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781화 (692/2,000)

34권 35권

다시 목숨의 위험을 느끼자 그제야 제정신이 돌아온 선신과 악신이었다.

애지중지하면서 아끼던 직계들이 눈앞에서 소멸 당했으니 일원을 이겼다는 경외를 분노가 누른다.

그리고 선신과 악신을 가리지 않고 거리낌 없는 욕설이 터져 나왔다.

“이 악마가-!”

“내 자식을 살려내라.

너도 곱게 죽지 못할 것이다.”

하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쏟아지는 폭언을 묵묵히 듣기만 했다.

그리고 거의 끝나가자 황금빛 연기 밖으로 손을 꺼내서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딱-! 우르르르르-!

그러자 허공에 차원문이 열리면서 수백 개의 커다란 황금구슬이 쏟아져 나온다.

반투명해진 구슬 안에 보이는 존재들은 바로 허무의 전력공격에 단체로 소멸당한 자신의 직계들이었다.

허무의 소멸영향을 받았는지 심각한 타격으로 정신을 잃고 있었지만 살아있었다.

이게 무슨 일인지 몰라서 혼란스러워하는 선신과 악신을 내려다보면서 차근차근 설명하듯이 말하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너희의 직계들은 강하다.

모두 제 4군 시위의 지휘관으로 임관시킬 생각이다.

그런데 주신을 소멸에서 본래대로 재생하려면 정기가 많이 든다.

그래서 허무의 칭호에 당해서 소멸직전에 차원권능으로 격리시켜 구출했지.

이렇게 관대한 나는 신족에게 필요하다면 반역세력이라도 구원하고 중히 쓴다.

이런 나를 누가 악마라고?”

“…….”

악마라고 욕했던 선신들이 모두 할 말을 잃었다.

선신들이 침묵하자 이번에는 악신을 보면서 질문했다.

“누가 곱게 못 죽어?”

“그……, 그것이.”

아주 꼬여버린 상황이었는데 더욱 충격적인 선고가 떨어졌다.

“창조신장에 대한 모독죄를 추가하여 세금포탈과 병역기피에 대한 벌금과 보석금을 열 배로 인상한다.”

“!!!”

“!?”

신족의 법칙에 신계에 해를 끼친 죄가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정기를 가져오면 면죄 받을 수 있는 조항이 있었다.

아주 막대한 정기가 들어가지만 모두가 부자여서 마지막 수단으로 그걸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열 배로 올려버리면 아예 안 풀어주겠다는 뜻이었다.

더없이 창백해진 선신과 악신을 향해서 그래도 빠져나갈 길을 알려주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아니면 너의 자식들이 그만큼의 전공을 세운다면 풀려날 것이다.

자신과 직계가 다르다고 말하지 마라.

이제 개인은 없다.”

스스슷-!

목에 접촉만 하고 있던 마력의 손톱이 서서히 예기를 뿜으면서 파고들 기색을 보였다.

“잠시만-! 생각해보니 저도 숨겨둔 뛰어난 자식이…….”

“시간 초과다.

나중에 너희들을 구하겠다고 찾아오면 잘 대우해 주지.

사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각-! 두두두두두두두-!

“거…….”

“크…….”

칠백 명의 선신과 주신의 목이 동시에 잘려서 바닥으로 떨어지고 피가 바닥을 적신다.

‘으아아아아아-!’

‘크아! 풀어줘-!’

그리고 신령은 도망도 치지 못하고 바로 신령연옥에 끌려가서 검은 관에 갇혀버렸다.

그렇게 공개처형을 마친 차원창세신 코아가 허공에 띄운 거대한 환영을 지우면서 마지막으로 선언했다.

“개인은 없다.

이제 모두가 집단으로서 운명을 같이 한다.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으라.

그것이 앞으로 너희에게 주어진 공동운명의 생존시대다.”

거대 환영이 사라짐과 동시에 시위대 아니 이제 제 4군 시위의 제압도 풀렸지만 감히 도망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선신과 악신으로 이름이 높던 고위신들 수백 명이 공개처형을 당한 충격이 너무 컸던 것이다.

그 때 본성 서우리나의 외곽에서 경계 중이던 진리 친위군이 행성 표면으로 강하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우우우우우우-!

행성의 대기를 가르고 십만이 넘는 투신들이 긴급 강하를 하는 믿음직한 모습을 보고서 반색을 한 시위대들이었다.

전쟁이 싫고 투신도 나쁘다고 나선 시위였지만 맨몸으로 대기권 돌파를 하는 모습을 보니 저렇게 든든할 수가 없었다.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그래서 다급하게 외치면서 구원을 청했다.

