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759화 (670/2,000)

34권 35권

중도파들의 딜레마였다.

신족의 창조력이 피폐해져가는 이계에 필요함은 너무나 잘 안다.

그러나 초월자들이 손을 내멀어 화해를 청해도 거의 멸족까지 몰린 신족들이 받아들일 리가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였다.

신족과 초월자들의 관계개선이 필요하나 방법이 없다는 지극히 어려운 난제였다.

그러나 너무나 쉬운 대답이 들려왔다.

“과거의 원한은 나와 상관없다.

또한 종족의 구분조차 무의미하다.”

“…….”

기존의 원한관계를 상관하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전혀 다른 세계의 존재이기에 할 수 있는 명확한 선 긋기였다.

하나 명확한 대답은 아니었기에 침묵했다.

그리고 다음 이어지는 말에 충격은 받을 수밖에 없었다.

“신족도 나를 따르는 자만이 부흥할 것이다.”

“!”

신족이라도 변화된 지침에 따르지 않으면 전부 처분하겠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안타깝다는 듯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언이 아련하게 울린다.

“강한 자는 영광을 누리고 약한 자는 기회를 부여하겠다.

유능한 자는 올라가고 무능한 자는 내려간다.

오로지 가진 힘만이 기준이 될 것이다.

이 지침을 따르는 존재는 번영할 것이며 거부하는 존재는 처단될 것이다.

많은 희생이 있겠지만 결코 신족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진심이 어린 신언이 초월자들의 신령을 울려갔다.

“나는 새로운 지배종족이 된 초월자들의 대표로서 세계의 발전을 방해하는 모든 것을 처단하는 철저한 독재를 한다.

절대 독재를 선택한 이유는 다른 무엇인가를 하기에는 이 세계는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약해져있기 때문이다.

지금 종말을 맞아가는 이계에서 내가 적용할 수 있는 구원은 이것이 전부로구나.”

그 말에 중도파의 초월자들은 잠시 의지를 교환하고 동시에 깊숙하게 고개를 숙이면서 한마음으로 외쳤다.

“저희들은 차원창세신 코아님에게 찬성하겠습니다.

어떤 사상, 종족과는 상관없이 세계에 기여한 존재들이 인정받고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공정한 세계.

그것이야말로 중도를 걸으면서 개인발전과 업무만을 고집해온 저희들이 가장 원하던 세계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은 비록 절대 독재일지라도 명확하고 절대적인 지배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동의합니다.”

그렇게 육백 명의 온건파의 찬성에 중도파 삼백 명의 지지가 더해진다.

초월자 구 할의 지지를 받은 차원창세신 코아의 투기가 더욱 강대해진다.

그리고 중도파의 이탈로 정말 소수도 아닌 극소수가 되어버린 강경파들의 얼굴은 완전히 절망에 빠졌다.

투표권이 없는 초월자들도 신족도 평등하게 대한다는 말에 어느 정도 걱정을 덜은 모양인지 고개를 숙이는 존재들이 늘어났다.

그들은 이미 사전에 도착해서 진행되는 상황에 대한 정보를 모두 얻었다.

바로 앞에 보이는 일반 행성의 일만 배의 가치가 있다는 주신성이 약간의 감정의 반발조차 억눌렀다.

‘저 주신성이 늘어난다면 현세계는 다시 살아난다.’

‘이러면 설사 일원이 돌아와서 대표로 출마한다고 해도 안 되겠군.

‘그는 혁명 이후의 대안이 없었어.’

‘이미 승부는 났다.’

저런 희대의 보물행성을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창조력을 가진 창조신이기에 대표로 수긍했다.

망해가는 이계에서 지금 가장 절실하게 원하던 존재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초월자 출신의 허계의 창조신이란 점도 다시 생각해보니 큰 장점이었다.

혁명으로 발생한 과거의 은원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고 신족에게 편애의 감정조차 없으니 가장 이상적인 대표였다.

대부분이 인정을 하자 사회를 맡은 온건파 초월자가 상기어린 표정으로 외쳤다.

“초월자 대표는 일만 개 이상의 행성, 새로운 세계의 본성이 될 주신성, 아르카나 시스템과 동일한 최종병기를 제공하신 차원창세신 코아님으로 결정되셨습니다.

이 결정은 세 가지 기부를 똑같이 하고 대표후보로 등록하여 선출되지 않는 한 유지됩니다.”

