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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본인이 뉘우치는 것과 옆에서 비난을 계속 듣는 것은 당연히 받아들이는 감각이 달랐다.
‘나는 지옥의 악령들과 달라.
나를 위해서 대가를 받고 많이 죽이고 부수었지만 그 이상으로 기여도 많이 했어.
또 용병신으로서 다른 주우주와 전쟁 참전부터 시작해서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포기한 일도 전부 다 처리했단 말이다.
망하기 직전의 중급 신계를 받고 나서 창조신계로 발전시켰지.
지금 나의 카르마의 평가는 절대선(絶代善)이다.’
최고위 창조신계급의 행성과 신계로 발전시켜 앞으로의 가능성까지 포함된 수치였다.
물론 드러난 공적으로 인해서지 성향과는 별개였다.
독선적인 성향 덕분에 주신전에서도 혼자 싸워야 했고 신계관리주신들과의 관계도 틀어졌다.
결국 자신이 주인인 신계에 있는 것보다 외부사업이 편해서 자의로 이렇게 떠도는 신세가 되었다.
‘그리고 개선될 기미가 전혀 안 보인다.’
마도신인 자신의 신성과 성향 때문이기도 했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거기까지 생각하자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휴우우우우우. 물론 하기 싫으면 죽어도 안하고 하게 되면 내 방식대로 하기는 했지.
내 출세를 방해하고 악영향을 주면 바로 처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게 피해가 줄만한 존재를 용서 없이 처단하는 것이 뭐가 나빠?
그런데 이건 악령들이 한 짓과 거의 같잖아?
이거 어째 조금 미안한데.’
막대한 정기에 눈이 멀어서 쓸어버린 지옥의 악령들에게 조금 미안하다는 감정이 생길 정도로 아주 약간 반성했다.
‘그렇다고 지옥구원계획을 포기할 생각은 결코 없지만 말이다.
이것이 지금의 나를 진정한 창조신으로서 비록 이계지만 진정한 진리대리로 만들어줄 유일한 방법이다.
단기간에 이계발전에 필요한 정기를 벌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어.’
과거를 되돌아보며 뉘우치고 삶의 방식을 수정하는 것은 여유가 있는 강자의 사치였다.
약자에게 머뭇거림이나 망설임조차 용납되지 않는다.
경쟁하는 다른 약자들에게 추월당하는 것은 순식간이기 때문이다.
후회도 반성도 한순간에 하고 바로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여창조신의 설명을 듣기 위해서 천장의 황금구름을 주시한다.
화면에서는 법을 넘어서 각종 첨단화된 사기와 악행으로 진화하는 악인들의 수법이 비춘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할 수 있나하면서 탄성이 나올 수준이었다.
‘그놈들 참 대단하네.
저렇게 수준 높은 사기를 칠 머리가 있으면 사업이나 할 것이지.
뭐 하러 지옥의 심판의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저러나?’
물론 지옥이 없고 죽으면 끝이라고 믿고 벌이는 짓이지만 만약 그러했다면 지성체들의 사회는 이미 붕괴했다.
조직을 이루는 기본은 결국 상호신뢰다.
그 신뢰의 처음은 상대가 자신을 위협하거나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상대에게 위협이나 해를 주면 그것이 바로 죄이다.
조직의 시작점이 죄를 범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벌을 받는다는 원칙에 있다.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악인들이 법을 우롱하면서 편법으로 편하게 사는 것은 거의 전부가 안다.
그러나 모두 그렇게 살지 않는 것은 무의식속에 박힌 죽은 뒤에 겪었던 천국과 지옥의 경험 탓이다.
환생 전에 겪었던 천국의 행복과 지옥의 괴로움이 양심과 죄의식이란 형태로 죄를 범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물론 욕망이 무의식을 억누를 정도로 크다면 아무 소용이 없지.’
대부분의 어설픈 죄인들은 바로 환생되어 지옥의 괴로움을 맛보지 않았거나 천국의 행복만을 기억하는 정도였다.
그런 존재들이 바로 죽은 후의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회가 오면 죄를 범한다.
여창조신이 말하는 핵심은 바로 이 어설픈 죄인들을 어떻게 판단하고 처분하느냐에 있었다.
‘확실하게 구분을 할 방법이 있다는 것인가?
주변상황에 따라서 선인이 될 수도 있고 악인이 될 수도 있는 이들을 어떻게 구별한다는 것이지?’
그런 의문의 답은 도발한 덕분인지 바로 나왔다.
“특히 가장 고도화된 사회신족의 행성들이 악인들의 증가문제는 더욱 심각하지요.
그래서 사회신족은 고민을 했어요.
인간의 선과 악을 사전에 확인할 방법이 없는가?
단순히 꿈으로 만족시켜서 정기를 추출하고 환생시키는 방법밖에 없나?
