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721화 (632/2,000)

34권 35권

빛나는 신계주신의 승인인장이 찍힌 골든 아이디얼의 보고서를 보면서 몇 가지 지시사항을 추가했다.

자신이 적은 내용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혼잣말을 하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그리고 도전하다 실패해도 상관없다.

과거 원한을 못 잊고 싸우기만 하는 골칫덩어리들을 골든 아이디얼이 나서서 교육시킬 동안만이라도 통제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이렇게 차원신계를 안정시켜주고 나는 이계에만 집중하면서 신계지원을 확실히 받아낼 수 있다면 가치가 있다.”

그리고 아공간에서 커다란 상자를 하나 꺼내서 그대로 보고서에 첨부시켜서 보내버렸다.

그렇게 일조가 넘는 투자를 가볍게 처리한 차원의 마도신은 보고서를 계속 읽어갔다.

‘일 년 정도 자리를 비웠더니 별의 별 제안서가 많이 올라와있군.’

기존의 상위층들이 교양과 업무능력이 부족하다고 공부부터 하라고 통제받고 물러났다.

그러자 바로 밑에서 일하던 실무자들이 이런저런 계획안을 많이 올린 것이다.

이들은 기존에 차원신계에서 잔뼈가 굵던 고위신들이고 무엇보다 큰 기회라고 여기는지 아주 획기적인 방안이 많았다.

본인도 설마 하면서 올린 장대한 대서사시 같은 보고서조차 있었지만 사회신족의 주신들이 일단 검토하고 올린만큼 타당성은 확실히 있었다.

정기의 투자양과는 관계없이 신계 발전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제안서에는 바로 인장을 찍고 승인을 시작했다.

정기야 아공간이 넘칠 만큼 있으니 쓸데없이 예산을 부풀려서 빼돌리려는 부정의 의도만 없으면 대부분 승인해준 셈이었다.

그 소리가 연속적으로 찍히는 인쇄기와 같았다.

꽈꽈꽈꽈꽈꽈꽝-!

그렇게 차원의 마도신은 투입되는 정기의 양의 타당성과 효과를 확인하는 즉시 그대로 인장을 찍어 승인하면서 상자까지 하나씩 첨부해서 보내버렸다.

한참을 그렇게 하자 서류의 탑들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모든 업무를 처리한 것을 깨닫자 갑자기 할 일이 생각나지 않는 차원의 마도신은 지옥의 문을 다시 열었다.

그리고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면서 영창을 한다.

“전멸세계.”

투가가각-!

폭발소리는 작았지만 차원신계의 지옥 전부를 행성폭발로 뒤엎는 공격이 떨어졌다.

당연히 신살의 창에 꿰여 떨어진 악령들에게는 너나 할 것 없이 비명을 지를 정도로 끔찍한 고통과 충격이었다.

자신들의 영체를 관통한 창의 작용인 것 같은데 소멸되지 않는다고 기뻐할 상황이 아니었다.

‘또-! 또 저런다.’

저 창조신은 본인의 아공간에 있을 때도 툭하면 바로 저 전멸세계를 날려서 자신들을 괴롭혔다.

처음에는 무엇을 바라냐고 호기롭게 외치다가 끝없이 공격을 당하자 나중에는 무엇이든 하겠다고 애원해도 변함없이 괴롭히기만 했다.

‘차라리 소멸이 나을 지경이다.’

그리고 저 공격에 당하면 이상하게 소멸 직전까지 가는데 아무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 더 큰 문제였다.

더구나 영혼상태라서 자살조차 할 수 없었다.

결국 비명밖에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

“크아아아아아-!”

“우에에에에엑-!”

전멸세계에 직격을 당한 지옥악령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발광을 하자 언제나 똑같은 신언이 울렸다.

“너희들은 악이다.

그러니 사이좋게 있을 필요 없다.

싸워서 우열을 가리고 힘을 합쳐 모두의 힘을 합쳐 나의 적을 죽여라.

반란을 일으킨 초월자의 편에 붙은 이계의 지성체들을 모두 죽이란 말이다.

그렇게 너희들의 악의를 내게 전부 바치면 진정한 천국이 너희들의 것이다.”

자신들을 왜 잡아왔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당하는 이유조차 몰랐다.

며칠이 지났는지도 모른 세월의 흐름 속에 계속 저 신언만이 영혼에 박혀들어 왔다.

멍해진 악령들을 보면서 다시 지옥의 문을 닫아버린 차원의 마도신은 정말 할 일이 없었다.

지극히 평화스런 주신전 안에서 묵묵히 담뱃대를 물고 황금빛 연기만 품다가 결국 한마디를 내뱉었다.

“이런 젠장-! 너무 조용하니 더 불안하다.

아무 일도 없으니 더 불편하잖아?”

그렇다고 골든 아이디얼에 의해 잘 굴러가고 있는 차원신계에 나설 이유가 없었다.

더구나 지금 마력이 신력을 압도한 상태를 신족들이 보았다가 무슨 일이 발생할지는 충분히 예상이 되었다.

