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734화 (645/2,000)

34권 35권

근원만은 간신히 피해냈지만 다른 흑염세력은 또 다시 죽음과 부활을 겪었다.

다시 발동되는 창조력에 신체가 정상으로 완전히 부활하자 이제 흑염세력의 몸은 저절로 뒤로 물러나려 하고 있었다.

싸우다 죽으면 차라리 나았으나 부활을 적에게 당하니 수치 중의 수치였다.

우우우우우우우웅-!

그러나 차원의 마도신은 용납하지 않았다.

이미 흑염세력이 자기에게 덤빈 사실에 대한 징계라는 의미조차 희석 된지 오래였다.

오로지 항상 마음에 담아두었던 분노를 뿜어내면서 화풀이를 하고 있었다.

“나만 힘든 빌어먹을 세상-!

확 망해 버려라.

아니 이제 기다리지 않고 내가 몽땅 날려주마.”

흑염세력도 차원의 마도신이 미친 듯이 세상에 대한 원망만을 내뱉으면서 또 다시 달려드는 모습에 이제 투기조차 일어나지 않았다.

돌연변이와 같은 강대한 힘을 가졌다고 동족들에게 학대를 받다가 못 견디고 싹 죽인 과거 자신들이다.

그 이후로 자신의 동족을 학살한 용서 못할 미친놈들이라고 단단히 욕을 먹었는데 이건 더욱 지독했다.

이러고도 어떻게 신족의 창조신으로 존재할 수 있을지 의문일 정도로 마음의 한이 깊었다.

“이계도 내 세력들도 모두 나와 똑같이 강제로 강하고 잘 살게 만들어 주겠다.

내가 정말 못 나고 이 고생을 하는지 아니면 세상이 잘 못 되어서 이런 꼴이 되는지 확인해 주겠단 말이다.”

이제 보니 뭔가 아주 미묘하게 광기와 이성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살고 있었다.

그리고 또 다시 양떼에 뛰어든 사자처럼 날뛰는 차원의 마도신의 공격에 속절없이 무참한 죽음을 당하는 흑염세력이었다.

투가가가가가가각-!

몸에 접촉하자 이제는 터져나가지 않고 마치 예리한 도끼날에 찍혀서 잘려나가듯이 두 동강이 나가고 있었다.

창조주이기도 한 영원체의 신체조차 두 동강을 냈던 흑염권능을 대표하는 공격권능의 흔적을 모를 리가 없었다.

이제야 겨우 접촉하는 즉시 파괴하는 방어권능의 정체를 모두 알게 되었다.

“파호톤이다-!”

“이런 제길-! 그래서 상대할 수가 없었구나.”

“신체 전부에다가 파호톤을 둘러싸고 있다!”

투기와 살기가 융합되어 나타나는 도끼 형태의 파호톤을 마치 방어권능조차 몸에 두르고 있었다.

근접전 최고의 절대권능인 파호톤을 저렇게 전신에 두르고 싸우면 대부분 근접권능인 흑염세력으로는 대항할 방법이 없었다.

‘이러면 아무리 공격을 해도 파호톤에 스스로 몸을 바치는 꼴이다.’

도저히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인정되자 필사적으로 흩어져 도주하는 흑염세력이었다.

파호톤의 권능이 실린 공격여파에 한 팔이 날아가자 근원도 체면을 버리고 도주하면서 외쳤다.

‘어떻게든 저 폭주를 멈추고 수습을 해야 한다.’

폭주하는 차원의 마도신의 화풀이 대상이 된 지금 상황은 정말 최악이었다.

“네가 한 고생은 순전히 고집불통의 사회부적응에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항상 음침하기 짝이 없는 복수만 생각하는 네 성격 탓이다.”

하나 이미 엄청난 타격을 본인도 받았으니 슬슬 과거의 고약한 버릇이 나오고 있었다.

전혀 의도와 상황과는 별개로 반사적인 도발발언이었다.

이 말이 튀어나오자마자 차원의 마도신의 노골적인 살기가 집중되는 것이 느껴진다.

‘헉-! 제길-! 또다-!’

과거에 흑염의 절대자 아니 십중심에게 혼자 덤비는 진리에게 술병을 던졌다가 이계 끝까지 추격당해서 칭호가 되어버렸다.

그 이후로 얼마나 후회했는데 궁지에 몰리니 또 자기 무덤을 파는 말버릇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미 시작한 무모한 도발발언은 멈출 줄을 몰랐다.

“너를 칭호 속에서 지켜 본 내가 가장 정확하다.

문제인 네가 변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왜 멀쩡한 세상을 원망해?

빛의 신답게 깔끔하게 세상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자신을 맞추란 말이다.”

