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665화 (576/2,000)

30권 31권

차원의 마도신의 자리 뒤로 이제 피로 얼룩진 승리의 깃발이 되어버린 후계를 보고 하는 소리였다.

차원의 마도신이 정신교육을 한다고 오리진님에게 후계를 내놓으라고 요구할 때는 기가 막혔다.

그리고 설마 넘겨 버리실 지도 몰랐고 저렇게 아무 반항도 못하고 무참하게 당하자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아버지도 설마 저렇게 쉽게 당할지는 모르셨겠지.

어느 정도 대항을 하면서 버틸 줄 예측하셨을 것이야.

그런데 설마 저렇게 되어버릴 줄이야.

이러면 참석했던 주신들을 모두 퇴거시킨 것이 차라리 잘 되었어.’

비록 마음에는 들지 않은 후계지만 저렇게 패배한 모습을 부하들에게 보이면 차후 승계 작업에 무척 큰 문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말에 무표정한 표정으로 뚫어져라 황금빛 구름 아니 여창조신의 크게 숨을 쉴 때마다 부드럽게 흔들거리는 젖가슴을 보고 있던 차원의 마도신은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여창조신이 말을 하자 아주 자그마한 원을 그리는 분홍빛의 유두가 이렇게 시선을 끌지는 생각도 못했기에 보고 있느라 살짝 반응이 늦은 것이다.

“흠. 인질 개념도 있어서 풀어 줄 수는 없군.”

사실이었다.

사회신족에게는 최고라고 인정받는 상급 창조신이 오리진으로 있고 중급 창조신이 열 명, 거기에 일반 창조신이 오십 명이 넘는다.

비록 전세에 큰 영향은 주지 못하겠지만 연회의 좌석을 보니 주신도 오백 명이 넘는 거대한 전력이다.

자신의 신계지원이 끊어지는 상대의 본거지인 신계 안이라는 불리한 점까지 생각하면 결코 함부로 들어와서는 안 되는 곳이었다.

그래서 후계의 신병이라도 구속하지 않으면 안심이 되지 않아서 벌인 짓이다.

‘조그만 더 일이 꼬이면 사업이고 뭐고 당장 때려치우고 나가야 한다.

임폴로이먼트도 그걸 알기 때문에 후계를 이렇게 내어준 것이지.’

인질이라는 말에 여창조신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고 바로 웃으면서 말한다.

“훗-! 아버님과 동격인 상위창조신 대우를 받는 강자이면서 뭘 그렇게 두려워하나요?”

도발하는 것 같은 말에 이번에는 물끄러미 황금빛 구름만을 쳐다보면서 딱딱하게 대꾸했다.

“나의 자만과 방심, 과거에 겪었던 모든 실패와 고난의 후회들이 이렇게 신중하게 만든다.

같은 신족이지만 결국 남의 신계의 천국이다.

만약 전쟁터이고 적진이라면 내게 극도로 불리한 장소지.

공동사업이라는 말에 이렇게 쉽게 방심하고 아무 대책 없이 들어오다니 나는 아직도 멀었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원탁에 앉아있는 이계의 창조신들을 쳐다보았다.

과거 이계의 최고지배층이란 자부심은 이제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고위천족들이 가져다준 음식을 맛보느라 정신없다.

기본적으로 정기를 기반으로 만들어낸 신의 음식이다 보니 신령상태로도 이상 없이 먹고 있었는데 표정이 참 해맑았다.

이미 포로라는 처지도 잊었는지 서로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처음 먹은 신족의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참 편해 보이는군.

단체관광을 왔나?

이계의 일이 아니라면 상관할 필요가 없다고 결정한 모양이군.’

비록 저런 부하들이라고 해도 소중했다.

이계 신족의 부흥이 완료될 때까지 온전하게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나는 혼자가 아니니 더욱 신중해져야 한다.”

그 말에 여창조신은 황금의 구름 안이지만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면 사과를 했다.

“그 점은 정말 저희 측의 실수였습니다.

저라도 사과를 다시 드리지요.”

공동사업을 위해서 신계의 중심지인 천국으로 정식으로 초청을 한 상대를 힘으로 압박해서 사업권을 받아낸다.

