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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초월자 대표 차원창세신 코아의 명패가 변화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타난 이름은 충격적이었다.
“초월자 총수(超越者 總帥). 차원창세신 코아.”
변화를 바라본 초월자들만이 아니라 마도두뇌와 차원창세신 코아도 이 변화에 흠칫 놀랐다.
자신들이 바꾼 것이 아니었고 너무나 자연스런 호칭의 변화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런 이상 징후조차 느끼지 못했다.
차원창세신 코아보다 상위의 존재의 행위였다.
‘나의 의사와는 별개로 호칭이 변했다.
이계에서 현재 나보다 신격이 높은 존재는 영원체 뿐이다.
세계의 의지, 아니 이계 창조주님이 개입했다.’
이것은 이계 창조주님이 비록 군권을 가지지는 않지만 초월자들의 우두머리라는 것을 인정하신 것이다.
차원창세신 코아에 의해 단지 상징이던 대표라라는 자리가 서서히 지배권을 가진 권력의 자리로 변하는 징조이기도 했다.
‘점점 이계 창조주님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로군.
그리고 초월자들이 보인 권능행사로 이렇게 세심한 배려라니?
이것 참! 설마 그 분께도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인가?
이러면 앞날이 재미있겠군.’
자리가 사람을 만들지 않는다.
단지 자리에 맞는 사람만이 끝까지 살아남을 뿐이다.
‘그러나 만약 자리보다 사람이 더 강하다면 어떻게 될까?’
자리가 사람에 맞게 끌어올려진다.
여기서 온건파 초월자만이 아니라 군권과 강경파들의 지지까지 얻어낸다면 이렇게 불릴 것이다.
‘초월자 총통(超越者 總統).’
총통은 일할의 강경파를 제외한 모든 초월자들의 지지를 업고 수를 헤아리기 힘든 초월자들의 군대의 운용권리까지 가진다.
이계 대부분을 지배하는 초월자들을 통솔하는 진정한 왕과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초월자들도 지금처럼 독자세력들의 엉성한 연합이 아닌 진정한 하나의 세력의 된다는 뜻이었다.
군권(軍權)만 없는 총수(總帥)도 대표보다 초월자들에 대한 권력과 발언권이 더욱 강해지지만 전혀 반갑지가 않았다.
결국 권력은 무력이기 때문이다.
‘대표가 총수로 바뀐 일에 대해서 설명을 요구하는 초월자들의 시선은 정말 짜증나는 일이군.’
호칭을 변하게 한 일은 자신이 아닌 이계 창조주님이 하신 일이라고 하면 모든 정신체들이 드디어 창조주님이 깨어나셨다고 또 난리가 날 것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초월자들도 인정받았다가 감격을 하는 모습이 선했다.
‘지배세력이 된 초월자들의 기강이 이렇게 엉망이 된 이유는 이계 창조주의 무시가 가장 컸지.
이제 초월자 대표가 창조주님의 계시를 받았다고 여기저기 광고하고 난리를 치겠군.’
정신체이든 지성체이든 세계를 만드신 창조주에게 가지는 존경심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니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이계의 존재에게는 창조주님이시기는 하나, 주우주의 창조신이며 진리대인인 자신에게는 감당 못할 변수 그 이상이 아니었다.
‘이계 창조주님은 이계가 이 꼴인데 외면하고 잠들어서 진리님에게 부흥을 떠넘겼지.
결국 내가 억지로 떠맡게 한 원흉이지.’
그리고 직접 승급을 시켜 주었는데 심통이 난 이유가 있었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능력향상이다.
하나 호칭의 권위는 분명 좋아졌지만 그 이상 좋은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더구나 여기는 이계였다.
‘창조신장도 좋고 마신황제도 아주 좋아.
더구나 이계의 지배세력인 초월자들의 총수라니 더없이 좋다.
그러나 이 직위가 주우주나 절대계면 기뻐 춤을 출 일이지만 하필 망하기 직전의 이계라니?
