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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772화 (683/2,000)

34권 35권

투신의 입에서 기합과 같은 신언이 터지면서 주변의 건물들이 모래가 되어서 비산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거대한 소리의 파형이 생성되고 최고위원회의 건물을 덮친다.

투가가가가가가-! 부우우우우우우-!

가장 엄중하게 신계에 의해 수호되는 최고위원회의 건물까지 분해되려고 하자 결국 참다못한 허무가 뛰쳐나갔다.

“권능만 믿고 날뛰지 마라-!”

그렇지 않아도 전혀 준비도 안 된 독립 세력을 주창하는 불복종의 디스와 거기에 따른 동료들 덕분에 평가가 엄청 낮아져서 골치가 아픈 상황이었다.

앞으로 잘해도 제대로 인정받을지가 의문인데 겨우 한 명의 주신에게 이렇게 당하다니 용납할 수 없는 사태였다.

“네놈이 감히 누구에게 덤비느냐?”

정체를 가급적 숨길 생각이었던 허무가 아예 칭호까지 가동하면서 마주 달려 나간다.

그러자 먼저 나설 기회를 놓친 차원창세신 코아가 떨떠름하게 말했다.

“쯧-! 모처럼 쓸 만한 투신인가 해서 직접 시험해보려고 했더니 글렀군.

그러나 저러나 선신과 악신 중 누구의 후계냐?

부친은 영 쓸모가 없는데 후계는 굉장히 강한데?

개천에서 용이 난 격이군.”

신령연옥을 쓰다듬으면서 의식을 집중하고 검은 관에 처박은 선신과 악신을 꺼냈다.

그그그그그-!

그들은 좁은 관에 갇혀서 몸부림을 치다가 전혀 꼼짝도 하지 않자 포기한 상태였다.

그런데 관의 문이 갑자기 열리자 다급하게 몸을 굴러서 나왔다.

귀로 천둥과 같은 차원창세신 코아의 음성이 들리고 바깥의 광경이 보였다.

“자신이 갈라빈카(Kalavinka)라고 하면서 아버지를 돌려달라고 왔다.

누구 후계이냐?”

그런데 선신과 악신 두 명이 다 선뜻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지금 창조신의 보석 저편에서 두 명의 투신이 전투를 시작하고 있었다.

한 쪽은 칭호를 받은 존재들 중 가장 강한 허무가 확실한데 다른 한 명은 생소했다.

물론 신족 전투복장인 전신갑옷을 입어서 몸도 얼굴도 안 보였지만 모르는 존재였다.

무엇보다 강력하기로 유명한 허무와 거의 대등하게 맞상대할 정도로 강한 후계를 둔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랬으면 진작에 원하는 것을 전부 이루었을지도 몰랐다.

“…….”

“…….”

선신과 악신이 아무 대답이 없자 이유를 다르게 파악한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갑자기 정기와 신력을 빼앗고 신령까지 가둔지 얼마 안 되어서 고분고분하게 대답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이성을 찾기에는 조금 일렀나?

반항기가 남았군.

좋아-! 관이 아니라 독방을 주마.

이건 주신에게만 주어지는 특별대우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황금빛 연기로 화살표를 만들어서 허공에 벌집처럼 붙어있는 좁은 방을 가리키면서 말하는데 전혀 농담이 아니었다.

‘원래 풀어줄 것이니 정보를 제공하라는 방식이 보편적이지 않나?’

‘아니면 뭔가 대가를 내놓든가 말이야.’

차원창세신 코아는 절대로 풀어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전혀 처음 보는 투신이 자신들 중 하나를 아버지라고 하는데 전혀 본 적이 없는 신력파형이었다.

그렇다고 바로 자신들의 후계가 아니라고 말하면 즉시 좁은 관에 처박을 것이 분명했다.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하나 걱정을 하는데 바로 그때 전황이 변화가 생겼다.

거의 엇비슷하게 공방을 하고 있던 허무가 투신의 얼굴갑옷을 정면에서 주먹으로 날려버린 것이다.

