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798화 (709/2,000)

34권 35권

신계를 몇 십번이라도 새로 만들 구십 조가 넘는 예산이 없었다면 벌써 직접 나섰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다행히 일제검거는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힘겹게 집결을 해서 잠시 저항의 기미를 보였던 범죄신들은 고위 치안신들의 집중포격으로 다시 조각조각 분쇄되어 버렸다.

꽈가가가가가강-!

오랜 시간 은신처로 삼았던 신계의 뒷골목이 공중포격에 모두 박살나면서 부하들이 모두 죽어가고 있었다.

군대에서나 쓸 만한 살상용 신기를 치안신들이 어떻게 신계 내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지 모르겠다는 의문을 보이기도 전에 말이다.

“커어-! 이 미친놈들이!”

“우리만 있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제발 멈춰-!”

뒷골목이라고 범죄신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직위가 낮지만 일반 하위신도 많았는데 어떤 배려도 없이 공격하고 있었다.

하위신 주거지역만 그렇게 하나 보았지만 범죄신이 숨어들면 고급 개인 신전도 전혀 용서가 없었다.

이렇게 아무것도 개의치 않고 포박하기 위해 달려드는 치안신들의 눈에 서린 광기어린 황금빛을 확인한 범죄신들은 저절로 욕설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어째 갑자기 미쳐 날뛴다고 했더니 역시 문제가 있었다.

“이 빌어먹을-! 치안신 놈들이 지금 모두 제정신이 아니다.”

“창조신장인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성의 영향을 받고 있다!”

범죄신들만큼 권력의 변화에 민감한 부류도 없었기에 창조신장이 된 차원창세신 코아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아니 창조신장이면서도 하는 행동의 잔혹함이 범죄신인 자신들보다 더했기에 모를 수가 없었다.

가지고 있는 신성과 아직 알려지지 않은 영향도 말이다.

“안주하지 않는 폭주의 신성이다!

막거나 저항을 받을수록 더욱 강해지고 미쳐 날뛴다.”

상황을 파악했으니 황급하게 동맹을 맺은 다른 범죄신들에게 연락해서 방어로 돌렸다.

하지만 이미 대부분 두절되고 전투 중이었다.

“정면대결을 하지마라.”

“일단 물러서-!”

범죄신들은 잔존세력을 추슬러서 겨우 한곳에 집결을 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이미 구할 가까운 범죄신들이 체포되거나 사살되어 모두 군부에 넘겨졌다는 참혹한 결과를 알고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과거에 정면으로는 상대할 수가 없어 음모로 겨우 정직시켰던 악명 높은 치안신들이 전부 복귀했다는 소문까지 들었다.

“치안부가 모래귀신까지 복귀시켰다고?”

“그 고생을 하면서 치안신에서 쫓아냈는데 이렇게 쉽게?”

“왜 이번에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지?”

하도 어이가 없어서 치안부의 내부사정을 알려고 해도 불가능했다.

고위 치안신들에게 심어놓았던 연락책들이 모두 입을 다물어서 완전히 무방비로 당했기에 예상은 했지만 모두 통신두절이었다.

아니 이제까지 앞잡이로 삼았던 고위 치안신들이 더욱 치열하게 달려들었다.

“이것들이 또 배신을 했나?”

그러나 배신은 아니었다.

오랜 기간 범죄신들과 공생관계를 이어온 연락책들은 이미 끝장이 났다.

누가 범죄신들과 연관이 되어있는지 사정을 너무나 잘 아는 지부 책임자들에게 제압당한 것이다.

그리고 바로 군부로 넘겨졌다는 사실을 모른 것이 치명적이었다.

“심상치 않은 기미는 느꼈지만 너무 신속한 조치에 대응할 시간이 없었다.”

“어떻게든 도망쳐야 하는데 포위가 너무 삼엄하다.”

범죄신들도 차원창세신 코아에 의해 지금 신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상황을 잘 알았다.

과거라면 지배층들에게 뇌물을 조금 찔러주면 아주 흡족하게 비호를 받았는데 지금은 위쪽도 난리였다.

약간의 부정이라도 발견되면 언제 처분될지 모른다고 모두 연락을 끊고 잠적한지 오래였다.

그리고 자신들이 주인이던 밤거리는 치안신과 시위대, 범죄신들의 전력 충돌로 이미 전부가 거의 전쟁터였다.

거의 범죄신들의 일방적인 패배였지만 승산은 남아있었다.

“수는 열세다.

그러나 저들은 지쳤다.

그러면 우리가 아직은 우위다.”

안주하지 않는 폭주.

그것은 결국 광전사의 분노와 같았다.

어떤 종류이든 광기로 폭증한 능력은 시간이 흐리면 감소하고 서 있을 수도 없는 극심한 피로를 느끼고 전투불능이 된다.

그 결과 자신들이 가진 힘을 몇 배나 능가하는 위력을 일시적으로 발휘한 대부분의 하위 치안신들은 이미 탈진 상태였다.

