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668화 (579/2,000)

30권 31권

거기까지 생각해 본적은 당연히 없었다.

심판을 하기만 했지 받아본 적은 없기 때문이다.

오리진의 혈족으로 태어난 자신이 유일하게 받아본 시험이 바로 후계의 결정이었고 여신이라서 어쩔 수 없이 떨어져 버린 일이 전부였다.

기선을 제압한 차원의 마도신의 목소리가 연회장을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힘으로 절대계의 패권을 얻어낸 일대 십중심을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이기고 절대계의 창조주에 오른 진리이다.

그 이후의 행보도 벌써 잊었는가?

반항하는 잔당들은 이계까지 직접 추적해서 칭호로 만들어 뿌려 버렸다.

그리고 자신을 창조주로 인정한 영원체들에게는 주우주까지 만들어 주었다.

악은 더한 악으로-!

선은 더한 보상으로 응대한다.

이것이 바로 진리의 방침이다.

그런 통치하에 있는 우리가 이런 통과확률이 가혹한 계획을 추진하면 과연 진리가 어떻게 나올 것 같으냔 말이다?

과연 가만히 있을까?”

여창조신의 얼굴이 창백하게 굳었다.

주우주의 발전을 위해서 대신족이라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하는 진리가 획기적인 발전방안을 보고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진리는 창조주이기에 그 대상은 바로 지배계층인 신족이 될 것이다.

어떤 신족도 세계 전부를 좌지우지할 힘을 가지고 도덕적인 생활을 할 확률은 희박했다.

자신조차 만약 그런 힘이 부여된다면 바로 후계의 자리를 놓고 싸웠을 것이다

“여기 살고 있는 사회신족이나 신족이 얼마나 그 기준을 견딜 것 같은가?

대부분 탈락일 걸?

그렇게 수집한 신령들을 아무 처리도 않고 신계에 다시 모두 풀어서 환생시키면 어떻게 될까?

신계도 지옥이 된다.

지옥의 악령들처럼 스스로 높아지기보다 주변을 끌어내리려는 악인들만 넘쳐나는 신계라면 잠시라도 신족으로서 살고 싶지 않다.

마도신인 나조차 이러니 어지간한 신족은 대부분 포기하고 다른 종족으로 태어나려 하겠지.”

그러나 당연히 여창조신은 수긍하지 않는다.

여기까지 주우주를 발전시킬 진리가 그럴 리도 없지만 무엇보다 시험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조차 납득을 못하고 있었다.

하나 차원의 마도신은 대꾸할 여유도 주지 않고 몰아붙여갔다.

신격이 상급 창조신 대우인 자신이 상위였기에 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압박할 수 있으나 말로만 밀어붙여갔다.

“어떤 일이든 계획을 만든 자가 직접 주관하고 시행하게 하라.

계획한 자가 따로 있고 시행하는 자가 다르다면 그 사업은 반드시 망한다.

왜냐하면 계획한 자는 시행하는 자에게 실패의 책임을 떠넘길 수 있기에 목표를 너무나 크게 잡는다.

또한 상대에게 아무런 고민도 배려가 없기 때문이지.

이래도 못 알아들을 것이니 다시 바꾸어 말하지.”

“…….”

여창조신이 뭔가를 말하고 싶어 했으나 상관없이 자신의 말만 이어간다.

여창조신은 너무 높은 곳에서만 있어서 아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몰랐다.

세상은 법을 만든다고 전부가 따르지 않는다.

어기지 못하게 너무나 가혹한 벌을 준다면 따를 수는 있다.

그러나 언제인가는 그런 법을 만든 본인이 걸려들어서 파멸한다.

아니면 가혹한 법에 고통을 받던 시민들에게 의해 나라가 뒤집히거나 법을 만든 지도층들이 가혹하게 심판당하고 쫓겨난다.

지배층이 압도적인 힘이 있다면 유지되나 언제인가는 반드시 망했다.

이것이 반복되는 사실이고 역사였다.

‘이계의 신족들도 그랬지.’

그 사실을 잘 아니 결코 낙원도래계획을 추진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신계가 잘 되어야 거기에 속한 자신의 향상과 출세도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 고생을 하면서 겨우 여기까지 왔는데 신족을 망하게 할 수는 없었다.

“이계에 어떤 세상이 있었다.

