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682화 (593/2,000)

32권 33권

뭔가 불길했지만 끊어졌다고 믿었던 추격을 계속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번 일을 아주 유리하게 마무리 짖고 사회신족 전부를 털 수도 있는 것이다.

“힘을 합쳐서 초장거리 공간통로를 다시 구성한다.”

우웅우우-!

초장거리 공간통로를 병렬신력연결로 강제로 다시 열려던 최상급 특위 창조신들의 귀에 이상한 신호가 잡힌 것은 바로 그 때였다.

공간통로의 문이 있던 바로 위로 검은 구슬 하나가 떠올랐다.

띠띠-!

불길한 신호와 아주 약간씩 점멸하는 붉은 불빛을 발산하는 아주 작은 검은 구체였다.

그런데 어떻게 이제까지 존재를 몰랐는지 의문을 갈 정도로 흉악한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세 명의 시선이 동시에 확 굳었다.

“…….”

“…….”

“…….”

뭔지 조사할 필요조차 없었다.

추적권능을 없앴다고 자기 몸을 쉽게 불태우던 지독한 후계 놈이 일부러 남기고 간 물건이 확실했다.

그럼 절대로 우호적인 물건일 리가 없었다.

‘피……, 피해야 한다.’

‘저건 분명 폭탄이 분명해.’

‘그것도 보통 폭탄이 아니다.’

분명 용병신들이 추격을 끊고 초장거리 공간이동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기 위해서 사용하는 시공간계열의 폭탄이었다.

자신들도 과거에 은밀하게 이동하거나 흔적을 지울 때 많이 쓰던 방식이니 모를 리가 없다.

폭발할 경우의 여파와 위력을 생각하면 당장 도망쳐야 했다.

‘익-! 벗어나야 해.’

‘빨리 병렬신력연결을 풀어-!’

‘불가능한 걸 알잖아?’

어이없지만 바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초장거리 공간통로를 남은 흔적만으로 다시 구현하기 위해서 서로가 전력을 다하던 때였다.

모든 고위신의 권능을 통합하여 운영하는 신계만이 안정적으로 만들어낸 고도의 권능이니 최상급 창조신들이라고 해도 바로 취소할 수 없었다.

아니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다고 보면 되었다.

그러니 결국 저 폭탄이 눈앞에서 터지는 꼴을 봐야만 했다.

번쩍-!

꽈과꽈꽈꽈꽈꽈꽝-!

빛이 터져 나오고 주변공간이 마구 일그러진다.

역시 시간과 공간을 뒤흔들어 항성계조차 박살낼 수 있다는 시공간폭탄의 일종이었다.

다행스럽게도 구슬만한 크기라서 위력이 작아서 겨우 위성을 부술 정도였다.

하지만 이 정도 지근거리에서 이런 것을 무방비로 맞으면 창조신에게도 치명타였다.

더구나 초장거리 공간통로를 만들기 위해서 권능을 전부 사용해서 방어에 돌릴 여력이 없었으니 더욱 그러했다.

방어를 하지 못하면 시간과 공간의 뒤틀림에 신체가 직격당해 어긋나 버리는 것이다.

바로 시공간의 어긋남에 무참하게 구겨지려는 신체의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꽈가가가가각-! 우둑-! 빠지직-!

마구 균열이 가고 일그러지는 공간의 뒤틀림에 비틀려진 신체가 부서지려 한다.

“크아아아아아아-!”

“커어어어어어-!”

“으아아아아아아-!”

창조신이라서 신체자체가 공간왜곡에 저항해서 산산조각이 나는 꼴은 면했지만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시공간 폭탄주제에 초소형이더니 아주 작은 검은 구멍까지 공간에 뚫었다.

그런데 이 검은 구멍의 정체가 문제였다.

“시공간 혼돈?”

“이런 제길-! 작은 주제에 있을 것은 다 있다.”

“입구가 너무 작아.

저기에 빠지면 안 돼!”

평상시라면 이런 작은 시공간 혼돈의 구멍에 당할 리가 없지만 하필이면 힘에 부친 권능을 사용해서 무방비가 된 상황이다.

결국 정말 운 나쁘게도 바로 앞에서 발생한 초소형 시공간 혼돈의 구멍 속으로 최상급 특위 창조신들은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크으으으으--!”

“이이이이이-!”

“으으으으으-!”

어떻게든 혼돈의 구멍에 끌려가지 않으려고 저항을 시도했지만 정말 절묘한 순간에 당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모두 빨려 들어가는 신세였다.

