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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773화 (684/2,000)

34권 35권

입이 벌어질 수 있는 한도대로 커지면서 경악한 표정이 된 선신과 악신이었다.

“그렇게 서로 도우면서 최고의 선신과 악신이 되었지만 처음의 결심대로 유지할 수가 없었겠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잘 따르는 부하와 새로 생긴 가족, 조직은 어린 시절의 결심보다 중요하니 말이야.

점진적인 개혁도 잘 안 되어서 이제 권력유지의 타성에 물들었나 보군.

그렇게 초심을 잃고 신계에 기여도 못하고 현 상태의 유지를 바랬느냐?

약간의 개선도 아닌 개혁은 기존 지배층을 통째로 물갈이를 해야 한다.

그러면 숙청대상이 바로 최고의 위치에 선 너희들이 될 것이니 말이야.

지금처럼 말이다.”

너무 핵심이라서 입까지 딱 벌리면서 놀라는 선신과 악신을 보면서 한마디를 하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흔한 일이다.”

선신과 악신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허무의 베인과 갈라빈카(Kalavinka)의 전투를 지켜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허무와 싸울 수 있을 정도의 신족을 직계로 가졌다면 공이 크다.

악신은 관에서 해방시켜서 독방으로 보내주지.”

악신의 입장에서는 석방도 아니고 독방을 주겠다는데 이걸 감사해야할지 의문인 악신이었다.

그러나 선신은 악신의 독방행이 부러울 지경이었다.

아주 잠시 갇혀있던 검은 관은 정말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다시 관으로 끌려갈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깜깜해질 지경이었다.

그런데 의외의 구원의 줄이 내려왔다.

“강요할 일은 아니지만 너 선신은 저렇게 내놓을 만한 직계가 없나?

보아하니 신념과 이상에 묻혀 살았지만 가족을 내팽겨 치지는 않았구나.

덕분에 자식 농사를 자신들도 모르게 잘 지어놓은 것 같은데 말이야?”

그 말에 빠르게 직계들의 수준과 능력을 파악했지만 대부분 상위신이었다.

그것도 그다지 우수하지 않아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게 만드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선신의 직계면서 철없이 배우가 되겠다고 날뛰는 고민거리인 딸만 있었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가 싱긋 웃으면서 말을 한다.

“후훗-! 없냐?

내가 보기에는 있는 것 같은데?

잘 생각해 봐라.”

“저기…….”

차원창세신 코아가 뭔가를 알고 있다고 느낀 선신은 넌지시 물으려고 했는데 전세에 변화가 일어났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뒤에 서있던 불복종의 디스가 갑자기 소리를 치면서 전투에 참가하려고 하는 것이다.

“동료의 원수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나도 합세한다. 허무-!”

파아아아-!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를 지나쳐서 전투에 뛰어들려고 하는 순간 차가운 빛이 솟구쳤다.

그 빛은 아주 작은 단검과 같은 크기의 칼이었다.

슈가가-! 투가가각-!

불복종의 디스의 손아귀에서 솟아나온 그 칼은 조금의 틈이나 여유도 없이 차원창세신 코아의 심장을 직격했다.

불복종의 디스가 차원창세신 코아를 암습한 것이다.

갑자기 벌어진 뜻밖의 사태에 허무가 여투신을 멀리 튕겨내 버리고 다시 돌아오면서 외쳤다.

“무슨 쓸데없는 짓이냐?

불복종의 디스-!”

자신이 파악한 바에 의하면 차원창세신 코아는 심장이 관통된다고 죽을 상대가 아니었다.

정식으로 확인된 전투에서 치명상을 수없이 입고 몸이 가루가 되어도 건재했다고 기록하고 있었다.

오로지 머리만이 급소라고 알려진 불사의 창조신이기도 한 것이다.

‘더구나 흑염일족이니 어지간한 신기공격은 무용지물이다.’

역시 심장에 박혀지려던 작은 칼은 어떤 부상도 입히지 못하고 피부에서 멈추어있었다.

