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권 33권
마력과 신력이 합쳐지면서 방금 전까지 복숭아 나무숲을 모두 아공간으로 흡수했다.
그리고 각기 나누어 마시게 한 술잔들도 같이 수납했다.
슈가가가가가가가-!
또 다시 암흑과 마력만이 가득한 지옥으로 바꾼 차원의 마도신이 즐겁다는 듯이 쾌활하게 말했다.
“아 참. 가장 중요한 주의사항을 깜박했다.
내가 죽으면 너희들도 모두 죽는다.”
“!!!”
이번에는 황금착각까지 완전히 멍해진 표정을 지었다.
부활한 신체는 생전의 몸보다 훨씬 좋았다.
아니 어떻게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신체능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아주 만족하고 있던 판국인데 설마 그런 제약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원래 세상이 다 이렇지.
공짜가 어디 있을까?
너무 싼 물건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신체를 물건 취급하듯 말하는 차원의 마도신은 쾌활하게 말했다.
“후후후후후. 이 제약이 싫으면 본래의 신체를 줄 수도 있다.
각자의 생전의 육체도 그대로 구현해 줄 수 있지.
원한다면 갈아타라.
손을 대서 만지기만 하면 된다.”
모두의 눈앞에 갑자기 과거 자신이 가졌던 육체가 그대로 나타났다.
모든 부활악당들은 다급하게 그 육체로 다가섰다.
우우우우우우우웅-!
이 신체의 성능은 너무나 뛰어나나 차원의 마도신이 죽는다면 같이 죽는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그 말이 거짓이 아님은 방금 전의 ‘강제 도원결사’라는 악독한 마도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더구나 너무나 친숙한 과거의 몸에게 자신도 모르게 손이 가는 모두에게 천둥과 같은 정보가 전해졌다.
“허나 나와 같이 죽는 제약이 있는 육체는 지금의 내 육체와 동일한 가능성을 가졌다는 점을 명심하라.
기본적으로 어떤 제한도 없고 정신체로의 자연스런 진화가 가능한 몸이다.
여기에 차원공통원소로 완전성까지 부여했다.
내가 단언하건데 주우주 기준에서는 이 정도 수준의 가능성을 가진 생명체의 신체는 없다.”
자랑스럽게 자신의 몸을 양손으로 쓰다듬은 차원의 마도신이 모든 부활악당들을 보면서 선언했다.
“강자로서 위험을 감수하고 살 것인지 아니면 약자로서 편안하게 살 것인지를 선택하라는 뜻이다.
강요하지 않을 것이니 원하는 쪽으로 선택하도록 해라.”
부활악당들은 지독한 갈증을 느꼈다.
‘이 신체를 가지면 저렇게 강력한 창조신이 언제인가는 될 수 있지만 목숨을 저당 잡힌 것보다 더 지독한 죽음을 같이하는 공동운명체가 된다.’
‘그러나 생전의 육체를 선택하면 그런 제약은 없지만 절대로 자력으로는 신이 될 수 없다.’
이를 악물고 고민을 해도 생전의 기준으로는 이미 답이 나와 있었다.
안전만을 찾으면서 안주하려고 하면 경멸하고 하찮게 여기던 약자들과 똑같았기 때문이다.
그런 삶은 잠시라도 살기가 싫었다.
‘지금보다는 약해질 수는 없다.
그래서 환생조차 거부했는데 영원히 사는 창조신과 목숨이 연결되었다고 저렇게 강해질 수 있는 신체를 포기할 수는 없어.’
모든 부활악당들이 망설이면서도 본래의 신체에서 한발자국씩 뒤로 물러났다.
뚜벅-!
그런데 갑자기 생전의 신체가 한발자국 앞으로 걸어 나왔다.
분명 영혼이 없는 빈 신체가 움직이니 소름이 오싹 끼쳐서 이게 무슨 일인지 차원의 마도신에게 시선을 향했다.
그런데 정작 신체를 움직인 당사자는 얼굴만면에 더없이 매력적이고 순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난 관대하다.
결정을 도와주지.”
아주 친절한 말투였으나 저 속에 숨긴 의미를 이제 모를 리가 없다.
자신들도 쓸모없던 부하들에게 생전에도 참 많이 했던 시험이고 선별이었다.
