는 고통이 전해져왔다.
바로 마치 돼지 멱따는 소리를 현세계를 지배하는 초월자들의 총수의 방에서 내질렀다.
남성에게 너무 심한 조치였기에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지는 초월자들이었다.
‘저걸 저기에 직격인가?’
‘차라리 죽이시지.’
‘으휴! 정말 아프겠다.’
사타구니를 움켜쥐고 몸부림을 치는 유력 용의자를 보는 모든 시선이 동정에 물드는데 그것도 아주 잠시였다.
구타 다음에 이어지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고발에 모두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현재 데리고 있는 지성체 애인이 일천 명 이상?
태어난 반초월자들의 정확한 수는 일만 이후로는 애인들에게 처리를 맡겨서 기억도 못해?
이놈들이 모두 머리통 괴물이 되면 내가 총수가 되기 전 초월자들의 전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데 왜 계속 싸지르고 난리야?
기르다 보니 모두 초월자가 될 것 같고 아무 이상도 없어 보여서?
잘 안되면 바로 영구빙성에 봉인시키고 무한 대기를 시켜?
그렇게 사용한 빙성들이 도대체 몇 개야?
그것들이 한꺼번에 풀려나면 어쩌려고?
네가 무슨 어느 망국의 의자왕이냐?
네 발기에 세계가 망해야 돼?”
“!!!”
“!!!”
‘첩이 일천?’
‘반 초월자가 일만?’
지배자급 초월자나 유력 용의자나 모두 기가 막혀서 숨도 쉬지 못할 지경이었다.
초월자들에게 중시되는 감정에 당연하게 사랑이나 욕망도 소속된다.
‘아름다운 여성을 보면 사랑하고 소유하고 싶게 된다.’
‘지성체들에게 상상도 못할 권력과 무력, 권능까지 있으니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첩이 없는 고위 초월자는 없으니 자신들도 무죄라고 할 수 없지만 이건 자릿수가 두 배 이상 차이 났다.
일만이 넘는 종말을 맞은 반 초월자들이 풀려나면 이걸 어떻게 막아야 할지 겁부터 났다.
총수가 저러는 이유를 십분 동감했다.
“이 발칙한 발기 찬 새끼는 당장 밟아서 조져버려.”
그 말에 지배자급 초월자들은 충격에 얼굴이 하얗게 변한 상태로 모두 벌떡 일어났다.
이건 도저히 좋은 것이 서로 좋다고 넘어갈 수준이 아니었다.
꽉-! 꽉-! 꽉-!
어떤 용서도 없이 지배자급 초월자들의 발이 문제의 원흉을 지그시 밟아 조져갔다.
얼마나 분노했는지 높으신 신분에 거친 욕설이 마구 튀어나왔다.
“이 미친 새끼!
일천 지성체 애인?
일만 이상의 반 초월자라고?
그걸 다 어디다 어떻게 숨겼어?”
“그 때 그 괴물들과 직접 싸워 본 놈이 돌았냐?
그것들과 또 마주치고 싶어?”
“평소에 금욕과 절제를 과다하게 주장할 때부터 조금 이상하다 생각하더니 뒤에서 이런 미친 짓을 해?”
“발정으로 세상을 망칠 새끼.”
“이건 아주 잘라버려야 해.”
“일단 뭉개 버려.”
“악악-! 악악-!”
유력 용의자가 정신없이 사타구니에 쏟아지는 발길질에 비명만 지르면서 버티는데 차원창세신 코아가 한마디를 했다.
“발기 찬 새끼의 반 초월자들은 아주 쓸 만해서 아직 종말을 맞은 인원은 없다.
그것도 능력이니 앞으로 더 써 먹어야 한다.
죽이지는 마라.
문제의 원인만 집중적으로 처벌해.”
“예. 총수.”
쏟아지는 발들을 피해 바닥을 빙빙 돌면서 고통을 호소하던 용의자의 양발을 잡아서 벌렸다.
그리고 거기만 발로 차기 시작했다.
곽곽곽곽-! 악악악-!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죄가 낱낱이 밝혀진 죄로 잔인한 처벌을 받는 꼴을 본 유력 용의자들은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정식 재판을 받고 벌을 받을지 알았지 설마 지배자급 초월자들이 이렇게 직접 체벌을 할지 몰랐던 것이다.
그렇게 지배자급 초월자들이 자신의 명령을 아주 충실하게 이행하는 모습을 만족스럽게 쳐다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덜덜 떠는 용의자들을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몰라도 될 추한 사실을 알고 나니 참으로 통탄을 참을 수가 없어서 실례했다.
