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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귀찮은 신계운영을 피해서 하급신들을 총동원해 재빠르게 지옥을 통째로 털어먹고 떠날 생각이었는데 너무 일을 키운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신계자아에게 신계관리주신들을 막으라고 할 수는 없으니 방어벽들을 해제하고 도착할 시간을 파악했다.
우우우웅-!
‘응? 방어벽의 해제속도가 느리다.
이러면 다행히 도착하기 직전에 지옥의 정리는 끝날 것 같군.’
지옥은 신계의 중심부라서 겹겹이 만들어 놓은 방어벽은 복잡한 인증절차와 확인절차가 필요하다.
나갈 때면 모를까 들어올 때는 신계주신인 자신조차 열외가 없었다.
연산력에 관련된 문제라서 힘으로는 쉽게 해결이 안 된다.
그러니 일일이 해제하고 오려면 한참 걸릴 것이다.
그렇다고 부수고 오는 방법도 신계에서 용서할 수 없는 일이 되기에 그럴 수도 없다.
‘호오? 성마신인 전지의 성이 역시 가장 빠르지만 신계외부인사이니 절차가 추가되어 통과에 시간이 걸리는군.
이거 의외로 여유가 있어.’
그 다음으로 같은 마도신인 정령주신계열의 수장인 로키나가 빠르지만 역시 아직 신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니 강행돌파는 무리였다.
‘적어도 한 시간은 넘게 걸리겠군.’
슬쩍 하급신들의 악령 처리속도를 보고 종료시간을 예측하니 충분했다.
‘처리속도가 갈수록 가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과거 초월자시절에 성직자이거나 교황을 맡아서 악령들을 제령 하는데 이골이 난 하급신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단지 평소 검을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 지팡이나 곤봉을 사용하니 특이하게 목검의 중앙을 잡고 짧은 봉처럼 원을 돌리면서 주변을 쓸어가고 있었다.
“목검이나 곤봉이나 그게 그거다.
조금 짧다고 생각하면 돼.”
“승천(昇天)-! 아니 회개(悔改)-!
이것도 아니군.
부디 포기하고 편해지십시오.”
뭔가 복잡한 말도 섞여 나오지만 신계관리주신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처리에 아무 문제가 없어보였다.
다시 여유를 되찾은 차원의 마도신이 차분하게 말했다.
“상관없겠다.
그래도 여기 일이 끝나면 바로 뜬다.
이 기세를 타고 화끈하게 밀어 붙인……, 아니 벌어보자.
목표는 주우주 최고 부자다-!
나를 따르면 당연히 너희들도 부자가 될 것이다.”
또 나오는 용병신의 거친 말투를 억지로 수정하는 어색한 차원의 마도신의 말이지만 힘차게 한마음으로 응답하는 이계의 창조신들이었다.
“예-! 부자-!”
“좋아-! 우리 목표는 일단 부자다-!
새로운 신계를 만들고 이계 부흥전쟁은 그 다음에 아주 편하게 한다.
벌은 정기로 대신 싸워줄 전력까지 전부 사버릴까?
크하하하하하하.”
“우하하하하하.”
“좋은 생각이십니다. 푸하하하하하.”
정기로 전력을 산다.
현세계를 산다는 자신들의 대표가 말한 것과 아주 비슷하지만 신족대신 싸워줄 용병신을 확보한다는데 거부감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다음 말에 모두 찬물을 뒤집어쓴 기분이 되었다.
“이계에 마신족도 많지?”
“설마 그 지독한 악마족들이요?”
“그래. 이계 환경이 최악이니 신족보다 더 오히려 많겠군.”
“……많기야 하지요.”
뭔가 분위기와 돌아가는 상황이 이상해지고 있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악마족을 용병으로 고용할지도 모른다는 짐작이 든 것이다.
‘잘못하면 신계에 악마족들이 용병신이지만 활보하고 다닐지도 모른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데.’
현세계에서 악마족은 초월자들보다 더한 악랄한 놈들이다.
근거도 없이 뭉쳐서 떠돌면서 겨우 지성체를 번성시킨 행성들을 습격하여 전부 죽여 정기를 흡수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초토화를 시키고 떠나버린다.
그 과정이 얼마나 빠르고 신출귀몰한지 잡기도 극히 힘들다.
초월자들도 얼마나 골치를 썩었는지 말만 들어도 치를 떨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서 차원신계와 창조신계도 악마황제급의 마신이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아니 주우주에서는 자연스러울지는 몰라도 악마족과 서로 죽고 죽이는 원수관계인 자신들의 입장으로서는 끔찍했다.
‘막자.’
간단하게 결정을 내리고 바로 추가 설명을 했다.
“잡초처럼 바글바글하죠.”
“해충들처럼 끔찍하고요.”
그것만을 피하려고 악평을 말했지만 귀담아 들을지는 자신이 없었다.
“지독하게 더럽습니다.”
“신기도 복장도 없이 헐벗고 다니는 야만족입니다.”
마도신이 어떤 존재인지는 따라다니면서 잘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악마족이 아니라 파괴신조차 사용하고도 남았다.
그리고 그건 지금 중요한 사항이 아니기에 바로 흐지부지되었다.
‘모든 것을 정하고 시작하는 완벽한 계획만큼 허무한 것도 없지.
예상대로 될 리가 없잖아?’
중간에 어떤 돌발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지극히 비생산적이었다.
“일단 최대한 벌고 나서 뭘 할지 생각해보자.”
“예.”
“앞으로 이계에서 벌일 사업을 생각하면 최대한 벌수록 편해진다.
잘하면 전쟁은 물론이고 토론조차 필요가 없겠지.
여기가 끝나면 바로 이동한다.
아니면 만나고 싶은 상대라도 있나?”
