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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현세계 지성체들의 반란을 부추겨서 초월자 전력을 동원하여 신속하게 죽여 버리고 살아남은 지성체로 새롭게 만들자는 의견이다.
마도의 개념까지 포함하여 신계 자아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마도 두뇌다운 냉철한 판단이었다.
쿵-!
그러니 초월자들의 간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초월자의 대표가 된 지금은 충분히 그럴 수 있는 힘을 가졌고 무엇보다 점점 자신들도 그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주신성이란 기회를 주면서 자발적인 개선을 하라고 했더니 무모하게 강도질 하러오는 지성체들을 더 이상 믿을 수가 없었다.
모든 초월자들의 시선이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향했으나 황금빛의 연기만 구름처럼 피어오르면서 아무 반응이 없었다.
‘설마 이 안을 추진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그럴 리가?
하지만 확실히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무슨 소리를 하는가?
그러면 우리가 잔혹하고 냉정한 신족과 뭐가 달라?’
‘지금 우리에게 도전하는 꼴을 봐?’
‘자기 모성을 망치고 남의 행성을 탐하는 지성체들을 더 이상 보아줄 수 없다.
이건 악질 암세포야.’
차원창세신 코아의 앞이기에 큰 목소리는 내지 않았지만 초월자들의 의지가 어지럽게 얽힌다.
과거라면 이런 토론은 바로 감정적으로 치달아 파탄이 났지만 강력한 존재가 대표가 있으니 그래도 가능했다.
차원창세신 코아도 방금 마도두뇌의 건의를 냉정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지성체들의 잦은 반란을 생각하면 한꺼번에 터트리고 따르는 자들만 이끄는 것이 효율적이기는 했다.
‘문제는 이들이 생산하는 정기가 약하지만 일단은 이계에 기여하고 있단 말이지.
차원신계의 주신인 차원의 마도신이나 신족의 창조신족인 차원창세신 코아라면 당연히 혹할 의견이다.
그러나 이계 전부를 지배하는 초월자들의 대표로는 아니군.’
이계 전부에서 지성체들의 숙청으로 줄어드는 백분의 구십구는 결국 초월자들의 피지배계층, 아니 자신의 재산이었다.
이계 전부를 건 일을 그렇게 처리할 수 없었다.
그걸 원상복귀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소요되었다.
더구나 그런 대량숙청을 하면 이계의 정기가 단숨에 백분의 일로 장기간 떨어질 것이고 그럼 진리님께 호출되어서 끝장이었다.
이미 이익이 안 될 것 같은 이계에 오기 싫어서 아주 조금 수작을 부렸다가 그대로 묻힐 뻔했다.
그런데 부흥은 고사하고 백분의 구십구를 날렸다면 무슨 꼴을 당할지 의문이었다.
‘젠장! 생각만 해도 무섭네.
전장의 마도신으로서는 당연히 맞는 결정이나 이계의 지배층인 초월자들의 대표로서는 결국 제 살 깎아먹기다.’
자의이든 타의이든 이계 부흥이 가장 우선 목표인 이상 그렇게 대량의 피해를 내면 복구시간은 더욱 길어지게 마련이었다.
결국 차원창세신 코아는 신경질을 내면서 지적했다.
“넌 아직 상대적인 효율성과 지성체의 감정을 제대로 몰라.
지배자로서 피지배자들에게 어느 정도 존경은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 있는 세력을 전부 재활용해도 부흥이 힘든데 또 백분의 일로 줄어들면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이냐?
거의 열 배 이상이 추가로 시간이 들어간다.
내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은 명심하라.”
“알겠습니다.
최우선으로 고려하겠습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거부의 의사를 확실히 밝히고 바로 마도두뇌가 수긍을 하는 것을 보고 초월자들은 내심 안심했다.
‘휴우, 그러지는 않으실 모양이야.’
‘역시 초월자 출신이 맞으셔.’
이번 일로 호감도가 급상승한 초월자들을 내려다보면서 차원창세신 코아가 지시를 한다.
“온건파 초월자들에게 대표로서 임무를 주겠다.
주신성 관리에 투입된 인원을 제외하고 전 인원을 투입하라.
“예, 대표.”
이제까지 말문을 닫았던 초월자들의 대표를 보면서 아주 단호한 어조로 지시했다.
