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680화 (591/2,000)

32권 33권

그 순간 찬란한 황금빛이 아기발도와 특위창조신들의 시야에서 빛났다.

차원의 마도신은 마음속으로 다른 권능의 이름을 나직하게 말한다.

‘지옥의 꿈.’

천국이 이상적인 세계를 꿈으로 보여주고 살게 하면서 행복감의 절정을 맞보게 한다면 지옥은 그 천국을 거부하면 겪게 되는 절망만을 보여준다.

그래서 천국의 꿈이 자신조차 잊을 정도로 환상의 세계를 보여준다면 지옥의 꿈은 세계를 부정하고 홀로 고통 받는 개인만을 보여준다.

마음속에서 새로이 만들어낸 지옥의 꿈의 위력을 강화하는 정식 영창이 계속 발동되어졌다.

‘천국의 꿈은 세계의 환상에 자신을 잊고 지옥의 꿈은 환상의 세계 속에서 혼자 고통 받는다.

세계는 개인에 의해서 영향을 받지 않지만 개인은 세계에 의해 운명이 결정된다.

이것이 현실이다.

이 사실을 거부할 때 진정한 지옥이 온다.

그래서 천국과 지옥도 모두 환상이면서 실제가 될 수 있다.’

이미 환상권능은 차원의 권능의 빛을 보는 순간 실현되었다.

지금 아기발도는 세계와 개인의 환상과 실제를 동시에 보고 있었다.

차원의 마도신에 의해 기존의 천국의 꿈과 새로운 지옥의 꿈의 이중 권능이 동시에 발동된 것이다.

황금빛 구름이 이중으로 피어오르면서 발검하면서 달려드는 아기발도를 뒤덮으려 하자 등 뒤의 투창을 잡고 있던 왼손이 움직였다.

아기발도의 새파란 살기로 빛나는 눈이 이중의 황금빛 구름의 사이를 관통하고 본질을 확인한다.

그리고 보았다.

황금빛 구름 위에서 오른손을 위로 곧게 뻗고 왼손을 아래로 향한 채 영창에 집중하는 창조신의 모습을 말이다.

무리한 환상권능을 발휘했을 때만 보이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네가 전력을 다하기를 기다렸다.

이제 확실히 보인다.”

환상 권능을 사용한 상태에서 다른 권능을 추가로 사용하면 통제가 약해져서 위치가 파악이 되고 저항이 가능하다.

당하면 자신의 몸의 통제조차 인식할 수 없는 사회신족 천국의 꿈이 무적이 될 수 없는 이유였다.

동급의 상대에게도 그런데 상위의 창조신이라면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등의 단창을 잡고 있던 왼손을 그대로 앞으로 뻗으면서 기합을 내뱉었다.

“투(投)-!”

슉-!

큰 소리도 없었다.

아기발도의 등에 매였던 투창이 마치 이미 존재했던 것처럼 황금빛 구름 덩어리의 가장 중앙을 관통해 있었다.

그리고 확실한 결과를 보였다.

퍼어어어억-! 투각-!

투창이 파고든 황금빛 구름 속에서 피와 뼈와 살점이 뿌려진다.

거기에는 심장의 파편도 있었다.

투창이 황금빛 구름의 가호를 뚫고 정확하게 심장을 관통한 것이다.

하나 자세가 무너지지 않고 영창도 멈추지 않고 이어가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꿈틀-!

머리와 얼굴을 완전히 보호하는 투구 속의 아기발도의 눈동자가 놀람으로 일그러졌다.

‘심장을 관통시켰는데도 천국의 꿈의 정식영창을 멈추지 않는다.

몸에 투창을 박혔는데 아무 이상 없이 정식 영창을 한다고?

이게 가능한 일인가?

이건 단순한 권능의 우위의 문제가 아니다.

이 후계 놈은 지독하다.

더구나 명문신족의 후계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이런 불리한 상황에 너무 익숙하게 대처하고 있다.’

지금 상대가 보인 엄청난 정신력에 놀랄 여유가 없었다.

압도적인 신력으로 밀어내고 있던 황금빛 구름의 농도가 더욱 짙어져서 이제 물리력까지 보이며 덤비려 하고 있었다.