분명 효과적이겠지만 동네 양아치의 방식이었다.

명문신족으로서는 망하기 딱 좋은 방법이었다.

마이너스의 손으로 유명한 후계가 또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인 것이다.

‘이런 소문이 나면 다시는 어떤 신족도 우리와 사업이나 초대에 응하지 않는다.

그럼 서서히 망하게 된다.’

오리진님은 큰 이익을 가져다 줄 차원의 마도신이 도착했다는 말에 현관까지 마중을 갔다.

그걸 못 마땅하게 보고 있던 후계가 연회에 참석해있던 다른 창조신들을 후계가 이끌고 갔을 때는 설마 무슨 짓을 할까하면서 방심했다.

전투를 벌이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당장 말리러 따라갔다가 후계가 당하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당황하고 황당했는지 모른다.

명문신족의 후계라고는 도저히 생각지도 못할 정도로 참혹하게 구타당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승자의 깃발이 되어 있다.

‘저 꼴이 되어봤으니 다음에는 조금 더 신중해지겠지.’

후계에게 오리진의 지시를 어기고 멋대로 움직인 벌을 주자고 하기에는 너무나 처참하게 당해서 그럴 마음도 들지 않았다.

그리고 차원의 마도신과 전투는 정말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직접 경고를 받았을 때부터 상대가 안 됨을 확실히 인정하고 있었다.

‘신체능력증폭에 집중한 단순한 창조신이 아니야.

이 상태에서는 창조신 중 누구도 직접 인지하지 못하는 나의 위치까지 특정하고 있다.

과거 창조신장과 동급의 차원의 권능을 가졌다고 하더니 역시 대단해.’

이렇게 알몸이 되어서 전력으로 황금빛의 구름으로 가리면 어떤 창조신도 자신을 보기는 고사하고 위치조차 확인하지 못한다.

천국 전체를 황금빛 구름으로 뒤덮고 싸우면 오리진님을 제외하고 최고의 사회신족의 투신이라는 3대라고 해도 완벽하게 이길 자신이 있었다.

물론 지금은 전투가 아니라서 신체와 의자 주변만을 덮어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줄였지만 차원의 마도신의 시선은 정확히 자신에게 향하고 있었다.

‘연회장으로 이동할 때 혹시나 해서 약간 황금빛 구름의 양을 늘리고 위치를 조금 변화시켰는데도 정확히 나의 뒤를 따라왔었지.

차원의 권능으로 위치를 어느 정도는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뜻이야.

그리고 여기에 있는 고위천족들은 모두 나의 직속으로 어지간한 하급신 이상으로 유능한 존재들인데 공포를 억누르지 못하고 덜덜 떨고 있어.

자신의 고위천족들은 지옥의 악령들과 사회신족의 고위신들에게 단련되어 어지간한 존재에게는 눈썹 하나도 까닥하지 않는다.

오리진님마저 힘겹게 쳐다볼 수 있었다.

하나 차원의 마도신만은 들고 있는 쟁반을 놓칠 정도로 떨면서 쳐다보려 하지도 않았다.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끼는가?

필요하다면 후계조차 저 꼴로 만드는 상대이니 무슨 짓을 할지 예측할 수가 없어.

역시 조심해야해.’

더구나 오리진이 모든 창조신을 이끌고 삼대를 구하러가서 상대할 수 있는 창조신은 자신뿐이었다.

그리고 차원의 마도신의 여성편력은 유명했다.

‘여주신들을 십여 명이나 후궁으로 데리고 있고 거기다 지성체의 여성들은 수십만 단위로 첩으로 데리고 있다고 했어.

더구나 아름다운 여성이면 마신족이고 가리지 않는 색신으로 유명하다고 했지.’

아름답다고 하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의 것으로 한다고 했다.

과거 주신계에서 남주신들과 반려를 죽여서 악명이 자자했던 여신혈맹의 여주신들도 힘으로 굴복시켜 후궁으로 삼았다니 대단하다고 감탄을 할 지경이었다.

그런 상대이니 만약 자신을 강제로 힘으로 덮쳐서 범하려고 하면 어떻게 대항 할 방법이 없어 보였다.

