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793화 (704/2,000)

34권 35권

서로 의지를 교환하여 물었으나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비슈뉴와 주신들은 얼굴만을 잠시 쳐다보다가 약간 눈치를 보면서 도착한 순서대로 자리에 앉았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반역이나 암살을 당하실 리가 없지.’

‘그럼 잠시 대리로 맡겨놓고 나가신 모양이야.’

신계 자아도 직결되어 있는 것을 보니 정당한 자리였다.

한 달 전이라면 아무리 창조신이라도 무엄하다고 외치고 정체를 밝히라고 난리가 났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었다.

그럴 여유가 없었다.

‘상층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생각할 여유가 없다.’

‘다시 업무파악을 하니 너무 힘들어.’

‘깊게 파고들수록 문제가 커지고 해야 할 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이걸 어쩌지?’

그렇다고 문제를 덮으려 하거나 해결방안을 잘 모르면 벌로 맞는다.

여기에 결산을 잘 마치고 성과를 올려서 추가로 정기를 확보까지 해야 하니 다른 생각은 하기도 싫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정기도 이상이 없었다.

셀 수 없이 많은 정기구슬이 바로 앞의 원탁 위에 위치하고 있기에 모두 의문과 불만을 억누르고 눈을 감았다.

‘탁자 위에 놓인 정기가 무사하니 그걸로 됐다.’

‘내가 죽을 판인데 창조신장의 자리에 누가 앉아있던 무슨 상관이야.’

‘빨리 보고하고 정기나 타 가자고.’

창조신장의 자리에 여창조신이 앉는다.

여유가 넘치던 과거라면 여창조신의 신분부터 시작해서 기원까지 꼼꼼히 따지면서 난리를 쳤을 상황이다.

그러나 이제 너무 힘이 들어서 창조신장의 자리에 누가 앉아있던 일단 정기만 잘 주면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이 바뀐 위원회의 주신들이었다.

결국 아무런 반발 없이 보고할 성과자료만 꺼내서 기다렸다.

“…….”

“…….”

일단 결산만 끝내면 내일 아침까지 다시 찾지 않았기에 겨우 안심할 수 있는 일과의 종료였다.

유일하게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에 잘 모르는 여창조신이 창조신장의 자리에 앉아있다고 이의를 제기하여 시간을 낭비할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예상되는 부분도 있었다.

‘부재의 경우에 자리를 맡기신다던 후궁이신가 보네.

저번에 후궁으로 삼으신 라크사샤님의 변신인가?’

‘라크사샤님은 아닌 것 같다.

아직 저렇게 창조신 이상으로는 변화하지는 못하신다.’

라크사샤는 비록 반려가 아닌 후궁이지만 이미 주신들에게 존칭을 받고 있었다.

직접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두들겨 맞아보니 힘의 차이를 절감했다.

일시적이지만 그렇게 치열하게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이 실로 존경스러웠던 것이다.

더구나 신계의 총력이 집중된 신체와 신력강화에서 경이적인 발전을 보였으니 창조신이 되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아니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그렇게 만드시겠지.’

‘어디까지 강해질지 무서울 정도이시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은 재능을 가진 존재에 대한 투자는 이렇게 한다는 시범을 보여주듯이 입이 딱 벌어질 정기와 지원이 이어지고 있었다.

라그사샤도 기대에 호응하듯이 관리신들이 기겁할 정도로 강해져 가고 있었다.

일단 창조신장의 대리로 인정은 했지만 각 담당주신이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할지 망설일 때 가장 먼저 들어온 치안담당주신이 일어섰다.

‘이번 보고순서를 양보할 수 없다.’

아침에 범죄율을 제로로 만들라는 지시를 받고 맞고 날아갔을 때는 절망했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아니 부하인 치안신들이 완전히 달라졌다.

시키지도 않은 일을 과도할 정도로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건 그동안 부하들에게조차 병풍 취급 당해왔던 내 입장을 확실하게 바꿀 기회다.’

