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794화 (705/2,000)

34권 35권

주신들과 창조신장 대리인 비슈누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현재 신계의 공적에서 가장 큰 부분은 신병의 확보였다.

그래서 어떻게든 신병을 만들 방법을 각 처부에서 뽑아내고 있었는데 치안부에서 일백만을 하루 만에 검거해서 신병으로 넘기는 공적을 올리겠다는 말이었다.

주신들이 신음처럼 입에서 새어나온 목소리가 심정을 알려주었다.

“……백만.”

주변이 놀라는 반응을 즐기면서 치안담당 주신은 준비과정을 정리해서 다시 보고한다.

“다시 보고 드리면 일백만 명 이상입니다.

만에 하나 도주자나 거주위치가 불분명한 시위대를 체포하기 위한 계획까지 마련되어 있습니다.

혹시라도 인력이 부족할지 몰라서 은퇴한 치안신들을 긴급으로 모아서 공간이동통로와 도주로를 이중으로 차단하고 있습니다.

인원부족으로 임시로 복직시킨 치안신은 오십만 명이며 이들의 공적이 클 경우 과거를 불문하고 복직을 약속했습니다.”

보고순서만 기다리던 다른 담당주신들이 들어보니 정말 기가 막힌 업무추진이었다.

겨우 하루 만에 백만이 넘는 시위대와 범죄신을 동시 체포해서 훈련병으로 만든다면 군대강화를 최우선으로 하는 차원창세신 코아님에게 자랑할 만한 일이었다.

“이렇게 총 백만의 치안신 전부가 현재 비상검거태세로 들어가서 징병대상의 개인 신전과 은거지의 포위는 완료되었습니다.

또한 모든 참모들이 현장 파견되어 도주로를 막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모든 개인 신전을 방문 조사하는 한이 있어도 찾아 잡아낸다는 각오로 모든 치안신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시작하란 말씀만 하시면 바로 전원 체포하겠습니다.”

준비사항도 들어보니 머릿수가 부족하니 은퇴한 치안신들까지 전원 집결시킨 초강수였다.

‘이것들이 항상 부드러운 분위기가 좋다고 항상 흐리멍덩하게 일을 해서 치안을 개판으로 만들던 치안신들이 맞나?

‘치안담당 주신도 자신감이 넘치는 것이 동일한 존재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말 그대로 승부수를 띠운 것이다.

그리고 치안담당 주신의 단호한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다만 완벽하게 준비하다 보니 인원확충과 신기확보에 추가 비용이 소모되어서 정기가 필요합니다.

일천 억의 정기만 추가 집행된다면 시위대와 범죄자들을 일백 만이상도 체포하여 신병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것이 진짜 본론이었다.

이미 가지고 있던 예산을 전부 사용해서 준비를 했기에 이번에 추가 정기를 못 얻으면 정말 끝장이었다.

‘한 달 동안 두들겨 패면서 몰아붙이던 상급자가 공짜로 일하라고 하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은퇴한 치안신들을 모집하고 신기를 구입하느라 이미 다 써린 예산은 회수 못해.

치안부의 예산이 고갈되었다.

이건 진짜 심각한 위기야.’

그래서 지극히 공손하면서 절도 있는 자세로 차려 자세를 하고 창조신장의 자리를 올려다보았다.

척-!

“창조신장님께서 직접 지시하신 이번 시위대와 범죄신들의 일제 검거를 반드시 성공시키겠습니다.

그리고 야간 통행금지와 병행해서 반드시 범죄율을 제로로 만드는데 저희 치안신들은 목숨을 걸 각오입니다.”

노골적으로 정기를 달라고 말하면서 마치 전장으로 떠나는 것 같은 각오가 서린 치안담당 주신의 언변에 주변담당 주신들은 할 말을 잃었다.

아직도 이게 실제로 벌어지는 일인지 믿지 못할 지경이었다.

‘하루 만에 백만 명을 체포해서 신병으로 만들어?’

‘반나절 만에 일백만을 체포할 준비를 다 했다고?’

‘범죄가 없는 신계?

그게 가능해?’

‘치안신들이 범죄신의 검거에 목숨을 걸어?

이것들이 여기가 전쟁터인줄 아나?’

그리고 이런 지극히 위험한 보고를 올리는 치안담당 주신이 본인인지 못 믿겠고 맞는다면 지금 제정신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그러나 보고 내용을 다시 살펴보니 정말로 할 모양이었다.

‘일천 억의 정기를 얻어서 치안조직을 확대하고 시위대 오십 만과 범죄신 오십만을 제물로 삼아 인정받을 생각이다.

‘이런 무서운 일을 추진하다니?’

수많은 생각과 의지가 주신들 간에 서로 교차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치안담당 주신과 치안신들의 한심한 임무수행능력을 보면 될 리가 없었다.

이제 결론은 하나였다.

‘항상 두들겨 맞으면서 정기에 욕심을 버리지 않더니 완전히 미쳤군.’

‘허위 보고를 해서 정기를 타냈다가 나중에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일천 억이니 전치 일천 년은 나오려나?’