싸울 의지가 나지 않을 정도로 느껴지는 힘의 격차는 극심했다.

‘옷을 입고 본신을 드러낼 엄두도 내지 못하겠어.

한 번 거두었다가 다시 이 상태로 전환하려면 시간이 필요해.’

오리진은 물론이고 창조신장님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고 극찬을 했던 절대급의 권능이었다.

황금빛 구름으로 몸 전부를 둘렀지만 그래도 알몸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 차원의 마도신에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확신은 하지는 역시 불안해져서 살짝 젖가슴과 아랫배를 양손으로 가렸다.

몸에서 뿜어내는 황금빛 구름의 양의 밀도를 높이면서 상대에 대한 경계를 멈추지 않았다.

만약 황금빛 구름이 차원의 마도신의 차원의 권능에게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그대로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기절초풍을 했을 것이다.

그런 여창조신의 대응에 차원의 마도신은 속으로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살짝 손으로 중요한 부위만을 가리는 모습이 마치 유혹의 권능을 쓴 것처럼 눈에 그대로 찍히듯이 인상이 박혔다.

‘흡-! 자극이…….’

겨우 오른손으로 가려질 젖가슴이 결코 아니다.

사랑의 여신들처럼 전문적인 것이 아닌 처녀신이 연기하는 것처럼 서툰 모습이 더욱 가슴을 떨리게 하고 있었다.

‘가슴이……, 거기가…….’

조금이라도 수치심과 위협을 줄이려는 여창조신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남성으로는 아찔해질 정도로 성적인 자극을 준 것이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내색을 했다가는 당장 들켜서 치한으로 낙인찍힐 일이다.

‘설마 눈치를 챘나?

아닌 것 같기는 한데 이미 다 보인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창조신이 되어서까지 색신이라는 누명을 쓸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색신이라고 퍼진 소문 때문에 곤혹을 치룬 경우가 많았다.

진멸(殄滅)이라는 칭호를 가진 선배에게 대신족과 목숨을 걸고 싸운 대가로 신계를 채울 고위신을 원했다.

그런데 전혀 의도와는 다르게 신족과 마신족의 쌍방에 포로로 잡힌 여신과 여마신, 여초월체들을 단체로 넘겨받았다.

지금 어떻게든 치료시키고 수련시키고 있지만 어지간한 신계라면 휘청거릴 정도로 정기가 소모되고 있다.

‘색신이라는 소문으로 득을 본적이 전혀 없다.

창조신이면 큰 문제는 아닌데 좋은 일도 아니지.

이번에는 정반대인 근엄의 이미지-!

그걸로 가는 거다.’

여창조신의 알몸을 전혀 보지 못하는 것처럼 시치미를 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미 지난 일.

더구나 이렇게 후계라는 인질까지 확실히 넘겨준 이상 더 이상 상관없다.

지금은 천국의 사업계획을 듣고 싶군.

상급 창조신 임폴로이먼트님이 그렇게 자신만만해하시다니 기대가 크다.

사회신족이 기안해서 올린 창조신들의 사업계획을 보니 ‘천국개조사업’인가?

다른 창조신들에게 기안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인지 간단한 개요와 제목만 공개해놓았더군.

상세한 추가 설명을 바란다.

동일한 사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조하지.”

여창조신은 그 말에 황금빛 구름에 가려서 지켜지지만 알몸이라는 자각에 가렸던 양손을 풀고서 의자의 손잡이를 꽉 잡으면서 단호하게 말했다.

“천국개조사업이 아닙니다!

오리진님도 정말 그런 제목으로 마음대로 고치시다니 말도 안돼요.

더구나 내용까지 대부분 수정하시다니…….”

화가 나는지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차원의 마도신의 입장으로서는 기겁할 일이었다.

‘윽 또 자극이-!’

여창조신의 자리는 바로 앞에서 약간 밑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잘 보이던 장소에서 일어난 덕분에 시야 전부가 매혹적인 알몸으로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본인은 전혀 의도하지 않고 예상하지 못하는 성적 도발에 흥분상태라서 몸 상태가 이상해지려는 차원의 마도신은 다급하게 일어나는 것을 막았다.

