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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뒤 전지의 성과 전율의 진군, 다른 신계관리주신들의 세력이 도착했지만 완전히 텅 빈 지옥을 보고 황당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방금 지옥에 떨어진 것이 확실한 몇 명의 악령들 외에는 텅 비어 있었다.
지옥에 떨어져서 악에 받쳐서 날뛰어야 할 악령들이지만 슬금슬금 눈치를 보더니 구석에 숨어들었다.
‘정말 여기가 지옥인가?
역시 저 마신들을 보니 지옥이 맞아.’
그 많은 제어와 방어벽을 필사적으로 풀고 왔는데 완전히 허탕을 친 수많은 신들이 무시무시한 투기를 발산하고 있었던 것이다.
차원신계에서 벌어졌던 아주 많은 세력경쟁의 일부였다.
그리고 차원의 마도신은 처음 지옥구원계획을 맡긴 상급 창조신의 신계에 도착했다.
다만 만나는 장소가 조금 의외였다.
신계의 지옥이 아닌 천국이었다.
“어서 오게.
상급 창조신 대우 차원의 마도신.
조금 당황하는 모습을 보니 천국은 처음인가?”
차원신계가 있는 지역우주를 관리하는 중급 창조신 프로프라이티(Proprieties)의 직속상급자인 상급 창조신 임폴로이먼트(Employment)가 직접 마중까지 나와 있었다.
자신은 상급 창조신 대우이고 상대는 정식 상급 창조신이다.
더구나 사회신족(社會神族)의 오리진으로서 중급 창조신을 열 명 이상 가진 주요 지배일족으로서 세력조차 비교할 수 없이 컸다.
더구나 신계가 위치하고 있는 지역우주의 창조신의 직속 상급자이니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면서 인사를 올렸다.
“주신장 서열 일위 차원의 마도신이 인사드립니다.”
“호오? 상급 창조신 대우보다 주신장 서열 일위가 마음에 든 모양이군.
하긴 직접 쟁취한 직위가 받은 직위보다 자랑스럽기는 하지.”
이미 정보파악이 끝난 모양이라서 하는 말이지만 아무 상관이 없었다.
‘사업을 의뢰하기 위해서 기본적인 뒷조사는 기본이지.
신계자아 녀석이 정보조작을 잘 해주고 있나?
심각한 부정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는군.’
사업을 시작해서 의뢰를 받아야 하는데 신계의 평판이 나쁘면 최악이다.
그런데 신계자아가 몰래 뒤에서 진실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신계의 문제나 나쁜 소식까지 전부 유통시킨 사실을 파악하고 나서 정말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마력까지 가진 마도두뇌를 이겨내는 능력이 아까워서 지우지는 않았지만 신계자아이든 부하이든 병풍 이상의 의미가 없었다.
‘도움은 고사하고 오히려 방해만 되지 않으면 감지덕지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조금씩 상황은 좋아지고 있다.’
뒤에는 도열한 50명의 최고위 창조신들이 있다.
이계에서 잡아온 최고위 창조신들은 포로지만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니 따른다.
서로가 바라는 미래가 올 때까지 충성을 할 것이다.
‘이들과 병렬신력연결을 하면 권능을 최상급 창조신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돌발 상황이나 내가 쓸데없는 짓만 하지 않으면 정식 상급 창조신이라도 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차원공통원소로 완벽해진 마도와 신력은 단독으로도 상급 창조신에 뒤지지 않았다.
그래서 당당하게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어찌 보면 건방질 수도 있는데 상대는 전혀 불쾌한 기미를 보이지 않고 능숙하게 받았다.
“과연 상급 창조신으로 인정받은 독립신계의 신계주신이며 마도신.
전혀 거리낌이 없군.
그럼 이리로 오게.”
그리고 천국의 호화스러운 문을 지나서 안으로 이동한다.
지옥구원계획을 하러왔는데 왜 천국 안으로 이동하는지 전혀 이해는 가지 않지만 전시에 소집에 응하면 직속 상급자와도 같으니 묵묵히 따랐다.
