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658화 (569/2,000)

30권 31권

그 대답을 듣고서 시선을 오른쪽 옆으로 돌렸다.

바로 옆에는 종속신으로서 도열한 에렌드라가 있었다.

그리고 뒤에는 일천 명이 넘는 주신급의 존재들이 기세를 올리면서 하위신들을 굽어보고 있었다.

차원의 창조신성에서 이번에 아주 좋은 성과가 있었다고 보고가 되어있었다.

용족들이 지성체가 살만한 지역을 자력으로 확보한 것이다.

그리고 하급신들을 동원해서 상위괴수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확장을 하고 있었다.

‘신계자아에게 가장 먼저 보고하라고 지시했던 것이 차원의 창조신성의 정리였지.

아주 잘해주고 있군.’

차원의 창조신성은 자신만의 소유로 삼을 생각이었다.

그러니 혼자의 힘과 직속세력을 동원해서 정기를 생산할 지성체가 번성할 정도로 잘 다듬어야 했다.

‘내가 나서면 바로 처리될 수 있지만 그러면 여기서 상주를 해야 했다.’

창조신성의 넘치는 정기로 수시로 발생되는 거대 괴수들의 처리가 문제였다.

거신족들을 동원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신계관리주신들에게 불필요한 경각심을 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신계관리주신들에게 의뢰했다가 지분을 넘겨주어야 했다.

그러면 또 과거 독립신계의 문제점이 나타나게 된다.

‘그건 안 돼.

저 창조신성은 기존의 신계세력과는 별개로 해야 한다.

창조신성을 바탕으로 신계주신의 세력이 다른 세력을 압도할 정도가 되면 모든 문제가 없어진다.’

신계주신조차 압도하는 신계관리주신들의 강함과 세력의 강성함이 독립신계의 가장 큰 문제였다.

전 신계주신이 추출되었는데 아무런 소란이나 반란이 없다는 것이 이 신계가 누구를 중심으로 돌아가는지 증명했다.

가장 핵심이 되는 신계운영과 정기생산을 대부분 신계관리주신이 하니 나중에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세력조차 비교가 안 되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직속세력을 만들려고 했지만 역시 순수 신족은 무리였다.

정령주신들조차 독자세력이 된 이상 이제 다른 방법이 없다.

종속신을 늘리고 강화시키면서 초월자출신의 하급신들을 키울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악착같이 만들고 있는 신계주신의 직속세력은 아직 열세였기에 세력대결은 무리였다.

자신이 그들 전부보다 강하지만 신계운영을 위해서는 모두 죽일 수 없으니 전면대결을 할 만한 일은 피해야 했다.

‘오직 시간과 투자만이 세력을 키울 수 있다.’

그리고 창조신성의 관리권리를 용족에게 넘긴 일도 악화를 막고 조금 시간을 벌어들인다고 생각해서 맡겼는데 의외의 성과를 내고 있었다.

신계의 고위신을 투입한 것에 비교할 수 없지만 점점 완전관리영역을 늘려가고 있었다.

완전히 상위 괴수의 정리가 끝난 용족의 도시 지역은 바로 지성체들을 투입해도 될 정도였다.

의도보다 몇 배의 성과를 냈으니 적절한 포상을 해야 했다.

“에렌드라도 창조신성의 관리를 잘한다고 들었다.

자발적으로 기부를 받아서 운영한다고?”

“예.”

“자신의 것만 지키려는 개인적인 종족성향을 전체로 확장했군.

영역을 주고 세금대신 자발적인 기부인가?

아주 창조적이다.

생각을 아주 잘했다.

나도 앞으로 참고해야 하겠구나.

보상이니 이걸 받도록 해라.”

차원의 마도신이 손을 앞으로 내밀자 백금신룡 에렌드라도 양손을 내밀어서 기쁘게 받았다.

지금 예의상 몇 번 사양하다가 받을 만큼의 여유는 전혀 없었다.

‘십억만 되어도 엄청난 도움이 된다.

용왕들과 고위 전사들을 모두 중급신으로 만들 수 있어.

무엇보다 기부도 한계야.

지출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일족을 이끄는데 압도적인 힘과 강압적인 조치만으로는 역시 부족했다.

강제로 발전으로 이끌고 있으니 따라오지 못하는 일족의 불만도 늘어나고 있었다.

그러나 멈출 수가 없었다.

창조신성의 정기를 바탕으로 새로 태어나는 용족의 수나 가능성이 엄청났다.

용족의 희망이 될 그들을 온전하게 상위의 용족으로 기르기 위해서는 엄청난 정기와 예산이 소모되었다.