급격한 발전과 확장의 시대에 살아서 너무나 쉽게 성공하여 고생을 모르고 능력도 부족한 상위층들이 모였다.

직위만 높지 무능한 그들에게는 능력 있고 유능한 신세대들이 위협이었지.

그래서 그들을 이상적인 조직원이라는 명목으로 수없는 쓸모도 없는 자격과 능력을 요구했다.

심지어 조직에 들어와서도 끝없이 시험하고 반항적인 존재들을 걸러내려고 했지.

그렇게 상위자들조차 통과하지 못할 가혹한 시험과 기준을 적용하려는 상위자만이 있는 세상을 하위자들은 지옥이라고 부르면서 참가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가혹한 시험과 기준에 질린 하위자들이 도전조차 하지 않고 덜 가혹한 단기적인 일만 찾기 시작했다.

상위자들도 그 대가를 받았다.

모든 하위자들이 그러니 일할 인간을 구할 수 없다.

결국 외부의 나라에서 말도 잘 안 통하는 사람들을 구해 단기적으로 쓸 수밖에 없었지.

이러한 단기적인 응급조치의 단점은 발전이나 미래를 바랄 수 없고 현상유지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조직 자체가 망해가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참으로 좋은 세상이었는데도 누구도 행복하다고 말하는 자가 없었고 인구조차 갈수록 감소했다.”

과거 그 세상을 보면서 참으로 개탄했다.

진짜 지옥과 고통도 모르면서 누구나 여기는 지옥이라고 외치던 세상이었다.

사회신족이 고민할 정도로 발달된 세상이면 거의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지옥의 악령들을 아무런 조치 없이 풀면 더한 세상이 올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가혹한 기준을 강요하는 상급자와 그 기준을 거부한 하위자들이 넘쳐나서 살기 힘들다.

그런데 아무런 부담 없이 수준 높은 악행을 하는 범죄자들이 넘쳐나면 사회는 당연히 무너진다.

자신의 집과 가정만을 지키기 위해 모두 무기를 들고 싸울 것이다.

남의 담과 문을 넘었다는 이유만으로 맞아 죽을 수도 있고 정당화가 될지도 몰랐다.

“이런 이유로 너의 낙원도래계획처럼 합격률이 너무 낮은 시험이나 기준은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

언제 만든 자신에게 적용될지 모르니 말이야.

정말 이것이 전부라면 공동사업은 무조건 취소다.

혹시 모르지.

이 계획을 만든 당사자가 먼저 도전하여 성공할 용기가 있다면 말이야.

해보겠나?

전지전능의 힘을 가지면서 악령들이 설치는 세상에서 선만을 고집하며 살 자신이 있는가?

너는 통과할 확률이 얼마나 되나?”

“…….”

신랄하게 비판하는 차원의 마도신과 말없이 그 말을 듣고 있는 여창조신의 사이에는 싸늘한 긴장만이 흘렀다.

신기한 음식을 먹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이계의 비유가 나오자 바로 귀를 기울이던 이계의 창조신들도 바로 반응했다.

그리고 서로의 의지를 교환했다.

‘왜 우리 이계를 들먹이나 했더니 저런 내용이었나?’

‘지성체들을 쥐어짜는 저런 방식만 추진했기 때문에 초월자들이 반기를 들었고 호응을 얻기는 했지.’

‘현장에서 항상 접촉하는 우리가 지성체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고 멈추라고 했지만 말을 안 들어먹었지.’

‘최고위원회 놈들도 바닥에서 굴러봐야 해.

그래야 아래가 힘든 것을 알지.’

여창조신과 차원의 마도신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잠시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이계의 창조신들은 결론을 내렸다.

‘그나저나 한판 붙을 것 같지?’

‘그럴 것 같다.’

‘천국이 자신의 영역이고 개인신전 안이면 해볼만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그러나 자신들이 아는 차원의 마도신의 권능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낮은 신력을 보고 오판하고 덤벼들면 무조건 패배하게 되어있다.

마도나 상위자들에게 지원받은 권능으로 급상승하는 전력은 겨우 그 정도 제약과 이점으로 넘을 수 없는 것이다.

자신들은 이계의 일로도 머리가 아픈데 절대계나 주우주의 개입은 무조건 피해야 했다.

더구나 워낙 강력한 창조신들이라서 자신들이 나서보았자 도움은 고사하고 방해만 되었다.

‘자리를 옮기자.’

