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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자신의 아들의 정체와 이름, 현황까지 나오자 기겁한 선인이었다.
그리고 자신조차 모르는 내용이 뒤를 이어 나오자 입을 딱 벌리고 듣기만 했다.
“생성 초기에는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조차 쓰러트린 이계 일원에게 밀려서 지금까지 침묵하며 힘을 축적해 왔군.
어느 정도 힘을 쌓은 이후에는 초월자들의 광대한 세력을 어쩔 수가 없어 기회만 노려왔는가?
내가 이계 일원을 초월자들에게서 축출하고 추방하자 바로 모습을 드러냈군.”
그런데 여기서 매달린 선신과 악신만이 아니라 시위대까지 기겁을 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 이계 일원을 타도했다는 말이 주는 의미는 너무나 컸다.
“예? 일원을 물리치셨다고요?
그게 가능한 일이었습니까?”
“타도가 아니라 이계 외곽으로 절대거리 코아를 사용해서 날려 보냈다.
정상적이라면 백 년 이후에 복귀가 가능할 것이다.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니다.
시끄러우니 닥쳐.
자료 재분류는 직계교육.”
좌르르르르륵-!
그렇게 지나가는 말투로 대답하면서 퍼스널 히스토리로 만들어진 자료를 다시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당장 자세한 사정을 알고 싶지만 입을 다물라고 지시를 들었으니 침묵을 유지했다.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계속의 의문이 소용돌이쳤다.
‘일원을 일백 년 동안 날려버렸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신족이 그렇게나 제압하려던 일원을 현세계 외부로 추방했다는 말이 너무 쉽게 나왔다.
선신과 악신, 시위대의 시선이 증오와 원망에서 약간의 호감으로 바뀌어갔다.
당연한 것이 차원창세신 코아가 추방한 일원은 신족의 배신자 정도가 아닌 불구대천의 원수였다.
개인에게 닥친 불행에 처음에는 동정도 했지만 이제는 용서할 수 없는 상대였다.
‘개인에게 발생한 원한을 당사자들에게 전부 복수하고도 만족하지 못해 신족 전부를 혁명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동족인 신족을 이렇게 만들어 버렸지.’
초반에는 어떻게든 달래고 무마하려고 했지만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총력으로 쓰러트리려고 시도했었다.
그러나 초월자 세력까지 규합한 일원에게 패배만을 반복하다가 이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진리의 자랑이자 보물이라고 불리는 십중심은 정말 항거하지 못할 존재들이었지.’
‘결국 십중심 한 명의 복수조차 견디지 못하고 신족이 멸망했다.’
‘그런 일원을 백 년 이상이나 추방했다니?’
일원은 창조주님의 대리인 과거의 창조신장을 소멸시켰고 긴급 발동시킨 최강의 마신이라는 마신황제조차 파멸로 몰아넣어 버렸다.
그리고 초월자들을 이끌고 지배종족이었던 신족의 영광을 끝내버렸다.
그런 일원을 백 년 이상이나 추방시켰다면 신족으로서는 더없이 큰 공적이었다.
진리나 잠드신 창조주님의 인정이 없어도 창조신장으로 인정되기 충분할 정도였다.
‘당장이라도 창조신장이 될 수 있는 공적이다.’
‘그런데 왜 그건 말을 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처리하지?’
주변의 의혹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차원창세신 코아는 직계에 대한 교육 자료를 모두 읽고서 결론을 내렸다.
“영웅신이 맞는군.
인정하겠다.
너는 현실을 동정하는 대신 미래를 준비해왔다.
선신 대표로서 충분하다.
신계에 정식으로 등록해 주지.”
바로 선신의 대표로 임명하고 거꾸로 매달린 줄까지 직접 풀어주었다.
둑-! 쿵-!
선신은 워낙 오래 봉인당해서 미처 자세를 잡지 못해 바닥에 얼굴부터 박았지만 전혀 기분 나쁜 얼굴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희열이 넘칠 정도로 기뻐하고 있었다.