주신들의 최종판단은 성과와 정기에 눈이 먼 허위 보고였다.

이미 몇몇 주신이 그렇게 시도했다가 차원창세신 코아님에게 비웃음을 받고 집중적으로 두들겨 맞아서 아직 집중치료실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창조신장의 자리에 다른 창조신이 앉아있지만 대리라면 다른 결과가 나올 리가 없었다.

“…….”

“…….”

다른 주신들이 애도의 표정을 지으면서 무모한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의지를 보냈지만 치안담당 주신은 당당한 표정을 풀지 않는다.

치안담당 주신의 시선의 끝에 있던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는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방금 치안담당 주신의 황당한 보고에 할 말을 잃고서 침묵만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속으로는 신계 자아에게 다급하게 의지를 보내 사실과 가능여부를 점검한다.

‘범죄신 일백만을 한 번에 체포해서 신병으로 만든다고?

이게 상식적으로 가능한 계획이야?

그리고 이미 포위와 체포준비는 끝났다니?

그럼 이제까지 시위대와 범죄신들의 모든 잘못과 위치를 다 알면서 내버려두고 있었단 뜻이잖아?

아니 그것보다 긴급 확인사항이야.

모든 치안신들의 위치를 확인하라. 신계 자아.’

꼬리를 무는 의문은 많았지만 자그마치 일백만이 넘는 치안신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대사건이었다.

더구나 체포할 범죄신들의 수가 치안신들과 거의 동일하다면 거의 이백만이 넘는 신들이 충돌하는 전쟁이 신계 내부에서 발생할 수도 있었다.

‘이정도 규모면 거의 신계의 운명을 건 전쟁규모다.

아침에 명령 받았다는데 이런 큰일을 어떻게 한나절 만에 준비할 수가 있지?

정말 백만 명의 체포 준비가 다 된 것이야?

이게 사실이야?

아니 무사히 체포가 가능할까?’

가볍게 생각해도 일백만을 체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백만이 필요했다.

그러나 치안신들의 총 수가 오십만 정도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정이었다.

여기에 은퇴하거나 정직시킨 치안신들을 오십만을 끌어 모아도 일백만이다.

그럼 쉬운 검거는 힘든 것이다.

그런데 신계 자아도 이런 대규모의 움직임을 자신이 감지하지 못한 사실에 충격을 먹고 있었다.

‘잠……,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확인 중입니다.’

신계 전부를 긴급 조사하는 신계 자아는 지금 이성 부분이 마비될 지경이었다.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사태가 이제는 하부에서 벌어졌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임무를 인계하고 떠나기 전 치안부에 일백만 명이 넘는 개인 신전에 숨은 시위대와 범죄신들을 모두 체포하여 신병으로 만들라는 황당한 명령을 했다.

그런데 치안신들이 정말 그대로 시행하려하고 있는 것이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자리를 비우고 예측이 가능한 여창조신이 대리로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으니 신계가 조금 안정될까 생각했다.

그랬는데 이제 중간 관리자들이 난리다.’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데 과거 경력과 위험도를 보고 체포한다는 지시는 엄청난 파급효과를 생각하면 초 민감한 상황이었다.

또한 하부에서는 상부에서 무리한 지시를 하면 어느 정도 순화해서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치안담당 주신의 보고를 들어보니 오히려 일을 밑에서 더 키운 모양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없으니 이제 당하기만 하던 담당주신들이 일을 벌이고 있다.

이것들을 어떻게 하지?

아니 어떻게 내 감시망을 피하고 이런 대규모 준비가 가능했지?’

다급해진 신계 자아가 총력으로 각 치안신들의 위치를 확인한다.

그리고 완전무장한 치안신들이 전 신계에 쫙 깔려서 대기 중인 것을 확인하고 기가 막혔다.

어디서 구했는지 치안신들이 암살을 할 기세로 은신용 신기까지 착용하고 모두 숨어있는 것을 보니 정말 각오를 한 모양이었다.

‘정말 이런 짓을 하라고 하니 기다렸다는 듯이 시행하네.

나중은 생각도 하지 않나?

이것들이 모두 미쳤어.’

더구나 정말 은퇴도 아니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강제로 치안신을 그만두게 한 문제가 많은 치안신들까지 보였다.

그들은 과거에 입었던 구형 제복을 입었지만 신형 장비를 착용하고 현역들과 같이 개인 신전의 돌입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복귀시킨 치안신 중에서도 절대 다시 복귀될 수 없는 신이 있었다.

현직에 있을 때도 귀신(鬼神)이란 빛의 신으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름을 가진 존재였다.

특출한 능력과 권능의 특성으로 규정 제복이 아닌 특별한 모래 색깔의 치안복을 입는 것을 허락한 존재였다.

‘분……, 분명 일귀신(一鬼神)!

저런 존재까지 정말 복귀시켰다고?

이것들이 정말 끝장을 볼 생각인가?’

무수한 범죄자를 잡은 더없이 유능한 치안신이지만 가진 권능과 성격이 너무 흉폭했다.

많은 문제를 일으켜서 징계를 계속 반복해서 받다가 마지막에는 시위대 수십 명을 중상자로 만들어서 면직 처리되었다.