지극히 진실에 근거한 말에 차원의 마도신의 공격도 잠시 멈추었다.

이성이 돌아오나 싶더니 바로 더욱 냉정한 살기를 뿌리는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나를 부정한 세상을 위해 스스로 변화시키지 않겠다.

내가 인정하는 세상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세상이여 이제 나에게 맞추어라.”

말은 침착하게 하는데 더 열이 받았는지 이제 파호톤의 도끼 모양의 투기가 몸 전체에 뚜렷하게 보일 정도였다.

그런데 본래 파호톤은 공격기이지 방어기가 아니었다.

절대의 육체를 가진 광전사인 흑염의 권능에 방어권능 따위는 필요가 없었기에 저런 사용법 따위는 없었다.

편법이란 소리였다.

‘저런 식으로 몸 전체에 걸면 당연히 본인부터 다치게 된다.’

당연히 접촉부위의 위력은 감소시키겠지만 파호톤의 연속 직격을 몸으로 받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니 아무리 근원의 칭호를 가졌다고 버틸 수준이 아니었다.

신계주신이 소멸하면 차원신계가 붕괴될 수도 있고 부활한 몸도 어떤 피해가 있을지 모르니 위기였다.

“헛소리 그만하고 당장 파호톤을 몸에 거는 미친 짓을 그만하지 못해.

파호톤의 피해는 근원의 칭호로도 복구가 힘들단 말이다.

이성을 찾아-!

또 멍청하게 자폭을 할 셈이냐?

물러날 때는 물러나란 말이다.”

그런 진정한 경고에도 차원의 마도신은 더욱 흥분해서 외쳤다.

“크후후후후후후후-! 겨우 여기까지 기어 올라왔는데 누가 자폭한단 말이냐?

창조신장의 신격으로 발동되는 창조력과 근원의 칭호면 마신황제의 신체조차 복구가능하다.

마신황제의 상태라도 창조력은 근원과 결합하여 나의 신체를 완전히 유지한다.

난 반 영원체(半 永遠體)-! 이제 죽을 수 있을지 의문인 존재가 되었단 말이다.”

“허?”

파호톤의 연속타격조차 모두 회복가능하다는 말에는 진리와 싸우고 칭호가 되어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근원조차 황당하게 했다.

그리고 움직임이 멈춘 틈을 놓치지 않고 차원의 마도신은 달려들어서 근원의 이마를 오른손의 손날로 내려찍었다.

투가가가각-!

최강의 생명력이라는 근원의 기원이라는 강자답지 않게 단번에 두 조각으로 쪼개져서 양 옆으로 벌려져갔다.

피가 분수처럼 퍼지는 그 모습에 섬뜩하게 웃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쿠쿠쿡-! 잡았다.

진리에게 혼나고 나온 직후라서 성질나서 미치겠는데 덤벼주다니 오히려 잘 되었다.

너희들은 오늘 완전히 잘못 걸린 것이다.”

아예 대놓고 이러는 이유를 말하는데 두 조각으로 나뉘어서 쓰러지던 근원의 몸이 일순간 정지했다.

그리고 머리에서 사타구니까지 잘려진 몸통이 일순간 달라붙었다.

뚜뚝-! 팟-!

몸의 접합 부위에서 약한 빛이 터져 나오면서 단숨에 치유가 끝났다.

차원의 마도신의 치료가 아닌 본인의 생명력에 의한 자체회복이었다.

바로 회복을 완료한 근원의 기세도 흉험해지기 시작했다.

오래간만에 만난 과거의 동료나 그동안 돌봐준 차원의 마도신이나 모두 제멋대로 날뛰기만 하니 슬슬 화가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왜 우리한테 화풀이냐?

불만이 있으면 가서 당사자인 진리에게 따지란 말이다.”

이제까지 칭호상태로 칭호의 부여된 존재대신 수없이 죽음을 겪었지만 실제로 자신의 신체로 죽음을 겪게 되니 아주 기분이 새로웠다.

아니 더러웠다.

‘과거 나의 성격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이 정도면 정말 경이적으로 참은 셈이다.’

칭호형태로 지켜본 감정적으로 날뛴 존재들의 참혹한 최후를 봐왔으니 이 정도의 인내는 당연했다.

더구나 근원의 칭호의 특성상 어지간해서는 죽을 수가 없으니 더욱 잔혹하게 끝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1대 흑염의 절대자님의 배려로 부활했으니 다시 새로운 삶을 살려고 하는데 세상이 또 도와주지 않았다.

아니 과거가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쿡쿡쿡-! 그게 가능하면 너나 나나 이 꼴이겠냐?