거의 집안의 도움으로 치안담당 주신이 되었고 치안에 대해 잘 모르기에 부하들에게까지 은근히 무시를 당하고 있었다.

그런데 창조신장님의 지시라는 말 한마디에 치안신 전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더니 기적을 만들었다.

‘더 이상 다른 주신들에게 눈치를 보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성과가 바로 앞에 있다.’

창조신장실의 자리에서 치안부가 가장 가까워서 제일 빨리 도착한 것이 아니었다.

문 근처에서 보고 연습만 하면서 결산시간만 기다렸다.

그렇게 제일 먼저 도착한 치안담당 주신은 약간 떨리는 음성으로 성과보고를 바로 시작했다.

“저희 치안부는 이번 오전 보고시간에 지시하신 야간통행금지와 과거 시위대 경력을 가진 신의 체포와 징병에 대해…….”

이제까지의 모든 억울한 평가를 갈아치울 신생 최고의 기회라고 자각하여 수없이 속으로 반복했던 보고였기에 실수는 없었다.

창조신장의 자리에 앉아있는 정체 모를 여창조신이 누군지는 의심이 크고 과거라면 질투심으로 용납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내려오게 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전혀 모르는 여창조신님이지만 창조신장님의 자리에 무사히 앉아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

아니 이건 기회야.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오시기 전에 재빨리 끝낸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살벌한 투기만 겪다가 여창조신님은 척 보아도 엄청나게 온화해 보이는 신력이었으니 용기가 샘솟았다.

창조신장이 바뀐 셈이지만 오히려 맞을 염려는 많이 줄었으니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절박했다.

‘탁자에 가득 차 있는 수십조의 정기구슬만 무사하면 누가 창조신장이 되든지 상관없다.

이번 결산보고를 잘 해야 돼.

성과만 잘 인정받으면 일천 억 이상을 받을 수 있다.

아니 반드시 얻어야 해.

이미 이번 일은 일족이 감당 못할 만큼 크게 벌어졌다.

만약 정기를 받지 못하면 부하들이 정말 날 가만 안 둘 것 같아.’

부하들이 이번 임무를 준비한다고 너무 엄청나게 크게 일을 벌였다.

공개처형용 기둥 천개가 박힌 대광장에 떨어지는 자신을 바로 받아든 참모들은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지시사항을 전해 듣자마자 바로 움직인다.

‘바로 본성 전부의 치안신들에게 긴급으로 명령하고 출동과 체포준비를 끝마쳤지.

여기까지는 참 좋았는데…….’

너무 몸이 아파서 이제 엄청나게 확장된 위원회의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와보니 이미 결산보고까지 다 준비된 상황이었다.

참모들이 마치 존재가 바뀐 것처럼 실로 놀라운 업무추진능력이었다.

‘이놈들이 이렇게 유능했나?

모두 위원회에서 시간만 채우면 진급된다고 게으름만 피우던 녀석들인데?’

물론 이유는 알고 있었다.

치안담당 부관들이 십조의 예산을 집행하면서 이것저것 챙긴 군부 참모들의 자랑과 여기에 추가로 지급된 어마어마한 성과금을 보고 질투에 눈이 멀었다.

그 이후에 기회만 노리고 미친 듯이 사전 준비한 결과가 잘 맞아떨어진 것이다.

‘그런데 너무 과했어.

기존 조직의 활용으로 그치지 않고 인력이 부족하니 은퇴한 치안신을 멋대로 끌어들이고 부족한 신기는 기존 예산으로 집행해 버렸다.

더구나 과정 중에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면책권까지 정식공문으로 주다니?

이제 실패하면 뒤가 없다.’

나중에 알고 놀라서 취소하려 했지만 치료를 받고 나오니 이미 끝난 일이 되어버렸다.

은퇴한 치안신들을 임시 복직시키면서 한 달 분의 정기를 지급했다.

