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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774화 (685/2,000)

34권 35권

적의 칭찬에 더 열이 받아서 손에서 피가 흐를 정도로 힘을 주면서 회전까지 시켜간다.

이미 불복종의 디스의 모습을 버리고 십여 명의 모습이 혼재한 본신까지 드러낸 전력의 상태였다.

가가가가가가-!

하지만 불꽃만 튈뿐 어떤 상처도 주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손아귀가 찢겨져 피만 흘러나왔다.

십여 명의 칭호를 받은 존재들을 암습하여 살해한 강력한 주신이 아무것도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여기다가 서로를 적으로 오해라고 싸우려는 추태에 허무는 이를 갈면서 의지를 보냈다.

같은 동료라고 하지만 더 이상은 봐줄 수가 없는 수준이었다.

‘으드드드득-! 멈춰-!

배신은 없다.

너희들은 차원창세신 코아님에게 덤비고 있는 적의 변장에 당한 것이다.

더 이상 추태를 보이지 마라.

이 이상 잘못하면 모두 가진 칭호에 비해 능력이 쓸모없다고 처분 당한다.’

“…….”

그 말에 칭호를 받은 존재들이 놀라서 서로를 확인했다.

그리고 감히 차원창세신 코아의 몸을 작은 검으로 내려찍고 있는 불복종의 디스와 바로 옆에서 멍한 표정인 본인도 확인했다.

이 정도까지 주변 증거가 있는데 어떤 상황인지 모를 수가 없었다.

자신보다 신력이 낮은 주신에게 이렇게 당하다니 정말 한심한 결과였다.

‘당했다.’

‘설마 우리를 속일 수 있는 변신권능이 신족에게 있었는가?’

‘이런 수치를 당하다니 믿을 수가 없군.’

대충 상황이 정리되었음을 확인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담뱃대를 꺼내서 입에 물었다.

후우우우우-!

황금빛 연기가 뿜어지면서 아직 부지런히 덤비고 있는 라크사샤(Raksasha)에게도 뿜어졌다.

“콜록-! 콜록-!”

무슨 공격인가 화들짝 놀랐으나 단지 독한 담배연기라는 사실을 깨닫자 더욱 화가 나서 치열하게 공격했다.

가각-! 각-!

그렇지만 이제 신력이 고갈되어 가는지 갑옷조차 관통이 힘들어진다.

마지막 발악과 같은 광경을 보면서 허무에게 명령했다.

“모두가 전투감각이 많이 떨어져있다.

실전에 준하는 훈련을 시켜라.

아니 배신자 신족과의 실전에 투입시켜 다시 단련시켜.

정식으로 신계에 등록시키고 부활도 얼마든지 시켜주마.”

전쟁터로 나가라는 명령이지만 허무는 반발할 생각이 없었다.

실전 투입 명령이 없다고 해도 도저히 봐줄 수 없는 실력이라서 실제로 그렇게 할 생각이었다.

‘정말 무능하면 차라리 나은데 진리님에게 재능을 인정받아 칭호를 받은 존재들이 그럴 수는 없다.

이건 용서할 수 없는 사태다.’

즉 이제까지 나태하고 자만한 결과였다.

“예. 그 전에 명예 회복의 기회를 주십시오.”

이대로 비록 수는 많지만 하위의 주신들에게 처참하게 당하고 물러나면 이제까지 쌓아온 평판이 전부 무너질 판국이었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할지 예상은 하고 있는데 그런 상태로는 쉽게 될 일도 안 되었다.

그리고 이제야 상황을 파악한 죽음에서 부활한 칭호를 받은 존재들도 고개를 숙였다.

이대로 물러났다가는 신족보다 칭호를 받은 존재들의 평가가 하위로 내려서게 되었다.

지금과 같은 변혁기에서는 치명적인 실수였다.

“부디 다시 기회를 주십시오.”

그 말에 물끄러미 허무와 아직도 자신의 가슴에 무의미한 칼질을 하고 있는 라크사샤를 쳐다보았다.