극히 일부의 투신, 아니 창조주님께 축복받은 강력한 신체를 가진 존재들만이 아무 부작용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금단의 신성이었다.

“광기로 인한 전투력의 증폭효과는 한시적이다.

이렇게 피하고 버티기만 하면 광기는 흐려지고 대부분의 치안신은 무력화될 것이다.”

“그러면 다시 한 번 전세를 뒤집고 잡힌 범죄신들까지 탈출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예외가 있었다.

광기의 권능에 특화된 일부의 치안신들은 오히려 더욱 강화되어서 날뛰었다.

범죄신들조차 지독한 독종이라고 두려워하는 존재들이었다.

“일부의 치안신들이 더욱 강해져서 날뛴다!

지칠 기미가 전혀 없어.”

“뭐라? 설마?”

“제길-! 저 독종들의 신성이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성과 거의 일치되는 모양이야.

적성자(適性者)다.”

적성자(適性者).

그것은 상위의 신과 최고의 상성을 가진 하위신을 말한다.

상위의 신격을 가진 존재와 비슷한 권능을 가진 하위신이 도움을 받는다면 부작용은 작아지고 효과는 커진다.

적성자는 거의 부작용이 없이 효과가 극대화된다.

더구나 그런 적성자들이 바로 모래귀신으로 대표되는 초강경파 치안신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지치지도 않고 이해하지 못할 속도로 강해지면서 범죄신들을 박살을 낸다,

지독하기로 유명한 최고위 범죄신들이 보기에도 끔찍하게 당하고 있었다.

“죽일 놈들. 인정사정이 없이 날뛰는구나.

마치 물을 만난 물고기 같군.”

독종 치안신들의 주변은 이미 범죄신들로 이루어진 시체의 산이었다.

상위의 신격을 가진 고위의 범죄신이 나서도 안중에도 두지 않고 무조건 치명적인 공격으로 끝장을 낸다.

그들의 눈동자에서 쏟아지는 황금빛의 광기는 이미 눈이 부실지경이다.

광기가 가라앉은 치안신들이 지치기만 기다리던 범죄신들에게는 악몽이었다.

“창조신장의 신성에 완전하게 가호를 받았는지 오히려 갈수록 강해져만 가고 있다.”

“저 지독한 악질들이 적성자라고?”

도대체 차원창세신 코아는 어떤 존재냐?”

더구나 범죄신들에게조차 독종이라고 불리는 치안신들도 신이 났다.

주변의 동료나 상사들이 평소처럼 말리지 않고 생전 처음 듣는 응원과 격려까지 하자 아무 거리낌 없었다.

그 결과 걸리는 모든 범죄신들을 말 그대로 찢어발기고 있었다.

수십만의 치안신 중에서 이런 적성자는 겨우 열 명 남짓했지만 지나가는 거리를 시체로 채우는 그들의 맹공은 모든 범죄신들의 전투의지를 끊어버렸다.

“도망쳐야 해.

도저히 대응을 할 수 없다.”

“항복. 투신이 되겠다.”

하위 치안신들의 탈진보다 범죄신들의 사기가 먼저 꺾이자 최후의 반격을 노리던 범죄신들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끝났다.

우리만이라도 포위망을 돌파한다.

다른 신계로 가서 다시 시작한다.”

“행성 간 공간이동까지 막히긴 전에 멀리 도주해야만 한다.”

기회만 노려오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습을 한 치안신들에게 시위대와 범죄신들은 너무 일방적으로 당해버렸다.

그래서 한밤중이 되어 거의 검거가 끝나가면서 극히 일부의 고위 범죄신들 만이 하늘로 날아서 도주를 시도하고 그 뒤를 고위 치안신들이 쫓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제 그들은 모든 세력을 잃은 잔당에 불과했지만 모두가 최고위의 범죄신이라서 한곳에 뭉친 전력은 더욱 강력했다.

“지금 끌려가면 끝장이다.”

“어떻게든 본성을 벗어난다.

살상용 신기를 전부 착용해.”

고위의 범죄신들은 자신만을 위해 지은 죄가 너무나 컸다.

그리고 지금은 재판도 받을 수 없었다.

이번에 군부로 끌려가면 다시는 사회에 못 나온다는 위기감에 서로 비명과 같은 고함을 지르면서 격렬하게 충돌했다.

하위신들은 도저히 막을 수가 없어 지부의 책임자들까지 이제 검거가 아닌 혈전에 참가한지는 오래였다.

신체의 힘을 모두 끌어올리기 위해 고위신들의 원초적인 기합이 신계를 울렸다.

“크아아아아!”

“와아아!”

고위의 치안신과 범죄신들이 본격적으로 살상용 신기를 들고 공중에서 충돌하면서 신계의 하늘에 권능의 빛과 함께 피가 튀었다.

꽈가가가가가각-! 슈파파파파파팟-!

그런 광경을 보는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는 심장이 멈출 지경이었다.

전투라면 몇 번 해보았지만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싸우는 경우는 드물었다.

‘신계 안인데 이건 거의 전면전 수준의 전투다.’