이렇게 모두가 알아야 할 권리를 총수인 내가 행사하니 기분이 어떠냐?
통쾌하지.
상쾌할 것이야.
나는 아주 불쾌하기 짝이 없지만 호기심도 강해지는구나.
너희들은 또 무슨 짓을 저질렀을까?
감정적인 주제에 오래 살았으니 아주 다양하겠지.
전부 캐서 모든 정신체들에게 알려주마.
모두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서 아주 좋아할 것이다.”
“!!!”
“!!!”
이건 전혀 농담이 아니었다.
지금 사타구니를 밟혀서 입에 거품을 무는 꼴이 전혀 남 같지가 아니었다.
각 행성에 뿌려둔 자신이 유일한 애인이라고 믿는 여성들이 알면 그녀들에게 당장 당할 일이었다.
그녀들의 힘과 분노를 생각하면 목숨이 위험했다.
‘이건 안 돼.’
‘살해당한다.’
주르르르륵-! 부르르르르르르륵-!
자신만을 위해 살아온 삶의 대부분은 타인이 보기에는 죄였다.
그리고 어떤 일이든 개인의 삶이 외부로 알려져서 좋았던 적은 거의 없었다.
결과가 예측되자 저절로 식은땀이 흐르고 몸이 떨린다.
그리고 그대로 고개를 박으면서 진심으로 외쳤다.
지금 살 길은 오직 하나였다.
“저희들이 잘못했습니다.”
“차라리 죽여주십시오. 총수-!”
“흠. 뭐 생각해 보자.”
알 권리를 주장하면서 변명하던 유력 용의자들은 모두 그렇게 제압되었다.
그리고 사타구니를 한참 밟힌 발기 찬 유력 용의자가 축 늘어지자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는 반 초월자들의 드러난 숫자를 종합하는데 지끈지끈 머리가 아파온다.
“열 명에게서 나온 반 초월자가 대략 일만 명하고도 일천 명인가?
종말을 맞는다고 해도 대신족으로 치면 등급을 따질 것도 없는 최하위지만 여기서는 주신이상이 아니면 상대할 수 없는 괴물들이로군.
허허허허. 저 발기 찬 새끼가 능력도 좋네.
혼자서 백 명 노릇을 했어.
그게 망해먹는 짓이니 문제지만 아주 초월적인 번식능력일세.
초월자들이 번식력 대신 창조력을 이렇게 가다듬었으면 신족이 아예 필요가 없겠다.”
“이이이이이악-!”
그 소리를 들은 지배자급 생각만 해도 분노가 치미는 듯이 아직도 사타구니를 밟고 있는 발에 힘을 더 주었다.
초월급의 번식능력이라니 참으로 부럽고 짜증나기 짝이 없었다.
꾸우우우우우우-! 퍼어억-!
“꾸에에에엑-!”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초월적인 발기 찬 새끼로 낙인찍힌 용의자가 다시 사타구니를 차이자 비명을 질렀다.
하도 험하게 당하다 보니 이미 체면이고 체통이고 남아있지 않았다.
감정에 충실히 살다 보니 그렇게 되었지만 일만 명이 넘는 반 초월자 자식들은 엄청난 위험사항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아이들 중 단 한 명이라도 종말을 맞아서 행성을 먹는 괴물이 되어 밝혀졌다면 어떤 직위라도 처형 되는 사항이었다.
그래서 참기만 하는 유력 용의자를 보는 차원창세신의 입에서는 헛웃음만 나왔다.
“허허허허. 정말 대단하군.”
사타구니가 지배자급 초월자들에게 그렇게나 밟히고 차였는데도 제대로 형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정말 기가 막힐 정도의 내구력이었다.
지배자급 초월자들이 아주 뭉갤 생각으로 쳤는데도 끄덕하지 않으니 그곳을 얼마나 단련을 했는지 잘 알려주었다.
“쯧-! 거기만 신기 이상으로 단련하다니?
하여간 욕망에 충실하고 감상적인 초월자들이라고 감안해도 정말 못 말리겠군.”
총수의 혼잣말을 듣는 초월자들은 수치스러워서 얼굴이 모두 붉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자신들도 이 욕망에 미친놈의 원흉을 박살나려고 전력으로 쳤는데도 무사한 것을 보고 어이가 없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총수실이 조금 조용해지자 밖에서 정중한 보고가 들어왔다.
