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755화 (666/2,000)

34권 35권

노골적으로 주신성의 절반을 줄 것이니 초월자의 대표 자리를 내놓으라는 요구였다.

이번에는 아까처럼 농담으로 받아들이면서 웃고 넘어갈 수도 없었다.

일천 억의 정기를 가진 정기구슬을 마치 동전 뿌리듯이 하는 끝없는 재력과 여기에 이런 기적과 같은 행성을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상대였다.

이런 창조신이 신족의 수장이 되어서 순수한 적으로 돌아서면 예측되는 결과가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엄청난 정기와 이런 강대한 행성의 신계를 가진 신족의 군대는 무한히 강화되고 늘어날 것이다.’

‘자칫하면 수에서도 밀릴 수 있다.’

신족에게 부여된 부활해도 별 타격이 없는 특성과 강대한 창조력이 결합하면 지금의 세력 우세는 마치 꿈처럼 스러질 정도였다.

그런데 이런 위협적인 창조신이 같은 편, 그것도 초월자의 대표가 되어서 제대로만 해주면 든든하기 짝이 없었다.

아니 신족과 초월들의 공동대표로서 중립만 유지하거나 가만히만 있어 주어도 확실하게 남는 장사였다.

서로 긴급하게 의사를 교환한 온건파 초월자들은 곧 결론을 내렸다.

“회의를 해보겠습니다.”

초월자들의 그 대답에 뒤에서 쳐다보고만 있던 근원과 황금착각은 결국 입까지 크게 벌리면서 놀라고 말았다.

‘이게 되네.

이건 가장 강력한 적을 자신들의 수장으로 받아들이는데 검토를 하겠는 뜻이잖아?’

‘글쎄요.

서로 치열한 전쟁을 벌였던 적국의 왕을 대가를 받고 아국의 왕으로 받아들인다?

일단 감정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일입니다.

저도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뭔가 이상하게 흐르더니 결국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대답이 나오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죽일 듯이 싸운 신족의 창조신을 초월자들의 대표로서 인정할지를 회의로 검토하겠다니 말이다.

서로 대화는 고사하고 존재조차 용납하지 않던 초월자들과 신족들로서는 획기적인 변화였다.

그렇게 서로 혁명군과 반란군으로 부르면서 상대방의 전멸을 노리면서 오백억 년의 사투를 멈추지 않던 지배종족 전쟁의 끝이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용병신 시절이면 꿈도 꾸지 못할 투자와 무리를 해가면서 여기까지 끌고 왔다.

나의 손과 시야가 닿지 않는 곳에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 초월자들이 나의 신언의 영향과 거듭되는 재력의 과시로 이렇게 흔들릴 때 확실하게 마무리를 지어야 해.

무엇보다 지금 정도의 창조력은 이계에서 또 발휘해서는 안 돼.

이계의 부담이 너무 크다.

아니 더 이상 이런 위험한 짓은 못해먹겠다.

차원공통원소가 아니었다면 확실히 또 죽었어.’

본인이 창조신장인데도 불구하고 세계의 반발까지 불러올 정도의 창조력의 발동이었다.

힘과 신격으로 억눌렀지만 두 번째는 어떤 반작용이 발생할지 몰랐다.

무엇보다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자격으로 도달한 14써클의 위험성은 상상을 초월했다.

영원체와 대등한 경지라는 14써클의 위대함을 이제야 절감할 정도였다.

‘신족은 지원이 많을수록 능력이 폭증한다.

더구나 상위 써클을 가진 존재가 이끈다면 어떤 강자도 승부를 장담하지 못한다.

그러니 신족이라는 이계 일원을 일대 일의 정면승부로 유도하여 날려버린 것이 정답이었어.

개인으로도 비할 수 없이 강력한 십중심이다.

그런데 기본종족이 신족인 이계 일원이 14써클인 부족한 신력을 보충할 광대한 세력지원까지 받는다면 어떻게 될지 예측이 불가능했다.

초반에 전초전으로 서로 능력을 견줄 때 전력인 절대거리 코아로 날려서 천만다행이었다.

‘그러나 이계 일원이 초월자 세력에 복귀해서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면 나와 신족은 분명 여기서 막힌다.

