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742화 (653/2,000)

34권 35권

현실부정의 마력이 높아진 상태에서 내린 결론의 마지막은 항상 세상 탓을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신력에 비해 높아진 마력이 주는 불쾌감이 위기감을 억누르고 날뛰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마력을 강제로 눌러버리고 이성을 더욱 날카롭게 했다.

‘일단 바라던 대화상대가 나왔으니 협상을 해야 한다.’

처음부터 너무 약하면 모두 쓸어버리고 어느 정도 강하면 협상을 할 계획이었다.

‘워낙 약해진 이계라서 모든 자원을 활용해야 해.

사용할 수 있는 인적자원은 하나라도 버릴 수가 없었다.’

이것이 신족을 배신하고 초월자들에게 붙은 창조신들조차 거둔 이유인데 반역자인 초월자들이라고 방침이 다를 바가 없었다.

또한 주우주의 창조신인 차원창세신 코아에게는 이계의 존재들이 과거에 무엇이든 별 의미가 없기도 했다.

‘신족의 수가 너무 줄어있어서 점령해도 관리 자체가 힘들다.

일단 끌어들일 수 있는 세력이 있다면 무조건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나 이계에서 신족의 입장은 최악이었기에 동등한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얕보이지 않을 필요가 있었다.

이런 이유로 전초전이라고 혼자서 나와서 힘을 과시했다.

‘신족 전부를 끌고 왔거나 추가 세력이 끌고 나와 싸웠다면 전면전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처럼 혼자서 싸운 이상 대화의 여지는 있지.’

덕분에 바라던 초월자들의 대표가 나온 것 같은데 역시 엄청 기분이 나쁠 정도로 재능이 높다.

이런 기분은 어쩔 수 없기에 상당히 기분이 나쁜 말투로 말을 걸어버렸다.

“너 경지가 14써클 이상이냐?

어떻게 이계에 너 정도의 경지가 있을 수 있지?

아무리 모든 세계가 같은 가능성을 가졌다고 해도 현재의 이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협상보다는 완전히 시비를 거는 말투였다.

여기에 노골적인 질투심이 섞인 분노로 거세신 검은 불길이 차원창세신 코아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다시 싸울 기세였지만 전멸세계의 위력을 혼자서 받아낸 초월자도 상태가 좋지 않았기에 대화를 시작했다.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았지만 받은 충격이 만만치가 않아서 회복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무슨 권능의 위력이 내 절대기로도 미처 다 막지 못할 정도인가?

이게 지역우주이상을 파괴하는 광역권능의 위력이라니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대비가 부족했어.

어떻게든 지금 전면전은 피해야해.’

그래서 시비를 거는 말투지만 가급적 좋게 대답을 했다.

“내가 강하다는 것이 상당히 기분이 나쁜 말투로군.

그럼 이만 돌아가는 것이 어떤가?

신족에 대한 견제도 이 영역에서 나오지 않겠다면 멈추어 주지.”

물론 절대로 창조주의 무분별한 지지를 받고 독재를 일삼은 신족에 대한 압박을 그만둘 생각은 없다.

허지만 지금 충돌하면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했다.

‘일단은 진리대리가 있는 동안은 접전을 피해야 한다.’

여기에 있는 전력이 비록 초월자 세력의 일부라고 하지만 정예들이다.

소중한 전력인데 정말 단번에 쓸려나갈 위기였다.

‘일단 여기서 수습하고 전력을 더 모아서 방어선을 강화한다.

이 정도의 전투력을 신족이 다시 가졌다는 사실을 다른 초월자들이 알면 반드시 과거처럼 하나로 단결시킬 수 있다.’

앞의 초월자가 자신의 협상과는 전혀 다른 의도를 가진 것을 읽은 차원의 마도신은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

“아하? 힘의 차이를 인정하고 물러나라?

설마 나를 이겼다고 생각하는가?

겨우 정식영창의 전멸세계를 한 번 막았다고 간이 부었구나.”

이제까지 신력과 동등하게 안정된 수준까지만 운영되던 마력을 개방한다.

우우우웅-!

스물여섯 쌍의 권능의 날개 중 절반인 암흑의 날개가 폭발적으로 확장하면서 끝없이 최대출력을 올렸다.

일천억 정도로 보이던 최대 신력이 순간적으로 일조가 넘게 폭증하자 초월자의 얼굴이 확 굳었다.

이건 최대치로 상상하던 이상의 힘이었다.

‘수십 개의 권능들을 일순간에 조합하더니 본신신력을 폭증시켰다.

이런 다중 권능발현이 동시에 가능하다니?

이런 엄청난 연산력과 통제력이 존재할 수가 있었나?’

신력을 높이는 권능을 중복 발현하여 일조가 넘는 압도적인 신력의 존재감을 드러낸 차원창세신 코아는 추궁하듯이 말을 시작했다.

“써클은 나보다 높을지 몰라도 신력은 이백 억도 안 되면서 말은 잘한다.