“총수님. 주신성의 정보에 접근하고 나서 지성체와는 접촉하지 않은 단순 용의자들을 모두 데려왔습니다.”
“끌고 와.”
“핫. 총수.”
구르르르르르릉-!
문이 열리고 수백 개의 기둥들이 총수실을 채운다.
이번에 일괄적으로 끌려온 단순 용의자들은 처음과는 달랐다.
공개처형을 기다리고 있는 신족의 선신과 악신처럼 허튼 소리를 못하게 입을 막고 모든 사지를 결박하고 기둥에 거꾸로 매달아 놓은 상태인 것이다.
주신성 정보를 확인하고 지성체들과 접촉까지 한 용의자들이 시위 복장을 하고 큰 소리를 치면서 허용했던 처음과는 천지차이였다.
“호오? 꽤 일을 잘하는군.”
기둥들의 맨 앞에 염소수염을 기르고 마치 상인과 같은 미소를 지은 초월자가 오른손을 가슴에 대고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다.
“일단 최대한 준비를 했습니다.
다만 마음에 드실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초월자들의 안전과 정보관리를 맡고 있는 나이스라고 합니다.
드디어 총수님을 뵐 수 있어서 무한한 영광입니다.
부디 총통, 아니 그 이상의 권력자가 되셔서 초월자들의 진실한 영광을 열어주시기를 갈망합니다.”
상대의 비위와 방식을 맞추어서 호감을 산다.
전형적인 간신의 수법이지만 놀라운 일처리 속도였다.
‘이렇게 나오는데 지배자급 초월자들이 인상만 구기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으니 발언권도 뛰어나 보이는군.’
거기에 부하 장악력도 높은지 아까 반론을 하던 부하들조차 아무 말 없이 기둥 옆에 서있기만 했다.
아니 무엇인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아까 개인의 자유 어쩌고 하던 부하들이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변할 수 있다니?
게다가 내가 신족에서 했던 일까지 손바닥처럼 본다?
하긴 숨긴 것도 아니고 선전까지 했으니 파악이 어려운 일은 아니지.
그러나 과연 지배세력답게 저력이 있군.’
의도야 어떻든 주변 반발을 무시하면서 수백 명의 용의자를 이렇게 만들어서 끌고 올 수 있다면 대단한 능력이었다.
그리고 발 빠른 변화와 진화를 해야 살아남는 생명체 출신의 초월자들답게 놀라운 적응속도였다.
진심으로 감탄을 해주었다.
“호오? 넌 좀 하는구나.
정보와 변화가 빨라.”
차원창세신 코아의 칭찬에 정보담당인 나이스는 더욱 고개를 숙이면서 황송하다는 듯이 말을 길게 이었다.
“총수께서 신족의 밥버러지들에게 하신 위엄이 넘치는 결단과 행동은 모든 나약한 정신체의 권력자들을 일깨우는 지배의 혁명이었습니다.
또한 도움이 안 되는 부하는 필요가 없으니 누구라도 처단한다.
필요한 자는 어떤 위험이 있어도 중용을 한다.
이 얼마나 냉혹하고 진실한 지배방침인가요?
신족과 같은 절대독재의 길을 초월자 측에서도 가신다면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죽이라는 말씀만 하시면 이 간첩들도 모두 제가 직접 목을 따겠습니다.
창조력만 제외하면 무능하기 짝이 없는 신족과는 달리 직접 손을 쓰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단지 저에게 죽이라고 말씀하시면 됩니다.”
명령만 하시면 수백 명이 넘는 단순 용의자들을 당장 죽이겠다는 아주 극단적인 말을 서슴지 않는 나이스였다.
평화라는 뒷면에서 다른 정신체 조직과 치열한 정보와 권력의 암투를 해온 나이스에게 정보 유출은 당장 죽여도 시원치 않은 중죄였다.
하지만 그런 소리를 들은 거꾸로 매달린 단순 용의자들이 몸부림을 쳤다.
도대체 주신성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호기심으로 이것저것 조사했는데 간첩으로 몰려서 처형이라니 이런 끔찍한 일도 없었다.
“읍읍읍-!”
“크으으으-!”
그런 단순용의자들의 겁에 질린 표정을 보고서 차원창세신 코아는 고개를 저었다.
‘모두 하위의 초월자이고 반역을 할 정도로 용기 있는 존재는 없다.
간첩도 유능해야 가능하지.
이건 단순 호기심이로군.’
그래도 이번에 보고를 하러 온 나이스란 초월자는 일단 유능해 보이니 다시 물었다.
“일단 적의 정체부터 알면 말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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