투가가가-!

그런데 전혀 의외로 가벼운 견제로 뻗은 공격이 먹혀들자 허무는 당황하면서도 사태를 바로 알아챘다.

‘방금 한 공격은 위력은 적지만 창조신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빠른 공격이다.

그게 통한다는 뜻은 인식을 벗어나는 고속전투는 처음이라는 소리로군.’

권투로 치면 잽 같은 것인데 다른 공격을 잘 방어하던 적이 이것만은 막지 못했다.

즉 이 정도의 속도를 가진 공격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는 뜻이었다.

쉽게 이길 방법을 깨달은 허무가 더욱 기세를 올리면서 소리를 쳤다.

“이놈-! 자신보다 신체능력이 강한 존재와 전투경험이 적구나.

아니 전투경험 자체가 적은…….”

거기까지 말한 허무는 입을 닫았다.

아무리 권능이 강해도 신격도 낮고 전투경험이 적은 존재에게 칭호를 받은 존재들이 무수하게 당했다.

그럼 칭호를 받은 존재들을 약자라고 낙인찍히는 행동과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금 이상했다.

몸에 박혔던 신기의 수를 보면 열 명 이상이 당한 것 같은데 결코 그 정도로 강하지는 않았다.

‘직접 싸워보니 상위서열이라면 충분히 감당할 만한 수준이다.

이것들이 왜 그렇게 허무하게 당했지?’

아무리 생각해도 방심에 수련부족이라는 결론만 나왔다.

‘이 멍청하고 욕심만 많은 놈들을 다시 단련시켜야 하겠군.

우리도 평화가 너무 길었어.’

그렇게 허무가 결심하고 있는데 허무의 칭호 효과에 의해 얼굴을 가린 투구가 통째로 소멸당한 갈라빈카(Kalavinka)의 얼굴이 조금 드러났다.

허무의 칭호를 완전히 막아내지 못한 듯 머리에 상처를 입어서 얼굴이 피에 물들어있지만 여신의 얼굴이 분명했다.

그리고 바로 복구가 되었지만 잠시 드러난 얼굴과 신격파동을 본 최고의 악신은 비명을 지르듯이 외쳤다.

“가릉빈가-!”

옆에 있던 선신이 그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놀라서 물었다.

“네가 악신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학교에서 공부와 노래수업만 열심히 한다던 네 딸아이?

너무 얌전해서 탈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그런데도 은하를 울리는 가수가 된다고 고집을 부려서 걱정이라고 했던 딸이 맞아?”

“분명히 맞아-! 성격상 말도 안 되는 가수활동은 그만두라고 했지.

전신갑옷으로 신력파동을 변조시킨 모양이지만 확실하다.

학교에서 얌전하게 공부하면서 결혼만 준비하게 했던 저 아이가 왜 여기 있는 것이야?

아니 저 애가 전투를 할 줄 알았나?

이게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일이야?”

그 말이 선신은 예상했다는 표정으로 말을 받았다.

“네 딸이 너와 모두를 속이고 투신의 수련만 쌓은 것 아니야?

가끔 가수연습을 하는 것을 멀리서 보았는데 너무 심하게 내숭을 떨고 있더군.

무척 가식적이고 작위적이었어.”

그 말에 악신의 눈썹이 하늘로 치솟았다.

이 선신 놈이 세력과 능력에서 밀리니 또 가족을 가지고 시비인 것이다.

괜히 가족문제를 상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 리가 있나?

내 딸이 얼마나 착하고 참한데.

그리고 가수가 어때서?

네 딸처럼 재능도 없으면서 주제도 모르고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날뛰는 것보다는 낫지.

나도 연습하는 장면을 멀리서 보았는데 그게 배우가 대사를 하는 것이냐?

국어책 읽기지.”

갑자기 자신의 딸 이야기가 튀어나오자 노기를 숨기지 않는 선신이었다.

“뭐가 어째?

처음부터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어디 있어?