그래서 혹시 무슨 일이 없을까 해서 부활악당과 죽음의 군세로 지옥을 따로 정리하고 보낸 황금착각을 찾았다.

각 신계자아가 연결된 창조신계라면 초장거리 공간 통신은 이제 단독으로 가능해졌다.

잠시의 시간을 두고 바로 연결된 황금착각의 얼굴을 보고서 호명했다.

“황금착각.”

“부르셨습니까? 차원창세신 코아.”

황금의 절대기 에반젤리의 깃발을 활짝 펴고서 전멸세계를 가동시킨 황금착각이 고개를 숙이면서 반겼다.

척 보아도 전투 태세였다.

“무슨 문제가 없는가?”

그 말에 황금착각은 잠시 말을 하지 못하다가 결국 대답을 했다.

“지옥구원계획은 순조롭습니다.

다만 남의 신상과 신기를 함부로 조사하려는 일반 창조신과 주신들의 못된 버릇을 고쳐준 것 외에는 없습니다.”

“…….”

그렇게 말하는 황금착각의 발밑에는 박살이 난 신기와 갑옷의 파편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누구의 것인지는 묻지 않아도 알았다.

황금착각의 능력수준을 고려해서 일반 창조신이하의 지옥만 맡겼는데 시비가 걸려서 싸운 모양이었다.

뭔가 아주 꼬인 상황이지만 덕분에 차원의 마도신의 마음은 편안해졌다.

“잘했다.

이제야 안심이 되는구나.”

“?”

일하러 와서 고객과 싸웠으니 질책이 있으리라고 생각한 황금착각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안심이 된다고 칭찬을 받으니 약간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하나 차원의 마도신은 진심이었다.

과격한 업무진행이라고 창조신계에서 항의는 날아오겠지만 당사자가 어차피 자신보다 하위의 창조신이었다.

여기에 중요한 사업수단인 에반젤리의 깃발을 조사하려다 들켰으니 명분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황금착각과 싸우고 패배했다니 이걸 떠벌리면 자신의 가치만 깎을 뿐이었다.

창조신계에 보고를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그걸 한마디로 정리했다.

“패배는 수치다.

이겼다면 신경 쓸 것 없다.”

“예.”

황금착각도 돌아가는 상황이 뭔가 이상하기는 했다.

주신들을 잔뜩 데리고 신족에게는 최악의 환경인 지옥에서 대기하던 일반 창조신의 모습은 정상이 아니었다.

그리고 죽음의 군대와 부활악당들의 모습을 보고 놀라는 모습과 지옥구원계획을 위해 에반젤리의 깃발을 펴자마자 무참하게 얼굴이 구겨졌다.

그리고 지옥의 악령들을 모두 전멸세계의 폭발의 호수에 처넣어서 정리를 하자 눈빛이 변해서 신기의 조사를 요구해 왔다.

당연히 투신에게는 생명과 같은 신기를 넘길 리가 없다.

‘그것도 황금후보였던 유일한 증거인 에반젤리라면 더욱 넘길 수 없지.’

다음에는 당연히 말다툼으로 시작하여 결투로 끝을 맺었다.

신기한 것은 주신부터 시작한 전투가 창조신이 패배할 때까지 일대 일로 마무리 되었다는 점이었다.

그래도 고객이라고 직접 패지는 않고 상대의 신기만 에반젤리로 부수어서 패배를 인식시켰는데 누구도 같이 덤빌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만약 같이 덤볐다면 승산을 장담할 수 없던 강자들이었는데 끝까지 일대 일로 싸우는 것을 고집한 것이다.

지극히 정정당당하면서도 아군이라면 무척이나 답답했다.

결국 황금착각은 이제 만족이라는 얼굴의 차원의 마도신에게 물었다.

“신족들은 정정당당한 일대 일의 결투를 숭상합니까?”

그 말에 차원의 마도신은 그게 무슨 헛소리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대답했다.

“그럴 리가?

조금만 상대가 강하면 다수로 몰려와서 이게 단결된 정의의 힘이라고 외치면서 같이 덤비는 족속들인데?”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생각을 되짚으면서 신랄하게 신족을 비판했다.

“신족은 겉으로는 명분을 주장하지만 속으로는 이기기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적과 동맹은 기본에다가 아군이라도 방해가 되면 용서 없다.

혈족이고 뭐고 무능하면 혈연 자체를 끊는다.

그러고서도 가증스럽게도 빛의 세력이라고 꾸미는 것을 보면 웃기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한 명에게 다수로 덤비면서 이것이 우정의 힘이라고 우긴다.

반대로 적이 그렇게 나오면 비겁하다고 헐뜯으면서 말이다.

그런 신족이 정정당당한 일대 일을 숭상한다고?

차라리 성질이 급하고 단합이 안 되어서 여러 명이 모이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단독으로 덤볐다 보는 편이 낫겠다.”

“하나…….”