“전혀 없지요.”
이렇게 말하니 일이 끝나자마자 바로 일하러 간다고 하지만 전혀 불만이 없었다.
그리고 자신들도 빨리 이 차원신계를 뜨고 싶었다.
오리진들이라는 작자들에게 권능과 신격에 밀려서 꼼짝 못하고 두들겨 맞은 사실은 악몽이었기 때문이다.
차원의 마도신도 같은 심정이었다.
자신의 신계이지만 특별취급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그다지 정이 없었다.
‘내가 분명 신계주신이 분명한데 어째 편하기는 고사하고 가시방석 같아.
차라리 사업한다고 돌아다니는 것이 보람이 있어 쉬워.
이러니 가정에서 존경 못 받는 가장들이 휴가 때 회사에서 논다고 하는구나.’
차원의 마도신이 대놓고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자 이계의 창조신들도 똑같은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계의 창조신들도 여기 신계관리주신들에게 좋은 감정은 전혀 없었다.
여주신들의 외모야 현세계의 신계에서 거의 처음 볼 정도로 아름다웠으나 너무 강력한 기세를 생각하면 진절머리가 났다.
딱 보면 신계와 반려를 쥐고서 흔들고도 남을 성향들이니 권력을 독점해야하는 지배층의 입장으로서는 최악의 배우자였다.
‘거기다 남주신들에게는 포로로 끌려와서 몇 마디 주우주에 대해 욕 좀 했다고 오리진에 대한 예절을 가르쳐 준다고 바로 두들겨 맞았지.’
물론 이유는 확실히 있었다.
이계의 창조신들 몇 명이 진리에 대해 언급을 한 것이 문제였다.
‘설마 진리에 대해 불평했다고 적대세력에 속한다는 창조신들이 그렇게까지 나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같이 진리에게 반말했으면서 불평을 하니 왜 갑자기 정색했는지 몰라.’
‘아예 말소 시킬 듯이 팼었지.’
‘하여간 무식하다니까.’
과거의 생각들을 하면서 서로 의지를 전달하면서 투덜거리는데 갑자기 머리에 통증이 일었다.
딱-! 따딱-!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전해진다.
뭔지 모르지만 신령 자체를 뒤흔드는 공격을 받았다.
“억-!”
“악-!”
정신을 잃을 정도로 아찔해져서 머리를 양손에 쥐고 부르르 떠는 이계의 창조신들에게 차디찬 차원의 마도신의 경고가 따랐다.
“진리에 대해 함부로 말하고 다니지 말라.
우리가 진리에게 반말을 한다고 존경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진리에게 대항한다고 해서 위대함을 인정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절대계의 10중심에서 시작해서 하위의 미물까지 너희가 창조신계에서 보았던 모든 것은 진리께서 만들어 주신 세계이다.
진리가 사라지면 절대계이든 주우주이든 이계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모르는 지배층은 없다.
그리고 자신들이 누리는 영화도 결국 진리의 지침 속에서만 유지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어느새 근원의 길잡이를 꺼내 손에 쥔 차원의 마도신이 신력과 마력을 끌어올리면서 낭랑하게 영창 하듯이 외친다.
“진리는 항상 말한다.
나에게 존댓말을 하지마라.
영원히 자만하지 않겠다.
나에게 도전하라.
절대로 나태하지 않겠다.
그렇게 나의 목적인 영원한 행복을 위해 나 자신부터 영원한 발전부터 이루리라.
내게 속한 너희들도 강자에게 영광을 주고 약자에게는 기회를 주며 번영하라.
그것이 나에 대한 경배보다 더 나은 최고의 보상이고 찬양이다.”
거기까지 말한 차원의 마도신은 열심히 악령들과 싸우고 있는 하급신들을 쳐다보았다.
본래대로라면 과거의 자신처럼 기준미달로 신이 되지 못해 죽음을 기다릴 약한 존재들이다.
지금은 거의 심복인 용사신과 동료신들도 과거에 전쟁의 신으로 임명한 자신을 방해했기에 소멸될 운명이었다.
‘다른 초월자들도 모두 선별이나 수확에 의해 정리될 대상이다.’
하나 모두들 자신덕분에 신이 되었다.
주신계 전쟁에서 공을 세울 기회를 억지로 만들어 준 것이다.
‘그 전공 덕분에 어렵지만 신계에 받아들여졌지.’
비록 하급신이지만 위를 바라보면서 희망에 차 있다.
그러나 이것은 진리가 바라는 것이기에 했을 뿐이다.
쓸모없고 가치가 없는 것은 바로 처분하는 현자의 방식과는 결코 맞지 않았다.
진리께서 이러기를 바라시기에 시행한 것이다.
“진리를 따르는 나 역시 적이든 아군이든 강자라면 존중하고 인정한다.
강자라면 누구나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
약하다면 기회역시 주겠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진리가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너희들에게도 이런 기회조차 주지 않았겠지.
지옥구원계획의 완전 정화와 추출도 나 혼자서는 힘들겠지만 언제인가는 해결될 문제이다.”
차원의 마도신은 스산한 살기가 어린 눈으로 이계의 창조신들을 쳐다보면서 말을 이었다.
“다시 말한다.
명심해라.
절대계와 주우주에서는 진리의 명령으로 반말을 하는 것이다.
본래대로라면 지금의 번영을 이룬 절대자의 창조주인 진리에게 감히 고개를 들고 말할 수 있는 존재는 영원체들조차 없다.
반말을 허락함으로써 절대계인 창조주인 진리는 우리에게 가깝게 내려온 것이다.
그것도 가지고 있는 힘과 지식을 전부 개방하고서 말이다.
이게 어느 정도의 은혜인지 알겠지?”
이계의 창조신들은 고개를 푹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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