더구나 신격조차 이계의 창조주님에게 승인받지 못해서 주신정도인가?

14써클인데도 겨우 주신이라?

정말 불쌍한 반역자의 신세로군.

그 정도의 신격으로는 14써클의 경지라도 나를 못 이겨.

동시 발휘할 수 있는 권능의 수가 너무나 다르지.

그럼 이제 남은 승산은 둘이다.”

가볍게 손을 앞으로 내밀어서 주변에 떠돌고 있던 신기 하나를 잡았다.

“신력이나 신체능력이 나보다 높아야 한다.

신력은 분명 내가 위이니 이제 너에게 남은 것은 신체능력 뿐이다.”

그리고 손아귀에 힘을 주자 신기가 통째로 손아귀로 빨려들듯이 압착된다.

우두두두두둑-! 사아아아-!

손아귀의 힘만으로 신기를 압착하다 못해 가루로 만들어 버렸다.

손을 비벼서 신기를 아주 고운 가루로 갈아버린 차원창세신 코아는 우주공간에 흘리면서 다시 질문했다.

“힘으로 나를 이길 자신이 정말 있나?

설마 나보다 오래 살고 전투경험도 많다고 착각하고 덤비지는 않겠지?

이런 세계에서 너와 동등한 강자가 얼마나 있고 몇 번을 목숨을 걸고 싸워봤나?

푸후후후후-! 아마 보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매일 매일이 나보다 강했던 강자들과 사투를 벌였던 나에게 과연 승산이 있을까?”

“큭-!”

초월자의 시선이 흔들렸다.

방금 손아귀의 힘으로 신기를 갈아버리는 위력시험에서 차원창세신 코아가 보인 신체 능력은 분명 자신보다 위였던 것이다.

위력을 증폭하기 위한 권능의 숫자나 기반이 되는 신력조차 현격하게 밀렸다.

여기에 방금 지적한 전투경험의 수준 문제도 심각했다.

‘난 오백억년을 넘게 살며 혁명을 위해 전투를 계속했지만 실제로 단 한 번도 목숨의 위기를 겪은 적이 없었다.

신족 중에서 나보다 강자는 없었지.

모두가 진리의 가르침과 도움으로 강해진 덕분이었다.’

나중에는 열 명의 창조신이 힘을 합쳐 덤볐어도 쉽게 물리쳤을 정도로 신족들에게 비해 현격하게 강한 자신이다.

그리고 진리의 가르침을 받은 비슷한 존재들은 모두 각자의 사정으로 흩어져 있었다.

‘지역우주 이상의 초장거리 공간이동은 거의 불가능하니 한 번 만나려면 거의 백 년이 넘게 가야한다.

그나마 제한이 덜한 통신만이 유일한 소통이지.’

그러니 친목조차 다지기 힘들 여건이었다.

당연히 그들의 사정은 고사하고 얼굴조차 잘 모르며 싸울 기회는 당연히 없는 것이다.

‘권능이나 써클의 위력은 내가 위이나 나머지는 모두 밀린다.

승부를 알 수가 없다.’

차원창세신 코아에 비해 자신은 써클과 신기의 수준은 압도적으로 위이지만 다른 모든 면에서 밀렸다.

그리고 만에 하나 자신이 패배한다면 방금 무리하면서 막아낸 광역권능에 의해 여기 모인 초월자의 군세는 전멸이었다.

이것이 바로 결전을 미룬 이유였다.

‘창조주님께서 초월자들도 창조신으로의 승급을 인정만 해주셨다면 반드시 이길 자신이 있지만 지금은 무리다.

내가 만약 패배한다면 초월자들의 세력은 철저하게 유린당한다.’

상대의 망설임을 읽고서 여유를 되찾은 차원의 마도신은 긴 담뱃대를 꺼내어서 물고 황금빛 연기를 내뿜었다.

앞의 초월자가 단순한 연기가 아닌 것을 파악했는지 바로 차단당했지만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마력을 억누르고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후우우우우우-! 이제 보니 신족 최고위원회의 창조신조차도 이백 억 이상을 본 적이 없군.

허름한 이계에서는 신력을 올리기에는 그 정도가 한계인가?

절대계에서는 일천조가 넘는 신력을 담을 수 있는 14써클인데 이계에서는 이백 억이 올릴 수 있는 한계인가 보군.

도대체 언제 신력상승이 멈추었지?

아니 오히려 허약해진 이계에 정기를 빼앗겨서 약해지는 중인가?

너도 정확히 모르나?”

“!”

그 말에 초월자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이백 억의 신력은 오백억 년 전에 이미 도달했지만 그 다음에는 늘어나지는 않고 조금만 방심하면 바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 이유를 몰랐는데 지금 적의 질문으로 깨달은 것이다.

“클클클. 그 반응을 보니 정말 몰랐나?

푸후후후후후-! 정말 모르는가 보군.

허약한 세계는 뛰어난 강자를 만들 수 없지.