아니 이번의 일로 받을 수 있는 정기의 양이 너무나 컸다.
‘사회신족의 창조신과 주신들의 지옥 전부를 합하면 거의 일백 조에 육박한다.
어느 정도는 편의 제공을 감수해야 한다.’
천국의 안은 평화롭고 신력으로 빛난다.
수많은 천족들이 반짝이는 빛으로 둘러싸인 채 날아다니고 있다.
그 빛 속에는 태아의 모습으로 미소를 지으며 잠들어 있는 영혼들을 돌보는 훈훈한 광경이 보였다.
초고속으로 이동하지만 그런 모습을 한참을 보내고 나서 수십 겹의 방어벽과 인증까지 지나자 겨우 천국의 신전이 보였다.
신전의 회의실에 들어서서 영광의 자리에 앉고 바로 밑의 자리를 권했다.
모두 착석하자 바로 용건을 꺼냈다.
“지옥구원계획의 사업으로 무척 바쁜 것은 아니 용건만 간단하게 말하지.
지옥구원계획의 실행은 기본이고 추가로 천국에 대한 사업제안도 하고 싶네.
물론 정당한 보상과 함께 내 일족에 관계된 신계의 모든 의뢰까지 약속하지.”
“천국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없지.
전혀 없다는 점이 문제야.”
그렇게 말하면서 상급 창조신 임폴로이먼트는 천국 신전의 가장 높은 지붕을 쳐다보았다.
잠시 한숨을 쉬고 바로 옆에 서있는 고위 천족에게 지시했다.
“크로노스를 불러라.”
크로노스는 각 신계의 천계의 책임자의 직책명이다.
하데스가 지옥의 책임자인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 말과 함께 천족의 모습이 사라졌다.
잠시 침묵이 흘렀는데 갑자기 26쌍의 빛의 날개를 가진 신족의 창조신들이 다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중급 창조신만 열 명에서 일반 창조들이 거의 오십 명이 넘는 엄청난 전력이었다.
그들이 마치 포위하듯이 회의실을 감싸고 있자 차원의 마도신의 위기감각에 경고가 울렸다.
‘사회신족의 창조신들?
왜 지옥에 다들 모여 있지?
자신들의 신계를 어쩌고?’
설마 여기가 함정인가?’
자신을 쳐다보면서 은은한 투기까지 숨기지 않는다.
좋은 의도가 전혀 아니었다.
‘생각해보니 조금 경솔했다.
여긴 다른 신계의 천국이었지.
곤란하게 되었군.’
천국은 신계의 최중심부이고 수십 겹의 방호막에 의해 보호된다.
신계주신이 직접 통제를 한다면 감옥에 갇힌 것과 마찬가지였다.
물론 일반적인 공간권능을 가졌다면 그렇지만 강행돌파 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
‘나 혼자라면 빠져나갈 수 있지만…….’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처음 보는 거대한 천국의 규모와 신전구경에 정신이 없는 이계의 최고위 창조신들이 문제였다.
신력은 낮지만 높은 신격을 가져서 같이 차원이동을 하면 막대한 부담이 걸렸다.
‘창조신계를 벗어날 때도 저들은 장거리 차원이동의 충격을 견디지 못했어.
그럼 이 정도 신계의 방호벽을 관통하는 충격은 무리다.
방호벽들을 뚫고서 전부 무사히 데리고 나갈 자신은 없다.’
그리고 눈치 없던 그들도 갑자기 창조신들이 오십 명 이상이 나타나서 약간의 투기를 뿌리자 반응했다.
전부 모여 보았자 사회신족의 일반 창조신조차 단 한 명도 상대할 수 없지만 조건반사적인 반응이었다.
하나 신격은 최고위 창조신으로서 까마득히 높다.
직접 싸우면 바로 패배했겠지만 기세만으로는 밀리지 않았다.
서로의 신력과 투기가 충돌하여 울림을 토해낸다.
우우우우웅-! 우우우우웅-!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주변에 있던 천족들이 황급히 도망가는 모습이 보였다.
‘불리하나 지지는 않는다.’
