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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흔들리던 근원의 떨림이 멈추었다.
이 반응에 정답이었음을 확신한 차원의 마도신은 계속 말을 이었다.
“비록 진리에게 부여받은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신격으로 얻은 것이지만 반영원체가 되어보니 알겠어.
영원체는 신체를 죽일 수도 신령을 소멸시킬 수도 없다.
존재역시 영원하지.
이러니 아무리 힘이 약해도 정신체의 상위존재라는 사실을 말이야.
그런데 영원체를 능가하는 신체를 가졌었다는 1대 십중심들이야.
그들보다 상위 신격을 획득한 진리에게 신령이 죽었다고 영원히 죽어있을 리가 없지.
존재는 영원하니 말이야.”
가늘게 눈을 뜨면서 근원을 쳐다보았다.
“1대 십중십은 결국 부활한다.
그래서 다시 진리와 2대 십중심들과 패권을 놓고 싸워 세상을 멸망시킬 것이다.
절대계 아니 모든 상위 지배층들에게 전해지는 괴담이지.
그런데 괴담치고는 너무 근거가 확실하단 말이야.
더구나 강자를 혈족보다 아끼는 창조주인 진리가 1대 십중심 정도의 힘을 포기할리가 없지.
그래서 진리가 직접 부활작업 중인 것이지?
오백억년이란 시간을 들여서 광기를 제거하면서 완전한 영원체로 만드는 중이라고 하면 모든 것이 맞아.
너희들이 칭호로서 오백억년을 기다릴 수 있던 이유도 그럼 설명이 돼.”
“…….”
근원은 갈등했다.
차원의 마도신의 말은 거의 확신에 가까웠다.
설사 부정한다고 해도 믿을 리가 없었다.
솔직히 거기까지는 잘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일부분은 사실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완전하게 인정하기에는 광전사이기에 변치 않은 충성을 바친 1대 흑염세력의 자부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바뀔 것은 없다.
1대 흑염의 절대자님만큼 우리를 받아줄 존재는 없는 이상 우리의 충성은 거짓이 아니다.”
“쿡. 푸하하하하핫-! 그게 아니잖아?
1대 십중심들이 완전하게 부활을 하고 있는지를 질문하고 있다.
쓸데없는 충성고백은 하지 말고 묻는 말이나 대답하란 말이다.
다시 대화를 시작하자.
우리 반골들의 방식으로-!”
용서 없이 근원의 복부를 그대로 오른손의 흑염권능으로 가격한다.
퍼어어어억-! 투가가가가가가-!
작렬하는 폭염의 피가 튀는 흔적도 없이 근원은 상반신만 남기고 하반신이 모두 날아갔다.
일반적인 존재라면 당연히 즉사할 치명상이었다.
하나 근원의 눈동자조차 이제 흔들리지 않고 차원의 마도신을 직시하고 있었다.
하반신 전부가 날아갔지만 근원의 권능은 아무 문제가 없었다.
생명에는 전혀 지장이 없기에 침착하게 물었다.
“도대체 무엇을 묻는 것이냐?
정말 1대 흑염의 절대자님의 완전부활, 아니 1대 십중심들이 모두 부활을 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나?
진심이냐?
절대계 최고 지배층들의 권력다툼이 겨우 주우주의 창조신인 너와 무슨 관계가 있지?
“…….”
차원의 마도신은 몸의 반이 날아갔지만 오히려 더욱 강대한 기세를 뿌리는 근원을 노려보았다.
이 말도 사실이었다.
미래가 2대 회색의 절대자이지만 1대 십중심과 진리를 따르는 2대 십중심의 문제였다.
혼자서도 주우주 전부를 파괴할 수 있는 개인의 무력과 최소 일억이 넘는 세력은 엄청났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겨우 주우주 창조신인 현재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겨우 조력이나 조언 정도겠지.
하나 그 정도로는 완전 부활한 1대 십중심과 2대 십중심이 절대계의 패권을 놓고 격돌하면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그리고 패배자는 팔륜봉인으로 다시 갇히고 승자는 2대 십중심이 되겠지.