사백구십구 주우주에서는 말도 못해.
거기다 이계 창조주님이 직접 이렇게 나서서 직위를 상향시켜 주면 성의를 더 보이라는 뜻이잖아?
후우우우우우-! 내 정기만 더 빠져나가겠군.’
아무리 지배세력의 총수라고 해도 일반 주우주에서조차 감히 잘 났다고 명함을 내밀지 못하는 이계였다.
사백구십구 주우주에 돌아가서 너 이계에서 무슨 의뢰를 하고 다니느라 바쁘냐고 물음을 받으면 제대로 말도 못할 지경이었다.
뿌드드드드-!
더구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
상위자에게 이렇게 뭔가를 받으면 그 이상을 내놓지 않으면 괘씸죄로 찍힌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았다.
왜냐하면 이제 자신도 상위자 중의 하나였기 때문에 그 심정을 너무 잘 알았다.
이계 창조주가 뭘 원하는지 알기에 죄 없는 담뱃대를 이빨로 깊숙이 물고서 이를 갈았다.
‘다급해서 너무 있는 척 했다.
위나 아래나 똑같은 거지같은 이계.
정기를 더 내놓으라 이거지?
좋아! 얼마든지 주지.
내가 반드시 부흥시키고 크게 한몫 챙기고 만다.’
이미 한 투자이니 조금 더 못할 일은 없었다.
그리고 이계와 사백구십구 주우주는 거의 2써클의 차이로서 정기도 백 배에 가까운 순도차이가 났다.
주우주의 일의 정기를 차원공통원소로 가공하면 이계에서는 백이 되는 것이다.
‘차원공통원소로 가공한 일조의 정기가 일백 조가 되었다.
내가 지금까지 이계에 투자한 정기는 이백 조이지만 실제로는 이 조이지.
겨우 이 조로 차원 주신성을 하나 얻으면 열 배 이상 남는 장사다.’
세계의 수준 차이로 인한 지성체의 정기 차이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점이 이계 차원주신성의 비밀이다.
그리고 차원일족의 오리진인 자신만이 차원 주신성을 제조할 수 있었다.
‘이계 차원주신성에서 생산된 정기는 주우주에 가서도 똑같다.
잘만 하면 초대박이다.’
세계의 수준차이를 이용하여 아주 저렴하게 차원 주신성을 만든다.
그리고 차원 주신성에서 만들어낸 정기를 다시 주우주로 가져온다.
이러한 단순한 정기가공과 치환만으로 백 배 아니 천 배 이상의 이익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절대 손해 보지 않는 사업구조였기에 아까울 것은 없었다.
다만 분노하고 있는 일은 따로 있었다.
‘누가 허접한 이계가 아니라고 할까봐서 창조주가 직접 호칭을 변화시켰는데도 내게 아무 변화가 없어.
이계 창조주님이 직접 직위를 올려주셨으니 능력이 폭증하기 바라는 내가 너무 욕심이 많나?
그렇다고 거지들의 왕초가 되었다고 좋을 리가 없잖아?
거지들이 늘어날수록 굶어죽지 않으려면 여기저기서 동냥질을 더 해야 하니 말이야.
그나저나 이거 더 벌어야 하나?
판을 키워야 하겠어.’
여기에 이계 창조주님의 호의에 어느 정도 성의표시를 해야 하나 고민이 될 정도다.
그리고 전혀 이득이 없는데 이계에서 갈수록 높아지는 직위로 인해 늘어나는 부담과 업무에 슬슬 위가 아플 지경이었다.
그 아픔은 바로 고함으로 터져 나왔다.
“뭘 쳐다 봐! 이 능력은 없는 주제에 감정만 풍부한 멍청이들아-!”
“!”
거의 욕설과 같은 말을 들은 지배자급 초월자들은 흠칫 놀랐으나 이상하게 반발심이 들지 않았다.
이제까지 별 다른 강제성이 없던 대표가 아닌 총수가 된 효과였다.
