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650화 (561/2,000)

30권 31권

신계에 지옥문이 열렸단다.

수많은 악령들이 신계에 튀어나오면 큰일이었다.

지식의 주신도 얼마나 당황했는지 얼굴이 하얗게 변해서 제정신이 아닌 모양이었다.

주신의 그런 반응에 다른 2명도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

“!”

하나 곧 현재 신계의 전력을 생각하고 바로 긴장을 풀었다.

수백 명의 주신들에 예비 창조신급의 존재까지 있는 현재의 차원신계는 지옥이 열리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었다.

더구나 마력을 사용하는 예비 마신왕급의 전율의 진군까지 있는 한 악령의 수가 얼마이든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전능신족의 상급여주신인 가이아나가 아니라 각 계파의 수장들이 나서도 아무 문제가 없는 일이었다.

‘지옥의 악령들 가지고 무슨 큰일이라고 이 난리를 벌일까나?’

‘지식의 주신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차원의 마도신에게 함부로 입을 놀린다고 공개적으로 몇 대 맞더니 상태가 아주 안 좋아.’

문제가 겨우 지옥문이 열려서 악령들이 탈주한다는 일인지 알자 큰일이 났구나 하면서 긴장했던 전지의 성과 전율의 진군, 가이아나의 얼굴이 확 풀어졌다.

그리고 지식의 주식의 상식 수준에 노골적으로 불신의 표정을 지었다.

‘상급 주신계였던 과거라면 모를까 지금 지옥문이 열리든 아무 상관이 없는데 왜 저러지요?’

‘하도 신계에 사건사고가 많이 터지니 수습만 하느라 제정신이 아닌가?’

‘휴가를 주어야겠군요.’

맥이 탁 풀려서 반쯤 일어났던 3명이 다시 소파에 몸을 실어버리자 지식의 신의 얼굴이 확 변했다.

하도 급해서 상위자한데 보고할 때 서론부터 이야기하는 초보적인 실수를 범한 것이다.

시간절약을 위해서 결론부터 이야기하고 설명은 관심을 보이면 해야 했었다.

그렇다고 물러날 수는 없어서 다급하게 본론을 꺼냈다.

“진짜 문제는 지옥문이 열린 것이 아닙니다.

차원의 마도신님. 아니 신계주신님이 직접 지옥문을 개방하셨습니다.

그 뒤로 이계의 최고위 창조신님들이 마치 부하처럼 따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위치확인이 안되던 직속세력들이 나타나서 전부 집결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이번에 받아들인 초월자 출신 하급신들까지 총동원하여 이동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지옥을 완전히 박살낼 기세입니다.”

그 말에 안색이 확 변한 2명이 동시에 몸을 날린 것은 거의 동시였다.

겨우 하루 만에 창조신계의 지옥을 털어서 천국에 오천 억을 주고 자신의 몫으로 오천 억을 번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번에는 자신의 신계이니 독식을 노리는 모양이었다.

‘하루 만에 총 일조의 정기를 얻었다는 정보는 방금 들었다.

그럼 백분의 일 규모의 주신계의 지옥 정도야 한 시간도 안 걸린다.’

수백만의 하급신까지 총동원했다면 얼마 버티지도 못하고 모두 처분될 것이다.

물론 신계주신이 나서서 지옥을 직접 처리했다면 아무런 배분도 없고 요구할 수도 없었다.

‘말이 좋아 일백억이지 지금 신계를 거의 일만 년 이상 잘 운영해야 생길까 말까한 물량이다.’

‘설마 그걸 전부 혼자서 차지하겠다는 속셈인가?’

자신들도 모두 파멸유혼검을 가지고 있어서 부수입을 올릴까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건 닭 쫓던 개꼴이 될 상황이었다.

당장 정기 보급이 시급한 일족과 부하들이 많으니 체면을 차릴 여유가 없었다.

“당장 너의 휘하의 모든 전력을 집중시켜.”

“예.”

“모든 마신들은 집결하라.

목표는 신계 지옥이다.”

이제야 제대로 된 반응이 나오자 지식의 주신은 안심했다.

차원의 마도신이 아무리 신계주신이지만 갑자기 신계 중심부인 지옥으로 세력을 이끌고 나타나자 위기감에 이곳으로 달려왔다.

차원의 마도신이 뭔가 일을 벌이면 이제 평범한 주신들로는 감당이 안 되었다.

아직 신계에 소속된 것이 정확한지 모호했지만 이미 세력까지 데리고 온 이들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정답이었다.

‘외부의 적보다 신계주신인 차원의 마도신이 가장 위험해.

도대체 무슨 짓을 할지 알 수가 있어야지.

이건 불안해서 살 수가 없네.’

마신족 소속이라는 거리낌도 원래 자신의 출신도 거기이니 없었다.

그런데 돌발행동을 잘 막아줄 것이라고 믿어지는 믿음직한 두 분이 파멸유혼검부터 꺼내어 쥐는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했다.

신계의 위험을 막으러 가는 모습들이 아니었다.

‘어라? 내가 뭔가 놓친 것이 있나?’