그 말과 함께 파란 바다가 푸르게 빛나는 주신성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소년 모습의 거대신이 미소를 지었다.

일원이 돌아온다고 해도 권능을 연습할 정기도 없는 주제에 저 정도의 기부를 할 수가 없었다.

행성도 아주 헐값에 샀지만 전부 합치면 주우주의 최고위 창조신이라도 벅찰 투자였다.

주우주에서도 그러니 누가 다시 대표로 나온다는 조건은 가소로운 것이다.

‘다 망해가는 이계에 그런 투자를 할 존재가 나 외에 있을 리가 있나?

유일하게 가능성이 있는 이계 십중심들도 거지더군.

가진 바람성이 없었나?

하긴 주신성도 벅찬 이계에 바람성이 존재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이제 투자한 만큼 이득을 뽑아내기만 하면 되는군.

힘들지만 신족이 자신의 손에 있고 안 되면 직접 하면 된다.’

거의 죽은 행성을 재개발해서 정기를 생산한다.

어렵지만 성공만 하면 주기적으로 정기를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초월자의 대표는 거의 영구히 자신이기에 시간은 얼마든지 있었다.

득의의 표정으로 창조신장의 신격으로 활짝 펼쳐진 스물일곱 쌍의 날개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신족은 창조를 초월자들은 관리를 한다.

강자에게는 영광을 주며, 약자에게는 기회를 준다.

모든 종족은 평등하게 지배한다.

이제 내가 공약한 절차대로 번영은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현재 세계를 망하게 하는 지성체들은 내가 직접 처리한다.”

가장 민감한 지성체들의 처분 문제가 나오자 강경파들이 무엇인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중도파들의 저지에 입을 다물었다.

이미 신족이나 초월자들을 직접 동원하지 않고 스스로 정리를 유도하기로 온건파들에게 언질을 받았기 때문이다.

중도파들이 보기에는 현재의 지성체들은 무조건으로 보호할 가치가 없었다.

통제받지 않는 지성체들의 횡포로 지금도 줄어만 가는 행성과 정기수치를 보면 속에서 불이 치솟을 지경이었다.

그런 반응을 보면서 차원창세신 코아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바로 이었다.

“무분별한 선별대신 주신성의 거주권을 걸고 자율참여의 쟁탈전으로 바꾸어 기회를 주겠다.”

그 말에 강경파들의 기세도 다시 줄었다.

지성체들에게는 낙원과 같은 주신성을 건 자율참여의 쟁탈전이라면 결코 학살이 아니었기에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계파를 떠나서 이계의 지성체들의 행성오염과 파괴에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다만 어떻게 하느냐는 방식에 의견차이가 많았다.

‘계몽은 보이지도 않는 신은 죽었네 하면서 대드니 잘 통하지도 않았다.’

나머지는 결국 전부 학살이었기에 통과가 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런 방식으로라도 직접 나선다면 오히려 반겨야 할 상황이었다.

더구나 쟁탈전의 자율참여 유도라면 직접 관리하는 지성체들에게 경고를 주고 피할 수 있으니 강경파들의 얼굴도 조금은 풀어졌다.

모든 초월자들이 인정하는 분위기를 보면서 차원창세신 코아는 흐릿하게 웃었다.

‘이것으로 초월자들의 처리는 일단 모두 끝났군.

최소한 이계 부흥에 방해는 되지 않겠어.

강경파들은 지금까지 하던 대로 경계선을 지키게 해야지.

신족의 강화를 완료하기 전까지 말이야.

그 정도가 한계로군.’

지금 바로 반대를 하면 숙청될까 두려워 투표조차 하지 못하는 일백 명의 초월자들은 설득이 불가능한 중증의 혁명군이었기다.

그러나 이들을 버린다고 해도 이미 구 할의 지지를 받은 이상 대표직위는 불변이었다.

무리를 해서 지지를 얻을 생각은 없었다.

‘공약대로 신족을 공정하게 대하면서 이계 부흥만을 한다면 처음 계획에 비해 순식간에 의뢰는 끝난다.

지금도 나의 정기를 호심탐탐 노리는 이계에 장기간 머물 이유가 없다.’

강경파 초월자들조차 협조는 안하지만 묵인을 한다면 방해요소는 거의 없는 셈이었다.

구 할의 절대적인 지지는 조금 거친 진행을 한다고 해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었다.

당장 공개적으로 진행을 해나간다.