선인을 천국에서 고위의 영혼으로 환생시키는 방법 말고 더 적극적인 구별방법이 없는가?
극도로 악랄하고 조심성이 높아서 자신을 잘 숨기면서 끝까지 조직에 악영향을 주는 악인을 줄이고 선인만을 늘릴 방법이 없는가?
그래서 나온 계획이 각자의 이상향 도래예요.
단순히 자신이 생각하던 이상적인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 무소불위의 힘을 주어서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 꿈을 꾸게 하지요.”
여기까지 설명을 들은 차원의 마도신의 입이 저절로 벌어지려고 했다.
이제까지 천국은 본인이 생각하는 낙원에서 만족감을 주어서 여한이 없게 환생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사회신족에게 개조될 천국은 전혀 다르다.
본인에게 신처럼 전지전능의 힘을 부여하여 세상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관찰하겠다는 뜻이다.’
그것이 비록 꿈속의 세상이지만 멸망을 시키든지 부흥을 시키든 자유롭게 두겠다는 의미도 된다.
그런 힘을 가졌는데 본성을 보이지 않을 영혼은 거의 없다.
문제는 지성체는 욕망에 약하다.
자신의 마음대로 되는 세상에서 이성과 규율을 유지할 리가 없다는 점이다.
‘결국 모두 악인 확정이다.’
평화롭고 조화된 세상이라면 평생 선인으로 살다가 천국에 올 수 있는 영원조차 모두 제멋대로 폭주하다가 지옥에 떨어질 정도로 타락하게 될 것이다.
‘미숙한 지성체에게 신의 힘을 부여하여 시험한다.
지성체의 거의 전부가 통과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어떤 미친 신이 이딴 생각을 한 거지?’
당연히 기안자라는 바로 앞의 여창조신이다.
여창조신에 대한 욕망이 싹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모두의 이상향이로군.
모든 것을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다고 꿈꾸게 하고 거기서 행동하는 것을 보고서 아예 악령이 될 뿌리를 배제시켜 버리겠다는 뜻이군.”
결국 신은 인간이 아니다.
신이 지성체보다 상위라고 믿기에 이렇게 오만한 생각과 끔찍한 계획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천국개조계획의 문제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맞아요. 우리 사회신족만이 모든 지성체가 원하는 이상향을 보여줄 수 있지요.
기준은 간단합니다.
지금과 같은 행복한 꿈의 제공은 같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세계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전지전능의 힘을 부여하고 이성과 도덕을 잃지 않고 선을 행하면 통과입니다.
그들은 신에게 인정받은 선인으로서 지성체들을 총괄한 영광이 부여할 것입니다.”
“선인은 상위층으로 태어날 때부터 인정한다.
만약 천국의 꿈에서 전부를 얻었다고 만족하고 마음대로 행동했다가는 바로 악인으로 낙인찍혀서 영원히 하위 층이 되는 것인가?
이거 무섭군.
지성체들이 새로운 천국의 시험을 얼마나 통과할 수 있다고 믿나?”
그 말에 여창조신은 잠깐 대답을 하지 못했다.
오리진도 지적한 문제였다.
새로운 천국에서 비록 꿈속의 세상이지만 신의 힘을 가지게 된 지성체들의 영혼들이 마음껏 날뛰다가 만족하고 빠르게 정기를 내놓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 전부가 결론적으로 모두 악령으로 낙인찍힌다.
그 중에서도 끝까지 선함을 유지한 영혼들의 수는 너무 부족해지고 행성의 지성체들은 점점 악인으로 가득 찬다는 결정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거의 없겠지요.
이건 지극히 희박한 확률문제이기도 하니까요.
아무리 상위층이라고 해도 선인이 힘을 발휘하려면 일정 인원이 모여야 하니까요.
그러하기에 대량의 고위영혼이 필요해요.
그래서 시행을 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 차원의 마도신님께서 해결책을 주셨더군요.”
그 말에 차원의 마도신은 저절로 이를 갈았다.
결국 원인은 자신의 지옥구원계획의 성공이었다.
‘으득-! 임폴로이먼트가 천국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했던 의미가 이거였군.
가장 큰 문제였던 지옥이 해결되니 바로 어떤 문제도 없어 보였던 천국이 개혁대상이 되어버렸어.
지옥의 악령이나 천국의 선인들이나 가진 정기의 양은 거의 동일하니 말이야.
신의 입장으로서는 처리과정이 동일하다면 일단 정기의 양을 늘리는 방식이 유효하지.’
그러나 자신의 지옥구원계획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사업의 기본이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커다란 오류가 있었다.
그런 세상에는 어떤 지성체도 살기 원하지 않고 바라지도 않는 점이다.
“지옥에 쌓여 있다가 강제로 정화된 영혼들을 전부 인간으로 태어나게 할 생각이군.