무시를 당했다고 느끼고 얼마나 열을 받았는지 미친 듯이 칼로 내려찍고 있다.

각-! 가각-!

절대계 흑염의 절대자의 직접 가호가 아니라고 해도 흑염일족으로서 단련된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힐 수준의 공격은 절대로 아니었다.

변신권능에 비해 신체능력은 지극히 약한 수준이었다.

‘권능과 신체의 불균형이 심각하군.

종합적인 능력이 떨어져.

정면대결로 하면 칭호를 받은 존재들을 이길 수 없다.’

즉 칭호를 받은 존재들이 신족보다 강하다는 평가에는 변함이 없었다.

더구나 저렇게 의욕이 넘치니 다시 기회를 주어도 좋은 상황이었다.

“쿡쿡쿡. 우습게보다가 한 방을 먹었으니 철저하게 갚아주어야 체면이 살겠지.

좋아. 원하는 대로 해라.

이번에는 구경만 하겠다.

모든 이계 신족이 보고 있으니 격의 차이를 확실히 인식시켜라.”

“하-!”

힘차게 대답하는 칭호를 받은 존재들의 뒤로 장거리 공간이동으로 도착한 선신과 악신들의 구출세력이 보였다.

장거리 공간이동의 중간 통제를 거두었으니 바로 집결하는 것이다.

거의 주신이상의 신족들이 일제히 공간이동을 해오는 광경은 장관이었다.

우우우우우-! 우우우우웅-!

병력은 열세였다.

그러나 칭호를 받은 존재들의 눈빛이 새파란 투기로 물들었다.

적의 수는 일천 명이 넘었으며 이제까지 자신들보다 수준이하로 보았던 신족에 대한 평가를 송두리째 바꾸게 해준 강자들이었다.

덕분에 죽기까지 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방심을 버린 칭호를 받은 존재들의 눈에서 자욱한 투기와 살기가 일어나 그들을 덮쳤다.

슈아아아아아-! 우두두두두둑-!

그리고 모두가 극한까지 끌어올린 칭호의 효과로 인해 신체가 강화되는 소리가 본성의 대기를 울릴 지경이었다.

“끅-!”

“음-!”

갑자기 변한 칭호를 받은 존재들의 기세에 놀라기도 전에 이미 그들은 선제공격을 받고 말았다.

“빌어먹을 것들-! 모두 본때를 보여주마.”

욕설을 내뱉으면서 기습한 칭호를 받은 존재들은 오로지 양떼를 습격하는 늑대의 무리처럼 살기와 투기를 휩싸여 적을 유린할 뿐이었다.

갑자기 당한 불의의 패배에 격노하여 선전포고나 경고 같은 절차를 버려버리고 공격을 개시한 것이다.

투가가가가가가가-!

백이십 명의 칭호를 받은 존재들의 진격을 막으려는 순간 구출세력의 누구이든 신기와 신체가 산산조각이 나서 비산한다.

처음과는 다르게 쉽게 당하자 구출세력의 여기저기서 당황하는 기색으로 힘을 모아서 대응하려고 했지만 너무나 힘의 차이가 컸다.

그렇게 칭호를 받은 존재들은 자신보다 다섯 배나 많은 적의 대열을 칼로 모래를 가르는 것처럼 양단한다.

진격의 선두에 선 허무의 노성이 천지를 울렸다.

“왜 우리들이 진리님의 선택을 받아서 칭호를 받았는지 보여주마.”

구출세력을 아예 박살내다시피 하는 칭호를 받은 존재들을 쳐다보면서 다시 느긋하게 창조신장의 자리에 앉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칵칵-! 곽-!

그리고 방심인지 아니면 여유인지 모르지만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칼질을 계속하던 라크사샤(Raksasha)도 거기까지 따라붙었다.