‘살……, 살았다.
그리고 1위다.
아니 영웅신인 내 아들이 드디어 신족의 지배층에 들어가는 것이다.’
아주 복합적인 기쁨을 느끼는 와중에 더욱 환호할만한 명령이 떨어진다.
“이 길로 돌아가서 너의 아들인 시바를 정식으로 직계로 삼고 절차를 밟아서 신계에 임관시켜라.
구세의 영웅신을 제 4군의 군사령관으로 삼겠다.
그가 4군을 이끌고 배신자 신족을 돌파하여 봉쇄를 푼다면 바로 총사령관이 될 것이다.”
그 말에 선신의 입은 찢어져라 벌어지면서 겁 없이 되물었다.
“하하-! 임관하자마자 군사령관이라 하셨습니까?
그리고 공을 세우면 총사령관까지 되는 것입니까”
“감당할 수 있다면 그 정도는 상관없다.”
선신은 자신이 있었다.
영웅신인 자신들의 아들의 능력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무히 휘하의 병력이 많다고 해도 밀릴 수가 없었다.
‘신족 전체의 군세라도 내 아들이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드디어 이제 우리 가문에서 최고위의 지배층이 나오는구나.’
군사령관은 최고위 창조신 중에서도 상위서열만이 차지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제까지는 능력보다 신분이 중요했기에 넘을 수 없는 산이었지만 지금은 마치 뒷산으로 보일 지경이었다.
그런데 더없는 기쁨에 찬물을 뿌릴만한 정보가 생각이 났다.
아주 심각한 문제였다.
“잠시만! 4군은 없습니다.
현재 신족에게는 3군까지만 있습니다.”
신족에게는 3군과 허계 봉쇄군, 아니 진리 친위군만이 있었다.
1군과 3군은 배신자 신족과 전면전이고 2군은 우회로를 틀어막고 대기 중이었다.
진리 친위군도 있지만 본래 군단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과한 전력을 가졌고 본성 수호를 위해서는 뺄 수 없는 전력이었다.
즉 4군이라는 십만이 넘는 투신은 어디에도 없다는 말이었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는 바로 주변을 돌아보면서 확정했다.
“저들이 제 4군이다.”
“!”
주변에 있는 것은 오직 평화 시위대 이십만 명이었다.
이해하기 힘들지만 무슨 말인지 단번에 깨달은 선신은 다급하게 다시 물었다.
‘강제 징병?!’
자신의 아들이 이끌 군이었기에 물러설 수가 없었던 것이다.
“군대가 아닌 시위대입니다만?
그것도 평범한 시민 아니 민간신들입니다.”
“누구라도 신기와 무기를 들면 군신이고 투신이다.”
너무 성급한 결정을 쉽게 내리는데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실제로 신기를 들고 서 있는 시위대가 거의 대부분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시대는 언제나 어느 때나 무엇이든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다.
무기를 들고 싸우고자 한다면 투신이 될 것이며 펜과 망치를 들고 일하고자 한다면 관리신이 되는 것이다.
나는 창조신장으로서 각자의 미래의 선택을 빠르게 해주겠다.”
이 말은 감히 신기를 들고 폭력시위를 했으니 강제로 입대시키겠다는 억지였다.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닌 것 같지만 그냥 넘어가자.’
차원창세신 코아가 자신의 아들이 영웅신이라는 말에 기뻐하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 이상했다.
본래의 군사령관을 바로 교체하기는 힘들지만 부사령관으로 임명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억지로 군을 만들어 넘기려고 하면서 자신을 보는 눈도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눈치가 없지는 않았다.
그래서 선신이 침묵하자 고개를 돌려서 전 신계를 굽어보면서 선언했다.
“이제부터 어떤 시위라도 적발되면 모두 군문에 임문시켜 군의 투신, 아니면 군신으로 만든다.