이 정도의 황금빛 구름이라면 상급 창조신인 자신이라도 완전히 환상에 빠질 우려가 있었다.

‘자칫하면 진다.

더 이상 전리품에 욕심을 낼 때가 아니다.’

상위 창조신의 권능 방어막조차 통과하는 황금빛 구름은 명확하게 치명적인 위협이었다.

더구나 정식영창이 계속되니 가까이 가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농도가 짙어지고 있었다.

‘윽-! 임폴로이먼트에게 당한 부상의 후유증이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러졌던 양 팔목이 삐걱거린다.

지금처럼 전력으로 싸울 수 있는 시간이 극단적으로 감소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추가 연속공격을 시도해야 했다.

정식영창을 멈추지 못해 위력이 강화된 황금빛 구름이 거의 몸 주변까지 침식해 왔기 때문이다.

‘닿는 순간 천국의 꿈에 빠지고 패배한다.

여유는 없다.

반드시 죽일 각오로 간다.’

그 순간 반쯤 뽑혀져 있던 검이 완전히 검신을 벗어나서 일순간 인지를 벗어난다.

그리고 공간 전부가 차갑게 빛나는 선으로 가득 찼다.

두말할 것도 없이 초고속의 발검에 이은 외날 검의 연속공격들이 겹치면서 보이는 빛들이었다.

이 빛들이 무형의 황금빛 구름을 난도질 하면서 접근을 차단하던 최후의 방어선을 뚫었다.

이번에는 차원의 마도신이 놀랐다.

‘숨조차 흩어지지 않는 전력공격의 무한연격-!

권능과 존재를 가르는 절대의 검격을 이런 식으로 초고속으로 남발해?

이런 검술이 주우주에 존재할 수 있나?

그리고 분명 임폴로이먼트가 아기발도의 양 손목을 부수어 놓았다고 했다.

그럼 검사에게는 치명적이라서 이렇게 싸우기는 힘들다.

창조신이라서 부상의 회복은 빠르게 하겠지만 전력공격을 하면 탈이 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손목의 갑옷사이로 피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무리한 사용으로 부상이 다시 터진 것이다.

‘역시 손목의 부상은 완치되지 않았다.

저러면 위력은 절반이하일 것이다.

그런데도 저 정도라고?

이건 정면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

설마 십중심 서열 5위 검편(劍蝙) 아스나스 2대의 검술을 익혔는가?’

그런 걸로 고민할 때가 아니었다.

자신의 몸 주변을 호위하던 가장 농도가 짙은 황금빛 구름을 남김없이 난도질해서 무효화하고 달려들고 있다.

‘아니 저 몸 상태로 이걸 어떻게 모두 베어낼 수 있지?

무리한 운용으로 손목이 끊어질 지경이면서 결국 해내다니?

미치겠군.’

창에 심장을 관통당하고도 아무 상관없이 정식 영창을 하는 자신이 할 말은 아니지만 지독한 독심에 질릴 지경이었다.

결국 부상을 입은 불리한 상황에서 황금빛 구름을 결국 돌파한 아기발도의 초고속의 검술이 덮쳐왔다.

너무 빨라서 다른 대체를 할 여유도 없었다.

이러면 감탄이 나올 지경이었다.

‘깔끔하군.’

돌진하면서 투창공격을 하고 이어서 초고속의 검격들을 적에게 쏟아 붓는다.

홀로 적을 돌파하면서 유린하는 임무를 맡는 특위 창조신으로서 더없는 권능조합이었다.

이 모든 것이 돌진하는 일순간에 이루어지니 옆으로 피할 수도 뒤로 물러날 수 없었다.

‘저 돌진에 그런 짓을 했다가는 허점을 보여서 바로 끝장이 날 것이다.’

그리고 아직도 정식영창을 멈추지 않는 차원의 마도신을 향해 돌진해 온 아기발도의 검은 용서가 없었다.

몸의 상태도 최악이고 상대에 대한 위기감은 이미 경고수준을 넘어섰다.

“카아아-!”

파가가가가가가가각-!

비명과도 짧은 기합소리와 함께 황금빛 구름 전부를 검으로 난도질 하는 아기발도였다.

