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652화 (563/2,000)

30권 31권

분위기를 타고 이계의 최고위 창조신으로서 절대 해서는 발언까지 나왔다.

발언자는 이계의 배신자들의 대표라는 최고위 창조신이었다.

아무리 현세계가 절대계에 비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가난하고 허접해도 자신들이 모시던 창조주님들이 계시고 직접 다스리던 곳이었다.

지금 발언은 아예 현세계 소속임을 부정하는 선언과 같았다.

현세계 최고위 창조신이라면 절대 이런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

‘뭘 사버려? 이계?

설마 현세계를 말하는 것은 아니지?’

‘저게 아예 절대계로 노선을 갈아탈 심산인가?’

‘또 편을 바꿔?

이제 변화는 지긋지긋하다.’

본래 폭발하는 화산처럼 차원의 마도신과 진리에게 가장 분노하던 대표가 얼마 전부터 완전히 돌아섰다.

이계에 주우주 차원신계에 뒤지지 않는 신계를 건설한다는 차원의 마도신의 계획을 듣고 나서이다.

‘차원의 마도신님의 말 한마디에 처절하게 밟히고 나더니 다시는 그런 꼴을 안당하려고 과대 충성을 하는 기색이 역력하네.’

‘아니 현세계에 만들 새로운 신계에 한자리를 차지할 속셈인 모양인데.’

‘덕분에 편하기는 한데 작작 좀 해라.’

‘하여간 상황판단은 엄청 빠르지.’

‘거기다 전력 비교도 제일 빠른데 자존심은 어디가 팔아먹었는지.’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주변의 최고위 창조신들의 눈초리가 도끼처럼 올라가서 불만스럽게 노려보자 목표가 된 창조신은 신령이지만 식은땀을 흘릴 지경이었다.

분명 처음 신령연옥에 잡혀왔을 때의 감옥 안의 분위기는 진리와 차원의 마도신에 대한 불평이었다.

그걸 주도했다가 풀려난 500주우주의 오리진들에게 모두 얻어맞았다.

그리고 얼마 전에 차원의 마도신에게 항의했다가 동료들에게 직접 두들겨 맞은 충격은 아직도 잊혀 지지가 않았다.

‘왜 이러지?

분명 이 말이 나올 순서여서 먼저 선수 친 것인데 반응이 아주 안 좋아.

요즘 정치 감각이 영 이상해.’

“…….”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러나 그 어색한 분위기도 하위신들이 휘두르는 파멸유혼검에 맞아서 악령이 정기를 토해내고 강제 정화되는 모습들을 보자 확 바뀌었다.

아직 정제가 덜된 정기라서 액체가 아니고 여기저기서 눈송이처럼 날린다.

그래도 충분히 장관이었다.

이백조가 넘는 순수한 정기가 바다처럼 깔리던 창조신계 지옥의 감동이 되살아난 것이다.

“오오? 시작했군.

제안은 많이 해도 상관없다.

이계를 사는 것도 고려해 보도록 하자.

초월자들이 쉽게 팔지는 않겠지만 전쟁 도중에 부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니 말이야.”

“예-! 계속 좋은 방법을 생각하겠습니다.”

차원의 마도신의 어중간한 호응으로 죽었다 살았다는 표정으로 열심히 아부를 하는 과거 배신자들의 대표였다.

그러나 그도 나름대로 절박했다.

여기가 허계, 아니 절대계도 아닌 부속에 불과하다는 주우주라고 했다.

그런데도 현세계의 기준으로는 규모를 짐작할 수 없는 엄청난 번영에 기가 질려버렸다.

‘과거에 우리 지역의 행성의 정기를 모두 합쳐도 1조가 안되었다.

그런데 어떻게 절대계도 아닌 주우주가 이렇게 풍요롭지?

나의 생각이 잘못되었나?’

창조신장이 다스리는 창조신계야 그럴 수도 있지만 차원의 마도신이 가진 신계조차 규모와 가능성만 따지면 이계 신계 전부를 능가할 정도였다.

더구나 차원창세신 코아가 설명해준 계획에 의하면 현세계도 이 정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었다.

모든 세계는 같은 가능성을 가진다고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때 또 다시 일생일대의 선택을 해야 할 순간임을 직감했다.’

아주 먼 과거 자신은 원정군의 총사령관이었다.

하나 수십 배가 넘는 초월자들과 결판을 내라는 이길 수 없는 전쟁에 내모는 최고위원회의 명령을 거부하고 군세를 선동하였다.

초월자들까지 자신들을 정당한 신족으로 인정하고 지원까지 약속하자 원정군은 모두 자신을 따라 혁명을 일으켰다.