그리고 제 4군은 시위(示威)로 명명한다.”
그 소리를 들은 다른 신계의 신들은 놀람이 지나쳐 이제 허탈하기까지 했다.
‘정말 할 작정이군.’
‘이제 시위하면 정말 군에 끌려가는가?’
‘이건 독재야! 범죄야!’
‘그런데 스스로 절대독재자라고 선언하니 할 말이 없군.’
부글부글 불만이 끓어오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지만 전혀 상관없이 말을 이어가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부작용보다 효과가 먼저다.
이제 군대에 끌려갈 생각이 아니라면 시위는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지금 각 외곽 신계에서 벌이던 시위대들은 이미 모두 도망쳐서 개인 신전에 틀어 박혀 숨느라 난리였다.
이제 신족 전부가 반역세력이 되지 않는 한 표면적인 혼란은 없었다.
‘반란도 용기가 있고 나와 맞먹는 능력에 인망도 있는 구심점이 있어야 성공한다.
지금의 이계신족으로는 무리다.’
독재자와 비슷할 정도로 능력 있고 인망 있는 존재가 정상적으로 노력해서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바로 혁명의 지도자가 된다.
지금 자신이 만들려는 세상은 바로 그들을 정상적으로 출세시키기 위한 방식이었기에 대대적인 반란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멸망해가는 이계를 부흥시키기 위한 독재를 비판할 정도로 감정적이라면 상대할 가치도 없지.’
그리고 이미 내뱉은 발언이었다.
망설일 필요도 없이 정식 절차를 밟게 했다.
“제 4군 시위의 최초의 군사령관으로서 구세의 영웅신(救世의 英雄神) 대자재천(大自在天) 시바로 임명한다.
그리고 여기 있는 모든 시위대는 이제부터 모두 현역 투신으로 신분을 바꾸어 입대시킨다.
신계 자아는 이들의 모든 신분을 수정하라.”
‘지시대로 수행 하겠습니다.’
따르르르르르르르르르-!
마치 활자가 쳐지는 것처럼 자료를 수정하는 소리가 본성에 요란하게 울린다.
대부분 무직이었지만 시위대의 신분이 전부 신병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본성의 평화시위대는 모두 강제 입대되었다.
고위직이었던 시위 지도층들도 갑자기 자신들의 신분이 말단 투신으로 바뀌어 나가자 너무나 기가 막혀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
‘이제까지 쌓아온 경력이 모두 날아갔다.’
‘내 직위, 직장에서 자리가 사라졌어-!’
전쟁만 일삼는 최고위원회 창조신들에게 분노해서 거리로 나왔지 이런 것을 바라고 시위를 일으킨 것은 전혀 아니었다.
하나 새로운 창조신장은 개인의 사정이나 의사 따위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이미 차원신계에서 몇 번 고려해 주었다가 많이 당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용서 없다.
집단으로 모여서 움직였다면 끝까지 운명을 같이 해라.’
칙칙하게 안색이 죽어가는 시위대를 쳐다보면서 아예 못을 박았다.
“너희들은 이제부터 신족의 영광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투신이다.
투신이나 군신은 전쟁시기에는 항명이나 탈영은 즉결처형임을 명심해라.
전부 모아서 공개처형을 한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마신황제의 마력을 숨기지 않고 살짝 드러내자 거꾸로 매달린 선신과 악신들의 표정이 시커멓게 변해갔다.
그 표정을 보는 다른 신계의 책임자들은 이제 머리가 아프다 못해 쑤실 지경이었다.
‘저들의 공개처형을 끝까지 할 생각이다.’
‘이런 제길-! 세금을 안냈다고 죽여?’
‘병역기피를 했다고 공개처형을 하다니?’
저렇게 가혹하게 나올 필요가 없었다.
기존 신족으로는 항거 불가였던 일원을 물리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는 이상 스스로 따를 수도 있었다.