지옥의 악령이란 낙인이 찍히면 아무리 정화되었다고 해도 결국 악령이 될 확률이 커진다.
결코 본질을 벗어나지 못해.
그런데 악령들을 지옥에서 아무런 단죄도 하지 않는다고?
모든 영혼을 천국에서 동시에 환생시켜 보낸다면 행성은 지옥으로 바뀐다.”
그 말에 여창조신은 살포시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모르셨나요?
진정한 선은 지옥에서 나온답니다.
그들은 지옥과 같은 세상에서 더욱 빛이 나면서 지성체들을 발전으로 이끌 것입니다.”
그 말에 골치가 아파질 정도로 멍해지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여창조신이지만 결국 곱게 자란 아가씨였다.’
자신도 결과를 가장 우선시 하지만 정도가 있었다.
그것은 자신이 직접 과정을 진행하면 문제를 처리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계획을 선택한다는 점이다.
이건 일시적인 효과야 크겠지만 이건 행성과 신족의 지배체계를 붕괴시킬 수도 있는 위험한 계획이었다.
“내가 바로 마도신이다.
그래서 하나 더 알지.
그런 지옥에서 나온 진정한 선도 결국 악에 물들어 끝난다는 사실을 말이다.”
자신보다 먼저 지옥구원계획을 추진했던 창조신의 소식은 끊겼다.
어떻게 되었는지 결과를 끝까지 추적할 필요도 없었다.
지옥의 악령들이 내뿜는 저질의 마력을 장기간 흡입했으니 결코 좋은 꼴은 못 보았을 것이다.
‘악령 속에 창조신조차도 장기간 있으면 영향을 받아서 신격이 하락하거나 마신으로 변할 우려가 있는데 어찌 지성체의 영혼들이 선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
창조신조차 저렇게 되는 지옥과 같은 세상에서 무슨 진정한 선을 찾겠는가?’
문제는 행성을 그렇게 만들면 결국 그 영향은 신족에게까지 온다.
악령의 수가 폭증하면 천국까지 오염되어 버리는 것이다.
천국의 오염은 신계 자체가 변질될 수 있는 커다란 문제였다.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나 이 과정은 과도기에 불과하지요.”
“그 과도기에 고통 받고 죽어나갈 지성체들은 무슨 죄가 있……, 쿳쿳-! 이거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이지.
마도신답지 않게 감상적인 말을 하고 있군.
나는 사업을 하러왔지 도덕토론을 하고 싶지는 않다.
하나 다시 말하지.”
“…….”
“낙원도래 사업은 다시 검토하는 것이 좋겠군.”
“무슨 말이지요?
이 계획은 사회신족이 심사숙고하여 만들어낸…….”
여창조신의 항변을 차원의 마도신은 단칼에 잘라냈다.
더 이상 듣고 싶지가 않았다.
“효율은 인정한다.
행성이 지옥화가 된다고 해도 내가 만든 지옥구원계획에 의해 영혼이나 정기의 수급은 이상이 없겠지.
악령이 된다고 해도 바로 파멸유혼검으로 때려잡으면 되니 말이다.
그리고 비록 본성은 악이지만 고위영혼의 증가로 인간의 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그 와중에서 네 말대로 악인들이 강한 만큼 선인들도 계속 나타난다.
천국에서 그들을 걸러내서 지도자로 선택하면 점점 상황은 나아질 것이다.
그러나 악의 비율의 폭증하면 지성체들의 삶은 고통으로 물들고 살아갈 의미를 잃는다.
아무런 희망도 가지지 못하고 점점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인간도 늘어난다.
결국 자멸할 것이다.”
“최악의 경우입니다.
신족이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래. 그러하겠지.
그러나 어떤 지성체도 그런 신족이 다스리는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지옥에서 태어난 진정한 선들은 초월자가 될 것이고 가혹한 기준을 강요하는 신족에게 반기를 들 것이다.
이계도 너처럼 효율성만을 강조하다가 지성체들의 반발로 망했다.
이계의 신족의 역사를 보여줄 것이니 잘 읽어보도록 해라.”
“!”
여창조신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이계의 예를 들어서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는데 신력으로 넘겨준 자료에 자신과 유사한 계획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 결말도 말이다.
지성체들과 초월자들이 총궐기하여 신족을 몰아냈다.
‘역시 사례가 있었나?
하나 이계와 우리는 달라.’
저기 원탁에 앉은 이계의 창조신들과 자신들은 달랐다.
최고위 창조신의 신격을 가졌으면서도 주신의 힘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로 약한 이계의 신족과의 비교는 모욕과도 같았다.
그러니 납득할 수는 당연히 없었다.
하나 다음 말에 몸이 굳어버렸다.
“만약 진리가 신족에게 이런 계획을 그대로 적용하면 어떻게 될 것 같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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