창조신이니 당연히 이 정도로 죽지는 않겠지만 빠져나오려면 고생 좀 해야 한다.

그보다 더 열이 받은 것은 저 시공간폭탄이 발동된 이유를 알게 된 것이다.

초장거리 공간의 문이 닫힌 주변에서 다시 열려는 파동이 생기면 터지게 만들어 놓은 것이 확실했다.

즉 본거지로 돌아가기만을 바라면서 추격을 하던 사냥감이 함정을 팠는데 사냥꾼인 자신들이 멍청하게 걸려든 것이다.

사냥감만 욕심내다가 주변을 보지 못한 탓이 제일 컸다.

하지만 추적을 끊기 위해 자신의 몸을 스스로 태우고 이런 식으로 덫까지 놓는 사회신족 후계의 지독함에 치를 떨 정도였다.

“으아아아아아-! 파퓰리스트-! 이놈-!”

특위 창조신이 되기 이전에도 이렇게 멍청하게 일방적으로 당해본 적은 맹세코 없었다.

아기발도가 사회신족의 후계인 파퓰리스트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고 아직 미숙하다고 혀를 찼는데 이건 더한 꼴을 당해버린 것이다.

아기발도를 이기는 모습을 보면서 일족을 망하게 할 마이너스의 손이 꽤 애쓴다고 얕보던 마음이 싹 사라지고 분통만이 터졌다.

“이이이이이-! 임폴로이먼트-! 후계를 괴물로 만들어 놓고 이제까지 숨겼구나.”

“으아아아아아-! 가만두지 않겠다.”

팟-! 파아아악-!

버티려는 의지야 높았지만 시공간 폭탄의 혼돈의 구멍에 이미 흡수되어 이를 갈면서 사라질 뿐이었다.

이렇게 초소형 시공간폭탄이 만든 작은 혼돈에 빠져 들어간 최상급 특위 창조신들의 원한서린 외침들이 들리지는 않았지만 차원의 마도신은 사태를 바로 알았다.

이상을 알고 태양의 권능으로 몸을 정화시키면서 뒤돌아본다.

혹시 모를 추적자들을 위해 준비한 것은 정체를 숨기기 위해 코아가 아닌 창조신들이 범용으로 쓰는 시공간폭탄을 약간 개조한 물건이다.

주변에 시공간 왜곡이 발생하거나 일정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터지도록 조치했는데 너무 빠르게 폭발했다.

‘내 시공간 폭탄이 자동으로 터졌다.

누가 그 주변에서 다시 문을 열려고 했다는 뜻이지.’

자신이 터트리지도 않았는데 폭발했다는 사실은 역시 추격자가 있다는 의미였었다.

그래도 시공간폭탄으로 주변과 추격자들을 날려서 완전히 추격을 끊었으니 이제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아직도 몸을 태우면서 정화하던 태양의 불길을 이제 끄고 재생하면서 웃었다.

“푸후후후후후후후-! 역시 최상위 특급 창조신들이 은밀하게 추격하고 있었군.

누가 특위가 아니라고 할까봐서 음흉하고 끈질겨.

그러나 그래 보았자 이미 거의 은퇴한 뒷방 늙은이지.

팔팔한 현역 용병신인 나를 따라가려면 멀었다.”

신체가 탄 연기를 내뿜으면서도 호탕하게 웃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카하하하하하하-! 남의 뒤통수를 멋지게 치고 얻은 이 상쾌한 충실감.

그리고 할 일을 모두 끝내 온 몸을 채우는 성취감을 보니 이제야 정말 끝났군.”

이미 사회신족 천국의 신전 입구에 도착해 있었고 추적도 없으니 전부 끝난 것이다.

그런데 천국에 내려서자 익숙한 피 냄새가 물씬 나고 있었다.

평화로운 사회신족의 천국에서 날 리가 없는 피 냄새에 의아 했다.

그리고 더욱 친숙한 뭔가로 무엇인가를 패는 소리도 끝없이 울리고 있었다.

꽈아아아아앙-! 퍼어어어억-!

“어라? 뭔가 벌어졌나?”

그러나 전투는 아니었다.

투기도 살기도 없이 오직 침묵뿐이었다.

그리고 연회장에 가까워지자 임폴로이먼트가 이를 갈면서 외치는 소리들이 무슨 상황인지 알려주었다.