‘알아서 잘 기르라고 하니 일하면서는 도저히 못 하겠다고 난리지.

지원을 할 수 밖에 없다.’

덕분에 강제 기부로 들어오는 정기가 많아졌지만 바로 나가는 정기를 보면 아찔할 정도였다.

용신족의 여제라고 떠받드는 분위기지만 만약 정기가 부족해지는 날이면 용족 전부가 돌아설 것이라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았다.

지금처럼 잘 나갈 때는 일족의 선지자이지만 조금만 힘들어지면 바로 망국으로 이끄는 반역자로 떨어지는 극단적인 상황이었다.

‘모든 문제는 결국 정기다.

일족의 불만을 억누르기 위해서도 역시 정기가 필요해.’

십억만 있어도 대부분의 불만과 문제는 전부 해소될 것이고 강압적인 기부로 정기를 끌어 모을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방금 전 교황신이 받은 정기의 동전이 손에 떨어지자 기쁜 미소를 지었다.

‘역시 모시기를 잘했어.’

좌르르르르르르르-!

그런데 하나가 아니었다.

일백 개의 빛나는 정기의 동전이 손바닥에 가득 찼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몰라서 멍해진 에렌드라에게 차원의 마도신이 손을 모아서 쥐어주고 말했다.

“일백 억이다.

전부 줄 것이니 일족에게 분배하여 불만을 풀고 창조신성의 제압을 가속시켜라.”

“……정말 감사하옵니다.”

겨우 입을 떼어서 감사의 인사를 하는 백금신룡 에렌드라의 손과 눈동자는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영역을 배분하고 강제 기부라는 수단까지 동원해서 긁어모은 정기가 일천만도 안 되는데 말도 안 되는 수치였다.

혹시 꿈이 아닐까봐서 다시 상급신의 감각으로 측정을 해봐도 계측불가의 정기가 각 동전에게서 느껴졌다.

‘정말 일백 억인가?’

하급신들의 앞에 서 있던 주변의 용왕들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감이 안 잡히는지 멍한 표정이었다.

그보다 더 놀랄 일은 다음에 벌어졌다.

좌르르르르르르르르르륵-!

하나가 일억이라는 정기의 동전들이 악령들의 전투를 통해 몸만 풀던 주신급의 존재들의 앞으로 공간을 열고 쏟아진 것이다.

좌아아아아아아악-!

신족과 마신족, 초월자들의 대표를 맡고 있던 여성들이 다급하게 받았지만 너무 많은 물량이라서 전부 잡을 수가 없었다..

주신급이기에 방금 말한 동전 하나당 일억이라는 사실은 명확하게 알았다.

땅땅-! 따르르르릉-!

손가락으로 줄줄 세어나가서 땅으로 떨어져 갔다.

혹시 파손되어서 정기가 샐까봐 권능을 동원할 수 없어서 놓쳤다.

아니 너무 많은 정기에 기겁을 해서 몸이 굳었다는 표현이 맞았다.

‘일백억? 아니 일천억?’

‘무슨 정기를 이렇게 많이 가지고 계시지?’

‘전원의 부족했던 정기를 전부 채우고도 넘칠 정도인데.’

주신급의 신들조차 멍해질 정도의 정기를 그대로 내어 준 차원의 마도신이 자신만만한 어조로 선언했다.

“주신급에게 투여되는 예산은 일천 억이다.

전부 사용해도 좋다.

모두 주신으로만 올라서라.

그럼 신계관리 주신의 자리가 바로 너희들의 것이 될 것이다.

나에게 속한 모든 직속세력들은 명심해라.

충성을 바칠 대상과 소속된 조직, 그리고 자신을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강해지는 존재만이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진실을 말이다.

나는 그런 존재들을 가호하겠다.

또한 그러지 못하는 존재들을 심판하는 마도신이다.”

“핫-!”

셀 수도 없는 정기의 포상이 바로 보이니 긴 말이 필요가 없었다.

직속세력들의 감격에 찬 복명소리에 만족한 얼굴이 된 차원의 마도신이 차원의 문을 열고 다른 창조신의 신계로 이동했다.

그 뒤로 받은 정기 동전을 챙긴 직속세력들은 바빠졌다.

지옥에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더없이 강대한 신력과 마력을 아까부터 느끼고 있었다.

이제 누군지는 보지 않아도 알았다.

“신계관리주신님들이 오신다.

빨리 주신전의 숲으로 복귀해야 한다.”

무대가 바뀌어서 주연이 된 교황신이 다급하게 외쳤다.

일백 억을 받은 용족에 비해 자신이 받은 것은 겨우 일십 억이지만 하급신의 입장으로는 너무 과할 정도의 정기이다.