다만 저절로 쓴 웃음이 나왔다.
‘쯔쯧-! 나의 신생에서 어디를 가도 전투는 피할 수 없는 모양이다.’
그러나 지금은 싸울 수 없었다.
직접 싸운다면 최소한 이 신계 전부를 초토화시킬 자신이 있었다.
하나 그러면 사업은 끝장이었다.
‘여기서 전투가 벌어지면 이들은 모두 억류된다.
겨우 얻은 부하들을 버릴 수는 없다.
그리고 사업이 먼저다.
일단 상황을 진정시켜 본다.’
지옥구원을 하러왔으면서 마찰이 있다고 상대 신계를 박살낸다면 누구도 일을 맡길 리가 없었다.
신력과 투기를 올리지도 않고 진중하게 말로써 가로 막았다.
“무례하지 마라.
499주우주의 상급 창조신님의 앞이다.
힘의 겨룸보다 사업이 가장 먼저다.”
그 말에 상황을 보면서 뭔가 못 마당한지 험악한 표정을 하고 있던 상급 창조신 임폴로이먼트는 가볍게 웃으면서 말했다.
“훗. 역시 사업이 최우선이지.
아니 이익이 가장 먼저군.
너희들도 이제 물러서라.
차원의 마도신은 상급 창조신 대우이니 너희들의 상위자다.
무례는 그만하도록 해라.
이 정도면 확인은 충분하지 않는가?”
오리진의 명령이다.
절대적인 통제력에 의해 모든 창조신들이 뒤로 물러났으나 중급 창조신 한 명만은 오히려 앞에 나섰다.
오리진의 통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후계였다.
“하나. 아버님. 이번에 차원의 마도신에게 패배해서 특위 훈련장에 끌려간 창조신 중 한 명은 저의 동생이었습니다.
그러니 정중한 사과와 보상을 먼저 받아야…….”
이제야 왜 갑자기 이렇게 상황이 돌아가는지 알겠다.
창조신계에서 창조신계 입문에 반대하면서 시비를 걸던 창조신들을 공개적으로 두들겨 팼는데 그 중에 사회일족의 일원이 섞여있던 모양이다.
‘쯧-! 창조신계에서 박살낸 놈들 중 한 놈이 사회신족인가?
거기다 오리진의 아들중 하나?
역시 곱게 끝나기는 글렀군.’
그것도 오리진의 혈족이라면 골치 아픈 상황이었다.
명문신족의 자존심은 상상을 불허할 정도다.
그런데 오리진의 아들이 모든 창조신들이 보는 와중에 개망신을 당하고 강제로 수련장에 끌려갔다.
그러니 어떻게든 모든 일의 원흉인 자신에게 책임을 물어서 명예회복을 하려고 준비한 것이다.
사업은 포기하고 전투를 준비하는데 상급 창조신 임폴로이먼트의 분노의 목소리가 울렸다.
“멍청한 소리-!
상대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무모하게 덤비다가 패배한 멍청이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라고?
일족에게 무슨 이익이 있어서?
그리고 내가 공개석상에서 아버님이라고 부르지 말랬지.
오리진님이라고 제대로 안 말해-!
더구나 일족의 창조신들까지 마음대로 소집하다니 이게 무슨 짓이냐?
네가 오리진이냐?
너 이리와-!”
“헉-!”
영광의 자리에서 오른손의 약지 하나만 당기는 동작인데 후계가 버티지 못하고 바로 끌려들어간다.
화아아아아아아-!
후계도 중급 창조신인데도 불구하고 간단한 손가락질에 바로 끌려오는 후계였다.
나름대로 반항을 해보는 것 같지만 뭔가 지극히 어설펐다.
아니 상대가 너무 권능운용의 경지가 높았다.
‘놀라운 권능 장악력.
499주우주를 좌지우지하는 명문 중의 명문신족의 오리진다운 힘이자 권능이군.’
“여기 대기하라고 했던 3대는 어떻게 하고 네가 있느냐?
다른 창조신들은 왜 천국에 모았어?