그리고 만에 하나 강자가 나타나도 약한 세계에 착취당해서 똑같이 나약해지는 것이야.

지금 나도 가만히 있으면 이계의 희박한 정기밀도에 신력과 마력이 자연적으로 새어 나간다.

의뢰를 완수하려면 장기 체류해야하는데 이건 정말 골치 아프군.

이런 이계는 공짜로 줘도 사양이다.”

“…….”

주우주의 창조신이 이계를 통째로 무가치하다고 폄하하는데 대꾸할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의 입에서 내뿜는 황금빛 연기는 황금빛 기둥이 되어서 몸 전체를 휘감는다.

후우우우우우-! 우우우우우

황금의 꿈으로 만들어낸 신력결계 내에서 마력을 누르고 안정을 되찾은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언이 은은하게 울린다.

“그런데 아느냐?

절대계보다 2써클이나 하위인 주우주들조차 이백억 정도의 신력을 가진 존재는 수천만 명 단위로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런 상황인데 겨우 이백 억이 최고 지배층이라니 정말 불쌍하기 짝이 없을 정도로 허약하군.

진리님이 이계에 신경도 쓰지 않는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느냐?

스스로 강해지지 않고 언제나 강자의 도움과 정기만 노리는 이런 허약한 세계 따위를 자상하게 대해주실 리가 없다.

아니 철저하게 벽을 쌓고 격리시키실 것이다.

너도 보았을 것이다.

바람가 본가에 있는 거대한 검은 건물들로 이루어진 광역 결계를 말이다.

그것들은 탈주자를 막는 것이 아니라 절대계와 주우주의 정기가 이계로 유출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가 아닐까?”

“!”

그 말에 초월자의 몸이 충격을 받은 듯이 흔들렸다.

진리의 가르침을 청하러 바람가의 본가에 갔을 때도 항상 의문이었다.

‘왜 주우주를 다른 세계에 이렇게 실제로 형상화해서 만드시는 용도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런데 다만 결계라고 대답하셨었지.’

그런데 정말 바람가의 본성과 이계를 완전 별개의 세계를 만들기 위한 준비라면 정말 심각한 문제였다.

본래의 창조주가 잠들어 버린 이후로는 사실상 진리가 모두 관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이계는 진리님의 영역이다.

단지 너무나 자연스럽고 개입을 최소화해서 모두 인식을 하지 못했을 뿐이다.’

앞의 초월자가 이런저런 생각으로 혼란스러워했다.

덕분에 더없이 강력해 보이는 권능이 흔들리는 기미를 보이자 느긋하던 차원창세신 코아의 분위기가 급변했다.

정식영창의 전멸세계조차 완전하게 막아낸 저 이상한 빛의 원의 틈이 보인 것이다.

“아무리 14써클이라고 해도 신력과 권능의 수준이 낮으면 나의 상대가 안 돼.

이거나 처먹고 사라져라.

코아-!”

고민하던 초월자가 반응할 새도 없이 농구공만한 코아가 차원이동을 해서 순식간에 달려들었다.

“헉-!”

크기는 작지만 아까의 전멸세계와는 격이 다른 위력을 느낀 초월자의 빛의 원이 일순간 강렬한 빛을 발산한다.

그리고 공간을 넘나들면서 덤벼드는 코아를 맹렬하게 회전하면서 빛의 공의 형태로 변하더니 그대로 집어삼켰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빛의 원에 갇혀진 코아가 일순간 폭발할 듯이 팽창하다가 점차 사그라진다.

세계의 폭발을 원의 내부에서 완전 무효화시킨 것이다.

그 충격적인 광경에 차원창세킨 코아는 이번에야말로 놀라고 말았다.

“내 코아를 정면으로 막아?

아무리 영창 없이 즉각 발동시켰지만 십중심 중 회색의 권능으로 인정받은 절대권능인데?

최강의 파괴력이라는 흑염조차 물러서게 했다-!

그리고 완벽한 원형태의 방어?

이게 최강의 방어의 절대기기라는 파이(π)인가?

그걸 쓰는 넌 이계의 일원(一圓)이겠군.”

“크으으으-!”

이번에는 초월자도 무사하지 못하고 내부에 상처를 입고 입가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초월자의 입가에서 가느다란 핏줄기가 새어나오는 광경을 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깔끔하게 인정했다.

‘아무리 수준이 낮아도 십중심의 절대권능 세계폭탄 코아다.

신력이 낮은 상태에서 정면으로 막을만한 존재는 같은 십중심 뿐이지.’

전멸세계를 완전하게 방어를 했다는 사실로도 큰 충격을 받았는데 대인상대로 수십 배의 위력을 보이는 코아를 막았으니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분명 정식 십중심이 맞고 자신과 동등할 정도로 강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계에서 진리님께 선택받은 십중심 중 일원,

최강의 방어로군.

그래 너라면 확실히 전멸세계만이 아니라 세계폭탄 코아도 쉽게 막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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