아니 세금이든 병역이든 승산이 있는 이상 얼마든지 내놓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싸움에 말려드는 상황이라서 피했을 뿐이었다.
특히 아직 끌려가지 않은 선신과 악신들은 난리였다.
‘이제 시위로 협박도 못하겠군.
언제 납치를 당해서 공개 처형될지 몰라.
이거 정말 반란이라도 일으켜야 하나?’
‘그래야 할지도 모르겠군.’
하나 그런 의지는 다음 광경에 싹 사라졌다.
황금빛 연기 속에서 열 개의 마력의 손톱이 튀어나오면서 칠백 명의 고위신의 목에 밀착된 것이다.
얼마나 강력한 마력인지 접촉도 안 되었는데 목 주변이 괴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핏기가 사라지는 소리가 들렸다.
사아아아아아아-!
저 정도로 강력한 마력에 당하면 신령 자체가 공중분해 될 우려까지 있었다.
재생된다고 해도 본인이라고 자신하지 못할 정도로 엉망이 될 것이 뻔했다.
최상위 선신 칠백 명이 세금포탈과 병역기피로 공개 처형되는 마당에 저 자리에 자신은 안 선다고 자신할 수 없었다.
‘칭호를 받은 존재들의 손아귀에서는 무사할 수가 없다.’
기둥에 거꾸로 매달린 선신과 악신들이 목이 달아나기 직전의 광경을 보는 선신과 악신들의 상황은 엉망진창이었다.
‘그냥 밀린 세금 내자.
뭐 없어?
착복?
당장 관리신 놈을 잡아와-!’
‘직계들을 데려오도록 해라.
싫다고 도망을 쳐?
당장 끌고 와-!’
세금면제로 쌓아온 정기는 공짜라고 내부 인원이 해먹고 병역을 빼준 직계는 나약해서 가족을 외면하고 도망친다.
당연히 누리던 권리라서 쌓아두기만 했더니 속이 썩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신계를 관리하는 각 신계 자아에게서 사정을 전달받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속으로 미소 지었다.
‘역시 본보기는 위에 놈들을 쳐야 효과가 확실해.
말단을 아무리 벌주어봤자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
말단 수만 명이 하는 작은 부정부패는 신족 전체로 보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벌금을 물리거나 징계하면 수정되지만 지배층은 안 되었다.
최상위 지배층은 실수 하나로 나라가 흔들리기 때문이었다.
‘사태를 이 꼴로 악화시킨 지배층을 전부 바꾸거나 아예 꼼짝도 못하게 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 한 이계 신족에게 미래는 없다.’
진출을 봉쇄하던 배신자 신족을 무너트리고 본성 피오리나와 지휘부까지 날려주었다.
거기에 이계 전부로 뻗어나갈 수 있는 생사의 일방통행까지 만들어 주었으니 일치단결만 했으면 창조력이 급한 이계 상황에서는 자체적으로 부흥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서로 잘났다고 싸우고 자꾸 진리에게 하소연을 해서 문제를 더욱 키웠지.’
그 덕분에 바람가의 본성에 생매장을 당하기 직전까지 갔던 분노는 아주 조금만 작용하고 있었다.
‘지긋지긋한 거지들-! 이것들은 안 돼.
죽어라 갈구어서 일만 하게 하고 싸가지 없는 입을 놀리면 밟아서 닥치게 해야 해.
그렇다고 다 처분할 수 없으니 위 놈들부터 끝장을 낸다.’
그래서 다른 주우주 창조신들이 보면 미쳤다고 하는 짓을 하고 있다.
빛의 창조신이 직접 고위신들을 공개처형을 집행하고 있었다.
“바빠서 더 이상 마지막 한마디를 못 들어주겠다.
숨겨둔 뛰어난 자식이 있으면 빨리 내놓고 살아남아라.
없으면 내 욕 좀 하다가 내 안에서 영원히 신족의 영광의 기초가 되어라.
그것도 아니면 구원세력이 더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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