‘초월자의 군세까지 합세하여 거의 성공했다.’

하지만 진리가 시끄럽다고 접근하는 초월자들의 군세만 전부 날려버린 덕에 절반의 영역만 얻었다.

혁명군에서 배신자들로 바뀐 순간이었다.

‘그 이후에 아주 곤란한 입장이 되어버렸지.’

진리는 현세계의 창조주님께서 스스로를 봉인하시고 신족들이 초월자들에게 밀려 구석으로 쫓겨날 때까지 침묵했다.

그런데 가장 마지막 순간에 판세를 뒤집어 버린 진리를 얼마나 원망했는지 모른다.

하여튼 문제는 갈수록 커져갔다.

투신은 원정군인 자신들이 많았지만 창조주께 정식인정을 받은 신계와 운영을 맡은 창조신들이 대부분 반대쪽에 있었던 것이다.

가까스로 본성과 신계도 새로 만들었지만 효율성이 떨어지고 영역조차 발전시킬 여력도 부족했다.

도저히 자력으로 생존이 불가능해서 초월자들에게 사정하여 계속 지원을 받아야 했다.

그들도 진리에게 한 번 당하고 나니 절대로 접근하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신족의 기세를 억누를 세력이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적극 지원을 할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초월자들의 앞잡이 노릇을 한다고 비난도 많이 받았지.’

그러지 않으면 대부분의 신계시설이 가동중지가 될 정도 낙후가 되었으니 대표자로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있었다.

‘어떻게든 다시 신족의 영광을 되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존심 따위는 버린다.’

아직 신족과 창조신을 위한다는 순수한 마음만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원정군을 되돌린 것도 대부분의 영역을 빼앗긴 최고위원회의 무능에 치를 떤 결과였다.

배신자라 지탄당하고 길이 달라서 대립한다고 할지라도 자신은 결국 신족인 것이다.

개인보다 집단을 우선하고 집단의 지도자는 개인의 욕망이 아닌 창조주에게 절대충성을 맹세한다.

이것이 신족의 최고의 지배종족이 된 결정적인 이유였다.

차원의 마도시은 이런 배신자들의 대표의 심리 변화를 손바닥처럼 알고 있었다.

차원공통원소가 점점 진화하면서 이제 의지의 교환만이 아니라 생각의 변화까지 점점 확실하게 알려준다.

‘배신자든 뭐든 상관없다.

나에게 도움만 되면 된다.

무엇보다 신계 절반을 반란으로 점유한 능력은 거짓이 아니야.’

49명의 동급의 최고위 창조신에게 사정없는 구타를 당하면서 급소나 직격은 절대 내주지 않았다.

더구나 저 빠른 형세전환과 판단력은 아군에게는 배신자가 될 확률이 크지만 적군에게는 재앙에 가까운 뛰어난 지장이었다.

‘더구나 대단한 선동능력까지 있으니 적 지역에 보내면 아주 쓸 만하겠어.’

차원의 마도신은 앞으로 용도를 결정하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진행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인상을 약간 찡그렸다.

신계 내에서 익숙한 강력한 신력과 마력들이 지옥으로 빠르게 집결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전율의 진군과 전지의 성만 움직이더니 이제 각 계파의 수장들과 고위신들까지 접근하고 있었다.

지옥구원계획은 창조신장님이 각 신계주신들에게 직접 보내신 중요한 공문이었다.

그걸 저들이 알 리가 없는데 어떻게 확인한 모양이다.

‘빨리도 눈치를 챘군.

어떻게 알았지?

아니 내가 너무 화려하게 한 모양이다.’

지옥에 꼭꼭 숨겨둔 직속세력까지 총동원했으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몰려온다.

자신의 능력을 아니 위험은 아닐 것이고 무슨 이득이 있는지 확인하러 오고 있었다.

그걸 예상하니 저절로 혀가 차졌다.

‘젠장. 하여간 이권이 걸렸다면 모두 지독하게 유능하다니까.’

영 마땅치 않은 표정으로 창조신들에게 주의를 준다.

“신계관리주신들이 온다.”

“예? 그럼 벌써 옵니까?

당장 여길 뜰까요?”

“그렇게 해야겠지.

만나면 골치 아프다.

서둘러야 하겠는데…….”

여기서 바로 마주치면 귀찮고 정기도 어느 정도 배분해주어야 했다.

아무리 신계주신이라고 해도 들킨 이상 대놓고 혼자 먹으면 탈이 나기 때문이다.

아무리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신계주신이라고 해도 불만이 지속적으로 누적되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더구나 또 무슨 황당한 일을 가져올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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