아무리 차원창세신 코아가 강하다고 해도 십만이 넘는 정예투신을 이기기는 힘들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신계 최강의 진리 친위군이라면 어떤 창조신도 당할 수 없다는 이론이 상식적으로는 맞는 판단이었기에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그리고 일부 시위 지도층들을 재빨리 구호를 바꾸어서 힘차게 외치고 있었다.

“독재자를 물리치고 자유와 평화를 돌려받자.”

전쟁유지의 평화요구가 독재자 퇴출로 바뀐 것이다.

시위대가 마치 전염된 것처럼 다시 투기를 발산하면서 신기까지 들었다.

“독재 타도-!”

“자유 사수-!”

그러나 시위대의 구원요청과 독재타도의 연호하는 모습을 본 진리 친위군들의 얼굴은 팍 일그러졌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진리대리로 파견 왔던 첫날에 이미 허계 봉쇄군 전부가 제압되었다.

그리고 본선의 방어권능을 전력으로 발동시킨 최고위 창조신들이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박살이 난 지도 일 년밖에 안 지났다.

수치스러워서 공개는 하지 않지만 이미 거의 알려진 사실이었다.

더구나 직후에 배신자 세력의 본성까지 날려버린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인데 싸우자고 하니 기가 막힌 것이다.

‘젠장-! 개죽음을 당하라고 덤벼?’

‘아직도 전력차이를 모르겠냐?’

‘이미 드러난 사실만 보아도 누가 이길지 알 수 있잖아?’

그런 상황인데 머리수만 많아졌다고 현실을 망각하고 있다.

더구나 싸우자는 선동까지 쉽게 당하고 있으니 정말 이것들이 제정신을 가진 신족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조용히 좀 해라.’

‘시끄럽다고 다시 나오실까봐서 겁난다.’

본성 강하도 차원창세신 코아의 명령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이었다.

명령에 따라 긴급 행성강하를 하면서도 시선은 최고위원회에서 떠나지 않는 진리 친위군들이었다.

물론 정상적인 상식대로라면 군은 시민을 보호한다.

당연히 독재자를 타도하자는 시위대를 도와야 하지만 지금 그럴 입장이 절대로 아니었다.

저렇게 자신들을 반기는 시위대의 제압과 연행이 군에 들어와서 창조신장님에게 받은 첫 임무였던 것이다.

본래 창조주님의 대리인인 창조신장님의 명령에 죽고 사는 것이 투신과 군신이었기에 사적인 감정에 휩싸일 수는 없었다.

내용의 여부를 떠나서 군대의 지휘부는 감격해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수준이었다.

‘창조신장님의 정식 명령이 오백억 년 만에 떨어졌다.’

‘드디어 신족 군대의 최고 통수권자가 확립된 것이다.’

더구나 진리 친위군은 이미 가장 먼저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제압당해 바람성에서 본성 서우리나로 주둔지가 강제로 바뀐 입장이었다.

힘의 차이는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거부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리고 최고위원회의 건물 안에서 시위대의 의사를 깔아뭉개는 명령이 들려왔다.

“진리 친위군은 이들을 신병으로 받아서 철저하게 훈련시켜라.

제 4군단장이 도착하면 바로 전선에 투입한다.

그때 적어도 전선에서 버틸 수 있는 수준은 되어야 한다.”

“하-!”

비록 귀찮은 신병교육이었지만 허계의 탈주자들과 벌이는 사투에 비하면 쉬운 임무였다.

그리고 배신자 신족에 비해 전력부족인 신족에게 투신의 보충은 가장 급선무였기에 상층부는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였다.

민간신들을 강제연행해서 투신으로 쓴다는 무모한 계획은 말려야할 지휘부들이 아예 가장 앞장서고 있었다.

‘누구 명령이라고 거부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일원을 쓰러트리고 창조신장까지 되셨으니 더 이상 명령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

‘신족의 영광이 다시 돌아왔다.’

뭐에 씌운 듯이 눈이 뒤집혀서 날뛰는 지휘부들에게 반대했다가는 즉결처형이 확실하니 모든 투신들이 나선 상태였다.

덕분에 시위대는 이십만 명이 넘었지만 아주 쉽게 연행이 가능했다.

‘한 명당 두 명씩 끌고 가면 되겠군.’

‘빨리 데려가자.

이러다 나오시면 큰일이 난다.’

진리 친위군은 갑자기 투신이 되어서 강제연행까지 받게 되자 너무나 황당하여 바닥에 주저앉은 시위대들을 한 손에 한 명씩 목덜미를 잡고서 끌어올린다.