그리고 배우가 가수보다는 낫다-!

입은 것인지 벗은 것인지도 모를 망측한 의상을 입고 남들 앞에서 춤추는 것보다는 백 배 나아.”

“어이구-! 너 말 잘했다.

알몸으로 베드신 찍는 배우보다는 비키니 입고 춤추는 가수가 낫다고 말했냐?

선신의 딸이 성인배우 된다고 설친다는 것이 말이 되냐?

정말 잘도 배우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었더군.”

“성인배우는 절대 안한다고 약속했으니까-!

연기파가 되기로 약속했어.”

“처음부터 성인영화 찍겠다고 나서는 신인배우를 봤냐?

인기 떨어지면 다 찍더라.”

“닥치지 못할까?

어디서 그런 지독한 망발을 내뱉어?

그러니까 악신이지.”

“운 좋게 선신역할을 맡은 주제에 너 말 잘했다.”

허무와 막상막하의 전투능력을 보이는 여투신의 진정한 정체가 가수를 지향했지만 현모양처와 같은 딸이란 사실에 놀란 악신이었다.

그런데 선신이 가족에 대한 인신공격에 더 흥분하여 난리를 치는 와중에 허무와의 전투는 계속 이어졌다.

여투신은 방금 전의 가벼운 일격에 제대로 반격하지 못한 충격이 큰 듯 거리를 두고 권능공격을 난사하기 시작한다.

“아아아아아아아아-!”

허밍과 같은 음성이 퍼지자 전면만이 아니라 모든 방위의 물체가 뭔가에 갈려지듯이 비산을 시작했다.

두가가가가가가가가-!

이번 전 방위 소리 공격에는 권능의 위력에 비해 전투경험 부족이라는 상대의 허점을 파악한 허무조차 긴장하면서 대응했다.

접촉하는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허무의 권능이 겨우 소리에 뒤흔들리고 있던 것이다.

‘음파와 같은 공격인데 조금만 강화되면 허무의 칭호조차 분쇄할 기세다.

어디서 이렇게 강력한 여투신이 튀어나왔지?’

그런 가동할만한 위력을 가진 음파공격이 전 방위로 쏟아지니 조금의 방심도 용납하지 않았다.

그렇게 허무의 칭호와 음파공격이 충돌하면서 굉음과 폭발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다시 치열한 결투가 벌어졌다.

투하하하하하-!

그렇게 여투신과 허무가 다시 팽팽한 전투가 유지되자 장기전을 예상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선신과 악신에게 다시 물었다.

누구 후계인지 말하고 했는데 서로의 가족문제를 헐뜯으면서 아직도 싸우고 있었다.

“서로의 가정사를 너무 잘 아는구나.

둘이 친한 사이였냐?

가족문제를 서로 상의할 정도로 말이야.”

“…….”

“…….”

큰 실수를 했다는 표정을 지은 선신과 악신을 보면서 차원창세신 코아는 혀를 차면서 말했다.

“쯧쯧쯧-! 극선과 극악은 서로 통한다고 하지만 너무 친하게 지내면 조금 곤란하지 않나?

아니 너희들 선신과 악신이 되기 이전에 처음부터 한통속에 친구였겠구나.

그렇지 않다면 이계 신족의 선신과 악신이 서로의 사적인 가족문제까지 잘 알고 상의까지 할 리가 없지.”

현재 차원창세신 코아는 이계의 창조신장이었다.

싫든 좋든 인정하든 거부하든 신계가 인식한 이상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본래 대립해야할 선신과 악신이 원래 친구였으며 협력해 왔다는 사실은 큰 범죄였다.

현재 상황을 인식하고 다급한 표정이 된 선신과 악신이 황급하게 거리를 띄웠지만 차원창세신 코아의 말투는 이미 확신과 같았다.

“혹시 이런 것이냐?

너는 최고의 악신이 되어라.

나는 최고의 선신이 되어서 각자의 계열에서 최선을 다하여 신족을 다시 부흥시켜보자.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 돕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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