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766화 (677/2,000)

34권 35권

불복종의 디스는 그제야 눈을 크게 뜨고 차원창세신 코아를 살펴보았다.

창조신장의 신격에 가려졌지만 분명 마신황제의 모습이 보였다.

과거 일원과 마신황제의 전투를 직접 보았으니 착각을 할리는 없었다.

‘정말이로군―!

마신황제다.’

‘어서 물러나.

잘못하면 몰살이다.’

‘알……, 알았다.’

저렇게 강력한 마신황제의 마력과 살기를 버티기에는 아직도 많이 부족했다.

불복종의 디스가 과거 마신황제의 공포를 다시 떠올리고 물러선다.

그렇게 허무의 베인은 불복종의 디스를 대표에서 다시 끌어내리고 칭호를 받은 존재들의 가장 앞자리에 섰다.

모두가 무슨 일인지 황당해 하는 동안 바로 고개를 숙이면서 대답했다.

“바로 공개처형을 준비하겠습니다.

전통적으로 십자가로 준비할까요?

아니면 거꾸로 기둥에 매달을까요?

공포 분위기의 조성을 위해서 주변에 피 좀 뿌리고 비명도 지르게 할까요?”

이제야 일이 수월하게 흘러가는 기미가 보이자 차원창세신 코아는 황금빛 연기를 더욱 강하게 내뿜었다.

구름처럼 보이는 연기 속에서 폭발직전으로 증폭하던 마신황제의 마력이 안정되었다.

그리고 다시 아무 감정 없이 지시를 했다.

“시끄럽고 냄새나는 방식은 딱 질색이다.

십자가는 팔 다리에 못 박는데 시끄럽고 피도 흘러서 더럽다.

운반하기도 번거롭고 시간까지 걸린다.

전부 입을 막고 거꾸로 기둥에 매달아.

너희들이 그렇게 부담이 된다면 내가 직접 처단하겠다.”

“예-! 알겠습니다.

준비는 맡겨만 주십시오.”

만족스러운 허무의 대답에 차원창세신 코아가 시선을 초월자들에게 돌리면서 치하까지 했다.

“내가 시킨 대로 추진하느라 고생했다.

마침 칭호를 받은 존재들도 모두 왔으니 잔치에 참석하도록 해라.

내가 초월자 대표가 된 기념으로 내가 주최하는 행사이니 마음껏 즐기도록 하라.

공개처형은 여기 일을 마무리 지은 후에 천천히 한다.”

“감사드립니다.”

허무의 베인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신령을 압박하던 마신황제의 마력은 다시 가라앉았다.

‘휴우우우우우-! 살았다.’

이렇게 기겁을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창조주님의 무력의 상징이기도 한 마신황제는 어떤 파괴나 살해에도 면책권이 있다.

더구나 진리님의 마신황제라면?

컥-! 대부분의 약자는 몰살이겠군.’

혹시 착각했을지도 모르니 다시 권능과 신격을 총동원하여 황금빛 연기 속에서 차원창세신 코아의 마력과 모습을 확인한다.

분명 마신황제의 증거가 뚜렷했다.

다만 전해지는 강함만이 과거 보았던 때와는 격이 달랐을 뿐이었다.

‘이런 미친-! 저 엄청난 마력과 신격은 단순한 이계 창조주님의 마신황제가 아니야!

이 끝도 모른 마력의 강대함은 분명 진리님의 마신황제가 맞다.

일원과 초월자들을 상대로 끝없이 싸우다 자멸하고 사라진 이계 마신황제는 어디 갔지?

설마 일원에게 패배했다고 복구 중지조치를 받았나?

이해는 가지만 왜 주우주의 창조신에게 이계 마신황제의 신격을 부여하셨지?’

마신황제는 정신체로서 창조주의 무력을 상징하는 최강의 단일 개체였다.

그 말은 창조주의 능력에 따라서 같은 마신황제라도 엄청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방금 순간이나마 보았던 차원창세신 코아의 마신황제의 위압은 과거 보았던 이계 마신황제보다 수십 배나 강력했다.

‘이계에서 과거 전성기 시절의 이계 창조주님이 만든 마신황제보다 더욱 강력한 존재를 만들 만한 창조주는 진리님 밖에 없으니 확실하다.

왜 갑자기 진리님의 마신황제가 이계에 나타나지?

이계의 십중심들을 안 쓰시고?

그것도 하필이면 같은 존재에게 진리대리만이 아니라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까지 직접 임명까지 하셨는가?’

앞으로 일을 생각하고 예측할수록 불길한 느낌만 받았다.

창조신장과 마신황제 수준조차 이미 자신과 칭호를 받은 존재들로는 대응할 수 없는 힘이었기 때문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계 창조주님이 아닌 진리님의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로서 나타났다고 모두에게 알려야 한다.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그런 사실을 숨길 의도조차 없어 보이는데?

주의를 집중하면 과거보다 더 강력한 마신황제의 신격의 증거가 뚜렷하게 보여.

그런데도 왜 모두 모른 척하지?

이러면 내가 나서서 밝히면 긁어서 부스럼이 되나?’