진리라면 절대계의 발전을 위해서 분명 그렇게 할 것이다.’
십중심들의 패권싸움에 고민을 해보았자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점은 무엇보다 정확한 사실이지만 원하는 대답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에 기껏 가라앉았던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니면 스스로 반골의 동류라고 말한 우리가 영원한 충성을 바칠 수 있는 이유를 알고 싶은 것이냐?
너도 그러고 싶어서?
아니면 받고 싶어서?
그 방법은 나도 대답 해줄 수가 없고 불가능하다.
너와 우리는 세상을 증오한 시작은 같을지 몰라도 방식이 달랐다.”
근원은 목소리에 이제 힘이 실렸다.
상대의 가장 아픈 부위를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이성을 잃게 하는 도발의 기본이었다.
“우리는 1대 십중심을 혼자서 모두 패배시키고 절대계의 새로운 창조주가 된 진리조차 인정하지 않고 싸웠다.
고개를 숙였다면 지금 절대계의 명문일족이 되었을지 몰라도 복수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런데 너는 마신이 본질이면서 이익을 위해 정반대인 빛의 신으로 살았다.
세상에 맞추어서 살아남고 출세하기에 급급했던 너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가치를 몰라.
이해관계를 뛰어넘는 신념 그 자체를 부정하지.
충성은 어디까지나 계약과 대가가 주어지는 동안만이라는 것이 너의 신념이다.
그런 너에게 대가없이 충성을 바치는 존재는 없는 것이다.
이미 알고 있을 사실인데 왜 다시 확인하나?
네가 이해득실을 포기하지 않고 진심으로 대하지는 않는 한 너는 영원히 혼자다.”
“쿡-!”
차원의 마도신은 잠시 살기어린 표정을 지었다.
약간은 허무한 미소를 지으면서 가볍게 흑염권능을 집중시킨 오른손에 힘을 주고 근원의 목을 잡은 왼손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남은 근원의 상반신에 그대로 연속공격을 퍼부었다.
투하하하하하하하하학-!
공간이 터져나가는 폭음과 함께 근원의 몸이 가루가 되고 흑염의 불길에 그대로 재로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근원 이 자식아-! 그 버릇 못 버리지?
여기가 전장이냐?
자꾸 도발하면서 매를 벌어?
내가 지금 봐줄 것 같으냐?”
대화중에 쓸데없는 도발로 화를 부르는 근원을 산산이 분쇄하여 재로 만들어버린 차원의 마도신은 그대로 부활을 시킨다.
“그게 내 질문에 대답이 아니잖아?
건방지게 질문에 질문으로 반문하지 말고 정답을 말하란 말이다.
잘 모르면 모르겠다고 말해-!
더럽게 무능한 주제에 감상만 내세우는 지긋지긋한 약자들 같으니라고-!
살기도 힘든데 시간낭비를 시키고 있어.”
바로 부활한 근원의 목을 다시 잡아서 허공에 고정시킨 차원의 마도신은 더 무서운 기세를 뿜어내면서 다시 말했다.
“나는 너희와는 방식이 달라.
나는 가장 밑바닥에서 만족하고 같이 고생한다면 서로를 위로하며 만족하는 비참한 삶은 싫어.
그래서 신념으로만 얻을 수 있는 극히 일부분의 만족 대신 나머지 전부를 가지는 것을 선택했지.
모두가 신념을 말한다면 나만은 이해관계를 내세워 출세해서 위로 올라가기로 했다.
내가 가장 위로 올라가 세계를 바꿀 것이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된다면 어떤 비난도 감수하겠어.
그것이 나의 세계에 대한 복수이자 길이다.
보다 나은 세계를 만들어서 영원한 행복을 위해 발전만을 원하시는 진리의 자랑이 된다.
이게 나만의 변하지 않는 신념이다.”
근원의 목을 쥔 손에서 힘이 들어가면서 졸라갔다.