그리고 얼마 전에 차원의 마도신은 관리자가 없어서 노후 되어 잘 열리지 않는 지옥문을 그대로 발로 차서 날려버렸다.

꽈아아아아앙-!

문이 통째로 날아가서 지옥 전체가 뒤흔들리고 신계까지 진동이 퍼졌지만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따르는 세력이 시설파괴에 움찔거리면서 놀랐지만 전혀 부담이 없었다.

여긴 자신의 신계였다.

‘어차피 내 신계니 박살나면 더 좋게 다시 지으면 된다.

난 이제 창조신장님을 제외하면 가장 부자다.

내가 정기를 써야 신계 아니 신족이 잘 돌아가지.

푸하하하하하하하. 잘 벌고 잘 쓴다.

이게 부자의 기본이지.’

통째로 날아가서 지옥 반대편에 처박힌 지옥문의 모습에 악령들이 멈칫거리는 것이 느껴진다.

영겁의 시간동안 자신들을 가두었던 지옥문이 열렸으니 분노의 기세를 풍기면서 튀어나와야 정상이다.

하지만 일백만이 넘는 엄청난 수의 신족들이 문밖에 도열하고 있는 것을 감지한 것이다.

아무리 수가 많아도 겨우 일백정도의 정기를 가진 지옥의 악령들이다.

그러니 최하 신력이 일만이 넘고 숫자도 일백만이 넘는 신족의 군세와는 감히 근접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의 차이가 벌어져 있다.

그리고 그 중앙에서 노골적으로 살기와 투기를 풍기면서 탐욕의 기세를 숨기지 않는 상급 창조신급의 마도신이 있다면 더욱 그러했다.

무수한 악령들이 내뿜는 악의 정도는 아예 신경 쓸 필요도 없다는 듯이 무시하면서 숫자만 세고 있었다.

‘크흐흐흐흐흐흐후-! 악령의 수가 이백 억은 된다.

그럼 정기로 환산하면 이조인가?

역시 주신성을 가졌던 신계답다.

창조신계처럼 대박은 아니지만 꽤 짭짤하군 그래.’

이백조가 넘는 정기를 가지고 있으니 이제 그 이하는 기별도 안 갔다.

하나 벌 수 있을 때 부지런히 해야지 나중에 무슨 돌발 상황이 생길지 몰라서 서둘러야 했다.

그렇다고 전멸세계를 사용할 엄두는 나지 않았다.

‘전멸세계를 내 신계 내에서는 쓰기가 영 꺼림칙하단 말이야.

아무리 안전하지만 혹시 모르지.

이건 자제해야겠어.’

그래서 신계에 오자마자 소집명령에 즉각 따를만한 직속세력과 하급신들을 모두 끌고서 지옥으로 내려왔다.

아공간에서 찰랑거리는 정기에 기분이 날아갈 정도였다.

그래서 사업을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파멸유혼검도 모두 하나씩 직접 들려주고 포상까지 약속하면서 말이다.

덕분에 영문도 모르고 끌려왔지만 두둑한 포상을 기대하며 사기가 올라있는 하급신들 일백만이었다.

그리고 신계 중앙과 생존마탑 안으로 흩어져 수련만 하다 몸을 풀 기회가 생겨 좋아하는 주신급 이하의 고위의 신족과 마신들이 일천여명도 따라왔다.

‘여기에 나와 이계의 최고위 창조신들까지 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게다가 이제 이 지옥구원계획은 창조신계의 정식 사업목록에 올라서 사업지원까지 받았다.

지옥구원계획을 의뢰하는 창조신들이나 주신들의 문의가 쇄도하는 것을 보니 저절로 배가 부를 정도였다.

아니 터질 지경이었다.

‘후후후후-! 창조신이 되기를 정말 잘했어.

용병신 때는 일만에도 벌벌 떨었는데 최하가 일조라니?

버는 단위가 달라.’

옆에서 이제 맛이 들렸는지 이계 창조신들의 쾌활한 목소리들이 울려 퍼졌다.

가난뱅이가 엄청난 돈을 보면 자기 것이 아니라고 해도 감동하고 행복해한다고 하더니 딱 그런 모양이었다.

“자아-! 속 시원하게 확 열렸습니다.

또 한몫 잡아보죠.”

“카하하하하하-! 정말 신계운영보다 이런 사업이 좋군요.

이것저것 신경 쓸 필요도 없고요.”

“잘 되기만 하니 최고입니다-!”

다들 좋아하면서 따르니 나쁜 소리나 협박을 전혀 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면 이계로 돌아가서 한 몫 챙겨주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미 어느 정도 이계 발전계획을 설명해주었더니 모두 입을 딱 벌리면서 정신없이 고개만 끄덕이고 있는지 오래지.’

신족의 배신자란 오명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신족의 시대를 여는 창립세력이 되는 일이다.

본인들이 하기 나름대로 기존의 신족보다 더한 직위를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잠시 딴 생각을 하면서 정당한 항의를 하다 동료들에게 무참하게 밟혔던 과거 대표가 가장 앞장서서 일하고 있었다.