미숙하지만 분명 14써클이니 잘못하면 이 영역 전체가 절대기 파이의 완전 방호벽으로 분리될 수도 있어.

그럼 남은 방법은 처음 계획대로 나 혼자 나서는 초토화 작전밖에 없다.’

일천조의 신력을 가진 절대계 일원의 절대자가 모든 일원일족을 이끌고 보였던 절대기 파이의 최대 위력은 모든 존재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다른 십중심과 서열전 영역을 전부 절대기 파이로 중복해서 만들어낸 방호벽으로 밀어붙여 압살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이 방호벽의 전진을 막고 뚫고 나오는데 다른 절대계 십중심들이 모두 힘을 합쳐도 일 년 이상 걸렸다니 엄청난 일이었다.

일원은 부족한 공격력만 보완된다면 충분히 상위 십중심을 노릴 정도의 권능이었다.

‘그러니 반드시 이계 일원과 초월자 세력을 분리시켜야 한다.

여기에 남아있는 지배자급 초월자들의 수는 육백 명 정도인가?

이 정도면 대충 과반수를 확보했으니 여기서 끝내야 한다.’

그리고 더 이상 세를 과시할 권능을 쓸 여력이 없었다.

아주 멀쩡해 보였지만 강제 발동시킨 14써클의 영향으로 또 죽을 고비를 넘긴 엉망인 상태였다.

지금과 같은 수준의 권능을 발휘하려면 장기간의 요양과 안정이 필요할 정도였다.

‘여기에 나는 신족의 정리까지 해야 한다.

반드시 초월자들은 지금 일단락을 짓는다.’

가장 귀찮은 일은 당장 끝내야 성공한다는 의지에 불타면서 최후의 카드를 꺼낸다.

“회의 참 좋지.

나도 아주 좋아하니 반드시 참석하고 싶군.

그런데 이 주신성을 안정화를 위해서 여기를 떠날 수 없으니 이곳으로 모이게 해라.

회의 장소도 내가 준비하지.

마음에 들 것이다.

이것이 이계 정령주신성의 새로운 신계다.

지금의 차원문을 확장해서 보내라-!”

“신계주신님의 명령을 받습니다.”

이번에는 위성이 통과할 정도로 커다란 차원문으로 확장되어서 열리고 은빛의 무엇인가가 빠져나오기 시작한다.

그것은 위성 굵기의 거대한 원통형의 구조물이었다.

천천히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거대한 크기와 위용을 자랑하듯이 공간을 울린다.

우우우우우우-!

은빛 원통형의 거대 구조물 정 가운데에 뚫려있는 구멍에서 너무나 익숙한 나선 모양의 형태와 권능을 확인한 초월자들은 신음을 내뱉었다.

“……아르카나 시스템.”

차원창세신 코아에 의해 배신자 신족의 본성 피오리나가 파괴되면서 드디어 사라졌다고 안도했던 신족의 최대무기였다.

신력 병렬연결이 종족권능으로 쉽게 사용가능한 신족만이 운영 가능한 이계 최대최강의 신력포였다.

“역시 사라진 것이 아니었구나.”

혁명시절에 토벌군이 전쟁시작 전에 맨 앞에서 사용되는 포격에 소멸된 초월자와 행성은 부지기수였다.

과거 전성기의 신족이 사용했을 때는 항성계까지 단번에 소멸시켰으나 쇠퇴한 지금은 행성파괴만 가능했다.

그런데도 신족을 반역한 배신자들의 세력들은 어떤 대가를 주어도 넘겨주지 않을 정도의 위력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라면 얼마든지 최대 위력으로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

‘아니 본인이 전멸세계를 사용하니 쓸모가 없다.’

‘하지만 만에 하나 신족이 저걸 완벽하게 사용할 정도로 부흥한다면 큰일이다.’

노후화하여 행성 파괴만으로도 위협적이었는데 완벽하게 보수되어있었다.

그리고 주변을 감도는 심상치 않는 권능의 파동을 보니 아무리 보아도 과거 이상의 위력을 가지게 개조된 것으로 보였다.

“너무 노후 되고 자체권능도 약화되어서 개조를 하는데 힘들었다고 하지만 아주 잘 완성되었더군.

처음에는 가뿐하게 모두 싹 쓸어버리려고 나름대로 신경 좀 썼지.