검이 스칠 때마다 육체가 갈라지고 피가 뿌려지는 것이 확실히 느껴졌다.

그러나 아기발도는 이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니 압도적으로 이기는 이 상황에 점점 이상함을 느끼고 있었다.

임폴로이먼트와 맞먹는 후계라면 결코 이렇게 무력하게 당하지 않는다.

일반 사회신족의 창조신들조차 팔이나 다리를 하나 내어주고 피해 냈었다.

그런데 후계라면 최소한 반격이라도 날아왔어야 했다.

‘익-! 틀렸다.’

이상을 느낀 순간 최대한 뒤로 빠르게 물러난다.

필사적으로 좁힌 거리를 다시 넓힌다는 선택은 지극히 어리석었지만 너무나 자신의 의지와 잘 맞게 돌아가는 지금 상황은 정상이 아니었다.

투하하하하-!

황금빛 구름 속에서 난도질을 당한 육체에서 피가 솟구친다.

이제 황금빛이 아니 빨간 피로 얼룩진 구름을 보았다.

그리고 신체도 잘게 조각이 나서 흩어지기 시작했다.

저걸 보면 누가 보아도 끝장이 났다는 점은 확실했다.

‘순간적인 다가온 위기감에 목과 신체를 회수할 생각을 버리고 전력으로 공격했다.

그러나 저렇게 쉽게 죽을 놈이 아니다.

이게 무슨 결과지?

내가 이긴 것이 정말 맞나?’

무엇보다 직접 보기에는 아무리 창조신이라도 소멸될 타격을 입혔는데 지금 느껴지는 상대의 존재감은 그대로였다.

무리한 권능운용으로 흐트러진 환상 사이로 아직도 완벽한 적의 존재감이 뚜렷한 것이다.

그런데 눈앞의 상대는 피를 분수처럼 품으면서 조각나서 흩어지려 하고 있었다.

이러면 답은 하나였다.

‘당했다-!

나조차 천국의 꿈에 걸려들어 있다.’

주변의 특위 창조신들의 상태를 긴급하게 확인해보니 모두 정지해 있었다.

주변까지 환상을 정밀하게 통제할 정도의 여력은 없다는 뜻이지만 특위 창조신들 이십 명을 전부 무력화한 것이다.

가공할 만한 환상 권능이었다.

분명 황금빛의 구름에 조금도 접촉하지 않았는데 기가 막힐 일이었다.

패배를 직감했지만 최후의 반격을 준비하면서 소리쳤다.

“이놈-! 어떻게 나를 천국의 꿈에 넣었느냐?

나는 황금빛 구름에 결코 접촉하지 않았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그러자 피의 구름이 요동치면서 다시 하나로 뭉친다.

꿈이나 환상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 대부분 깨어난다.

그러나 사회신족의 천국의 꿈 정도의 수준이 되면 결코 자력으로 풀려날 수 없었기에 느긋했다.

“그걸 적에게 알려줄 리가 없지.

내가 보여준 지옥의 꿈은 마음에 들었는가?”

핏빛 구름이 서서히 황금빛으로 다시 바뀐다.

그리고 중앙에 박혀서 피를 뽑아내던 투창조차 황금빛 구름 속으로 흡수하고 아주 담담한 말이 흘러나왔다.

“개인은 이상적인 행복하고 풍요로운 세상에서도 실패하고 좌절한다.

노력하고 운만 좋다면 세상을 바꿀 가능성까지 부여되어 있는 이상적인 세계인데도 그러하다.

주변을 돌아보면 모두 성공하고 즐거워하는데 자신만 실패하고 슬퍼하지.

그 결과 끝없이 무너지는 자존감과 회의감은 너무나 크다.

나중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절망하면서 포기하고 자멸한다.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 세상에 혼자만 힘들게 고생하고 원망만 하다 끝나는 삶의 영원한 반복.

원인은 자기 자신인지 알지만 인정하지 않고 잘못을 반복하여 스스로 괴로워하고 괴롭힌다.

이것이 진정한 지옥이지.”