여기의 지옥에서 신계주신이 분명한 강력한 일반 창조신과 따르는 주신들과 일대 일로 끝까지 싸운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그 말을 듣자 차원의 마도신의 표정은 급격하게 굳었다.

재차 확인하듯이 물었다.

“창조신과 주신이 결투를 하면서 너와는 일대 일을 고집했다고?”

“그렇습니다.”

황금착각의 대답에 차원의 마도신은 다시 권능과 마력을 집중하여 황금착각의 몸을 조사했다.

그리고 곧 장탄식과 결론을 내뱉었다.

“허어어어어어-! 약해보였군.”

“예?”

황금후보였던 배경지식을 배제하고 냉정하게 보니 창조신과 주신들이 일대 일을 고집한 이유를 안 것이다.

강력한 존재감은 여전하나 주신의 낮은 신격이 문제였다.

아니 전반적으로 무엇인가 결핍이 되어있었다.

진리의 절대적인 가호를 받다가 잃은 탓인지 본래에서서 있을 수 없는 허점이 넘쳐나 있던 것이다.

‘틈이 많아.

높은 재능과 약해진 정신의 괴리라고 할까?

만약 에반젤리가 없었다면 패배했겠군.’

허술해 보이는 기세는 척보면 약해서 창조신과 주신들이 힘을 합해서 덤빌 이유가 전혀 없어 보였다.

하나 황금의 후보가 될 재능과 힘, 무엇보다 황금의 절대기 에반젤리의 방호력과 공격력은 진짜였다.

결국 허술한 기세와 가진 힘의 차이를 읽지 못한 창조신과 주신들이 당혹해하다가 하나씩 패배한 것이다.

실제는 강한데 약해 보이니 지휘관으로서는 아주 심각한 문제였다.

“이런 문제가 있었나?

이러면 어쩔 수가 없군.

하긴 벌써 일 년이 지났군.

중간보고를 하지 않으면 강제로 끌려갈 때가 되기는 했지.

또 큰일이 날 뻔했어.”

황금착각에 대한 분석을 완료하고 현재 상황에 대한 결심을 굳힌 차원의 마도신은 황금착각에게 지시했다.

“지옥구원계획의 추진을 중지하고 차원신계의 지옥으로 복귀하도록 하라.

전력을 증강해서 보내야 하겠다.”

“알겠습니다.”

황금착각은 갑자기 원정을 중지시키자 잠시 의문이 있었으나 바로 대답했다.

그리고 그 뒤에서 지은 죄가 있어 눈치를 보면서 숨어있던 세 명에게도 지시가 떨어졌다.

“위장 충신과 살모사 황제, 무식한 찬탈자는 들으라.

임무를 주겠다.”

부름을 받자 다급하게 앞으로 나서면서 엎드리는 그들에게 십만 개의 파멸유혼검들을 추가로 넘기면서 말했다.

“차원신계의 지옥에 신입들을 모아놓았다.

그들을 굴복시키고 휘하에 두어라.”

“예. 맡겨만 주십시오.”

다시 기회를 주자 한마음으로 대답하는 세 명을 쳐다본 차원의 마도신은 아공간 속에서 제어구를 이만개 정도 꺼냈다.

그리고 각 부활악당들에게 하나씩 던져주면서 말을 이었다.

“너희들의 통제가 불가능한 악령이 있다면 이걸 씌우라.”

“!?”

부활악당들은 이 제어구가 무엇인지 잘 아는데 갑자기 꺼내자 놀랐다.

하나 대상이 자신들이 아니라 말을 안 듣는 악령들에게 착용시키라고 하자 기쁘게 받아드는 부활악당들이었다.

그리고 딱딱하게 굳은 얼굴을 한 차원의 마도신은 침중하게 말했다.

“그리고 황금착각은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나를 따르라.”

“예.”

갑자기 마치 죽으러가는 창백한 얼굴을 한 채 만반의 준비를 하고 따르라니 긴장을 한 황금착각이었다.

‘어디를 가냐고 묻고 싶었지만 상급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황금착각이 에반젤리의 상태를 점검하고 제국의 수호신 시절에 입던 황금갑옷까지 착용을 완료하자 초장거리 공간이동의 문이 열렸다.

이제 익숙한 공간의 문을 통하여 죽음의 군대와 부활악당들이 이동한다.

그리고 황금착각은 따로 열린 공간의 문을 통과하자 바로 앞에 차원의 마도신이 있었다.

그런데 복장이 지극히 화려하기 짝이 없는 주신장의 정복이었다.

황금 정도가 아니라 보석까지 수없이 박혀서 눈부시게 빛나는 위엄만을 강조한 업무용 복장이었다.

전혀 전투에 나설 복장이 아니라서 갑옷까지 입은 자신이 이상할 지경이었다.

“전투가 아니었습니까?”

그러나 차원의 마도신의 표정만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굳어있었다.

아니 은은한 공포까지 떠올랐다.

이제까지 보여 왔던 자신감이 지나쳐 광기로까지 보였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우리는 지금 진리에게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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