“으득-! 오리진인 내가 아니면 직계인 너희들의 잘못을 누가 이렇게 징계할 수 있을까?

그걸 모르고 모두가 잘하고 있다고 해서 그대로 믿은 내 실수다.

혈육이라고 매를 아끼는 것이 아니었어.

오히려 일족보다 더욱 가혹하게 단련시켜야 했다.”

꽈꽈-! 꽈꽈꽈-!

맞는 소리를 들으면서 연회장에 들어가자 가관이었다.

가장 상석에 앉은 오리진이 자리에 앉은 채 바로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후계와 삼대를 사정없이 두들겨 패고 있었다.

이미 엄청나게 맞은 삼대는 피투성이로 앞으로 엎어져 의식을 잃고 있다.

그리고 이제 시작한 모양인 후계는 용서를 구하고 있지만 상황은 만만치가 않았다.

오히려 임폴로이먼트의 파멸유혼검에 실린 신력만 더욱 올려줄 뿐이었다.

“용서? 중요한 사업을 또 이 꼴로 만들고 특위 창조신들과 원한을 만들었는데?

그리고 남에게 용서와 자비를 바라는 것은 약자의 행위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정기를 토해내고 정령계로 가라.

차라리 이를 악물고 후계로서 사회일족의 후계로서 능력과 근성을 보여.

이건 모두 네가 물려받을 일족을 위해서다.

후계인 네가 아니면 누가 일족을 위해서 지옥에 가랴?”

얼마나 흥분했는지 말을 이상하게 하면서 목검의 구타는 사정이 전혀 없었다.

두두두두두두두둑-!

‘그건 이런 상황에 쓰는 말이 아닐 것인데?

저러다 직계들을 정말 죽이겠다.’

차원의 마도신이 보기에도 살벌하기 짝이 없는 징계였다.

바로 앞의 좌석에 앉아있는 여창조신들과 사회신족의 창조신들이 숨도 못 쉬고 있다.

그리고 주변 원탁의 사회신족의 주신들은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고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퍼어어어억-!

아무리 후계가 이를 악물고 견딘다고 해도 상급 오리진이 전력으로 휘두르는 파멸유혼검을 중급 창조신의 신격으로 버틸 도리는 없었다.

수없이 쏟아지는 목검의 잔영에 두들겨 맞다가 의식을 잃은 후계가 모로 쓰러지자 그제야 멈추었다.

풀썩-!

후계가 견디다 못해서 옆으로 쓰러지자 파멸유혼검을 거둔 임폴로이먼트는 차원의 마도신을 쳐다보면서 정겹게 말했다.

언제 직계들을 죽일 듯이 팼는지 모르게 평온한 안색이었다.

“이제 왔는가? 고생했네.”

“아아. 모처럼 즐거웠습니다.”

반기는 목소리에 즐겁게 답변하면서 연회장을 가로지른다.

그제야 차원의 마도신이 도착한 것을 안 사회신족의 창조신과 주신들은 헛바람을 들이켰다.

“흡-!”

“윽-!”

연회장을 순식간에 가득 메울 정도로 살이 탄 냄새가 피어오른다.

태양의 권능으로 신체정화를 계속하다가 막 재생을 시작했기에 부글거리는 피부와 흉하게 머리카락이 전부 사라진 추한 모습은 충격이었다.

그리고 걸을 때마다 몸 전체의 상처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치이이-! 뚝-! 뚜뚝-! 치이이익-!

피들이 어느 정도의 고열을 받았는지 몸에서 떨어지자마자 증기로 변한다.

여기에 심장이 위치한 왼쪽 가슴에는 커다란 투창이 관통한 그대로였다.

그 상태 그대로 임폴로이먼트의 바로 옆의 의자로 걸어가는 차원의 마도신은 좌중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구석진 한 곳을 보고서 인상을 썼다.

쩝쩝-! 와구 와구-!

이계의 최고위 창조신들이 주변의 분위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음식을 아직도 먹어치우고 있던 것이다.

빈 접시의 숫자를 보아하니 임폴로이먼트가 후계와 삼대를 두들겨 패는 와중에서도 끝없이 먹은 모양이었다.

주변의 주신들이 질린 눈빛을 보니 이런 망신도 없었다.

당장 의지를 보내서 그만두게 했다.

‘그만 처먹지 못해-!

너희들이 거지신이냐?

여기가 주우주라고 주변시선과 평판은 아예 신경 안 쓰지?’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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