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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동시에 치안신들이 호응을 하는 소리가 통신기 아니 본성 전부를 울렸다.
우오오오오오-!
함성과 함께 일제히 은신을 벗어던진 치안신들이 목표로 하던 개인 신전을 향해 물밀듯이 돌진하는 모습들이 창조신장실의 허공에 비추어진다.
이백만이 넘는 신들이 충돌하는 비상상황이니 아예 신계 전체 현장의 모습을 비추어 버린 것이다.
담당 주신들에게는 지극히 신사적이던 치안신들의 성향이 모두 투쟁적으로 보였다.
‘개인 신전으로 치안신들이 검거하러 가는데 이건 완전히 공성전을 하는 분위기로군.’
‘아니 이건 전쟁이야.
범죄신들과의 전쟁.’
이유는 알고 있었다.
신족의 정점인 창조신장의 성향과 권능은 모든 신족에게 영향을 준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성과 권능을 생각하면 하위신들의 변화는 당연했다.
하지만 너무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창조신장이 되신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신계의 안전을 지키는 치안신들이 목표가 된 개인 신전을 신기로 정문부터 박살내고 있었다.
구구구구구구궁-!
동시에 벌어지는 파괴행동에 신계 전체가 울리는 것 같았다.
갑자기 정문이 부서지고 보안권능이 무력화되자 당황해하는 시위대와 범죄신들에게 치안신들이 일제히 달려든다.
경고도 없이 일단 신기를 난사하기 시작하는 곳은 부지기수였다.
투하하하하하하-!
범죄신들의 권능과 치안신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충돌하고 이렇게 긴급하게 상황이 일제히 벌어지자 각종 통신이 난무한다.
그리고 치안담당 주신이 개방한 치안신들의 공용통신에 지극히 원색적이고 과격한 말들이 여과 없이 터져 나왔다.
“뭐? 노크?
지금 너 제정신이냐?
너부터 군대로 보내줘?”
“문이 봉인되어서 안 열려?
그럼 부셔-! 이 멍청한 새끼야.”
“수색영장이 없으면 안 된다고?
무조건 사후처리로 한다는 소리를 못 들었어?
도망칠 시간을 절대 주지 마라.”
“신체가 변해서 당사자가 맞는지 의심스러워?
일단 잡고 나서 판단한다.”
“신기 들고 반항하는데 경고가 뭐냐?
일단 쏴-!”
“빨리 잡아서 군부로 연락하고 보내.
대상자는 아직 많다.
오늘 끝을 본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권한이 있고……, 아니 이제 할 필요가 없잖아?
신계를 위해 군대에 가는 것을 축하한다.
이 자식아-!”
욕설과 폭음이 끝없이 울린다.
과과과과과꽈과-!
마치 그동안의 원한을 푸는 것처럼 치안신들의 과격한 검거에 신계 전체가 뒤집어지고 있었다.
너무나 수월하게 이루어지는 체포 광경에 기쁨이 주체 못하는지 치안담당 주신의 커다란 웃음소리가 허공을 울렸다.
“카하하하하하-! 정말 되잖아?
좋아-! 아주 좋아-!
속이 다 시원하다.”
치안신들의 책임자였고 일제검거의 진행은 시켰지만 지금 이 사태와 나타나는 확실한 결과를 가장 못 믿는 당사자였다.
그런데 검거과정은 치안신들이 이렇게 유능했나 의심이 갈 정도로 신속하고 완벽했다.
‘부하들이 부상도 감수하면서 달려드니 이미 목표치까지 초과할 기세였다.’
수가 치안신보다 많고 강한 범죄신들을 인하여 범죄율이 치솟아서 어떻게 처리해야 고민을 하던 과거가 꿈만 같았다.
‘그렇게나 골치를 아프게 하던 시위대와 범죄자들이 제대로 대응도 못하고 잡히고 있다.
그리고 바로 군부가 인수해 간다.
범죄신들의 처분이 이렇게 쉬운 일이었어?’
더구나 은퇴했던 치안신들은 기습을 뿌리치고 도주하는 시위대와 범죄신들을 이를 악물고 끝까지 추격을 한다.
그러자 예상외의 거물까지 걸려들고 있었다.
긴급수배 중이던 최고위 범죄신들이 나타나서 지부 책임자들과 거의 결투와 같은 격전을 벌이고 있다.
그들도 필사적이었다.
‘모두가 그 동안 참아왔다.
이제 모든 범죄신들을 통째로 포박하여 처리한다.’
물론 피해도 컸다.
시위대와 범죄자의 체포 와중에 격투가 발생하는 것은 아주 약한 축에 속하고 팔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자가 넘쳐나기 시작한다.
더구나 고위신들의 결전에는 주변의 시설까지 말려들어가서 파괴되고 있었다.
하나 치안담당 주신은 아무런 관심이 없고 바로 위에 올라가는 검거 숫자에만 집중할 뿐이었다.
‘시작과 동시에 벌써 오십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이런 추세라면 추가 성과가 확실했다.
그리고 백만 가까운 치안신들이 자신의 명령 한마디에 모두 치열하게 수행을 하는 모습을 보자 속에서 뭔가 울컥거리면서 끌어 오르는 감정이 있었다.
그것은 처음 느껴보는 치안담당 주신으로서 자부심이었다.
‘지금 보니 치안신들은 모두 강하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범죄율 제로도 생각해보면 정말 간단한 일이었어.
우리가 전력을 다하면 쉬운 일이었다.’