“이번 일을 꾸민 자들을 최우선으로 찾아내라.
저 정도 대규모 초장거리 원정함대를 만들 여력은 폐기직전의 행성들의 지성체들에게는 없다.
아니 지성체들이 저렇게 빨리 단합을 할 수 없다.
누가 저들의 지원을 하고 유도했는지 반드시 정체를 확인해야 한다.
주신성의 직접관리자를 제외하고 모든 조직을 동원한다.
일만 개의 행성을 전부 뒤져서 주신성의 위치정보를 유출시킨 범인까지 찾아내라.
이번 유출자는 초월자들의 지배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
반드시 징계하고 대가를 보상해야 한다.
그럼 방금 말 한 대로 주신성을 도적질하러 오는 함대는 내가 직접 맞이하겠다.”
“핫-!”
온건파 초월자들은 한시름을 놓았다는 표정으로 크게 대답하면서 얼굴이 풀어졌다.
그러나 곧 심각하게 걱정이 되었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대규모 광역파괴능력이라면 백만의 함대라도 일초도 안 되는 시간에 전멸이다.’
‘그런 결과가 나오면 대량학살자란 오명이 생긴다.’
아무리 정기에 팔아넘긴 대표라도 초월자들의 대표인 이상 전체 초월자들의 평판에 악영향이 오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런 초월자들의 우려를 읽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혀를 차면서 대답했다.
“쯧-!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나는 본래 현자이다.
그것도 최고의 현자인 회색의 절대자의 현재이기도 하다.
어리석게 피지배층들이 단결할 만한 반역의 명분은 주지 않는다.”
그 대답에 안심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얼굴이 굳는 초월자들이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현세계에 와서 벌인 짓을 보면 현자라고 결코 할 수 없었다.
아니 이렇게 폭력적이고 사악한 창조신은 처음 보았다.
‘안주하지 않는 폭주라는 신성을 가진 차원창세신 코아가 현자라고?’
‘현세계에 오자마자 신족들을 마음에 안 든다고 힘으로 몽땅 박살냈다고 했지?
‘일원에게 가로막히자 그런 계략을 썼으면서?’
‘그 다음에 바로 초월자 대표 자리를 정기로 매수했지.’
이제까지의 행동을 생각해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현자하고는 거리가 너무 멀었다.
거칠게 비유하지만 힘센 사기꾼 정도였다.
초월자들이 자신이 본래 현자계열이라는 말에 어이없는 표정을 하는 것을 보고서 아주 불쾌해진 차원창세신 코아는 그대로 흑염의 살기를 개방했다.
쿠우우우우우-!
이계를 불태울 기세로 타오르는 흑염의 권능에 초월자들이 기겁을 했다.
과거 지배세력인 신족을 패퇴시신 일원조차 추방시킨 차원창세신 코아는 도저히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강자라는 사실이 다시 떠올랐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진리가 마음에 안 드는 이계를 수정하라고 보낸 심판자이기도 했다.
원래는 적이었던 것이다.
“흡.”
“읍.”
흑염의 투기와 살기에 대항을 하려고 해도 신령까지 태울 것 같은 흑염의 기세에 헛바람만 나올 뿐이었다.
모든 초월자들이 다시 긴장을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다시 강조하면서 말했다.
“난 현자가 분명 맞다.
나의 이계에서의 정식 호칭은 이계 진리대리 회색현재 차원창세신(異界 眞理代理 灰色現在) 코아이다.
이 모든 신성은 바로 현자계열로 통합된다.
그래서 이제까지 나는 가장 현명하게 상대방의 필요와 상황에 맞는 가장 유효한 설득 수단을 선택했다.”
‘누가 설득을 해?’
‘무력과 협박만 했지.’
지금도 최고의 광전사인 흑염의 살기를 투사하며 협박을 하고 있으니 신빙성이 떨어졌다.
초월자들의 미진한 반응에 다시 상세하게 설명이다.
“상대를 굴복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약자들에게는 무력, 강자들에게는 협상이다.
그리고 나를 돕는 자들에게는 가난한 자는 막대한 부, 부자들에게는 권력을 주었다.