그것이 지금 자신들에게 돌아온 것이다.
‘쓸모없고 가능성 없는 놈들이 끝까지 남아있으니 짜증이 난다.
빨리 탈락해라.’
그 증거는 바로 옆에 서 있는 황금착각에게는 생전의 몸을 구현해 주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황금착각은 모두가 생전의 몸을 갈아타도 좋다고 허락을 받고 신체까지 바로 눈앞에 가져다 놓았는데도 유일하게 열외였다.
차원의 마도신과 같이 죽는 제약이 있다고 하니 이 신체에 대해 고민을 심각하게 하던 황금착각은 결국 물을 수밖에 없었다.
“차원창세신 코아. 제 생전의 몸은 어디 있습니까?”
“.........”
황금착각의 물음에 차원의 마도신은 잠시 침묵을 하다가 결국 대답을 했다.
“넌 안 돼.”
“예?”
복잡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대답이었다.
그러나 이어지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고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황금족의 신체는 정신체 이상으로 수준이 높을 정도로 특별하기에 영혼에 남은 기록만으로는 완전한 구현이 불가능하다.
또한 지금 이들의 치유와 부활을 쉽게 시킬 수 있는 이유는 모두가 내 몸을 기준으로 만든 거의 분신과 같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 지성체 수준의 신체정도라면 지금과 비슷하게 쉽게 부활시킬 수 있다.
그러나 황금족의 신체라면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어.
만약 죽는다면 적어도 주신이상의 신체 치유와 부활조치가 필요하다.
이계에서는 거의 부활 불가능으로 보면 된다.
주우주라도 가진 신력만큼의 시간과 정기가 필요하다.
이런 제약이 있으니 차라리 그 육체를 황금족의 신체로 서서히 변화시키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내가 죽으면 같이 죽는다는 제약은 나보다 강해지거나 완전한 황금족이 되면 풀린다.”“.........”
그 말에 황금착각은 눈을 감았다.
말하지 않은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이계에서 치유와 부활이 힘들다는 점은 이계 십중심 후보들과 가혹한 전투를 앞둔 지금은 치명적이었다.
생각에 잠긴 황금착각을 보면서 차원의 마도신은 가볍게 말했다.
“생전의 몸을 꼭 원한다면 지금 진리를 만나게 해줄 것이니 직접 조치를 받도록 해라.”
“.........”
지옥악령으로서 절박했다면 모를까 확실한 방법과 가능성을 보고 어느 정도 여유를 찾은 상태였다.
이 꼴로 진리를 만날 면목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차원창세신 코아를 기반으로 만들었다는 이 신체가 생전의 황금족의 신체보다 더 우월하다는 점이었다.
겨우 생명체의 신체가 어떻게 황금족보다 나은지는 모르지만 분명 사실이었다.
‘이 신체로 보다 빠르게 경지를 올린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새로운 신체로 갈아타면 된다.’
그렇게 마음의 결정을 한 황금착각은 과거의 몸에 미련을 버리기로 마음을 바꾸어 갔다.
차원의 마도신이 죽으면 같이 죽는다는 제약도 잘 따져보면 큰 문제가 아니었다.
그리고 다시 황금의 자격을 찾는 잠시겠지만 상급자로 모시는 방법도 상당히 괜찮았다.
가혹한 징계는 하지만 강하고 필요하다면 계속 기회를 준다.
신족이나 다른 지배층처럼 기회를 완벽하게 박탈하지는 않았다.
‘배신조차 용납하는 도량이다.
상급자로서 지극히 관대한 성향이지.’
더구나 창조신은 정신체로서 최고의 진화체이며 지배층이기에 죽는 일이 극히 드물었다.
여기에 신족의 정식 상급 창조신이라면 오히려 죽는다는 사실이 더욱 희귀할 경우였다.
결론을 내리자면 상급 창조신인 차원창세신 코아가 죽을 위험은 없다고 판단되었다.
‘저 정도의 직위와 강함이라면 죽을 위험 따위는 없겠지.’
과거 창조신을 신족은 신황(神皇)이라고 부를 정도로 귀하게 여겼다.
그런 고귀한 신분을 생각하면 창조신의 죽음 아니 차원창세신 코아가 죽는다는 현실은 결코 예상되지 않았다.