마신황제의 마력은 황홀할만한 강력한 창조력이 느껴지는 창조신장의 신격으로 가렸지만 주의하면 보일 정도로 완벽하지 않았다.

더구나 황금빛 연기로 만들어진 신력의 결계 사이로 새어나오는 끔찍할 정도의 마력은 곁에 있으면 기세가 바로 느껴질 정도였다.

과거 이계에 있던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수준이 아니라는 사실은 과거 혁명전에 있던 존재라면 당연히 알아야 했다.

하나 초월자들도 그렇고 정신체들도 그렇고 걱정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분명 모두가 어느 정도 비상식적으로 강력한 창조신장의 신력과 마신황제의 마력을 눈치 챘어.

그러나 주변 모두가 외면하고 있다.’

단시 모른 척하는 것만이 아니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마치 술자리에서 개인기를 보이듯이 황금빛의 연기를 뿜어내서 이것저것을 만들어내자 환호까지 초월자들과 정신체들이었다.

거의 바닥까지 정기농도가 떨어져서 피폐된 이계에서 살았으니 사태를 해결할 강력한 창조신장을 환영하는 심정은 갔다.

진리님의 창조신장이 이계에 왔다면 분명 축하할 일이다.

‘분명 입장은 이해는 가지만 결코 저렇게 반길 일만이 아니야.

진리님의 마신황제까지 겸임하고 있으니 엄청난 사태가 벌어진다.’

마신황제는 창조주에게 모든 존재들의 파괴와 죽음을 허락받은 존재다.

정당성을 가진 무차별한 폭력적인 권력만큼 무서운 것은 없었다.

더구나 진리님의 마신황제라면 이계 십중심들조차 버틸지 의문이었다.

하나 어디에도 우려하는 기색이 하나도 없었다.

진리님의 마신황제가 나타났다고 긴장하는 자신이 어리석게 느껴질 정도였다.

‘진리님의 마신황제라면 공개처형도 이해가 간다.

대상자인 신족들도 진리님의 창조신장이기도 하니 반발조차 할 수 없겠지.’

때에 따라서는 파괴신들보다 더한 공포를 선사하는 마신황제였다.

모든 정신체들의 지배자가 된다면 분명 문제가 엄청날 것이다.

그런데 모두가 일부러 보지 않은 척하고 있었다.

그 모습들은 이대로 좋은 꿈이 깨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어린아이들이었다.

‘이계는 정말 이대로 나가도 괜찮은 것인가?’

칭호를 받은 존재들도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는지 조심스럽게 잔치에 어울린다.

그리고 정신체들과 차원창세신 코아가 웃으면서 나누는 대화를 듣고 있었다.

“푸하하하하하-! 좋아-!

진행을 빠르게 하자.

다음에는 신족도 전력에 합치겠다.

행성 재생과 권리를 신속하게 조치해서 정상화를 시작한다.

그리고 코아의 연속파동, 아니 너희들은 검은 길로 부른다고?

그것도 나름대로 괜찮군.

검은 길의 사용도 보고를 받으면 조치해주지.

다만 이 모든 것의 관리와 보고는 아직 투표를 하지 않은 너희들이 나에게 직접 해라.”

차원창세신 코아가 초월자 대표가 되는데 당연히 반대 입장이지만 아직 의사표현을 하지 않은 강경파들을 황금빛 연기로 가리키면서 말했다.

그 말에 모든 존재의 시선들이 강경파들에게 향했다.

‘드디어 인가?’

‘약간의 반대파도 용납할 성향이 아니다.’

이미 대세가 결정이 나자 침묵만 하던 강경파들에게는 드디어 올 것이 온 기분이었다.

이번에 제어권을 주겠다는 검은 길은 현세계 전부를 가로지르는 초장거리 공간이동통로였다.

‘활용할 수만 있다면 엄청난 이득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위험하지.’

‘만약 강경파들이 반대한다면 지금 분위기로는 신족만 사용가능할 것 같다.’

그래서 온건파와 중도파, 거기에 다른 정신체 종족들의 수장들까지 당장 승인하라고 자신들을 노려보자 현실을 깨달은 강경파였다.

지금 말한 차원창세신 코아의 지시가 여기서 살아남고 싶으면 복종하라는 최후의 통첩임을 말이다.

“후우우우우-! 대답은?”

입에서 뿜어내는 황금빛 연기 속에서 끔찍한 수준의 마력이 움직인다.

저 마력조차 무엇인지는 초월자들은 이미 모두 알고 있었다.

과거 일원과 자신들이 한꺼번에 덤볐어도 엄청나게 희생을 치르게 만든 마신황제가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마신황제, 그것도 과거 이계 마신황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수준이다.’

‘진리가 정말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

‘지금도 일원이 없는 이상 이길 수가 없어.’

결국 대답은 하나였다.

“알겠습니다.”

끝까지 의사표현을 거부한 강경파들조차 일원이 돌아올 때까지는 고개를 숙이는 복종 밖에는 없었다.

“후후후후후후.”

강경파들까지 지시를 받겠다는 대답에 차원창세신 코아가 길게 웃는 소리가 한참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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