‘그래 그게 좋겠다.’

가까이 있던 원탁에서 자신이 먹고 있던 음식들을 모두 챙기고서 저 멀리로 이동하는 이계의 창조신들이었다.

차원의 마도신이 질리는 없으니 관망하기로 한 것이다.

그 광경에 고위천족들도 잠시 분위기를 보다가 바로 연회장 밖으로 이동했다.

창조신의 연회 중에 결투는 항상 있었던 일이었다.

거기에 말려들면 자신들 정도는 바로 소멸이었기에 대피해도 좋다고 허락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급히 할 일이 있었다.

‘오리진님에게 급하게 연락을 하라.’

오리진님이 자리를 떠나기 전에 혹시나 하면서 언급을 하고 가신 일이다.

무슨 일이 발생하면 바로 지급으로 소식을 보내라는 지시였다.

후계를 오리진 앞에서 마구 패는데 여창조신이라고 봐줄 것 같지 않아서 한 말이었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정확히 들어맞았다.

황금빛 구름이 연회장에서 폭발적으로 퍼져 나오면서 천국 전체를 뒤덮어가는 것이다.

여창조신의 권능이면서 신체 그 자체이기도 한 황금빛 구름이 이 정도로 발휘되었다면 전력의 전투태세였다.

‘비상사태다.’

천국의 모든 천족, 그리고 혹시나 해서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모든 주신들의 신력과 권능이 연결되어간다.

한없이 높아지는 여창조신의 신력과 권능의 중심에서 차원의 마도신은 평온했다.

신력병렬연결을 강화하고 주변여건을 극도로 유리하게 바꾸는 것 같은 여창조신의 광역권능은 위협적이지만 위험하지는 않았다.

자신의 광역권능처럼 결정적인 한 방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아니 본래는 통해야 했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차원공통원소에 의해 완전해진 신체와 흑염의 권능으로 한껏 상승된 신체는 패배 자체를 떠올리지 못하게 했다.

일반적인 주신들이 아무리 강화되어 공격을 퍼부어도 지금의 자신에게 치명상은 고사하고 부상조차 힘들었다.

‘이게 바로 가소롭다는 생각인가?

전능의 휘가 나를 상대하면서 이런 생각이었군.’

더구나 일반적인 투신인 창조신이라면 위치조차 모르게 하는 황금빛 구름을 뚫고서 여 창조신의 머리카락 하나까지 주시하고 있는 자신이다.

빈틈을 노려서 하는 전력공격조차 막아낼 수 있기에 여창조신이 자신에게 이길 방법은 없었다.

주신들을 부려서 공격을 시켜도 무력하고 본인의 공격도 통하지 않는 상대에게 도전은 어리석은 짓이었다.

‘상대가 안 된다고 판단되니 긴장조차 되지 않는군.’

도발한 보람은 있어서 천국개조사업의 숨겨진 의도를 이끌어냈지만 그렇다고 전투를 벌일 명분은 없었다.

아니 사회신족의 지옥을 정리하고 얻을 수 있는 일백조가 정기를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그렇다고 지금 와서 다 보이니 무리라고 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니 다른 좋은 방식으로 좋게 넘어가기로 했다.

“그만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에게는 이것이 있다.

코아.”

의자에 앉은 채로 시동어로만 불러낸 검은 구슬 코아가 머리 위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위협적인 울음을 토해냈다.

우우우우우우웅-!

등장 자체만으로 황금빛 구름이 주변에서 완전히 튕겨나고 바로 앞에 있던 여창조신의 신체조차 뒤흔든다.

“아-!”

가부좌를 하고 있던 자세가 그대로 풀리면서 의자에 박혀드는 엄청난 압력을 받은 여창조신이 당혹성을 터트렸다.

천만다행으로 신체를 가린 황금 구름은 무사했지만 연회장에 펼친 부분은 전부가 날아가 버렸다.

“이 코아는 다른 십중심의 고유권능을 제외한 모든 권능의 상위인 회색의 절대자의 고유권능이다.

그리고 너의 권능영역의 한계가 얼마인지 잘 모르나 겨우 천국 정도이겠지.

코아를 발동한 나는 여기 신계 전체와 사회신족의 전 구역을 동시에 날려버릴 수 있다.

여기라면 나를 가둔 것이 맞다.

하지만 오히려 폭탄을 몸 안에 집어넣은 상황도 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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