‘지성체를 보아도 일반 백성들은 병으로 죽거나 사고로 수없이 죽는다.
그러나 황제가 죽는 경우는 모반이나 독살이 아니라면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하지.’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한 황금착각은 과거의 신체에 대한 미련을 깔끔하게 버렸다.
그리고 이제는 마구 쫓아오는 과거의 신체에게서 도망가는 부활악당들의 추태를 보면서 혀를 찰 뿐이었다.
‘역시 기본이 일억 이상의 지성체를 죽인 엄청난 악당들답게 눈앞의 자유를 위해 미래의 영광을 포기하는 인원은 하나도 없군.’
특히 관리자로 임명된 위장충신과 살모사 황제, 무식한 찬탈자는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차원의 마도신은 이들을 부활악당들의 관리자로서 임명되면서 특별히 능력수준을 높여주었다.
덕분에 지금 과거 신체의 허실, 아니 진실을 모를 리가 없다.
‘주변의 멍청이들은 모르지만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가장 중요한 설명을 또 빼셨습니다.
저 신체는 정말 생전의 육체와 똑같습니다.
늙어 죽는다는 점까지요.’
‘과거 육체는 아무리 강해도 결국 생명체의 육체다.
백년도 안 되어서 늙고 병들어 죽는 신체란 말이다.
하지만 새로운 신체는 그런 단점이 전혀 없어.
그리고 창조신이신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어떻게 죽어?
절대로 이 신체를 빼앗길 수 없어.’
‘아악-! 그게 그런가?
과거 내 몸이 쫓아온다.
하여간 네 놈들과 얽히면 되는 일이 없어.’
차원창세신 코아보다 나아보이는 황금착각으로 상관을 바꾸려고 시도한 죄가 있어서 차마 말을 하지 못하고 의지만을 교환하면서 도망 다니는 세 명이었다.
그러나 끝없이 추격해오는 과거의 신체에 질려서 소리 높여서 용서를 구하는 세 명이었다.
“폐하-! 소신이 잘 못했습니다.”
“기회를 다시 주십시오.
다시는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이 두 놈들의 말을 다시 들으면 제가 개자식입니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차원의 마도신은 인상을 찌푸렸다.
“저 위장충신 놈은 끝까지 나를 폐하라고 하는군.”
그 말에 옆의 황금착각은 에반젤리를 다시 꺼내서 손에 쥐고 말했다.
“아마도 황족의 분위기를 느낀 것이지요.
제가 보아도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출신은 황족이신 것 같습니다.”
황금착각이 제국의 수호신으로서 일만 년을 살면서 기른 안목으로는 확실히 그러했다.
이미 전달받은 정보에는 차원의 마도신의 출신이 인간 흑마도사 출신의 마도신이라는 사실도 있었다.
그러나 차원의 마도신에게는 황족들 특유의 분위기가 흐릿하게 보이고 있었다.
그것은 제국 전부를 자신의 기준에 맞추어 통제하고 그리고 제국을 위해 감정을 통제하는 최상위 지배층의 분위기였다.
그 말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서 자신들의 과거신체에 도망을 치면서 용서를 비는 부활악당들을 바라만 보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그리고 한참 뒤 말을 이었다.
“나는 내 차원신성에 있던 마도제국의 황자였지.
계승권은 없었지만 세상을 인식하는 순간부터 황족으로서 교육을 받았었다.
어린 아기라서 마도로 제왕학을 주입하는 방식이지만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지.
지배하고 군림하라.
그리고 모두를 책임을 져라.
그것이 진정한 지배층이다.
엄청나게 많이 들었지.”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뜻밖의 과거의 대답에 황금착각은 의외라는 듯이 작은 감탄사가 나왔다.
“호오? 그런데 어떻게 흑마도사가 되신 것입니까?
마도를 숭상하는 암흑제국이었습니까?”
그 말에 차원의 마도신은 가볍게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나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신체특성 탓이다.
신력은 물론이고 대공동의 마력조차 무리 없이 받아들일 정도로 아무런 특성이 없는 몸은 근원학파에 가장 알맞은 자질이지.
원래 전장에서 발생한 마도라서 흑마법과 백마법, 투기까지 섞여있던 학파였으니 말이야.