해가 떨어지고 달이 중천에 오는 순간까지 치열한 공중 검거전은 끝이 날 줄 몰랐다.

비교적 약한 고위 치안신들조차 탈진해서 쓰러지기까지 하는 장기전이었다.

그러나 누구보다 뛰어난 강자들이 여기서 빛난다.

그중에서 가장 빛나는 존재는 모래귀신이었다.

어지간한 신기공격을 튕기는 검은 갑각이 뒤덮인 몸 전체에 범죄신들의 피로 홍건하게 물들었다.

그러나 눈동자는 황금빛 신력의 빛으로 찬란하게 빛나고 있고 기력이 넘쳐났다.

덕분에 한시도 검거를 멈추지 않았다.

싸우고 있는 자신조차 의아할 정도로 갈수록 힘이 넘쳐났다.

“신기하군.

아무리 싸워도 지치지가 않고 계속 강해져.

그리고 흥분되는 것 같으면서도 이성이 멀쩡하다니?

이것이 창조신장님의 신성의 가호인 것인가?

나만 이 정도 효과인 모양인데 미안할 지경이군.”

그래도 한시도 멈추지 않았다.

모래 색으로 채색된 제복으로 몸을 숨기고 시야에 닿은 주변을 모두 공간 폭풍으로 휘감아서 제압한다.

그리고 끝까지 저항하면 신기조차 뭉개는 완력으로 팔 다리를 뽑아버리는 잔혹함이 더해지자 이 지역의 범죄신들은 모두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하늘을 통해 도주하던 고위 범죄신들조차 모두 분쇄해버린 모래귀신의 모습은 가장 먼저 완전검거를 알리는 모습으로 담당 주신들에게 전해졌다.

그리고 주신들은 하늘에서 거리로 내리는 피의 비와 골목마다 쌓여진 시체더미에 침음 성을 흘렸다.

“흐으으음-!”

“저게 치안신 중 최강이라던 일귀신.’

화면 너머인데도 일귀신에게 팔 다리를 뽑혀 쓰러진 범죄신들에게 솟구치는 핏줄기에 신음이 저절로 나올 지경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달이 하늘의 가운데에 걸리자 드디어 종반전에 돌입했다.

하나 범죄신들도 이제 만만치는 않았다.

기습을 당하고 몇 시간의 격전을 버티며 공중전까지 치루면서도 살아남은 범죄신은 그야말로 초일류의 투신들이었다.

그러나 수의 우세를 앞세운 고위 치안신들의 악착같은 저지에 혼자서는 돌파가 도저히 안 되자 모였다.

힘을 합하여 지부 책임자들과 참모들을 쓰러트리고 포위망을 돌파하기로 한 것이다.

최고위의 범죄신 백여 명이 동시에 외곽 행성으로 이동하는 공간이동소로 움직인다는 비상상황이 터졌다.

가가가가가가가-!

그들은 막는 치안신들을 완전히 분쇄하면서 공간이동소로 가는 길을 뚫는다.

치안담당 주신조차 당장 달려 나가려고 할 정도의 위기였다.

하나 이제 자신은 치안신의 모든 것을 짊어질 책임자라고 자각은 있었다.

‘공적도 크지만 피해도 크다.

창조신장과 담당주신들이 주시하는 이 자리를 지키고 저들의 공적을 비난에서 지켜주어야 한다.

이 의무가 최우선이다.’

하나 최고위 신의 힘을 보이는 저들이 모인 위력은 기존의 치안신들로는 막을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의 적성자인지 가공할만한 힘을 보이는 치안신들이 있었다.

결국 제압을 완전히 끝낸 그들에게 비상소집 명령을 내린다.

“적은 마지막으로 정예를 집결한 공간이동소를 향한 돌파전으로 나오고 있다.

적은 최고위 신들이라서 일반 치안신들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니 우리도 결사대를 조직하여 막는다.

지역제압을 끝내고 아직 싸울 수 있는 치안신들은 모두 모여라.

저놈들의 목에 현역과 예비역을 불문하고 지부장으로의 승진을 걸겠다.”

최고위 범죄신들에 의해 이미 부하와 참모들의 피를 본 치안담당 주신이 사용하는 용어는 이미 전쟁과 같았다.

그리고 눈동자에는 황금빛 광기가 일렁거린다.

당연히 이 명령은 범죄신들의 제압을 끝내 한곳에 쌓아놓고 임무 종료만 기다리던 모래귀신과 주변에도 들렸다.

흥분이 가라앉고 너무나 무리를 해서 이미 신기를 들 힘이 없을 정도로 탈진한 후배와 치안신들을 거칠게 숨만 몰아쉬고 있었다.

다시 싸울 여력은 없어보였지만 말해야 했다.

치안담당 주신이 직접 승진을 거는 일은 자신의 기억 속에서 없었다.

다시는 이렇게 쉽게 지부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 같지는 않기에 후배를 데려 가야 했다.

“같이 가자.

치안 주신님이 지부장으로 바로 승진을 시켜준다고 한다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다.”

“헉-! 헉-! 전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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