주변에 이색적인 먹는 것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이계의 창조신들밖에 없지만 하체가 반응해서 들키면 이런 개망신도 없었다.

“진정하고 앉아라.

지옥구원계획도 창조신장님께 처음 보고를 올릴 때는 지옥정화계획이었다.

오리진님이 이유가 있으니 변경을 하신 것이지.”

앉아있는 자리가 조금 상위이다 보니 여창조신이 일어나니 바로 거의 눈앞에 가슴이 있었다.

바로 눈앞에서 이상적인 형태의 구형의 가슴이 흔들리는 것을 보니 평안을 가장하기 힘든 것이다.

“이유가 있다?

결과적으로는……, 맞기는 하군요.”

“제목은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니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그 말에 납득은 해서 다시 자리에 앉았지만 속이 답답했던 모양이다.

여창조신이 고위천족이 들고 있던 쟁반을 향해 손을 뻗는다.

그러자 빛나는 음료수가 담긴 유리컵이 둥둥 떠서 빠르게 다가오고 그대로 잡아서 마셨다.

음료수를 마시는 여창조신의 입술과 꿀꺽이는 목, 그리고 이어지는 젖가슴의 율동을 상세하게 살펴보던 차원의 마도신은 의문 하나를 풀었다.

‘의자 사이로 탁자가 없고 앞좌석과 너무 붙어있다.

음식을 나르기에는 간격이 너무 좁다고 생각했더니 이런 방식이로군.

이러면 창조신들의 권능수준을 확실히 알 수 있겠어.’

연회장 안에는 수많은 창조신과 주신들이 모인다고 생각했을 때 그 자체만으로 심각하게 현실이 영향을 받게 된다.

자연스럽게 발산되는 각자의 권능들이 복잡하게 얽혀서 권능을 사용하기 힘든 일종의 결계가 형성된다.

그런데 이런 혼란한 공간에서 권능만을 사용해서 공중으로 음식을 이동시켜 먹게 한다면 문제가 생긴다.

권능의 수련이나 안정성이 부족하다면 당연히 흔들리고 약간은 흘리게 된다.

그걸 모든 좌석에 앉은 창조신들과 주변 원탁들에 앉은 주신들이 보게 된다면 긴장되는 일이다.

‘만약 흘리면 모든 고위신들에게 자신의 부족함을 알리는 망신을 당하게 되니 자신이 없으면 아예 앞에 앉지 말라는 뜻이 되는군.

평가를 받기 싫으면 원탁으로 가면 되지만 후계나 중요 직위에서는 멀어지게 되겠군.

괜찮은 방법이야.’

지금 이 안에는 오십 명의 이계의 최고위 창조신과 자신이 있다.

그런데도 저런 식으로 권능을 안정적으로 사용해서 쉽게 마실 수 있다면 대단한 경지였다.

여창조신은 음료를 다 마신 빈 컵을 다시 고위천족에게 천천히 날려 보내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본래는 영혼들에게 각자의 이상향을 구현하여 신속하게 정기를 회수하는 계획입니다.

선한 영혼들만을 특정지어 행성에 내려 보낼 수 있어요.

그러니 천국개조사업(天國改造事業)이 아닌 낙원도래계획(樂園到來計劃)이 맞지요.”

그 말에 차원의 마도신의 낙심의 표정이 떠올랐다.

‘각자의 이상향의 구현?

선한 영혼을 특정?

그리고 뭐? 낙원도래?’

지극히 마음에 안 드는 단어의 난발에 바로 공동사업의 욕심을 버렸다.

자고로 이상향이고 나발이고 이렇게 감상적이고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제목은 거르는 것이 좋았다.

‘더구나 난 원래 낙원이니 뭐니 허황된 것은 믿지도 않았다.’

낙원은 없다는 말은 천국과 지옥까지 가지고 있는 신계주신이며 빛의 창조신이 할 말은 아니다.

하지만 주관은 확실했다.

전부가 만족하는 이상향 따위는 존재할 수 완벽한 낙원은 없다는 점은 말이다.

‘단지 유인이 목적이었나?

만약 처음에 낙원도래계획 어쩌고 했으면 아마도 방문순서를 가장 나중으로 돌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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