그리고 너무 서열이 낮아서 계승권이 거의 없다는 이유가 가장 컸어.
아무리 재능이 있다고 해도 황태자를 납치했다면 마도제국은 끝까지 추격해 왔겠지.
결국 내 재능에 비해 낮은 직위가 문제였지.
재능이 없으면 직위를 올릴 수 없고 직위가 높아지면 더 큰 재능과 힘이 필요하다.
참으로 끝나지 않는 문제야.”
뭔가 회한에 잠긴 차원의 마도신의 얼굴에 잠시 말을 멈춘 황금착각이었다.
아주 먼 과거를 생각하는데 끼어들 정도로 눈치가 없지는 않았다.
단지 자신을 믿고 이런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준 것에 약간의 고마움을 느꼈다.
그리고 잠시 후 차원의 마도신은 생각을 정리한 듯 확고한 의지로 지시했다.
“저들을 이끌고 창조신들의 지옥을 정리하라.
너의 에반젤리의 깃발에 담긴 전멸세계라면 순수한 정기로 바로 추출가능하다.
그리고 추출된 정기는 내 아공간에 보내지도록 조치를 해 놓겠다.
각 지옥으로 이동하는 순서와 길은 차원신계의 자아가 알려줄 것이다.”
“하. 그럼 차원창세신 코아께서는 어찌하시겠습니까?”
이제 차원창세신 코아와 황금착각과 부활악당은 죽음을 같이한다.
자신들이 죽어도 코아가 살아있다면 얼마든지 부활할 수 있지만 만에 하나 코아가 죽는다면 모두 한순간에 전멸인 것이다.
부활한 악당들이고 이미 많이 죽어봤으니 무서울 것은 없지만 신체가 없으면 전력이 급감하니 피해야만 하는 사태였다.
그러니 당연히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홀로 지옥을 정리하겠다.”
“알겠습니다.
정기회수 후에 천국에 보내는 양은 설정하신만큼의 비율로 통보하겠습니다.”
이미 지옥에서 전멸세계로 정화하여 발생되는 고농축의 정기가 일반적인 정기와 비교해서 거의 백배정도로 엄청난 순도임을 확인이 끝난 상태였다.
그래서 사전에 지옥구원을 맡긴 신계와 약속한 정기 이외에는 모두 차원의 마도신의 아공간에 넣고 있었고 이미 그런 업무방식은 알고 있었다.
“죽음의 군대와 부활악당들의 전력 확보에도 주의하라.
이계는 넓다.
적어도 지금의 열배이상은 필요하다고 본다.
필중의 권능을 건 주신살의 창도 맡기겠다.
쓸 만한 악령들은 하나도 남기지 말고 잡아들여라.”
“흡-!”
그리고 넘겨지는 주신살의 창의 수량에는 기침을 하면서 놀랄 정도였다.
자그마치 만개를 한꺼번에 제작해서 넘긴 것이다.
‘조건을 걸면 유형과 무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명중하는 필중의 창은 확실히 고위 신기다.
그런 보물을 하나나 둘이면 모를까 일 만개나 주다니?
요즘 창조신들은 전부 다 이렇게 통이 크나?
아니 그럴 리가 없지.
창조력이 너무 강해서 물량이나 가치에 대한 기준이 전혀 없다.’
황금착각은 차원창세신 코아와 같이 일을 하면 뭔가 기본적인 상식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황당하다는 생각을 지우면서 일만 개의 필중의 창을 정중하게 받아서 본인의 아공간에 넣었다.
“알겠습니다.
최대한 확보하겠습니다.”
황금착각의 충실한 대답을 듣고 차원의 마도신은 초장거리 공간이동의 문을 열었다.
홀가분하게 혼자 움직이려는 차원의 마도신의 마음속은 무럭무럭 짜증과 분노가 몰아치고 있었다.
이유는 하나였다.
부하에게 실적으로 지고 있었던 것이다.
‘포퓰리스트. 내가 정리한 일만 개보다 두 배인 이만 개를 처리했다 이거지?
내가 겨우 도련님에게 업무로 질 것 같으냐?
네가 마음 놓고 쉴 일주일 동안 최대한 따라잡아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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