그래도 창조신장의 갑옷을 뚫은 작은 칼을 흐뭇하게 내려다보면서 다정하게 말을 걸었다.

“강자여. 이름은?”

“……라크사샤(Raksasha).”

불복종의 디스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몸에 단검이 안 들어가자 질린 표정을 보이면서 어떻게든 피부를 관통시키려고 진땀을 빼고 있었다.

기기기기기-!

그러나 창조신의 갑옷은 벌어져도 피부에는 흠하나 날 기색이 없었다.

얼굴이 시뻘개져서 양손으로 단검을 잡고 힘을 쓰는 불복종의 디스를 아주 기특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만 있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그리고 그런 광경에 신령연옥에서 상황을 보고 있던 선신은 온 몸의 힘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라크사샤(Raksasha)는 배우가 되겠다고 자신의 골치를 썩이던 딸의 이름이었다.

‘지금 이 상황은 내가 알던 세계나 인물이 전혀 아니다.

꿈이 아닐까?’

갑자기 죄도 없이 죽임을 당하고 신력과 정기를 모두 빼앗긴 채 신령까지 감금당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더구나 자신의 딸이 암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창조신급으로 평가받는 칭호를 가진 존재로 완벽하게 변화해서 차원창세신 코아를 기습하고 성공까지 한 것이다.

‘연기의 재능은 없으면서 배우가 되겠다고 속만 썩이던 딸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들조차 손도 대지 못한 강자였는데 말이다.

“얘야…….”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판단이 되지 않는 선신에게 지극히 만족한 차원창세신 코아의 음성이 울렸다.

“좋아-! 아주 좋군.

이렇게 있지 않는가?

선신 너도 독방으로 보내주지.”

그 말에 선신과 정신은 제정신이 난 듯이 마음속으로 소리를 쳤다.

‘난 죄가 없다-!

풀어줘-!’

‘관보다는 독방이 낫지만 해방시켜 달란 말이야.’

두 번 질문을 했다가 바로 처형당한 기억은 잃지 않은 상태였다.

그리고 불복종의 디스의 모습을 한 라크사샤(Raksasha)는 눈에서 불꽃이 튀어나올 정도로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아니 실제로 피부와 작은 검 사이에서는 엄청난 마찰음과 불꽃이 튀고 있는 상황이었다.

기기기기기기긱-!

하나 흑염의 권능으로 아무런 타격을 받지 않는 차원창세신 코아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허무에게 지시했다.

“칭호를 받은 존재들의 피해를 확인해라.

이번에 수고했으니 즉각 부활시켜 주마.”

“하……, 하나.”

대부분 저 정도의 수준의 위장이나 변화의 권능은 복사한 상대의 죽음을 전제로 하기에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많은 수가 죽었을 것이 분명한데 추한 몰골을 보일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다른 존재로 변화를 하면 본래의 능력이 감소된다.

그런데도 저 정도 위력의 공격을 하다니?’

지금 피부를 관통해서 심장을 찌르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불복종의 디스의 모습을 가진 적이 발산하는 권능의 위력은 놀라울 정도였다.

거기에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내고 있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체역시 상상 외였다.

사태가 이상했지만 일단 지시수행이 먼저였다.

“……확인하겠습니다.”

다급하게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보고받은 허무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지금까지 백이십 명이 사망?

투입인원의 이 할이 죽었다고?

사실상의 패배인가?”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외곽신계의 병력집중과 본성 서우리나에서의 탈주를 막기 위해 투입한 칭호를 받은 존재의 수는 절반이 넘는 오백 명이었다.

그 중 백이십 명이 죽었다는 사실은 거의 실패와 같았다.

아무리 전력을 분산하고 건물에서 농성만 허락했어도 주신과 창조신의 신격 차이를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패배였다.

예상을 뛰어넘는 피해 수치에 차원창세신 코아도 놀람의 탄성을 내었다.

“호오? 이계 신족도 꽤 하지 않는가?