신품 신기를 판 업체에게 되돌려 주면 이제 중고라고 반값도 못 받는다.

‘부족한 신기를 추가 구입하고 거기에 은퇴하거나 정직 중인 치안신까지 전부 불러들였다.

그 결과 이미 예산이 고갈 상태야.

추가 정기를 못 타가면 당장 연봉을 주지 못한다.

그러면 참을 리가 없지.’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폭력의 가르침을 받고 참모를 똑같이 대해서 효율성은 극적으로 올라갔는데 부하들이 뭉치면 못 당하니 문제였다.

이번 일이 잘못되어 봉급을 못 주면 참모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할 우려까지 있었다.

덕분에 오전에 목검으로 맞아서 대광장에 정신을 잃고 날아갔던 고통과 두려움은 이미 잊은 지가 오래였다.

‘모든 참모들이 이번 일에 엄청난 기대를 하면서 사력을 다했는데 나 때문에 실패하면 가만 안 있을 것이 뻔하다.

아니야.

수십 번을 확인해도 잘못된 부분은 없다.

준비는 완벽했어.

그리고 이렇게 많은데 시킨 일만 잘하면 일천억 정도야 주시겠지.’

일천 억이면 오십만이 넘는 치안부 전체를 거의 일 만년은 운영할 예산이었는데 이제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했다.

워낙 많은 정기가 앞에 싸여있어서 산술적인 감각이 마비가 된 것이다.

그리고 너무나 농축되어서 찬란하게 빛나는 정기 구슬은 마치 욕망을 부채질하는 것 같았다.

‘더구나 나중에 사용한 내역은 확인하지 않으신다.

잘만 운영하여 절약하면 일할은 당당하게 챙길 수 있다.

천억의 일할이면 백억이야.

일족에 주신을 열 명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정기다.

반드시 차지한다.’

부하들과 나누어 먹어야하니 전부 차지는 못하겠지만 주신이 하나 둘만 늘어도 일족의 운명이 바뀐다.

그리고 정기부족이 문제였지 주신의 재능이 있는 직계나 친척들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래서 탁자에 가득 차있는 정기구슬의 무더기에 시선을 못 박고 더욱 목소리를 가다듬고 누구보다 더 크게 올릴 성과를 자랑하는 치안담당 주신이었다.

‘한다! 난 할 수 있어.’

지금이 신족으로서 운명을 가를 순간이라는 것은 예지권능이 아니라고 해도 잘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공석인 지금 둘도 없는 행운이기도 했다.

‘모든 범죄신을 체포하여 군부로 넘기라는 명령이 떨어진 지금이야말로 정당하게 한탕 하자고 아주 필사적이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갑자기 왜 자리를 비우셨는지 모르지만 절호의 기회다.’

치안담당 주신은 수십 번을 암기하여 이미 머리에 박힌 범죄신들의 현황과 위치를 허공에 띄우면서 보고를 이어갔다.

주변의 담당주신은 모두 황당해서 얼굴만 쳐다보고 침묵하고 있었다.

‘아침에 계획보고도 가장 멍청하게 대답하다가 결국 날려졌는데 완전히 다른 모습이네.’

‘어디를 잘못 맞았나?

겁도 없고 자신감이 넘쳐.’

이것은 참모들이 지급으로 가져다준 보고서를 하루 동안 내내 아예 갈아엎다시피 하면서 수정하고 공부한 결과였다.

더구나 이 순간을 넘기기 위한 면피가 아니라 예산획득이라는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였기에 더욱 마음가짐이 달랐다.

물이 흐르는 것 같은 보고 소리가 창조신장실을 울리고 결론이 나왔다.

“……해서 금일에 모든 치안신을 동원해서 개인 신전을 급습하여 동시 연행할 예정입니다.

이번에 체포 예상되는 범죄신의 수는 오십만 명이고 악질 시위대도 오십만 명입니다.

총 일백만 명 정도를 신병으로 넘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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