‘그 동안의 공적으로 처벌 없이 면직만 되었지만 실제로는 봉인조치 되어야 했다.’

저런 위험한 치안신을 보고도 하지 않고 임무에 복귀시킨 사실도 황당하지만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서로의 대화를 듣고 있으니 더욱 가관이었다.

일귀신(一鬼神)은 먼 과거에 입었기에 아주 구형 제복이지만 손질은 잘 된 제복을 계속 만지작거리면서 묻는다.

아무래도 지금 상황이 믿기지가 않는 모양이다.

그래서 바로 옆에 신체가 무척 건장하고 얼굴에도 상처가 많아서 인상이 험악하기 짝이 없는 치안신에게 계속 질문을 하는 상황이었다.

“정말 이번 일만 잘 해내면 나도 복직이 된다고?

나는 시위대에 과다한 폭력으로 면직되었는데도?”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은 절대 복직대상자가 될 수 없었다.

권능 특성상 검거과정에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과거에 시위대에 대한 집단폭행의 건은 치안신의 경력으로는 치명적이었다.

과격한 시위 진압을 하면서 옆에 있는 그 때 미숙했던 후배가 시위대의 기습에 맞아서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그리고 시위대에 끌려가서 집단구타를 당하자 그만 이성을 잃고 수십 명의 시위대를 공격하여 모두 중상자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합당한 이유는 있었지만 결과가 전부였으니 할 말이 없지.’

이렇게 신계에 발칵 뒤집힌 큰 사건을 저질러서 쫓겨난 치안신을 복귀시킬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일손이 부족한 상층부에서 조용히 복직시키려고 해도 자신은 범죄신이나 시위대와 연관된 존재들에게 거의 공포의 존재였다.

‘내가 해직되었다고 축하파티를 연 놈들이지.

그들이 필사적으로 복귀를 막아서기 때문에 상층부도 나를 이미 포기한지 오래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기회가 주어지다니?’

그러나 옆의 치안신은 아주 자신 있게 대답했다.

“정말입니다.

복직대상은 과거 경력이 아니라 순수한 능력 위주입니다.”

“하지만 나는 잘하는 것이 범죄신들을 잡는 것 밖에 없는데?”

그때 구해준 이 후배와는 친한 관계는 이어갔지만 워낙 사건이 커서 돌아갈 미련을 접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치안신에게는 검거능력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새롭게 복직하실 대상자 분들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복직되면 아주 좋기는 하지만…….”

일귀신도 치안신에서 쫓겨난 이후 여러 일을 전전했지만 적응을 하지 못했다.

오랜 시간 치안신을 하면서 몸에 밴 야수와 같은 본능과 권능은 평화로운 일상에서 일반신들이 이해 못할 여러 가지 문제를 만든 것이다.

그래서 잔뜩 고생만 하다가 드디어 복직할 기회가 왔다고 연락이 오자 기존의 일을 던져버리고 앞뒤 가리지 않고 바로 달려왔다.

‘복직을 실제로 믿지 않는다.

그러나 한 달 분의 봉급과 임시 신분증까지 받았다.

평균치를 상회하는 성과만 보인다면 복직시켜준다는 확인서까지 말이야.’

무슨 일인지 잔뜩 흥분하고 있는 과거 동료들과 후배들에게 과도한 환대와 신형 신기까지 지급받았으니 확실한 가능성이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은신 후 아무런 명령이 없이 장기간 대기가 길어지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범죄신의 일제검거는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지.

그러나 죽어라 열심히 잡아봤자 위에서 다 풀어 주었다.

진급은 고사하고 좌천만 되었지.’

이번에도 이러다가 과거처럼 모든 것이 흐지부지해질지 걱정이 되는 것이다.

그런 일귀신의 심정을 잃은 듯 후배인 치안신은 부지런히 안심을 시킨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선배님.

창조신장님이신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직접 명령입니다.”

“아? 그래? 창조신장님이 직접?”

치안신을 그만두고 일용직을 하면서 먹고 사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한 달 전에 갑자기 창조신장이 되어 벌인 공개처형과 시위대의 강제 징병은 충격적이었다.

다른 존재들은 죄도 없는 수백 명의 선신과 악신을 재판도 없이 공개처형했다고 잔혹 무도한 독재자라고 욕하지만 일귀신이 보기에는 아니었다.

치안신을 담당하면서 선신과 악신들이 범죄신보다 더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공개처형 이후로는 시위로 항상 시끄럽던 거리가 아주 조용해진 것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자신이 그렇게나 원하던 평화로운 거리였기 때문이다.

“범죄율 제로를 목표로 범죄신들을 모두 잡아서 사전에 예방하란 명령입니다.

그래서 오로지 치안능력만을 감안해서 소집된 것입니다.

세상은 변했습니다.

이제 치안신은 범죄신만 잘 잡으시면 무조건 출세합니다.”

그제야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아니 통쾌하기까지 했다.

‘스스로 절대독재자가 되겠다고 말하는 단호함으로 보아서 이번에는 정말 다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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