좍-! 구우우우웅-!

“놔……, 놔라-!”

“이 독재자들의 개들이-!”

욕설을 내뱉는 시위대 지도층들은 모두 험악한 인상으로 바뀐 투신들에 의해 모두 얻어맞고 정신을 잃었다.

“원래 창조주님의 대리인이자 신족의 정점인 창조신장님은 독재가 맞아.”

“훈련병 주제에 감히 누구에게-!”

따아아아아악-!

명령 받고 하는 일에 욕까지 먹으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더구나 아직도 상황 파악 못하고 까마득한 하급자들에게 욕을 먹으니 참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결국 잠깐의 저항이라도 하면 모두 개 패듯이 두들겨서 제압해 버렸다.

“우리가 개면 너희들은 개먹이다.”

집단으로 대항하려는 일부 시위대도 있었으나 신족 최고의 정예군인 진리 친위군 앞에서는 아기들 재롱보다 못했다.

안 끌려가려고 서로 어깨동무하면서 버티는데 정말 기가 막혔다.

“얼씨구? 아주 웃기는군.”

“우리가 치안대인줄 아나?”

시위대 아니 제 4군 시위는 수만 개의 신기가 동시에 허공을 가르는 장관을 보게 되었다.

목적지는 어깨동무를 한 자신들의 머리였다.

어설프게 뭉쳐 반항한 대가로 매만 더욱 벌었을 뿐이었다.

딱-! 따따딱-!

시위대 전원을 간단하게 머리를 두들겨서 기절시키고 깔끔하게 양손에 들고 본성 외곽으로 끌고 가는 진리 친위군이었다.

그리고 진리 친위군은 면회 한 번 오지 않아서 그렇게나 만나기 힘들었던 얼굴들도 모두 보게 되었다.

“형-! 나야 나-! 풀어줘-!”

“오빠-! 저예요! 제발 살려주세요.”

어디선가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에 쳐다본 진리 친위군의 얼굴을 확 일그러졌다.

‘이런 제길-!’

‘아! 이걸 어쩌지?’

본성 서우리나에 가족이 있는 진리 친위군은 당연히 많았다.

그들에게 시대가 하도 수상하니 함부로 움직이지 말라고 계속 충고했지만 결국 사고를 친 친척이나 형제들도 많은 것이다.

‘이 망할 동생 놈이 취직이나 할 것이지 또 시위를 하고 있었어.’

‘허허. 이 썩을 여동생이 왜 여기 있지?’

가족부터 시작해서 과거 여자 친구까지 아주 다양했다.

성체가 되어도 하는 일 없이 집안에서 빈둥거리면서 신족의 상황에 비판만 하더니 결국 걸려든 것이었다.

집으로 돌려보려고 해도 이미 신계에 투신으로 등록된 이상 탈영이 된다.

탈영은 공개처형한다고 선언하셨으니 어쩔 수 없이 데리고 있어야할 상황이었다.

서로 눈빛을 교환하면서 끌고 가던 시위대를 교환했다.

‘친인척들은 알아서 잘 배분하자.

똑같이 굴릴 수는 없지.’

‘고맙군. 이 빚은 반드시 갚지.’

그러나 혈족이라고 나름대로 배려하려던 마음은 곧 분노로 뒤덮였다.

억지로 입대되어 훈련을 받는 태도나 진행이 엉망진창인 것이다.

처음에 교관을 맡은 중간 관리자들은 아예 말이 통하지 않아서 지휘부인 주신들이 나서게 되었다.

“이 멍청한 놈들-! 시위는 잘 하면서 대열하나 왜 못 맞춰?”

“신기 똑바로 못 들어?”

그러나 잘 통하지 않았다.

친인척이고 민간신이라고 사정을 조금 봐주었더니 집으로 돌려보내주지 않으면 차라리 죽여라 하는 식으로 대드는 고위신까지 있었다.

이러니 훈련의 진도는 전혀 나가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조교들의 반응도 심상치 않았다.

사회에 나가면 다 아는 사이라고 심하게 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강제징병은 잘못이라고 동조하는 진리 친위군까지 나올 지경이다.’

결국 다급하게 문제점을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보고하는 진리 친위군의 넘버원의 고개는 깊숙하게 숙여져서 들리지 않았다.

훈련병의 수가 적으면 직접 나서서 어떻게 해보겠는데 이십만이 넘으니 중간관리자들의 도움이 절실했다.

그런데 친인척이라고 훈련을 가혹하게 못하니 역효과만 나왔다.

이대로는 훈련이 불가능한 지경이라 결국 보고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입니다.

특별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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