더 이상 말을 순화시킬 필요가 없었다.
“네놈들도 눈이 있으니 내가 호칭을 변화시키지 않았다는 사실 정도는 알 것 아니냐?
호칭 변화는 신경 쓰지 말고 일이나 해.
너희들이 친 사고는 총수인 내가 수습할 것이니 주신성 환경조성이나 마무리를 지으란 말이다.
주신성 조성에 투입되지 않는 모든 초월자들은 이번 사태의 주모자들을 반드시 색출하라.
나의 사업을 방해하고 함정에 빠뜨리려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해준다.”
이제 대표의 지시가 아닌 총수의 명령에 온건파 초월자들의 전신에서 전율이 일었다.
찌르르르르르르-!
단지 호칭이 대표에서 총수로 바뀌었는데 내린 명령을 반드시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자신들도 최고위의 정신체들이니 이게 무슨 현상인지 바로 알아챘다.
‘호칭의 변화가 단지 단어가 바뀐 것이 아니었다.’
‘상위의 신격을 가진 존재의 개입으로 모든 초월자들의 인식이 변했다.’
‘창조주님의 의지가 드디어 우리에게 왔어!’
신족만을 지배세력으로 인정하면서 실질적인 지배세력인 초월자들을 외면만 하던 창조주님의 가호가 드디어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정당한 지배세력의 첫걸음이니 실로 감격스러운 일이었다.
벅 차는 감정은 힘찬 응답으로 돌아왔다.
“핫-! 총수(總帥).”
현세계 창조주님의 가호가 직접 내려진 대표라면 허계의 창조신이라고해도 부끄러울 이유가 없었다.
드디어 창조주님이 깨어나셔서 세계에 개입을 했고 그 대상이 초월자 대표라는 사실은 엄청난 정당성을 주는 일이다.
호심탐탐 실수만 하기를 기다리는 강경판 초월자들의 낙담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 초월자들의 반응을 보고 역시라고 생각하면서 혀를 차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상위자의 가호로 받는 억지 존경이 정말 좋을 리는 없다.
“쯧-! 똑바로 일해.”
“예! 총수.”
그렇다고 존경을 못 받는 것보다 훨씬 좋으니 상관없었다.
초월자 총수가 된 회의실에서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고 몰려나가는 온건파 초월자들이 얼굴이 밝아진 것만으로도 충분한 효과였다.
그리고 회의장 밖을 나가면서 하는 대화가 들려왔다.
“혹시 또 반항할지 모르니 행성 전체를 완전 포위하고 샅샅이 뒤지자.”
“최소 방어병력만 남기고 총동원으로 하자.”
“또 문제가 일어나면 아예 우리 손으로 정리한다.”
“도대체 어떤 놈들이 우리에게 덤비지?”
“어디서 주신성의 위치정보를 흘렸는지 전부 확인해 보자고.”
저 정도의 의지면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가 않았다.
혼자 있는 부실에서 천장을 투명하고 바로 보이는 은은한 황금빛으로 빛나는 차원 주신성을 쳐다보았다.
무능하고 골치 아픈 부하들을 보고 받은 스트레스가 차원 주신성을 보자 싹 달아났다.
이계 창조주가 혹시 볼지 모르니 차원권능으로 철저하게 격리하고 기부는 했지만 결국 자신의 소유인 차원 주신성을 쳐다보았다.
활짝-!
저절로 얼굴이 펴지고 웃음이 나왔다.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마신황제의 증거인 보석 뿔도 싹 사라진지 오래였다.
“푸후후후후후후. 좋아! 역시 차원공통원소답게 완벽해-!
겨우 이 조를 투자했는데 일천 조의 수익이라 이거지?
그것도 지옥구원계획처럼 단발이 아니라 지속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진짜 사업이야.
단지 차원공통원소와 정기의 가공과 교환만으로 오백 배의 수익?
이러면 할 만 하지.
크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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