여기서 차원의 마도신과 한판 붙자고?
신계 안에서 상급 창조신이 결투를 벌이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
더구나 광역 권능까지 가진 상대라면 신계 전부가 박살난단 말이다.
일족의 명운을 그 망할 아들놈을 위해 걸어야 하나?
아오-! 그런 주장을 하는 이놈의 입을 확 찢어버릴까?”
“우가가가가가가가-!”
정말 입을 찢어버릴 기세로 뺨을 양쪽에 잡고서 잡아 늘려 버린다.
후계만 아니라면 정말 박살내 버릴 살벌한 기세로 외쳤다.
“내가 아주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지.
그런데 협상상대를 이렇게 힘으로 협박해?
당장 이익은 보겠지만 장기적으로 누가 우리와 거래할까?
이러니 네가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비웃음을 당하지.
어떻게 된 자식이 손대는 사업마다 다 망하게 하나?
2대인 네놈이 이러니까 사회신족이 2대에서 망조가 들어 3대까지 가지도 못할 것이라는 소리를 듣잖아.
아니 너보다 3대 어디 있어?
이번 사업은 3대에게 내가 맡긴다고 말했지?
당장 불러오지 못 해.”
“켁켁-! 그게 어디에 있는지 확인이 안 되고 있습니다.”
그 말에 임폴로이먼트의 눈이 차갑게 내려앉았다.
후계이니 모든 일족의 위치를 모를 수도 있지만 자기 자식이다.
원한다면 얼마든지 확인이 가능했다.
그런데도 안 된다고 거짓을 말하는 것을 보니 아주 불길했다.
‘이놈이 하필 왜 지금 이러는 거냐?
중요한 사업을 2대를 건너뛰고 3대에게 넘기려고 하자 벌이는 미친 짓이 분명하다.
그보다 3대가 어디 있기에 오리진인 내가 확인이 안 돼지?’
이런저런 생각이 폭주했지만 뭔가 아주 급박한 상황이었다.
오리진의 위치파악을 피하려면 적어도 자신보다 상위의 권능을 가진 존재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했다.
‘아니면 나보다 상위의 창조신이 관리하는 금지에 들어가 있던가?
둘 다 불길해.’
결국 협박이 답이었다.
“아아? 정말?
너 후계 자격 박탈하고 3대에게 바로 넘겨줄까?
그럼 바로 위치를 알 수 있는데 이 방법은 어떻게 생각은 하냐?”
“자신의 가족은 자신의 손으로 구한다고 특위 수련소로 쳐들어갔습니다.”
“!!!”
그 말을 들은 상급 창조신 임폴로이먼트의 안색이 하얗게 탈색했다.
멍청한 둘째 아들 놈은 바로 근처에 사는 차원의 마도신의 급속한 출세를 질투했다.
주신들을 창조신으로 승급시키는 ‘창조신의 군세’라는 광역권능이 높이 평가되어 부여된 상급 창조신 대우의 자리도 납득하지 않았다.
결국 자리를 노리고 단체로 하극상 결투를 신청했다가 창조신장님의 인가도 나기 전에 역습을 받고 패배했다.
그것도 혼자가 아니라 같이 몰려다니던 중급 창조신까지 포함된 열 명이 동시에 당했으니 창조신장님의 분노는 컸다.
‘그래도 창조신이라고 정령계가 아닌 특위 창조신의 강제 수련장으로 보내신 것만도 자비였다.’
강제 수련장이 절대 돌아오지 못하는 감옥이라는 소문이 도는 등 극히 평가는 안 좋지만 그래도 수련시설은 맞았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창조신장님의 명령으로 보내졌다는 사실이다.
정면으로 덤비는 행위는 아무리 명문일족의 일원이라 해도 용서받지 못한다.
창조신이니 처분은 하지 않으시겠지만 같이 강제 수련소 행이었다.
‘그런데도 구하러 갔다고?
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모를 만큼 어리석지는 않다.
설마 이놈이 후계 자리를 자식에게 뺏길까 봐서 사지(死地)에 몰아넣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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