우두두두두둑-!
목뼈를 으스러트릴 기세로 힘을 주면서 다시 물었다.
“이미 너무 멀리 높이 왔어.
이제 바꿀 수도 없는 선택을 가지고 도발하지 말고 대답만 해.
질문이 이해하기 힘들면 멍청한 너도 알 수 있게 예와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게 묻지.
너희들도 1대 흑염의 절대자가 언제 부활할지 모르지?
그러나 영원체를 능가하는 신격과 누구보다 강대한 신체를 가졌으니 완전부활하리라는 확신은 있었나?
그래서 오늘 내일 하면서 기다렸다 이거냐?
그러다 보니 오백억 년이 지났고?”
“……맞다.”
너무 쉽게 인정하는 말에 차원의 마도신은 근원의 목을 조르고 있던 손을 풀고서 멀리 던졌다.
혹시나 또 절대계가 뒤집어지는 난리가 금방 날까봐서 잔뜩 긴장했는데 정말 허무했다.
“쳇-! 역시 별 일 아니군.
영원체의 조정도 거의 불가능한데 영원체를 뛰어넘는 존재의 광기를 치유하여 정상화를 한다고?
도대체 얼마의 세월과 노력이 들어가야 가능하지?
오백억년이 지난 지금까지 정상화된 것이 겨우 십중심이 막 될 때까지라면 오백억년이 또 걸릴지 당장 내일일지는 아무도 모르겠군.”
지옥의 바닥으로 던져진 근원은 두 다리로 섰다.
그리고 쓰러져 있는 동료들을 일으키면서 말했다.
“우리도 설마 이렇게 오래 걸릴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을 못했다.
우리를 추격하던 중에 진리가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으니 금방 끝날 줄 알았지.”
세계의 구성요소가 달라서 일만 분의 일로 힘이 감소하는 이계에서조차 절대적인 진리의 힘을 직접 체험한 자신들이다.
1대 십중심을 완전부활을 시켜 활용한다는 의도를 듣고 1대 흑염의 절대자님의 신체라면 바로 부활하리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정신마저 정상화가 되면 저 진리조차 이길 수 있다고 믿었다.
절대계 최고의 육체는 그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다.
‘그래서 순순히 칭호가 되어서 주우주에 흩어져서 강제노동을 했지.
한데 이렇게 많이 걸릴 줄이야.’
설마 오백억년 동안 정상화 작업이 계속될 줄은 상상도 못한 것이다.
그것도 아직도 절반도 진행되지 않았으니 기가 막힐 상황이었다.
그런 근원의 고백을 듣고 차원의 마도신은 생각을 정리했다.
‘가진 힘과 신격이 크면 클수록 그만큼 부활에 시간이 걸린다.
영원체를 능가하는 1대 십중심을 다시 정상화하여 부활시키려면 영원체조차 아득한 시간이 걸리겠지.
진리가 희생을 감수하면 빨라지겠지만 그렇게 무리할 이유는 전혀 없으니 한참 멀었군.
영원의 충성이라?
단지 어리석은 놈들이었군.’
쓸데없는데 신경을 썼다.
그래서 짜증을 말했다.
“다음부터 결론부터 말해라.
이번처럼 또 도발하면서 성질 건드리면 죽이고 시작한다.”
“알겠다.”
근원도 다시 깨달아지는 면이 있었다.
흑염세력의 대표로서 적의 공격을 도발하여 유도했다.
모든 공격을 몸으로 받아내고 재생하는 흑염세력, 아니 십중심 세력 최강의 방패가 자신이었다.
‘모든 공격을 웃으면서 받아내고 재생하던 과거와 지금은 너무나 다르군.
지금 나의 힘으로는 견딜 도리가 없어.’
직접 신체를 다시 얻고 당해보니 지금 주우주의 수준을 알 것 같았다.
약할 때는 조용히 시킨 대로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진리도 확실히 깨달았다.
‘다시 힘을 길러야 한다.
그때까지는 흐름에 순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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