하지만 말이야 역시 직위가 높아지고 가진 것이 많아지니 평화와 협상이 좋아.

자네들도 그렇지 않나?

친구들, 아니 동지들.”

“…….”

초월자들의 대답은 바로 떨어지지 않았다.

아직 열려진 차원문 사이로 또 하나의 아르카나 시스템이 모습을 드러내려는 것이다.

그 모습에 기겁을 해서 소리를 쳤다.

한 대의 존재조차 가장 골치 아픈 위협이었는데 늘어나 있었다.

“도대체 저걸 몇 대나?”

“내 신계관리주신들은 유능하지.

예산만 준다면 얼마든지 고속생산이 가능하다고 하더군.

이걸 어떻게 생각하나?”

자르르르르르-!

일만 개의 행성을 사고도 줄어들 기미가 없는지 아직도 수많은 정기구슬이 아공간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서로 가볍게 충돌하면서 밝은 음색을 내지만 초월자들에게는 지옥에서 울리는 신음소리와 같았다.

원래의 은빛 원통형 거대 구조물인 아르카나 시스템의 포신이 초월자들을 향하자 저절로 오싹해지는 느낌이 전해졌다.

그렇게 하나가 아닌 두 대가 동시에 이계에 모습을 드러내고 차원신계의 신계 자아가 보고하는 목소리가 아무런 고저 없이 울린다.

“전송 완료되었습니다.”

우우우우우웅-! 우우우우웅-!

정확하게 동일한 아르카나 시스템이 두 대였다.

초월자들은 연속되는 이상사태에 정신을 차릴 수 가 없었다.

아르카나 시스템은 아주 강력했지만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제조가 어렵고 정기가 많이 들었다.

그래서 전성기의 신족조차 단 한 대밖에 없었는데, 차원창조신 코아는 개조 복원만이 아니라 복제까지 해낸 것이다.

이것은 너무나 심각한 위협이었다.

‘만에 하나 두 대의 아르카나 시스템을 교대로 쏴대면 여기 영역은 누구도 침범하지 못하는 금지가 된다.’

‘아니 이제 신족의 침략을 걱정해야 해.’

그런데 또 차원창세신의 신언이 신령에 직접적으로 전달되면서 달콤하게 들려온다.

“내가 영구 초월자 대표가 되면 저것도 하나 기증한다.

물론 초월자들도 사용할 수 있게 조정해서 말이야.

반란세력이 날뛰는 적자만 내는 골칫덩어리 행성들은 모두 내가 구입하겠다.

이백억의 신력제한을 해소할 주신성의 신계의 절반의 권리도 준다.

더구나 최종병기인 아르카나 시스템조차 무상 기부된다.

이 모든 혜택이 나에게 초월자 대표 자리를 주면 끝이다.

다시 말하자면 더 이상 지긋지긋한 지성체 반역자들을 직접 볼 일은 없다.

여기에 앞으로 이계의 통합 본성이 될 정령주신성의 신계 절반에 아르카나 시스템까지 하나 생긴다.

그것도 초월자전용으로 개조하여 기부할 것인데 어떤가?

이런 후한 조건을 제시할 대표 후보도 참 드물지 드물어.”

“…….”

온건파 초월자들은 이제 깨달았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계속 초월자 대표를 달라고 하는 말이 정말 농담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물론 혁명을 같이한 동료도 아니고 혁명의 대상인 신족의 수장인 창조신장이니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너무나 자신만만했다.

당연히 된다고 저렇게 밀어 붙이니 뭔가 생각이 조금씩 변화되고 있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이계에 진리대리로 온 첫날부터 신족의 배신자들을 처단하는 상식 밖의 일을 벌이면서도 모두 성공했었다.’

‘그러니 이번에도 분명 대표가 될 자신이 있어서 하는 일이다.’

‘생각해보면 전혀 나쁜 일은 아니다.’

‘일원조차 못 당한 가장 강력한 적이 우리 편이 된다는 뜻이 아닌가?’

그리고 다음에 이어지는 말에 모두 생각을 다시 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만약 나의 초월자 대표 취임을 거부하면 기부는 당연히 취소네.

저것들은 모두 신족에게 가겠지.

어떻게 사용될지는 상상에 맡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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