아니면 칭호를 받은 존재들이 약하든가 말이야.”

“그……, 그것이.”

강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진리님의 이계 대리인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약자로 낙인이 찍히는 날이면 무슨 꼴을 당할지 너무나 잘 알기에 가장 두려워하던 일이 현실화되고 있었다.

‘하나 결과가 이러니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다.’

허무가 인상을 굳히고 아무런 대답을 못하자 차원창세신 코아는 놀리는 것을 그만두었다.

허약한 이계에서 창조신급 강자 일천 명을 어디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전력이 아니었다.

앞으로 할 일이 엄청나니 부족해도 어떻게든 잘 보완해서 사용해야만 했다.

“훗-! 됐다.

방금 신계에서 죽은 존재들을 여기로 모아라.”

‘알겠습니다.

이송합니다.’

그 지시에 본성의 신계 자아가 응답하자 허공에 처참하게 당한 칭호를 받은 존재들의 시체가 허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무엇에 당했는지 모르지만 외부의 공격보다 대부분 내부에서 터지거나 권능 자체가 일그러져 치명상을 당한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 허무는 경악하고 말았다.

믿기지 않지만 심장이나 머리를 당한 신체의 파손에 의한 죽음보다 내부의 권능과 정기훼손이 컸다.

“설마 권능으로 밀린 것이냐?

진리님께 칭호를 받은 우리들이 신족에게 권능으로 밀렸다고?”

과거 강자들의 신령을 압축한 칭호는 기본적으로 초월권능이었다.

그럼 상대가 초월권능 이상을 가졌다는 뜻인데 그런 강자들이 지금까지 침묵한 이유를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지금 결과만 보아도 최고위원회의 창조신은 무리라고 해도 그 밑의 주신들은 모두 교체시키고도 남을 힘이었다.

칭호를 받은 존재들의 부상흔적으로 단숨에 전투상황을 파악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나직하게 웃었다.

“후후후후후-! 모든 세계는 같은 가능성을 가진다고 했지.

정기부족으로 신체가 약해지니 권능이 대신 강해졌군.

이거 재미있겠어.

부활.”

간단한 신언이지만 결과는 놀라왔다.

신령이 아직 붙어있었지만 완전한 시체였던 칭호를 받은 존재들이 신음을 내뱉으면서 바로 되살아난 것이다.

커허어어어어-! 크으으으윽-!

빛이나 어떤 징조도 없이 마치 잠에서 깨어난 듯이 일어난 칭호를 받은 존재들이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자마자 허무를 보고 중구난방으로 외친다.

“허무! 배신이다.

불복종의 디스 놈이 나를 암습했다.”

“부화뇌동(附和雷同)-! 이 자식이 내 심장을 관통시켰어.”

“이 썩을 놈-! 감히 날 공격해.”

“누가 할 소리를-!”

서로를 확인하고 바로 전투에 들어갈 태세인 칭호를 받은 존재들이었다.

어떻게 당했는지 바로 깨달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보면서 아직도 피부를 작은 소검으로 긁고 있는 불복종의 디스 모습을 한 라크사샤(Raksasha)를 쳐다보았다.

열 명 정도의 신형이 불규칙하게 반복되면서 형체를 지우고 있지만 본질을 파악했다.

“열 명 이내에서는 변화가 자유자재로군.”

그렇게 자신을 주시하는 눈을 본 라크사샤(Raksasha)는 놀랐다.

차라리 살기나 투기면 상관이 없는데 기특한 눈으로 쳐다보자 순간 몸에서 힘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마치 할아버지가 손녀의 재롱이라도 받아주고 있는 눈이다.’

움찔-!

무슨 공격이라도 할까 소검에서 힘을 빼고 대응을 하려하는데 다음 말에 더욱 힘이 빠져버린다.

“거기에 상위의 신격을 가진 칭호를 받은 존재들까지 속였느냐?

아주 잘했다.

장하구나.”

“이이이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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