어차피 위에서 당하면 아래에서 푸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니 이제 나 혼자 끙끙 앓지 않겠다.

혼나게 한 원인이 되는 놈들을 철저히 족쳐 기분을 풀고 계속 행복하게 살겠다.”

결코 좋지 않은 삶의 방식을 이렇게 아주 당당하게 말하는 것을 보니 기분이 아주 나빠졌다.

아니 마음속에서 열이 화산처럼 터질 지경이었다.

당분간은 신계주신인 차원의 마도신과 과거 동료들을 좋은 관계로 맺게 해서 과거의 힘을 되찾을 시간을 번다는 결심도 흐려질 지경이었다.

“그게 부하들 앞에서 당당하게 할 말이냐?”

이 미친 회색현재 놈이-!”

결국 원색적인 욕설이 튀어나온 근원이었다.

그런데 차원의 마도신은 오히려 통쾌한 듯이 웃었다.

“카하하하하하-! 비겁한 상급자는 하급자들을 못 마땅하게 생각하면 말을 돌리고 의도를 꼬아서 오래 붙잡고 잔소리를 하지.

결국 아무 의미도 없이 반복되는 괴롭힘이지만 왜 너를 생각하여 마음을 몰라 주냐고 구역질이 나는 소리까지 한다.

그렇게 소심하게 괴롭히는 무능한 상위자들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데?

그나저나 내가 이렇게 솔직하니 너도 그만 본색을 드러내라.

네가 나를 아는 것처럼 나 역시 너를 안다.

1대 흑염세력의 선두인 근원이 중재라?

정말 안 어울리지.”

그 말에 근원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거의 오만 년 정도로 근원의 칭호를 가지고 많이 활용했던 차원의 마도신이라면 분명히 더욱 확실하게 칭호의 주체인 자신을 파악을 할 수가 있었다.

아주 미묘하게 변한 마음의 흐름조차 말이다.

“1대 흑염의 절대자에 대한 영원한 충성이라고?

절대적인 힘에 의한 복종이겠지?

과거의 너도 처음에는 나처럼 세상이 마음에 안 들었겠지?

그래서 모두를 힘으로 굴복시키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토벌하러온 1대 흑염의 절대자를 도저히 이길 방법이 없으니 철저한 충성으로 바꾼 것뿐이다.

나중을 기약하면서 말이다.

그 마음 내가 아주 잘 알지.

아주 잘 알아.”

“…….”

차원의 마도신의 신랄한 지적에 근원도 할 말을 잃었다.

자신들은 1대 흑염의 절대자의 절대적인 힘에 모두 무참하게 제압당하고 충성을 맹세했다.

그때 처음에 가졌던 마음은 당연히 충성이 아니었다.

힘의 차이를 어쩔 수 없으니 고개를 숙였으나 누구도 지금처럼 영원의 충성을 맹세하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싸워서 생긴다는 우정만큼 헛소리가 없지.

패배했다고 충성을 바친다?

말도 안 된다.’

그러나 흑염세력이 된 이후로 1대 흑염의 절대자의 절대적인 가호 아래에서 안정을 찾고 조금씩 십중심 최강의 전력으로 주변의 인정을 받아갔다.

동족학살을 벌인 자신들을 본인의 입장의 하락조차 감수하면서 보호한 1대 흑염의 절대자에 대한 고마움이 충성심으로 변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반역의 기회만을 노린 반골이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 아픈 사실을 차원의 마도신이 아프게 파고들었다.

그리고 아픈 지적은 멈추지 않았다.

“어찌 보면 나와 너희들은 동류들이로군.

그래서 진리가 내게 붙였나?

하긴 이런 측면에서 너희들의 위험성을 나만큼 잘 알고 있는 존재도 없기는 하지.

크후후후후후-! 과연 진리라니까.

칭호의 강제노동보다 내 밑이 더 힘들다고 판단하신 모양이지.”

이것만은 용납하고 넘어갈 수 없었다.

“우리는 너와 다르다.

또한 1대 흑염의 절대자님을 제외한 지배 또한 받지 않는다.

아픈 과거를 들춘 것을 후회할 것이다.

차원창세신 코아-!”

결판을 한번은 보기로 하여 정색을 한 근원의 몸에서 강력한 투기와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우드드드드드둑-! 후우우우우웅웅-!

신체까지 크게 변형하는 모습은 흑염의 권능을 많이 닮아있었다.

그러나 흑염권능과는 다르게 생명력을 기반으로 진화수준으로 신체변형을 시도하는 근원이 당당하게 외쳤다.

“이건 나의 고유권능인 근원의 생명력을 신체에 모두 부여하여…….”

“말이 많다!”

투하학-! 털썩-!

피보라가 다시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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