어떻게 쓸지 감이 오지 않을 정도가 아니라 일단 뺏기지 않을까 고민해야 할 정도였다.

‘자신들의 세력운영을 위해 정기 확보에 신계관리주신님들이 얼마나 골치아파하는지 이제는 안다.

들키면 이런 저런 명목으로 바로 뺏긴다.’

더구나 신계주신님이 다른 창조신들이 다스리는 신계로 사업으로 떠나셨으니 보호도 없다.

아니 자기 것도 지키지 못하는 약자라고 처벌하실 가능성까지 있다.

‘알아서 잘 숨기거나 바로 써야 한다.

일단 숨기자.’

현재 임시로 개인천막과 오두막을 만들어 살고 있는 주신전의 숲은 행성결계와 거신족들에 의해 다른 신족에게는 금지나 다름이 없었다.

아직 신국은 고사하고 신도도 없는 하급신이라서 허락이 없이는 신계 밖으로 나갈 수 없으니 본의 아니게 아예 근거지로 만들어야 했다.

‘역시 소문이 나서 뺏기기 전에 전부 써야하나?

일단 도망부터 치고 보자.’

이런저런 고민을 하면서 신계자아가 활짝 열어준 외부 이동로로 모든 하급신들을 명령해서 퇴각시켰다.

그리고 신속한 움직임을 보고 감탄했다.

‘기가 막히게 말을 잘 듣네.’

하급신들이 ‘불굴’이라는 광역 지휘 권능까지 가진 용사신의 명령보다 더 신속하게 잘 따르고 있었다.

평소에는 모두 자기가 잘 났다고 각자 설치더니 지금은 마치 정예 군대처럼 오와 열을 딱 맞추고 질풍처럼 빠져나간다.

‘막대한 정기가 나에게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이러나?

아니면 신계관리주신님들의 무서움을 알아서 저러나?

역시 상하조직이 있는 세상의 법칙은 변함이 없어.’

갑자기 막대한 정기가 쥐어지니 걱정은 많아졌지만 뭔가를 할 수 있다는 희망도 생겼다.

그래서 뭔가 불만이 가득 찬 동료신들을 데리고 황급하게 빠져나갔다.

이런 사정은 갑자기 일백 억을 가지게 된 백금신룡 에렌드라도 마찬가지였다.

상급신이라고 하지만 지금 신계에서 넘쳐나는 고위신이 주신급이다 보니 별로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았다.

용족의 수장이라고 해도 겨우 중급신을 바라보는 몇 명과 하급신 일백 명 정도인 최하의 약소일족의 대표였다.

주신을 대표로 하는 신계의 주요 세력들과 비교하면 하찮은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 정도의 정기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나면 바로 탈이 날 것이다.’

개척단계인 창조신성에서 일족을 운영하다보니 항상 정기가 부족했다.

그런데 새로 만들어진 주신성 그랑라하는 지성체들을 그대로 이동시켜서 막대한 정기를 생산하고 있다.

부수적인 정기 수입을 할 수 있는 일이 많았다.

그런 업무 중 일부를 넘겨받기 위해서 이번에 신계관리주신님들에게 요청을 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면담도 신청도 했었다.

물론 그분들도 정기가 부족해서 허덕이니 대부분 문전박대였지만 포기할 수가 없었다.

‘모두 일족의 번영을 위한 정기를 벌기 위해서다.

물러날 수 없지.’

그런데 이런 엄청난 정기를 신계주신님에게 받았으니 더 이상 신계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

아니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어졌다는 뜻이었다.

기쁜 미소를 숨기지 못했지만 지금 가까이 오고 있는 신계관리주신들은 솔직히 무서웠다.

신력이나 신격보다 각오라고 할까 그런 측면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과거 신계를 잃고 재기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한 명은 거의 성공하셨지.’

그랑라하님과 그랑조아님이 신계주신님께 주신성을 하나 받아서 독자의 신계를 구성 중인 것이다.

지금은 현재 신계와 공동운영 중이지만 정상화가 되어서 대가를 지불하면 온전한 종속신계로 인정받기로 확정되어 있다.

그러니 다른 신계관리주신님들의 분위기도 자신들도 해낸다고 옆에서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투기와 살기가 넘쳤다.

거의 같은 입장이나 아직 망해보지 못한 자신으로는 접근하기가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였다.

‘이 정도의 정기를 가지고 신계에 있을 수는 없다.’

“우리도 창조신성으로 바로 이동한다.”

“예-!”

돌아가는 상황을 짐작하고서 용왕들은 기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따라나섰다.

그리고 주신급의 존재들은 땅에 떨어진 동전들을 남김없이 수습하고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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