등과 목, 급소 전부를 칼로 무차별로 찔렀지만 상처 하나 주지 못하는 상황에 절망을 느꼈지만 포기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너무 전력으로 공격을 하다 보니 거의 신력이 고갈된 상태였으며 지금이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본신까지 드러난 지금 만에 하나 공격이라도 받았다가는 당장 죽는다는 사실도 알고 있기에 멈출 도리가 없었다.

“허억-! 헉-!”

거칠게 숨을 몰아쉬면서 손아귀가 찢어지는 것조차 감수하고 정면에서 계속 검을 찔러대는 라크사샤(Raksasha)였다.

그런 광경을 의자에 앉아서 쳐다보기만 하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이미 창조신장의 갑옷조차 관통할 힘도 없어 보이는데 계속 공격시도를 하는 것을 보니 불쌍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모든 신족들이 보고 있으니 무감정하게 물었다.

“칭호를 받은 존재들이 어느 상황에서 가장 강한지 아느냐?”

“…….”

너무나 지쳐 시야조차 흐려져 가는 라크사샤(Raksasha)였기에 대답할 수가 없었다.

단지 기계적으로 검을 휘둘러 갈 뿐이었다.

“자신을 부정하려는 세상에 맞서 홀로 싸울 때란다.

아니면 자신을 능가하는 강자와 상대하는 순간이지.

그때야말로 칭호를 받은 존재들의 진가가 나타난다.

본래 그런 존재이기에 칭호를 받았지.”

그리고 가볍게 오른손의 약지를 튕기자 라크사샤(Raksasha)의 손에 쥐고 있던 소검이 그대로 부서져갔다.

투하하하-! 휘리리리리-!

박살난 소검의 파편들은 그대로 바람에 휘감기듯이 공중에 떠올라 차원창세신 코아의 입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가볍게 씹어서 삼키기 시작했다.

우적-! 우적-!

자신의 신기인 소검이 그대로 먹혀버리는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라크사샤(Raksasha)는 분신들의 운용까지 잊을 정도였다.

십여 명의 겹쳐진 모습이 사라지고 서서히 드러나는 본신의 모습을 보면서 나직하게 선고했다.

“나는 이계 전부보다 강하다.

그리고 홀로 섰으니 너희들에게는 처음부터 승산 따위는 없었다.”

바로 자신의 앞에서 거의 무릎을 꿇을 정도로 무너져가는 여신의 모습에 기묘한 웃음을 지은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그리고 가볍게 양 손을 내밀어서 라크사샤의 허리를 들어 그대로 품안으로 끌어들여 앉혔다.

“학-!”

라크사샤는 가는 놀란 비명을 지르면서 피하려고 했지만 이미 거의 탈진 상태라서 대응할 방법은 없었다.

탁-!

덕분에 꼼짝없이 허리를 양손으로 잡혀 다리를 벌린 채로 무릎 위에 올라타서 마주 앉아버린 자세가 되어버렸다.

거의 완전히 밀착하여 얼굴이 맞닿을 정도였는데 갑자기 귀로 부드러운 목소리가 울렸다.

“창조신급인 칭호를 받은 존재들을 쓰러트린 너의 강함은 이계에서는 너무나 귀하고 아름답구나.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러니 내 후궁이 되어라.”

“뭐?”

다짜고짜 청혼과 같은 말에 잠시 정신이 멍해졌으나 후궁이라는 말에 다시 돌아왔다.

이계에는 후궁이라는 말이 없고 첩이라고 한다.

당연히 유산 분할과 같은 권리가 없으며 계승권도 없는 음지의 자리였다.

태어난 아이도 직계로서 인정은 받지만 후계권은 없는 반쪽 자리였다.

최고의 선신의 직계인 자신이 당연히 그런 위치를 받아들일 리가 없기에 더없이 분노하여 자유로운 양손으로 다른 무기를 소환했다.

“익-! 나를 첩으로 삼겠다고-!

착하기만 한 내 아버지를 죽여서 가둔 주제에-!”

“그건 아닌 것 같구나.

그리고 최고의 위치에 선 자가 착하다니 웃기는 소리란다.

정점에 서려면 영광만큼 오명도 감수해야하는 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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