솟구치는 감정을 누르지 못해 바로 앞에 펼쳐진 통제 화면을 양손으로 꽉 잡으면서 외쳤다.
“밀리지 마라-!
싹 잡아서 군대로 보내버려.
범죄율 제로가 눈앞이다.
크하하하하하-!”
목소리는 다르지만 차원창세신 코아와 아주 닮은 광기서린 웃음소리와 말투였다.
그리고 가끔 직접 올라오는 특이사항 보고에서는 치안담당 참모들이 거의 똑같은 대답을 고함으로 돌려주고 있었다.
“창조주님의 예배구역으로 도망쳤다고?
들어가면 큰 문제라고?
선신들은 모두 도망치고 없는데 이제 무슨 상관이냐?
당장 들어가서 잡아!”
“범죄자를 비호하거나 검거를 방해하는 모든 신은 공무방해로 연행해서 군부로 넘긴다.
막으면 여신이든 미성년이든 절대로 용납하지 마라.”
“그 지역의 일은 전부 내가 책임진다.
모두 쓸어 담아.”
그러자 뭔가 감격한 치안신들의 대답이 통신기 저 너머에서 울려 퍼진다.
“핫-!”
그러나 일방적인 검거는 곧 저항과 마주쳤다.
기습에 정신을 차린 범죄신들이 뭉쳐서 집단적인 반항을 시작한다.
그러나 제압이 힘들어지자 결국 살상용의 신기까지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치안신들이었다.
“모두 일제사격-!”
“죽여도 상관없다.
신령만 넘겨도 군부에서 모두 받아주기로 했다.”
어느새 눈동자에 차원창세신 코아의 황금빛 투기의 빛이 일렁거리는 치안신들은 범죄신들에게 아무런 용서나 망설임이 없었다.
그러니 범죄신들은 미칠 노릇이었다.
“이 미친 치안신들이-! 신계 안에서 사용이 금지된 살상신기까지 사용을 하고 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
군대가 투입된 것 아니야?”
“분명 치안신들이 맞아!”
혹시 모를 오발사고를 막기 위해 제대로 무장도 하지 않던 치안신들이 난데없는 중형 살상 신기까지 난사하자 다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인질을 잡거나 일반신들 사이로 도망을 치려고 해도 치안신들을 완전히 무시하고 달려들고 있었다.
늘어나는 주변 피해에 일부 고위 치안신들은 이성을 찾으려 하는지 눈동자의 황금빛이 흐려진다.
그리고 멈추라고 소리치려 했지만 공용 통신에서 끝없이 들여오는 무시무시한 지시에 침묵했다.
“인질 따위는 무시해-!”
“체포과정 중에 발생한 사망자에 대해서는 치안부에서 부활을 보장한다.
방패로 삼아도 아무 소용없다.”
“죽음을 두려워 하지마라.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반드시 부활시켜주시고 합당한 보상을 하실 것이다.”
“제압이 힘들면 일단 죽여-!
하나라도 놓치면 우리 지역 전부의 수치다.
아니 무능한 치안신으로 낙인찍히고 모두 훈련병이 된다.”
이건 이성을 찾을 때가 아니었다.
부패나 사고를 저질러서 징계를 받는 것은 수치지만 감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무능하다고 평생을 들여 쌓아올린 모든 경력을 삭제 당하고 전쟁 중에 신병으로 끌려갈 수는 없었다.
직위가 높을수록 그런 마음이 강했기에 더욱 황금빛의 안광이 강해져만 갔다.
그리고 더욱 가열하게 움직였다.
일반신들이 밀집한 지역으로 도주하는 범죄신들의 머리 위의 허공으로 떠올라서 저격을 시작한 것이다.
모든 고위 치안신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똑같이 행동하자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지는 신기의 빛들은 그대로 범죄신들의 신체를 분해한다.
지금 저항을 주도하고 있는 범죄신들은 이미 하위의 치안신들이 감당할 만한 잔챙이가 아니었기에 전력이었다.
두가가가가가가-!
고위 치안신들이 마치 하늘에서 쏟아 붓는 것 같은 융단폭격에 거리와 신전이 파괴되어 간다.
그 참상을 보고 있는 담당 주신들의 입에서는 신음이 새어나왔다
“으으-!”
“피해액이…….”
“이런 일이…….”
범죄신들이 숨어있던 지역은 비록 뒷골목과 같이 낙후된 지역이지만 신계였다.
신계가 부서지고 일반신들이 범죄신들과 충돌에 휘말려 들어서 부상을 입는 참상에 당장 중단시키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창조신장인 차원창세신 코아의 명령이 아니더라도 전쟁 중인 신계가 가장 절실한 신병의 확보는 최우선 사항이었다.
최전선에 나가있는 투신의 세 배 이상인 백만의 신병을 확보한다는 실적 앞에서는 할 말이 없었다.
여기에 다른 처부의 신병확보를 어떤 명분이든 막았다가는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분노를 감당해야 했다.
‘막아서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쳐야한다.’
‘내 처부에서 백만의 신병을 내놓아야 용서하실 것이다.’
못하면 보나마나 공개처형에 신령봉인인데 그것만은 결코 당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비슈누보다 더 충격을 받지 않았다.
창조신장 대리로서 처음 한 간단한 허락에 수십만의 신이 사상되고 신계 전체가 뒤집어지는 꼴을 본 것이다.
하급자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어서 무표정했지만 끔찍하기 짝이 없는 결과였다.
“…….”
‘이런 일이 내 말 한마디에 이루어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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