“그러나 세계는 지금도 악화되고 있다.

당장 행성파괴와 오염을 저지시킬 필요가 있다.

그래서 나는 내가 가진 지성체들을 투입시켜 더 이상의 악화를 막을 것이다.”

무슨 말인지 의미를 모르는 모든 초월자와 정신체들이 보는 앞에서 뒤에 서있던 황금착각에게 지시했다.

“드디어 네 차례다. 황금착각.”

“하-! 기다렸습니다.”

아직도 거대 창조신장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내리는 명령에 황금착각은 자신도 모르게 크게 대답하면서 고개를 정중하게 숙이면서 대답했다.

“행성을 오염시켜 세계를 파멸로 이끄는 모든 타락한 지성체들의 물질문명의 발전을 막아야 한다.

처음의 약속대로 지성체의 일은 지성체가 해결한다.

하나 지금은 그럴 수 있는 영웅들의 세력이 없다.

그러니 나의 지옥의 군세와 부활악당들로서 그들에게 알려주어라.”

차원문을 열어서 이번에는 차원신계의 지옥을 직결했다.

그리고 이계의 입장으로서는 끔찍할 정도로 강력한 마기가 뿜어져 나온다.

“죽은 신이 지금 부활했으며 방종의 시대가 방금 끝났다고 말이다.”

우우우우우우우웅-! 차차차차차-!

부활악당들과 죽음의 군대는 이미 전쟁 준비를 끝내고 이계의 진행상황을 주시를 시켰다.

그래서 차원지옥에서 대기하던 십만이 넘는 부활악당들이 당당하게 진군해서 나온다.

비록 우주공간이지만 이미 초월자 수준의 신체와 이능을 가졌기에 거리낌이 없었다.

더구나 주우주에서는 겨우 7써클 수준의 중급신정도이지만 이계 수준이라면 거의 9써클 상급신의 강자들이었다.

또한 그 뒤를 따르는 십억이 넘는 죽음의 군대역시 모두 8써클의 중급신 수준이었기에 끝도 없이 마력을 발산하면서 몰려나왔다.

갑자기 나타난 엄청난 수준의 지성체들의 군세에 경악한 초월자들의 귀로 차원창세신 코아는 선언했다.

“창조주의 대리인인 창조신장이자 지배세력의 대표인 나는 행성을 파괴하고 오염하는 모든 존재를 악(惡)으로 규정하겠다.

나를 대신하여 악(惡)을 처단하는 너희들은 진정한 마(魔)가 될 것이다.

감히 창조주님이 창조하신 행성과 세계를 파괴하는 모든 존재들에게 진정한 심판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라.”

이계로 이동을 순식간에 끝낸 부활악당들과 죽음의 군대가 힘차게 마력을 끌어올리면서 호응한다.

창조신장의 신격, 아니 마신황제의 신격은 이들에게도 절대적인 충성심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오오오오오오-!

초월자들은 솟구치는 마력에 경악하고 군대의 성격을 단숨에 파악했다.

지성체들의 악령들을 활용한 군세였는데 고위신 이상의 신체와 권능을 가진 존재들이 십억이 넘었다.

이미 바닥까지 떨어진 정기로 인하여 정신체는 고사하고 영혼조차 볼 수 없는 이계의 지성체들이 감당할 수 있는 군대가 아니었다.

인식조차 거의 불가능하니 바로 처단될 것이다.

‘물질문명이 파악하기 힘든 고위 악령을 이용한 군대라니?

정말 절묘하게 약점을 파고들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세계를 위해 기여하지 않으면 악으로 판정하여 처단한다고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이다.’

‘그리고 그 수단이 비록 허계이나 지성체들의 군대라면 막을 명분이 없다.’

‘아니 해서는 안 된다.’

‘솔직히 지금 당장은 다른 방법이 없다.’

대표선출까지 했으니 되돌리기에는 이미 너무 많이 나간 길이었다.

또한 모든 정신체 종족이 보고 있으니 이제와는 다른 확실한 조치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여기에 방금 구 할이란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초월자 대표가 된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그런데 과격한 수단이란 이유로 반대하고 막아선다면 관리를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

그럼 스스로 지배종족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무제한의 자유는 결국 무분별한 방종으로 몰락하는가?’

‘하나는 확실하군.

우리들의 혁명은 끝났다.’

‘이제 그렇게나 막으려고 했던 숙청의 시대인가?’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