아기발도는 이제 천국의 꿈에 완전히 걸려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대로 서서 상대가 권능을 사용한 권능을 하기만 기다려서 반격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몸을 빈틈없이 지키는 전신갑옷은 주우주에서는 동급의 창조신은 파괴가 불가능한 보물이었기에 충분히 이길 가능성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다음에 벌어지는 광경에 신음성이 저절로 나왔다.

“음-!”

자신이 꽉 쥐고 있던 외날 검이 스르르 사라진다.

아니 손잡이는 있는데 검 날만 흔적조차 없어지는 것이다.

단숨에 무장해제가 되어버린 아기발도의 귀로 음성이 추가로 들려왔다.

“이번 일에 대해서 정중하게 사과하지.

하지만 공식적인 사과를 못 하는 것을 이해해 주기를 바라네.

다만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치하겠다.”

정중하면서 일방적인 사과를 마치고 황금빛 구름이 사라진다.

아니 지금 앞에 있는 황금빛 구름조차 환상이었다.

본체는 이미 저 멀리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느껴지고 바람만이 불었다.

휘이이이이이이이잉-!

이미 초장거리 공간이동의 문의 흔적도 없었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전장에 공격신기를 모두 잃은 아기발도와 멍하게 서 있는 특위 창조신들만이 남았다.

전부가 모두 처음에 포위망을 유지하던 그 상태 그대로 서있기만 했다.

너무 확실하게 당해서 더 이상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목표들은 이미 초장거리 공간이동으로 전부 빠져나갔다.

그리고 저 후계도 상급 특위 창조신 아기발도님조차 당할 정도로 강하다.

추격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불법 침입자는 도망치고 이조가 넘던 엄청난 전리품도 전부 잃고 부상만을 입은 상태였다.

이걸 정식 보고를 할 수 없으니 단지 착오와 약간의 혼란이라고 무마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의 반격에 아무 반항도 못하고 이 꼴이 되어버렸으니 분노가 지나쳐 망연자실해지는 특위 창조신들이었다.

“…….”

“…….”

더구나 아기발도의 분노는 심각했다.

이런 수치를 당하고 가장 아끼던 신기들조차 잃어버렸다.

주신시절부터 지극히 아끼던 외날 검과 투창을 잃고 남은 것은 전신갑옷뿐이었다.

신기를 잃은 허탈함에 멍하니 있던 아기발도의 파란 눈에서 시퍼런 살기와 투기가 터져 나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왜 이렇게 되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천국의 꿈을 발동하는 황금빛 구름이 몸에 닿게 한 적이 결코 없었는데 결국 당한 것이다.

‘마지막 순간에 당한 환상권능만 아니었다면 이럴 리가 없는데 이 꼴이 되어버렸다.’

더욱 울화가 치미는 사실은 어떻게 당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는 점이었다.

이걸 밝히지 못하면 추적을 해도 이기기는 고사하고 잡을 방법조차 없었다.

더구나 전용신기인 외날 검과 투창까지 빼앗긴 이상 더 이상 싸울 방법도 없었다.

결국 실패와 패배를 인정한 아기발도의 고함소리가 특위창조신의 영역에 울렸다.

“이 놈-! 마이너스의 손. 아니 파퓰리스트(Populist)!

범죄자를 빼돌리고 전리품까지 모두 도적질한 것으로 부족해서 나의 신기들조차 강탈했느냐?

좋아-! 일단 이렇게 넘어가 주지.

그러나 창조신계는 무리이나 특위인 우리에게도 제재수단이 있다.

사회신족의 후계의 이름과 죄목을 특위 창조신의 블랙리스트에 올려라.

반드시 이 빚을 갚아준다.”

“핫-!”

똑같이 당한 특위 창조신들의 힘찬 대답이 따랐다.

영원히 살고 망각이 없는 신족의 원한과 분노는 무섭다.

그것도 상위의 창조신이라면 더욱 그러했다.

가진 힘은 정식창조신을 능가하나 권능과 성향의 문제로 특위가 된 창조신들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었다.

여기에 다수의 원한을 사고 요주의 인물로 블랙리스트로 공식화된다면 끔찍한 일이었다.

명문신족이라는 배경도 무효화될 수 있다.

창조신장의 직속인 특위 창조신들의 무력은 전부 뭉친다면 몇 개의 명문일족을 능가하는 엄청난 전력이었기 때문이다.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