따르는 자들에게는 피지배층에게는 신분상승의 기회, 지배층에게는 안정과 명예를 줄 것이다.
아직 너희들은 그걸 느낄 위치가 아닐 뿐이다.”
“…….”
자신들은 무력으로 박살나고 정기도 많이 받았으니 한마디로 약자에 가난한 자들이란 소리였다.
그래도 현 세계 전부를 지배하는 초월자들인데 참으로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였다.
그런 초월자들의 반응에 차원창세신 코아도 뭔가 많이 포기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후우우우우우-! 이건 뭐?
언제인가는 쓸 만하게 되겠지.”
이제 슬슬 이계의 체류가 피곤해지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약한 정기로 인하여 신력 회복이 제대로 안되고 뭔가 할 때마다 문제가 터지니 지긋지긋해지고 있었다.
‘차원신계에서 각자 너무 유능해서 편 가르고 싸우고 있는 여주신들과 정령 여주신들이 좋아 보일지경이군.
그들은 최소한 자기 신계는 발전시켜왔으니 말이다.’
자기 밥그릇도 못 챙기는 무능하기 짝이 없는 초월자들을 내려다보면서 다시 강조한다.
“이번에도 같다.
멸망을 앞두고 있는 지성체들에게 대량학살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
오히려 전의만 더욱 키우고 주신성을 노리고 전멸직전까지 덤비겠지.
그것이 이 일을 유도한 존재의 의도일 것이다.
그러하기에 결코 힘으로 제압해서는 안 된다.
잘 달래야한다.”
그 말에 화색이 돈 초월자들이었다.
자신들도 사태가 이렇게 자연적으로 악화될 리가 없다고 무슨 의도일지 격론을 벌였다.
그 결과는 초월자들의 지배를 반대하는 반란세력의 준동이었다.
반란세력이 원하는 것은 일만 개의 행성 지성체들이 초월자들의 손에 모두 전멸되는 것이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
‘정말 똑바로 초월자 대표를 할 모양이야.’
초월자들에게 학살당한 지성체들의 모습을 다른 지성체들에게 전파하여 혁명을 일으킨다.
과거 자신들이 했던 일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도 그 사실을 간파하고 덕과 자비로서 다스릴 생각인 모양이다.
‘대표가 되더니 확 변했다.’
‘역시 자리가 사람을 바꾼다는 말이 진실인 모양이다.’
‘진리에게 이계 부흥을 명령받았다면 믿을 만하겠어.’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가 혼자 중얼거리는 말에 완전히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그래서 놀아주마.
모성을 말아먹고도 정신 못 차리고 내 주신성을 탐내는 도적놈들.
자신들의 별도 감당 못하면서 다른 별을 탐내는 놈들은 죽음조차 아까워.”
“!!!”
잘 보니 황금연기 속에 가려진 머리 위로 스물여섯 쌍의 황제의 관의 보석 뿔이 나타나있었다.
마신황제의 모습까지 보였으니 자비는 고사하고 차라리 죽여 달라고 외칠 정도로 가혹하게 처분할 모양이었다.
‘글렀다.
안 죽이고 모두 끝장을 낼 모양이다.’
‘어떻게 될까?
권능이 워낙 많으니 상상이 안 되는군.’
‘차라리 전투를 통한 선별이 나았다.’
그렇다고 자신들이 막을 명분이 없었다.
다 망해가는 폐기 직전의 별 일만 개보다 다음 세계의 희망이 될 주신성이 더욱 중요했다.
그리고 저런 지성체는 아무리 많아도 이계 전부를 보면 행성 낭비였다.
지금 모든 온건파 초월자들이 총력을 집중하고 있는 주신성에는 결코 허술하고 문제가 있는 지성체들의 주거를 용납할 수 없었다.
더구나 자신들에게 따로 명령이 떨어졌다.
‘전 온건파 초월자들 동원하여 이번 지성체 집단 반역에 개입한 비밀세력의 파악.’ ‘주신성의 위치정보를 흘린 원흉 파악.’
이걸 하려면 일만 개의 행성을 전부 조사해야하니 서둘러야 했다.
본래 초월자 대표에게 이런 권력이 없었다.
단순하게 초월자들의 의지를 총괄하고 조율하는 자리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대표의 결정이지만 이 지시를 반대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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