그것도 옆에 딱 달라붙어서 아부까지 하면서 말이다.

“좋아-! 여긴 내 차원신계의 지옥이니까 편하게 해도 좋다.

아니 이번에는 부하들에게 맡기고 구경만 해보지.

준비 되었는가?

용사신.”

“물론입니다.

맡겨만 주십시오.”

절도 있는 자세로 경례를 하면서 부동자세로 바짝 긴장하고 있는 용사신과 하급신들이었다.

잘만하면 좋은 직위와 어마어마한 보상이 떨어질 수 있다고 감지한 것이다.

다른 하급신들도 눈빛이 하고자 하는 의지로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신계에서 막 하급신이 되어 영역이나 신도와 같은 기본 봉급만 받고 다른 수입이 없어서 어렵게 사는 자신들이다.

그런데 주신계와의 전투 때 종족의 운명을 걸고 나선 용족은 창조신성의 지배종족이란 이권을 받았다.

덕분에 용족만 직위와 위치가 밑바닥인 자신들과 달리 거의 하늘 위로 올라갔다.

기회를 잡은 자와 놓친 자의 차이가 이렇게 극명하게 드러나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드디어 신계주신님이 주신 화끈한 건수다.’

‘이번에는 절대 기회를 안 놓친다.’

‘악령들의 구원이라니 명분도 아주 좋아.’

‘악령 퇴치는 내가 바로 전문가지.’

초월자 출신의 하급신들은 너무 강력해서 어떻게 할 도리가 없는 창조신계의 상위 괴수들에게 서서히 질려가던 상황이었다.

정말 처음으로 환하게 웃으면서 차원의 마도신이 나를 따르라고 하자 모두들 나섰다.

그리고 성격이 변한 것처럼 친절하고 다정하게 어떤 일인지 다 알려주니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지옥에서 악령을 때려잡는 정도야 쉽지.’

‘저 망할 괴수들보다는 악령이 백배 낫다.’

‘조금 더 강해져서 도전해야 한다.’

신계 생활은 안전하고 평안해서 너무 좋지만 직위가 최하위다 보니 별 낙이 없었다.

고정적으로 봉급도 나오고 몸 상태는 항상 최상이지만 어디까지나 유지만 가능한 수준이다.

이 이상의 직위와 승급을 노리려면 추가적인 임무수행이 필수였다.

그리고 가장 보상이 큰 임무를 주는 것이 신계주신인 차원의 마도신이라는 사실을 이제 모르는 하급신은 없었다.

그리고 다른 계파는 워낙 특색이 강하고 기준이 엄정해서 들어가기 힘드니 어차피 선택의 여지도 없었다.

초월자 시절 교황이라서 모셨던 상위신의 부름에 달려갔던 하급신들을 엄청나게 힘들게 한다고 하는 소문은 이미 식상하기까지 했다.

비록 신계 내부의 일이라서 따로 보상을 받지 못하지만 다른 신계에서도 사업을 벌일 생각이시라니 열심히 해야 했다.

‘외부 신계의 지옥구원도 하신다고 했다.’

‘이 많은 수를 전부 데려가시지는 않을 것이니 잘 보여야 한다.’

‘이번에는 기회를 안 놓친다.’

나름대로 다짐을 하는 하급신을 흩어보면서 용사신과 동료신들도 각오를 한지 오래였다.

이들 중에는 중급신인 자신들을 능가하는 존재는 없고 제자들도 옆에 두었으니 어느 정도 안심은 했다.

그렇지만 또 여기저기 용족이 있어서 굉장히 신경이 거슬렸다.

‘창조신성의 지배권한을 가졌으면 관리나 잘할 것이지.’

‘힘이 부족해서 우리에게까지 의뢰하면서 여기 또 왔네.’

하급신들이 모여 있는 주신전 주변의 숲에도 계속 꾸준히 모습을 보이면서 열심히 신계의 하급의뢰를 해결한다.

아주 작은 정기까지 전부 챙기는데 질릴 정도였다.

‘저것들 정말 용족 맞아?’

‘창조신성의 관리권한을 받아서 크게 챙기더니 갑자기 게으르고 나태한 종족특성이 완전히 변한 것 같아.’

‘재들도 요즘 개인적으로 힘들다고 하더라.

영역을 나눠줬지만 말을 안 듣거나 게으르면 바로 몰수한다던데?

아니 세금이라던가?

기부라던가?

그 순위가 밀리면 용서가 없다고 하더라.’

‘영역을 줬다 뺏어?

그것도 세금을 체납했다고?

아니 기부를 안했다고?

그런 사악한-!’

대충 용족의 사정은 모두 알고 있다.

백금신룡 에렌드라님은 신계주신의 종속신이며 용족의 최강자로서 창조신성의 영역배분권리를 전부 휘어잡았다.

그리고 처음에는 용족의 각 개인에게 연령을 기준으로 공평하게 배분했다.

처음으로 자기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광대한 영역을 가졌다고 좋아했던 용족들이었다.

하나 그게 함정이었다.

‘진짜 공짜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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